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931)
마존현세강림기-1933화(1930/2125)
마존현세강림기 78권 (18화)
4장 뒤흔들다 (3)
“흐으으으읍!”
괴불의 근육이 미친 듯이 뒤틀린 다. 부풀어 오른 근육이 그의 몸이 마치 두 배는 불은 듯 보이게 만들 었다.
깨끗하게 밀린 그의 머리위로 굵은 핏줄이 돋아난다. 마치 흥신악
살처럼 일그러진 얼굴은 그가 입은 승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콰각! 콰가가각!
그와 동시에 굳게 닫힌 문이 뒤 틀리며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합!”
콰드드득!
통째로 뜯겨 나간 문을 들어 올 린 괴불이 옆으로 가볍게 집어 던졌 다.
쿠우웅!
콘크리트 바닥이 박살 난다. 그 모습만 보더라도 이 문이 얼마나 무 겁고 단단한지 이해하기란 그리 어
렵지 않았다.
아래로 이어진 긴 계단을 두 눈 으로 확인한 공령이 피식 웃었다.
“기관진식으로 가득 찬 유적에라 도 들어가는 기분이군.”
“딱히 틀린 말이 아닐지도 모릅니 다, 시주. 이 안에 뭐가 있을지는 눈으로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
“그래봤자지.”
고개를 앞으로 살짝 뺀 괴불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불이라도 들어와 있는 게 어딥니까.”
“야명주가 아니라 말이지.”
평범한 사람들이 이 대화를 듣는 다면 반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들의 육체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의 정신은 여전히 과거 에 머물러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앞장서지.”
“소승이 말이오?”
“아무래도 얻어맞고 한 번이라도 더 버틸 수 있는 건 그쪽이니까. 나 는 맞으면 죽겠지.”
괴불이 빙그레 웃었다.
“그건 맞았을 때의 이야기 아니겠 소.”
“불자시잖아. 네가 아니면 누가
지옥에 가겠어. 닥치고 앞장서.”
“그건 보통 남이 해주는 말은 아 닌 듯 하오만……. 그래, 틀린 말도 아니지요.”
고개를 끄덕인 괴불이 아래로 내 려간다. 빤히 그 모습을 지켜보던 공령이 피식 웃으며 그 뒤를 따랐 다.
탁.
계단을 단숨에 뛰어 내려온 공령 의 시선이 주변을 훑었다.
“기관 같은 건 아닌 것 같은 데……
“시주께서 영화를 너무 많이 보신
것 같소.”
“사람에게는 기대치라는 게 있는 거다, 파계승 놈아. 산속에 박혀서 염불이나 외는 네놈■이 뭘 알겠느 냐.”
공령이 아쉽다는 듯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래도 여기가 따지고 보면 중국 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만든 피난 처 같은 곳인데, 레이저로 사람을 갈라대는 트랩 같은 건 없더라도 적 어도 벽에서 총이라도 튀어나올 줄 알았지. 예전 놈들은 잘못 밟으면 벽에서 수리검이 발사되는 기관도
만들 줄 알았는데, 그 잘난 과학기 술을 이런 데서는 전혀 써먹지 못하 는군.”
“그때야 누가 실수로 밟아 죽어도 ‘안됐군’ 하고 끝날 일이니 그런 게 아니오. 지금 시대에 그런 걸 만들 었다가는 손가락질받고 끝날 일이 아니지.”
그 말을 들은 공령이 피식 웃었 다.
“그것참 희한한 말이로군. 종교를 믿는 놈들은 보통 과거에 사람들이 더 깨끗했고, 지금의 사람들은 혼탁 하기 짝이 없다고 하던데. 그래서
말세라고 하지 않나?”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놈들은 다 들 사이비요.”
“……사이비?”
괴불이 고개를 끄덕였다.
“종교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 과 거와 지금의 사람이 누리고 있는 삶 은 비교조차 할 수 없소. 동전 한 푼을 빌렸다가 갚지 못했다고 사람 을 죽여 대고, 기분이 나쁘다고 사 람을 찔러 대던 그 시대를 어찌 지 금에 비하겠소.”
“과거에 훌륭했던 고승들이 지금
의 시대를 두 눈으로 본다면 극락정 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할 것이 오.”
“그래서? 댁은 이 시대가 마음에 드신다?”
“그러니 내가 파계를 했지 않았겠 소. 불자라면 당연히 좋아해야 할 일이건만, 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내 마음 속에는 부처가 없는 모양이오.”
공령이 히죽 웃는 괴불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잘도 지껄여 대는군.”
“불자는 본디 말을 잘해야 하는
법이오. 제아무리 그 안에 드높은 불심을 지니고 있다 한들 말로 중생 들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제 하나 의 불법일 뿐이지.”
공령이 한숨을 쉬며 귀를 틀어막 았다.
그도 비슷한 유형의 인간 중에서 는 말이 꽤 많은 편이지만, 저 썩을 땡중 놈은 입에 모터라도 단 모양이 다. 한마디 막힘이 없이 청산유수처 럼 내뱉어 대지 않는가.
“구조가 어떻게 되는 거지?”
공령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들 이 내려온 계단을 제외하면 금속 재
질로 만들어진 새하얀 벽면만 보일 뿐, 딱히 다른 구조물이 보이지 않 는다.
마치 커다란 강당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통로가 있겠지.”
괴불의 말대로 분명 아래쪽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을 것이다. 일단 이 벙커는 고위직들이 이용하는 곳 이고, 그들에게 어려운 길을 강요할 만큼 간 큰 이들은 없을 테니까.
최소한 일반인들이 무리 없이 이 동할 정도의 통로는 반드시 확보되 어 있다는 의미였다.
“이쪽인 것 같소, 시주.”
괴불이 턱짓으로 앞쪽을 가리켰 다. 과연 그가 가리킨 쪽의 벽에 미 세한 금이 보인다. 눈여겨보지 않으 면 찾을 수 없는 벽.
“재밌는 짓을 하는군.”
일반인의 눈은 속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눈을 속인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들의 안력은 현미경 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독수리 정 도는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이니까.
벽 쪽으로 걸어간 공령이 손을 뻗어 벽을 매만졌다.
그러고는 낮게 웃었다.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간단한 방법 이로군.”
“하지만 더없이 확실한 방법이기 도 하외다. 이 벽을 부술 능력이 없 는 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될 테니까.”
“이해했으면 부숴.”
“분부대로.”
괴불이 문에 한 손을 가져다 댄 다. 그러고는 반대쪽 주먹을 뒤쪽으 로 거의 뻗듯이 내밀었다.
우우우웅!
뒤로 뻗은 그의 우수에 붉은 기 운이 모인다. 마치 수천 마리의 벌
떼가 그의 손 주변을 휘감고 도는 듯한 형상과 소리였다.
“핫!”
괴불이 짧은 기합을 내지르며 주 먹으로 문을 후려쳤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그와 동시에 문을 포함한 벽면이 완전히 박살 나며 안쪽으로 꿰뚫리 듯 우그러졌다.
공령이 혀를 차댔다.
“힘 조절이라는 걸 모르나?”
“……바깥쪽 문이랑 같은 재질일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못한 모양이 오.”
“중국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이 벙커를 모두 그런 금속으로 두르는 건 무리였겠지.”
그게 아니면 금속의 양 자체가 모자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 만, 굳이 그런 걸 입 밖으로 낼 필 요는 없다. 저 망할 땡중 놈이 또 한참을 지껄여 댈지도 모르니까.
거의 뜯겨 나갔다는 표현이 올바 를 벽을 보며 공령이 고개를 갸웃했 다.
“또 계단인가? 보통은 엘리베이터 같은 걸로 지하 심층으로 바로 내려 가는 구조를 만들 텐데……
“그게 무너지면 그 안에서 꼼짝없 이 죽어야 할 테니까. 이건 핵 방호 소가 아니잖소.”
“비효율적이라는 의미지.”
공령이 뚫린 구멍으로 걸어 들어 가 천천히 계단 아래로 향했다. 조 금 전까지는 나름 서두르는 편이었 지만, 지금 그의 행동에는 여유가 생겨 있었다.
‘멍청한 짓을 했군.’
이래서 상식이란 무섭다는 것이 다.
사람이란 누군가 자신을 노린다고 생각하면 가장 안전한 곳을 찾기 마
련이다. 누군가에게는 집이 될 것이 고, 누군가에게는 경찰서가 될 것이 고, 또 누군가에게는 해외가 될 수 도 있겠지.
아마 주석에게 있어서 가장 안전 한 곳은 여기였던 모양이다. 일반적 인 상황이라면 이건 올바른 판단일 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이곳은 가장 안전한 곳일 테니까.
하지만 상대가 공령과 괴불이라면 말이 조금 달라진다.
“차라리 도망갈 길이 있는 곳으로 가는 쪽이 나았을 텐데.”
그들의 시선으로 보기에 이곳은
거대한 독일 뿐이다. 그리고 이 안 에 있는 이들은 그저 독 안에 든 쥐에 불과하다. 독이 아무리 단단하 다고 해도 그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 지 않는다.
남은 것은 빠져나갈 길 없이 오 들오들 떨고 있는 쥐를 사냥하는 일 뿐이다.
“ 다만••••••
공령이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
“쥐가 생각보다 좀 많은 것 같은 데.”
공령의 입가가 진한 미소를 그려 냈다.
그들을 맞이한 이들은 전신에 검 은 방탄복을 차려입은 특수부대였 다. 차이가 있다면 그들의 손에 총 대신 짧은 대검이 들려 있다는 점 뿐.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로군. 정부산들인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 사실 그렇지도 않소. 공령께서도 예 전에 수많은 황궁 무사들을 상대하 지 않으셨소.”
“잡아 죽이긴 했지. 가만히 있는 데 자꾸 귀찮게 하니까.”
황제에게 있어서 가장 두려운 것
은 독과 암살자다. 대군은 두려워하 지 않는 황제도 독과 암살자만은 두 려워하는 법. 그렇기에 당대 최고의 암살자였던 공령은 언제나 황궁 무 사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개념 아니겠소?”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만 빼 고는 말이야.”
“대신••••••
괴불이 턱짓으로 위쪽을 가리켰 다.
“황궁 무사들보다는 똑똑한 것 같 소만?”
위쪽을 바라본 공령이 피식 웃었 다.
“그렇군.”
그들이 뚫고 들어온 곳으로 같은 복장을 한 이들이 신속하게 밀고 들 어와 퇴로를 막는다.
“문이 하나 더 있었군.”
“빤히 보여주고 뒤를 잡는다라……. 꽤 머리를 쓰긴 했네.”
“아미타불.”
괴불이 합장을 하고는 무겁게 입 을 열었다.
“하지만 그래봐야 쥐. 쥐에게 등 을 잡힌다고 두려워하는 고양이는
없는 법이지.”
“요즘 고양이들은 쥐를 보면 놀라 도망치던데?”
“……진짜요?”
“동영상 사이트에서 봤어. 평화에 길들여지면 고양이도 쥐를 잡지 않 는 법이더군.”
“……훌륭하도다. 한낱 짐승도 살 생이……
“아, 닥쳐!”
앞쪽을 채운 이들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이가 선글라스를 살짝 치켜 올리며 입을 열었다.
“겁도 없이 여기 들어왔군. 이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공령이 한숨을 내쉬며 괴불에게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뭘 말이오?”
“어떻게 몇 백 년이 지나도 저 대 사는 바뀌는 게 없군. 네 때도 그랬 나?”
“말투는 조금 다르지만.”
“……진부하다 못해 고풍스럽군.” 어쩌면 그건 시대는 변해도 사람 은 변하지 않는다는 증거일지도 모 른다.
“공격!”
그나마 마음에 드는 건 저놈이 그의 옆에 붙어 있는 중놈보다 말수 가 적다는 점이었다.
‘당연할지도 모르겠군.’
원래 주저리주저리 입을 털어 대 다가 당하는 건 악당의 전매특허 아 니던가.
그리고 그들은 지금 세상을 뒤혼 드는 악당이니까!
“어디, 후배님들……
촤르르륵.
공령의 양손 끝에서 와이어가 줄 기줄기 뿜어져 나온다.
“얼마나 잘 단련되셨는지 한 번
볼까?”
“뒤는 내가 맡지.”
공령이 괴불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가 와이어를 사방으로 흩뿌리는 순간, 앞쪽에 있던 이들이 자세를 낮추며 그의 와이어를 대검으로 후려쳤다.
“오?”
공령이 그 모습을 보며 이를 드 러 냈다.
“조금은 놀 수 있겠군.”
“지금 우린 놀러 온 게 아니오, 시주. 임무를 잊지 마시오. 혹왕께서
자신도 모르게 뒤쪽으로 와이어를 날려 괴불의 입을 꿰매 버릴 뻔한 공령이 이를 악물었다.
‘다음에는 절대 이놈과 임무를 맡 지 않는다.’
흑왕께서도 그 정도 자비는 베풀 어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