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972)
마존현세강림기-1974화(1971/2125)
마존현세강림기 80권 (9화)
2장 정리하다 (4)
두 쌍의 묘한 눈빛이 강진호의 얼굴을 훑는다.
웬만해서는 타인의 시선에 딱히 반응을 보이지 않는 강진호이지만, 지금 이 눈빛만은 감당하기가 버거
웠다.
천하의 강진호가 시선을 살짝 내 리깔고 말았다.
“■흐 O O 으 ”
丄三—– X3 •
“O O O 으 ”
……Z3
•
미묘한 한숨 소리 뒤에 영문 모 를 말이 이어진다.
“맞지?”
“그렇지?”
추궁하는 눈빛이 더없이 날카롭다. 딱히 숨길 생각도 없지만, 이미
확신에 차 있는 저 눈빛을 보고도 부정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웅.”
“그럼 그렇지.”
“내가 그랬잖아. 그래 보인다고.”
박유민과 주영기가 이제야 속이 풀린다는 얼굴로 서로 마주 보며 주 억 거렸다.
“그래. 안 그러고는 말이 안 되 지.”
“혹시 아니라고 할까 봐 걱정했네.” 그 괴이한 반응에 강진호가 고개 를 갸웃했다.
“안 놀라냐?”
“ 뭘?”
“내가 그…… 무인인데.”
“왜 놀라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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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기가 되레 되물어오자 할 말 이 궁해진 강진호가 입을 다물었다.
“차라리 그쪽이 낫지. 니가 평범 한 사람이면 우리가 박탈감이 얼마 나 심하겠냐.”
“맞아.”
심지어 박유민마저 주영기의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같은 걸 해도 너는 잘하는데 나 는 못하니까 속이 얼마나 탔는데.”
“맞아.”
“씨발, 생각하니 억울하네. 야, 이 새끼야. 그러면 진즉 좀 말해주지. 내가 너 때문에 내가 병신인가 싶어 서 고민을 얼마나 한 줄 알아?”
“음……. 영기야 그건…… 음••…
주영기가 도끼눈을 뜨고 박유민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박유민이 슬쩍 고개를 돌려 주영기의 시선을 외면 했다.
“……관계없이 내가 병신이다?”
“그렇게까지는 말 안 했는데.”
“이 새끼……
박유민이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영기 말도 맞지. 우리가 뭐, 네 가 그런 말 한다고 어디 떠들고 다 닐 것도 아니고, 친구끼리 숨기는 건 좀 심했어.”
“맞아, 인마!”
“미안하다.”
“미안하면 끝나……
“그럼 됐어.”
말을 하던 주영기가 입을 다물고 다시 박유민을 돌아보았다.
“……네가 그래 버리면 나는 뭐가 되냐?”
“사과하잖아.”
“사과한다고 다 끝나면 감옥은 왜 있는데?”
“친구끼리 각박하게 그러는 거 아 니다.”
주영기가 속이 터진다는 듯이 가 슴을 쾅쾅, 때렸다.
이 착해 빠진 놈 때문에 그만 나 쁜 인간이 될 판이다.
“야! 친구라는 새끼가 사람을 지 금까지 속였는데.”
“본의는 아니었겠지.”
“본의가 아니면 속여도 되냐?”
“그걸 이해해 주는 게 친구잖아.”
“••••••우와!”
이건 숫제 철벽이다.
얼마나 꽉 먹혔는지 이쑤시개 들 어갈 틈도 없어 보인다.
“에이 씨!”
주영기가 콧김을 뿜으며 괜히 목 청을 키웠다.
“여하튼 마음고생 심했겠네, 진호 야.”
“어? 아니, 내가 뭘.”
박유민이 걱정 어린 눈으로 강진 호를 바라본다.
“요즘 뉴스도 많이 나오고 이리저 리 말도 많이 나오던데, 너는 괜찮
은 거지? 괜히 너무 신경 쓰지 마. 병 나.”
강진호가 조금 당황한 얼굴로 박 유민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이 그가 무인이라는 사실 을 알아챌 거라는 것쯤은 이미 예상 했다.
그렇기에 이 자리는 그가 변명을 하는 자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박유민은 그를 추궁하기는커 녕 되레 위로를 하고 있지 않은가.
“ 괜찮아?”
“뭐가?”
강진호의 물음에 박유민이 이해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
강진호가 간만에 말문이 막힌다는 듯 말끝을 흐렸다.
“내가 무인이라는데……
“응.”
“……안 찝찝해?”
“뭐가?”
박유민이 정말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다시 한번 갸웃했다.
“무인은 평범한 사람이랑 다르잖 아. 그런 사람들이랑 같이 있다는 데
겁나거나 하지는 않아?”
“아, 그거? 당연히 겁나지. 솔직 히 좀 무서워, 나는.”
“ 나도.”
주영기가 짜증 난다는 듯이 말한다.
“어제도 가게에서 웬 놈이 행패를 부렸는데, 예전 같았으면 묻지도 따 지지도 않고 욕부터 박아버렸을 텐 데, 어제는 좀 겁나더라. 이 사람이 겉보기랑은 다르게 진짜 무서운 사 람이면 어쩌나 싶어서.”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당연한 반응이다. 평범한 사 람들은 지금쯤 곳곳에 지뢰가 널려
있는 길을 걷는 기분일 테니까.
“이해한다.”
“아까부터 자꾸 무슨 소리야?”
“••••••으웅?”
박유민이 눈을 찌푸렸다.
“내가 무서워하는 건 그 무인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고, 너는 진호잖아.”
“내가 왜 널 무서워해?”
강진호가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멍하니 박유민을 바라보았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데?”
“그건 옛날부터 그랬어.”
“응?”
“네가 무인이 아니었어도 너라면
했을 거야. 마음만 먹으면.”
어…….
강진호가 무언가 대답할 말을 찾 을 때, 주영기가 비웃음을 흘린다.
“맨손으로 소도 때려잡을 판이었 는데, 사람이 문제냐? 오죽하면 내 가 저 새끼 앞에서는 주먹도 쥐어본 적 없다.”
박유민이 빙긋 웃으며 말한다.
“그런데 그게 확실해졌다고 새삼 달라질 거 있겠어? 마음만 먹으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게 무인만은 아니잖아? 격투기 선수들도 마음만 먹으면 맨손으로 사람 죽일 수 있을 걸? 그런데 격투기 선수를 친구로 둔 애들이 언제 맞아 죽을까 전전긍 긍하지는 않잖아. 안 그래?”
“와…… 박유민이가 언제부터 이 렇게 말을 잘했지?”
주영기가 낄낄대며 웃어 댔다.
“맞는 말이지. 왜, 새끼야? 우리 패 죽이기라도 하려고?”
“말을 해도……
“그럼 됐지, 뭐.”
주영기가 손사레를 쳤다.
“아니.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 고. 너 거기서 나름 한가락 하지?”
“••••••응?”
“천하의 강진호가 거기서 따까리 짓을 하고 있지는 않을 테고, 못해도 중간 보스는 해먹고 있겠지. 맞지?”
“……갑자기 그건 왜?”
“애들 좀 보내서 가게 좀 지키라 고 해라. 야, 요즘 간이 떨려 죽을 것 같다.”
강진호가 얼굴을 감쌌다.
이건 주영기의 잘못인가, 아니면
그의 잘못인가.
“애초에 걔들이 그렇게 행패를 부 리고 다니는 애들이 아냐.”
그랬으면 이미 강진호에게 싸그리 박살이 났을 것이다. 아니, 굳이 강 진호가 나설 것도 없이 방진훈과 이 현수가 사고 친 놈들을 갈아 마셔 버렸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현수가 조용하네.’
한국에 돌아오면 미쳐 날뛸 거라 고 생각했는데, 보아하니 방진훈에 게 일을 맡겨두고 조용히 지내고 있 는 모양이다.
생각할 게 있어서 잠수를 탄 것
이든, 아니면 다른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든.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이현수라면 알아서 잘 할 것이다.
조금 부침이 있을지는 모르겠지 만, 이현수라면 그 정도는 극복해낼 수 있을 테니까.
“야, 그래도 걱정이 된다니까? 막 말로 그놈들이 홰까닥 돌아버리면 우리 같은 애들은 답이 없잖아?”
“……그래도 너희 가게는 괜찮아.”
“왜‘?”
강진호가 살짝 고민하다가 입을 열 었다.
“너희 가게에 그…… 피자 만드는 거 배우러 다니는 애들 있잖아.”
“너희 회사에서 연수 보낸 애들?”
“웅.”
“걔들이 왜?”
“……걔들이 그쪽이야.”
주영기의 동공이 지진을 일으킨다.
“그거라고?”
“ 어.”
“그…… 무인인가 하는 애들?”
“ 어.”
주영기가 혼이 빠진 얼굴로 천장
을 바라보았다.
“아니, 이 새끼는 대가리에 뭐가 처 들었기에 말귀를 이렇게 못 알아 처먹어? 야, 이 새끼야! 힘으로 하 지 말고, 실•살 돌리라고!”
“이 새끼는 비싼 것만 처먹고 다 녔나? 피자도 웰던으로 굽고 자빠졌 네! 네가 태운 거 하나도 남기지 말 고 네가 다 처먹어! 알았어?”
“장사가 쉬워 보이냐? 장사가 쉬 워 보여? 아이고, 이 양반아. 너 같 은 사람은 뭘 해도 굶어 죽기 딱 좋아요. 그냥 이거 배우려고 하지
말고, 나가서 동냥이라도 배워봐. 그 게 더 벌겠다.”
“이 병신 새끼들아아아!”
모르는 사이에 죽음의 문턱을 몇 번이나 넘은 걸까?
심지어 욕을 먹다 못해 얼굴이 거의 딸기처럼 달아오른 교육생에게 그리 열 받으면 한 대 쳐보라고 턱 을 들이밀기까지 했다.
‘어, 엄마……
아들 살아 있어, 엄마.
“그 새…… 아니, 그분들이 무인
이시라고?”
“응.”
“……이 개새끼야……
말을 해줘야지, 말을!
이게 나를 암살하려고!
엄마야, 대체 삼도천에 발을 몇 번이나 담근 거야…….
“가게에 앞으로도 애들 자주 들락 댈 테니까, 별문제는 없을 거야.”
“……저기요, 강진호 씨. 뭔가 사 상이 좀 이상하신 것 같은데, 저는 무인이라는 사람들이 무섭다는 소리 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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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인들이 들락거리는 데 니까 괜찮다고요?”
“걔들은 괜찮아.”
주영기가 빙긋 웃었다.
‘말을 말아야지.’
이 새끼랑 대화를 하겠다고 생각 한 자신이 병신이지.
“그보다……
“그보다는 이 새끼야! 이보다 중 요한 일이 어딨어!”
박유민이 주영기의 격한 반응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애도 아니고, 그만 좀 징징대라.
지금 네가 중요한 게 아니잖냐.”
“그럼 뭐가 중요한데?”
“진호가 지금 얼마나 답답하겠어. 너는 친구라는 애가……
“그래…… 나만 나쁜 놈이지.”
상처받은 듯 시무룩해진 주영기이 지만, 박유민은 냉정하게도 그런 주 영기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진호야, 너는 별문제 없고?”
“응?”
박유민이 걱정 어린 눈으로 강진 호를 바라보았다.
“네 성격에 그냥 손 놓고 있을 것 같지는 않고, 또 무리하게 뭘 하려
고 할까 봐 그래.”
귀신이 따로 없다.
때때로 강진호는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가족도, 최연하도, 이현수도 아니라 박유민이 아닐까 생각하고는 한다.
“아니, 그런 건……
“ 진호야.”
박유민이 단호하게 말한다.
“안 그랬으면 좋겠다.”
“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 네 책임은 아니잖아.”
“내가 그렇게 오지랖 넓은 사람은 아냐.”
“넓어!”
“너무 넓어!”
두 사람의 입에서 거의 동시에 터져 나온 고함 소리에 강진호가 움 찔했다.
“뭐래? 오지랖 넓기로는 태평양이 따로 없는 새끼가.”
“그래, 진호야. 그건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 두사람은 강진호가 부린 오지
랖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었다. 그러니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상하지 않을 것이다.
“마, 테스 형 말도 못 들었냐? 너 자신을 알라!”
“그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닌데, 여 하튼 너는 오지랖이 너무 과도하게 넓어.”
전에도 이런 소리를 몇 번 듣기 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격렬한 반응 을 보는 건 처음 같다.
“그러니까 진호야.”
“응?”
“너무 무리하지 마라.”
박유민의 말에 주영기가 코웃음을 쳤다.
“야야, 차라리 소귀에 성경을 읽 어라.”
“……그냥 경이야.”
“그게 그거 아냐?”
“……영기야, 제발.”
“여하튼 새끼야, 저 새끼가 사람 말을 잘도 듣겠다. 이번에도 잘 알 았다고 끄덕끄덕하고는 지 하고 싶 은 대로 다 하겠지.”
강진호가 황당한 눈으로 주영기를 바라보았다.
“내가?”
“저거, 아닌 척하는 거 봐라. 인 마, 너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제일 오지랖 넓은 인간인 동시에 남의 말 을 제일 안 들어 처먹는 인간이야!”
“그건 나도 동의해.”
“……너희, 지금 나 걱정해 주는 거 맞지?”
“그럼!”
“당연하지.”
강진호가 허탈하게 웃었다.
‘좋네.’
아주 더럽고 좋다.
망할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