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006)
마존현세강림기-2008화(2005/2125)
마존현세강림기 81권 (17화)
4장 쏟아붓다 (2)
“이, 이명……
방진훈이 자신도 모르게 손을 앞 으로 뻗었다.
그의 눈에 엎어진 이명환과 그의 몸에서 홀러나오는 피가 똑똑히 들 어왔다.
“어으••••••
당황한 방진훈의 눈이 절로 부릅 떠졌다.
“아, 안 돼……
무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이명 환이 귀편을 이기리라 생각한 이는 이곳에 단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아니었어.’
너무도 무력하다.
아무리 차이가 극심하다지만, 이 명환이라면 그래도 뭔가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가 지금 까지 보여준 모습은 총회 이사들의 신뢰를 끌어내기에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지금 쓰러져 있는 이명환 의 모습은 그가 이 상황을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는지를 확연히 깨닫 게 해준다.
“빌어먹을!”
방진훈이 앞으로 달려들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덥석.
장민이 방진훈의 어깨를 움켜잡고 는 그를 잡아당겼다.
“장로님!”
방진훈의 입에서 반사적으로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장민은 굳은 얼굴로 차갑게 쏘아붙일 뿐이
었다.
“기다려.”
“안 보이십니까?”
“보이니까 하는 말이네.”
장민이 깊게 가라앉은 눈으로 쓰 러진 이명환을 바라본다.
“홈.”
묘한 표정을 지은 귀편이 이명환 의 등을 뚫고 나온 채찍의 끝을 바 라보았다.
‘용케도.’
척추를 끊어놓으려고 했건만, 그
와중에 몸을 뒤틀어 직격만은 피한 모양이었다.
“단번에 척추가 끊겼다면 좀 더 편히 죽을 수 있었을 텐데.”
본능이든, 아니면 이성이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 은 근성은 칭찬해 줄 만하지만, 근 성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
귀편이 냉정한 얼굴로 채찍을 회 수했다.
“음‘?”
하지만 팽팽하게 당겨진 채찍이 쉽사리 빠져나오지 않는다.
“……이놈이?”
죽은 육체는 단단하게 굳어지는 법. 하지만 아직 사후 경직이 일어 나기에는 이르고, 설사 사후 경직이 일어났다고 해도 몸뚱아리가 굳어지 는 정도로는 그의 힘을 감당할 수 없다.
그 말은…….
우득, 우드득.
뼈가 뒤틀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쓰러져 있던 이명환이 천천 히 몸을 일으켰다.
귀편의 눈이 살짝 일그러졌다.
휘청이면서 몸을 일으키는 이명환 의 왼손에 그의 채찍이 칭칭 감겨 있었다.
“잡……았다……
피로 범벅이 된 얼굴로 고개를 든 이명환의 입이 살짝 열리며 피에 젖은 이가 드러난다. 기괴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웃고 있는 이명환을 보 니, 천하의 귀편마저도 오싹해질 수 밖에 없었다.
‘저 꼴로?’
웬만한 무인이라 해도 열 번은 더 죽었을 상처다.
그 상처를 입고도 살아남았다?
그렇다면 운이 좋은 것을 기뻐해 야 할 일이다. 그런데 굳이 일어나 살기를 드러낸다?
“……더 해보겠다는 거냐?”
“흐..
이명환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제 배에 박힌 채찍을 뽑아낸다. 뻥 뚫 린 구멍으로 검붉은 피가 울컥울컥 쏟아져 나왔다.
그러고는 채찍을 연신 제 팔에 감아댄다. 손부터 어깨까지 채찍을 감아대고는 단단히 움켜잡는다.
“멍청하긴……
귀편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평범한 채찍이라면 저런 식으로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채찍을 잡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귀 편이다.
‘팔째로 뜯어내 주마!’
내력을 주입한 귀편이 채찍을 강 하게 당겨냈다. 이명환의 어깨까지 를 모조리 끊어버리겠다는 의도로!
콰드드득!
검은 채찍이 이명환의 팔을 파고 든다.
“••••••뭐?”
하지만 그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 게 이명환의 팔은 떨어져 나가지 않
았다. 되레 채찍이 팔에 박혀든 덕 분에 좀 더 단단히 고정이 되어버렸 다.
‘ 뭐냐?’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의 교룡편(짜龍쪄)은 피와 살로 이루어 진 인간의 육체로 버틸 만한 물건이 아니다. 특히나 그의 내력이 주입된 교룡편은 말이다.
그런데 지금 이명환은 분명 그의 공격을 버텨내고 있었다.
‘내력이…… 아니, 이건 내력이 아니다.’
그 순간, 한 가지 단어가 귀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 외공?”
“흐..
이명환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밑바닥에 있는 인간은…… 뭐든 해야 하는 법이지, 뭐든. 내가 배울 수 있……는 가장 편리한 무학 이었거든.”
공영길이 있었으니까.
바토르는 마공과 외공의 조합으로 자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 다. 그 조합이 효용이 있다는 건 바 토르가 제 몸으로 증명했다.
공영길은 마공이 필요했고, 이명
환은 외공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들 은 하필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반씩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이놈이……
귀편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진 다.
지금 그가 놀라는 건 이명환이 외공을 익혔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 었다. 바로 조금 전까지는 그런 기 색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점 때문 이다.
‘외공으로 채찍을 막아낼 수 있으 면서도 굳이 운용하지 않고 맨몸으
로 받아냈다는 건가?’
물론 이명환의 외공은 완벽하지 않다. 완벽한 외공이었다면, 지금 교 룡편이 팔을 뒤틀며 파고들지도 못 했을 테니까. 하지만 수준 낮은 외 공이라 해도 미리부터 운용했다면 육체가 입는 상흔을 줄여주고, 그 끔찍한 고통을 웬만큼은 덜어주었을 터.
하지만 이명환은 영혼이 찢겨 나 가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끝끝내 외 공을 운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그의 채찍을 받아낸 것이다. 바로 이 한 순간을 위해서.
‘제정신인가?’
저 금방이라도 몸에서 떨어져 나 갈 것처럼 너덜너덜한 팔을 보고 있 으면, 당혹스럽다 못해 공포마저 느 껴질 정도다.
“홉!”
이명환이 움켜잡은 채찍을 끌어당 겼다.
“이 멍청한 놈이!”
귀편이 진각을 내밟으며 내력을 끌어 올려 채찍은 단번에 끌어당겼 다.
콰앙!
이명환이 고무줄에 매달린 개구리
처럼 날아가 바닥에 처박힌다.
“채찍을 막는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았나!”
콰앙! 콰앙! 콰앙!
이명환이 연이어 바닥에 처박힌 다. 뼈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라면 순식간에 곤죽이 되어버릴 정도의 가공할 충격. 채찍의 끝에 매달려 휘둘러지는 이명환에게서 뿜어져 나 온 피가 하늘도 없는 지하에서 가느 다란 비처럼 흩날렸다.
쾅! 콰앙! 콰아아아아앙!
있는 힘을 다해 이명환을 거의 바닥에 처박아 넣어버린 귀편이 짤
게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귀편의 눈이 짧게 흔들렸다.
‘이거?’
그가 바닥에 만들어낸 흔적들이 뭔가 이상하다.
‘가까워졌다?’
설마?
“……너, 그 상황에서?”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앙!
이명환이 뻗어 있던 곳에서 커다 란 폭음이 터지더니, 이명환의 몸이 쏘아진 포탄처럼 귀편을 향해 날아
든다.
두 눈에서 혈광을 줄기줄기 내뿜 으며 달려드는 이명환과 시선이 마 주친 순간, 귀편의 등골에 차가운 한기가 흘러내렸다.
파아아아아앗!
이명환의 전신에서 검은 마기가 구름처럼 뿜어져 나온다. 육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마기와 두 눈에 서 뿜어져 나오는 핏빛의 혈광이 마 치 악마와도 같았다.
“카하아아아아악!”
짐승 같은 괴성을 내지른 이명환 이 귀편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그
의 손에 뭉쳐 든 마기가 귀편의 전 신을 뒤덮어온다.
귀편이 본능적으로 교룡편을 당겼 다. 하지만 그의 채찍은 더 이상 병 기로서의 효용을 가지지 못했다. 상 대의 몸에 친친 감겨 있는 채찍은 그저 조금 질긴 로프에 불과한 법.
콰앙!
이명환의 마기가 귀편을 후려친 다. 몸 바로 앞에서 폭약이 터진 것 같은 충격. 그리고 그게 전부가 아 니다. 날아든 마기는 마치 검은 물 감처럼 귀편의 육체에 들어붙으며 그의 몸으로 파고들었다.
‘ 뭣?’
욱신! 욱신!
마치 독과 같다.
진득한 마기가 전신을 파고든다. 피부가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고통 스럽다.
귀편이 그 자리에서 팽이처럼 회 전하며 팔을 휘둘렀다.
편타(酸打).
채찍처럼 휘둘러진 손등이 이명환 의 턱을 그대로 후려친다. 일격에 그의 턱이 모조리 으스러졌다.
하지만…….
콰아아앙!
“끅..”
제 턱이 날아가는 순간에도 이명 환은 주먹을 귀편의 옆구리에 틀어 박았다.
고통을 느꼈음인가.
귀편의 두 눈에서 불같은 살심이 일었다.
“이 자라 새끼가!”
콰앙! 콰앙! 콰앙!
귀편이 팔꿈치로 이명환의 얼굴을 연이어 내려찍는다. 하지만 이명환 은 그 공격을 피하기는커녕, 그 자 리에 뿌리라도 내린 듯 단단히 서서 귀편의 복부에 연타를 날려 댔다.
“크아아아악!”
귀편이 이명환을 강하게 걷어찬 다. 가공할 속도로 뒤로 튕겨진 이 명환의 몸이 허공에서 멈춰 선다. 팔에 묶은 채찍이 마치 요요처럼 이 명환을 다시 당겨낸다.
그 순간, 귀편은 보았다.
퉁퉁 부어 거의 보이지도 않게 된 이명환의 눈이 홀려 대고 있는 처절한 눈빛을.
펼쳐 낸 이명환의 오른손에서 기 다란 조강(JK 剛)이 자라난다.
솨아아악!
허공을 베어내며 날아든 조강이
귀편의 얼굴을 베어간다. 몸을 뒤로 빼려 하던 귀편이 팽팽하게 당겨지 는 채찍의 존재를 느끼며 눈을 부릅 떴다.
놓고 물러난다?
아니면…….
“이!”
귀편이 왼팔을 들어 올렸다.
카가가가가각!
날아든 조강이 그의 팔을 단숨에 긁어낸다. 조강을 막아낸 전완이 깊 이 베이며 붉은 피가 울컥 솟구쳤 다.
“으으아!”
콰아아아앙!
귀편이 억눌린 음성을 토해내며 이명환의 배를 후려쳤다.
우드드득!
일격에 갈비뼈가 모두 으스러진다.
이명환의 몸이 새우처럼 구부러진 다. 지금까지 가공할 고통을 수도 없이 참아온 이명환이지만, 이 일격 이 준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 모양이 다.
“죽엇……
귀편이 그렇게 이명환을 내려쳐 목숨을 끊어버리려는 순간이었다.
파아아아앗!
순간, 굽혀져 있던 이명환의 몸이 가공할 속도로 펴지며,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귀편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이명환 의 오른손으로 향했다.
그건 정확한 판단이었다. 이명환 은 권사. 왼팔을 쓸 수 없는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공격은 대부분 오 른손에서 나올 테니까.
하지만 이명환의 오른손은 꿰뚫린 복부를 움켜잡고 있을 뿐이었다.
‘ 뭣?’
귀편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혔다.
팔을 후려대지 않는다면 남은 것 은 빤하다. 머리로 들이받아 올 것 이다. 이건 근거리니까.
이 역시 훌륭한 판단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훌륭한 판단은 이 순 간 완벽한 오산이 되었다.
이명환의 머리가 그의 머리를 아 슬아슬하게 스치는 그 순간이었다.
콰드드득!
“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 귀편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 진다.
“아악! 아아아아아악으
이명환이 제 이로 귀편의 얼굴을 그대로 물어버린 것이다.
콰드득, 콰득.
이가 피부를 파고들어 살을 가르 고 뼈까지 긁어 대는 소리가 섬뜩하 게 들려왔다.
“으, 으아아아아아악!”
콰아아아아아아앙 !
귀편이 날린 주먹이 이명환을 쳐 날린다. 이명환이 어마어마한 속도 로 튕겨 나간다.
쾅! 콰앙! 쾅!
물수제비처럼 바닥에 몇 번이나 튕기고도 그 기세를 잃지 않은 이명
환의 몸이 격납고의 벽면에 처박혔 다.
쿠우우우우웅!
“끄으윽……
이명환의 몸이 스르륵 홀러 바닥 으로 떨어진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억지로 상체를 밀어낸 이명환이 이를 드러 내며 웃는다.
퉤!
입안을 채운 살점을 뱉어낸 이명 환이 입가를 어떻게든 뒤틀며 미소 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괴이한 표정 을 지어낸다.
“……병……신.”
“이
귀편의 두 눈에서 어마어마한 살 광이 솟구쳤다.
“갈기갈기 찢어 죽여 버리겠다! 이 개 같은 노오오오옴!”
귀편이 한 줄기 빛살로 화해 이 명환에게로 달려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