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00)
마존현세강림기-200화(200/2125)
마존현세강림기 9권 (1화)
1장 운영하다 (1)
차이커창의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 기 시작했다.
보고를 받은 홍왕이 아무런 말 없 이가만히 눈을 감아버린 것이다.
차라리 어떠한 반응을 보인다고 하면 대처를 하겠건만 홍왕이 반응을 하지 않자 차이커창도 움직일 수
없었다.
무거운 침묵.
가만히 생각에 잠겨있던 홍왕이 눈을 번쩍 드더니 특유의 묵직한 목 소리로 입을 열었다.
“당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흐음.”
차이커창은 서면으로 보고된 진바 오에 대한 자료를 뒤적거렸다.
“이정도라면 쉽게 당할 이는 아닌 것 같은데?”
“……전신의 근육과 경락이 모두 끊어졌습니다. 혼자서는 이제 숟가
락도 들지 못할 것입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의식을 완전히 놓아버 렸다는 겁니다.”
“의식을 놓았다라. 백치가 되었겠 군.”
“예. 대체 어떤 충격을 받았기에 그렇게 되었는지는……
“뇌호혈을 자극한 거겠지.”
차이커창은 홍왕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가 알지 못 하는 수준이 이야기다.
“일반적인 기운이라면 아무리 뇌 호혈을 자극한다고 해도, 멀쩡한 이를 백치고 만들 수는 없겠지…….
진바오가 뭐라고 했다고?”
“……이게 나야라는 말을 계속 반 복하더군요.”
“큭큭큭큭.”
홍황이 억눌린듯한 웃음소리를 홀 리기 시작했다.
“알려주었다는 건가? 큭큭큭큭.” 낮게 웃던 홍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마두놈이 감히 사람을 놀려!” 우르르릉.“
홍왕이 분노를 뿜어내자 그의 기 운을 이겨내지 못한 건물이 진동하 기 시작했다.
“호, 홍왕이시여. 진정하십시오.” 차이커창이 기겁을 하여 소리쳤다.
하지만 홍왕은 전혀 그 분노를 풀 생각이 없어보였다.
“저열한 마공이나 익힌 마두놈이 감히도발을 해오다니!”
쾅!
홍왕이 바닥으로 진각을 밟자 바 닥의 콘트리트가 움푹 파이며 사방으로 갈라졌다.
“호, 홍왕이시여.”
“차이커창!”
“예!”
차이커창이 바로 머리를 바닥에 조아렸다.
홍왕의 분노는 감히 그가 정면으로 받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추살해라.”
차이커창이 눈을 번쩍 떴다.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 해도 좋다. 두 왕의 견제로 세력을 잃는다해도 감수한다. 한국에 뻗어 놓은 선이 있다면 모두 소모해도 괜 찮다. 죽여라. 놈을 반드시 죽여서 그 머리를 내게로가져 와라.”
“하지만 홍왕이시여!”
차이커창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
했다.
“대계를 위한 준비가 아닙니까. 이대로 소모하기에는 너무……
차이커창은 한번 말을 끊은 뒤 침을 삼키고 말했다.
“당장의 분노를 자제하지 못하신 다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홍황께서 중원의 혼을 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잊으셔서는 안 됩니다. 그 간악한 이들에게 중원의 대권을 넘겨주실 생각이십니까.”
“큭”
홍왕이 이를 악물더니 다시 자리 에 앉았다.
‘이대로 참아야 한다는 말인가.’
다른 두 왕들은 너무도 폭력적이 고 대의를 염두에 두지 않는 이들이 었다. 그들에게 홍왕이 당하기라도 한다면 순식간에 세상은도탄에 빠 지게 될 것이다.
그것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강진호가 그를도발한다고 하더라도 무시 하는 것이 옳았다. 홍왕과 다른 두 왕의 세력은 서로 팽팽하기 그지 없 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조금만 힘을 잃어도 순식 간에 밀려버릴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인다는 말인가.’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겪었던 위기는 수도 없었다. 언제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살아왔다고 자 부하는 홍왕에게 이만한 일은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홍왕은 자신을 괴롭히는 기이한 예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 었다.
이 강진호라는 자에게서는 불길한 냄새가 난다.
단순히 그가 마인이기 때문이 아니다. 과거 마교의 진전을 이은 자
기 때문도 아니다. 그 인간 자체에게서 세상을 암흑으로 물들일 것만 같은 불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홍왕이 눈을 찌푸렸다.
“감수한다.”
“홍왕이시여!”
차이커창이 재고를 구하며 머리를 조아렸지만 홍왕은 전혀 변치 않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차이커창!”
“예. 홍왕이시여.”
“내가 정한 일이다.”
홍왕의 말에서 차이커창은 더 이 상 홍왕의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꺠달았다. 하지만 이대로 모든 대계가 무너지게 좌시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제가 마지막으로 나서 보겠습니다.”
“ 네가?”
차이커창이 고개를 끄덕였다.
“반도에 심어놓은 비선이 있습니다. 그들을 움직이겠습니다. 이 일로 반도에서 영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뼈아프지만 중원의 전력이 손 실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입니
다.”
홍왕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릇 병법에 이르기를.”
“……예.”
“전력을 사용하는 것을 아껴 소모를 늘리는 것은 최악의 수라고 하였다. 호랑이는 토끼를 잡을 때도 최 선을 다하는 법. 내 너를 믿기는 하 나 그 믿음이 빗나갈까 우려스럽구 나.”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흐음.”
홍왕은 턱수염을 쓸어내렸다.
‘패배의 전형을 밟아나가는 느낌
이군.’
무릇 모든 패배는 상대를 경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홍왕이 그를 경시한 것은 아니었으나, 상황이 그 에게 최선을 다할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쌓여 모아놓은 힘을 갉아 먹고 결국에는 패배를 부르게 되는 것이다.
‘좋지 않아.’
홍왕의 안색이 어둡게 물들어 갔다.
“뭐야!”
조규민과 강진호는 지체 없이 카 페 안으로 뛰어들어 갔다.
하지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온 것과는 다르게 카페 안은 나름의 평 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구석자리에 앉아 있는 한 남자와 그 남자의 앞 에서 화를 내고 있는 강은영을 제외 하고는 말이다.
“그냥 커피 한 잔 하러 온건데 굳 이 이렇게 화를 낼 필요는 없잖아 요. 안 그래요?”
“나가 달라는 말 못들었어요?”
“하하하.”
남자는 여유롭게 웃었다.
“아니. 이 카페는 커피 먹으러 온 사람을 내쫓나? 내가 뭐 잘못한 것도 아닌데. 이래도 되요?”
“나가라고 했어요.”
“그거 곤란한데요? 나는 커피를 꼭 먹어야겠는데? 우리 사이가 커피 한잔도 못 줄 그런 사이는 아니잖아요.”
능글맞게 웃는 남자를 보며 강은영이 부르르 떨었다.
찰거머리 같은 인간.
인무슨 일이야?”
강진호가 다가가서 묻자 강은영이 구세주를 발견한 눈으로 강진호에게 찰싹 붙었다.
“오빠! 저 인간이야.”
“다짜고짜 그렇게 말하지 말고 설 명을 해.”
강은영이 강진호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나랑 열애설 났던 남자 있잖아. 더 보이스의 준영이라는 놈.”
강진호의 눈썹이 꿈틀했다.
그 일이라면 이미 끝난 걸로 생각 했는데 왜 여기에 그 놈이 와서 죽 치고 있다는 말인가?
강진호가 조규민을 돌아보았다.
조규민의 얼굴 역시 딱딱하게 굳 어 있었다. 그가 그만큼이나 경고를 했는데, 이런식으로 나온다는 것은 그와 재경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 와 다를 것이 없었다.
준영이 두 사람의 눈치를 슬쩍 살 피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 었다.
“세아씨 오빠분이시군요.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저는 더 보 이스의 준영이라고 합니다.”
준영이 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 했지만 강진호는 내민 손을 처다보
니도 않고가만히 준영을 바라보았다.
“하하. 좀 어색하네요.”
준영이 손을 뒤로 슬쩍 빼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여긴 카페인 것 같은데 커피도 안 주나요. 왜 주문을 안 받는지 모 르겠네요.”
유들유들하게 말하는 준영을 보고 조규민이 뭔가 말을 하려고 하는 찰 나에 강진호가 손을 살짝 들어서 조규민의 말을 막았다.
그리고는 강은영을 보며 말했다.
“주문 받아.”
“……오빠.”
“여기는 카페야.”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아도 딱히 이곳에서 횡포를 부리지 않은 이상 손님을 쫓아내는 것은 좋지 않았다. 저렇게 정중하게 나오는데 다짜고짜 화를 낸다면 저 쪽이 피해자처럼 보 일 것이다.
이곳에는 그들만 있는 것이 아니 었다.
저쪽에서 정중하게 나온다면 괜히 좋은 마음으로 찾아온 사람을 각박 하게 대했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조규민 역시 그 생각에 동의했는 지 한숨을 쉬며 몸을 돌렸다.
강은영과 관련되지 않은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세상 사람들은 연예인의 사생활에 관대하지 않다. 일반인 이 저지른 음주운전은 눈살을 찌푸 리게 만드는 정도로 끝나지만 연예 인이 저지른 음주운전은 연예계 생 활을 접게 만드는 법이다.
강진호와 강은영이 준영을 쫓아내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당연 하게 보일 수 있지만 연예계 필터가 작용하면 어떤 식으로 일이 부풀려 질지 알 수 없었다.
“마끼아또로 한 잔 주세요. 휘핑 올려서 달콤하게.”
준영의 말에 강은영이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몸을 홱 돌렸다.
강진호가가만히 준영을 바라보다가 카운터 쪽으로 향하려 하자 준영 이 뒤에서 그를 불렀다.
“오빠분.”
“네.”
“앞으로 자주 뵐 것 같으니 잘 부 탁드립니다. 혹시 모르잖아요. 저와 동생분이 좋은 인연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강진호는 아무 대답없이가만히 고개를 돌려 준영을 바라보았다.
강진호의 눈을 본 준영의 몸이 부 르르 떨렸다.
‘뭐, 뭔 놈의 눈빛이 저래?’
강진호는가만히 준영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카페니 오시는 건 마음대로 하시 면 됩니다. 하지만 카페라고 해서 저희가 손님의 장난을 받아드려야 할의무는 없는 것 같습니다. 편히 드시고가시기 바랍니다.”
강진호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몸을 돌렸다.
천천히 걸어가는 강진호의 뒷모습을 보던 준영이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협박이라고 할 수도 없는 말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무서운 기분이 든 다는 말인가. 찾아오는 오한을 느끼 며 준영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버티지 못한 준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그럼 다음에 오겠습니다.”
다급하게 카페를 빠져나가는 보는
준영을 강진호가 불렀다.
“손님.”
“예? 예!”
“이미 주문하신 마끼아또는 계산 하고가셔야죠.”
준영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머니에서 만원짜리를 꺼낸 준영 이 카운터에 만원을 올려 놓고는 뛰 듯이 카페에서 빠져나갔다.
그리고는 카페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에 올라서 다급하게 시동을 걸 었다.
‘이런 제기랄.’
분명 화면으로 봤을 때는 찌질해 보였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보통놈 이 아니라는 생각만 들었다.
시동을 건 준영이 다짜고짜 엑셀을 밟았다. 무조건 여기서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부르르릉!
차가 앞으로 과격하게 치고 나갔다.
그 순간.
쿠웅!
길 옆에서 튀어나온 차를 그대로 들이받아 버린 준영이 핸들에 머리를 박고는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악!
얼굴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 려왔다. 준영이 얼굴을 잡고 욕지끼를 내뱉었다.
“아 이 씨발!”
고개를 번쩍 든 준영의 눈에 그가 옆을 들이받은 차 문이 열리는 모습 이 들어왔다.
“……어?”
차 안에서 화려한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짧은 머리의 남자가 뒷 목을 잡고 험악한 얼굴을 한 채 내리 고 있었다.
사내의 셔츠 아래로 보이는 짙은
문신을 본 준영이 자신도 모르게 중 얼거리고 말았다.
“……좆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