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011)
마존현세강림기-2013화(2010/2125)
마존현세강림기 81권 (22화)
5장 경탄하다 (2)
환영?
아니면 실체?
파악할 시간이 없다. 확실한 것은 수십으로 분열한 마스터가 각기 다 른 형태로 검을 휘둘러 오고 있다는 점이다.
유 O ”
환사의 손이 재빠르게 주인(I;兄印) 을 맺는다.
그의 몸에서 뻗어 나간 기운들이 주위를 지키며 도는 부적들에게 빨 려 들어가며 기의 막을 더욱 강화시 켰다.
채애애행!
검이 방어막에 떨어지는 순간, 유 리잔이 깨지는 듯한 소리가 울리며 환사의 몸이 크게 한 번 휘청였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마스터가 만들어낸 환영들은 하나 하나가 마치 정말 살아 있는 이처럼 제각각 움직이며 연이어 공격을 해
온다.
‘불가능해!’
그럴 수 있을 리가 없다. 설사 그 육신은 분열할 수 있다고 해도 저 손에 들고 있는 무기가 여러 자루일 리는 없잖은가.
“갈!”
환사가 손을 좌우로 펼치는 순간, 휘돌던 부적들이 사방으로 솟구친 다. 그와 동시에 그의 부적에 격중 된 환영들이 순식간에 거품처럼 꺼 지며 사라졌다.
남은 것은 뒤쪽으로 물러난 마스
터의 본체뿐.
검을 어깨에 걸친 마스터가 남은 한 손을 제 얼굴에 대고 뭔가 골똘 히 생각에 빠졌다.
“매개체를 마나로 서로 이어놓은 거로군. 선으로는 강하지만, 면으로 는 약점이 있는 건가.”
“ 으음.”
환사가 눈을 찌푸렸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환영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환영과는 뭔가 달랐다. 자신들의 환영은 상대의 정 신을 파고든다. 하지만 저자는 그에
게 딱히 어떤 수작도 부리지 않았음 에도 환영을 만들어냈다.
그건 그의 뒤쪽에 있는 십이비도 의 반응만 봐도 분명한 일이다.
십이비도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쪽을 보고 있다. 만약 저 환영이 그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었다면 저 들의 반응은 지금과는 달랐을 터.
“환영이 공격을 한다라…… 그럴 리는 없을 테고. 검끝을 발출한 기 운과 동화시켜 놓은 건가?”
“그건 영업 비밀이라 말해줄 수 없겠군.”
환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우윳빛 동공이 꽤 여유를 되찾은 마 스터를 가만히 웅시했다.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고 해 서 살아 있을 리는 없다. 환영에게 의지가 있을 리도 없지.’
그럼 가능성은 하나뿐이다.
저자는 애초에 저 환영들의 움직 임을 미리 다 만들어둔 것이다. 다 시 말하자면, 대략적인 패턴은 이미 다 짜놓은 상태에서 그때그때의 상 황에 따라 적절히 변형한 패턴을 사 용한다는 의미겠지.
비밀을 밝혀냈지만, 오히려 놀라
움이 밀려왔다.
전투 시 벌어지는 상황이라는 건 그리 간단한 게 아니다. 수십이 아 니라 수백 개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때마다 수십 명의 움직임을 모조리 패턴화해 머리에 박아놓은 채 적절하게 꺼내 쓴다는 게 어디 인간의 두뇌로 가능한 일이던가.
‘경이적이로군.’
이건 무학에 대한 감탄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감탄이었다.
환사 역시 자신이 무적이라 생각 하는 이는 아니다. 그보다 강한 이 는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상대의 무학에 감탄하는 일이야 흔한 일이지만, 상대의 두뇌 에 감탄하는 일은 웬만해서는 없는 일이었다.
“아무래도 조금 달리 봐야 할 모 양이로군.”
“그럴 기회가 있다면 말이지.”
“음?”
그 순간, 마스터의 룬검이 새하얀 빛을 뿜어냈다.
그와 동시에 환사가 선 바닥에서 도 새하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어 느새 그가 선 곳을 중심으로 기괴한 문양의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그새?’
“받아보게나.”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 !
바닥에서 화염이 솟구쳐 오른다. 그야말로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은, 거대한 화염이 환사의 육신을 말 그 대로 집어삼켰다.
“하나 충고하지. 눈으로 보는 것 에 현혹되면 발밑을 놓치는 법일세.”
마스터가 싱긋 웃었다.
“말 그대로 말이지.”
“저게 뭐•••••• 저•…”
식당에 앉아 TV 화면을 보고 있 던 이들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이게 현실이라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조금 전, 처절하기 짝이 없는 승 부를 두 눈으로 지켜봤다. 그건 분 명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은 싸움이 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람의 영역에 있다.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속도로 채 찍을 휘둘러 대고, 사람이 제 팔이 뜯겨 나갈 상황에서도 달려들어 얼
굴을 물어뜯고, 사람의 목이 단번에 날아가는, 끔찍하고도 처절한 광경 을 보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현실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닌가.
하지만 지금 그들의 눈에 보이는 광경은 현실을 초월하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 화염을 뿜어내고, 눈보라를 몰아치고, 수십 명으로 분 열하고, 또 용암 같은 불꽃을 바닥 으로부터 쏘아 올린다는 말인가.
‘이걸 믿으라고?’
이젠 의심부터 생긴다.
아니,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저런 광경이 현실에서 벌어진다는
걸 믿으라고 하는 게 오히려 더 말 이 안 된다.
휴대폰을 연 사내가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
조작긔긔긔긔긔긔긔긔긔긔긔긔 긔 긔 긔 긔 긔 긔
—
지 랄을 하고 있넼 긔 긔 긔 거 거 긔 긔 긔긔 긔 긔 이게 현실이라고?긔긔긔 긔거거긔긔 =1 긔긔 거거긔 긔거거
–
특수 효과 빠방한 것 보소. 돈 좀 썼나 보네
–
감독 누구냐? 특수 효과 클라 스에 비하면 앵글이 영 개판인데,
제대로 된 놈으로 좀 쓰짘거거거거
긔 긔
–
크으, 천조국 CG 클라스!
–
이거 대체 뭐 하는 짓임?
대부분의 반응들이 이 상황을 부 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너무 당연한 반응이 다.
다른 커뮤니티의 반응도 그리 다 르지 않았다.
–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봅 니다. 온 나라들이 합심해서 조작을
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래서 대체 얻는 게 뭐겠습니까?
–
안 할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
–
저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한통속이 되어서 한마음, 한뜻으로 국민들을 속인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폭로하는 쪽이 막 대한 이득을 가져갈 텐데, 그 나라 들이 적과의 동침을 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
물론 그건 현실성이 없는 이 야깁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제가 눈으로 보는 광경이 더욱 현실성이 없어 보이는데요. 그럼 님께서는 정
말 저게 현실이라고 믿으시는 겁니 까?
— 저도 믿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기가 더 어 렵 네요.
커뮤니티뿐만이 아니다.
포털 뉴스의 기사 댓글부터 시작 해서 SNS까지. 너나 가릴 것 없이 모두 난리가 나 있었다.
“아니, 저게……
그리고 그 반응은 단순히 웹상에 머무르지 않았다.
식당에 앉아 있던 이들의 입에서
떨림 가득한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아무리 그래도…… 저게 말이 되 나.”
“사기 아닐까요?”
“저걸 사기 쳐서 뭐 하게?”
“……저 테러범 놈들이 핵을 가지 고 있잖습니까. 협상을 해야 하는데 괜히 민망하니까 저만큼 위험한 놈 들이라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설득 하려는 거 아닐까요?”
“말이 되는 소리를 해! 그럼 저놈 들이랑 미리 짜고 촬영을 했다는 건 데, 그 정도 관계라면 애초에 저길 장악한 놈들도 각국이랑 한패라는
의미잖아.”
“그게 또 그렇게 되네……
“그럼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지금 몇몇 나라들은 지지율 이 폭락해서 수상이 길거리로 끌려 나을 판이라던데, 그 양반들이 뭐 하러 그런 짓을 하겠어.”
“하, 미치겠네.”
현실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현실이 아니라는 건 더더 욱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었 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하나.
“……저 무인이라는 새끼들은 저 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건가?”
막연하게만 생각해 오던, 무인들 에 대한 이미지가 잡혀가고 있었다. 귀로 백 번, 천 번을 들어봐야 눈으 로 한 번 보는 것만 못한 법.
아무리 듣고 읽어도 무인의 존재 를 실감하지 못하던 이들에게 이 영 상은 머리를 직접 열고 들어오는 것 과도 같은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저럼 군대도 소용없는 거 아냐? 저런 괴물들을 총으로 상대할 수 있 나?”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 총이 안 되면 대포로 쏴버리면 그만 이지. 그래봐야 사람인데 무기가 안 먹힐까 봐? 저 새끼들이 대포를 이 길 수 있으면 벌써 일을 벌였겠지. 그게 안 되니까 저기서 저러고 있는 거 아니냐고.”
“그, 그렇겠지?”
테이블에 앉은 사내중 하나가 사 색이 된 얼굴로 말한다.
“그런데…… 그러면 저 사람들 좀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저, 저런 사람들이랑 어떻게 같
이 살아요? 내가 말 한마디만 잘못 해도 타 죽을 수도 있다는 건데.”
묘한 침묵이 흐른다.
사람이란 폭력 앞에서 나약한 존 재다.
누구라 해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 람과 대화를 할 때, 그가 맨몸인 것 과 손에 칼을 들고 있을 때가 같다 고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라는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 고 해도 그가 어느 만큼의 폭력을 보유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모든 것 이 달라지는 법이다.
그건 칼이고, 또 총이고, 어떨 때 는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짓 누른다.
하지만 저들은 개개인이 그런 작 은 폭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어 마어마한 힘을 지니고 있다. 정말 그런 이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도…… 뭐,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도 같이 어떻게 살아온 거 잖아. 근데 뭐 별다를 거 있겠어?”
“몰랐으니까 가능하지, 몰랐으니까! 알면 그게 되겠어?”
“그리고…… 생각해 봐야 한다니 까. 정말 아무 일 없던 건지. 일 년 에 실종되는 사람의 수가 얼만 줄은 알아? 그 사람들 중에 저 새끼들이 쓱싹해 버린 사람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어?”
“아니, 그건……
“나는 저런 새끼들이랑은 같이 못 산다니까. 저 새끼들 다 죽여 버려 야 돼!”
사람들의 얼굴에 혼란이 떠올랐 다.
누군가는 호기심을 가졌고, 누군 가는 공포에 질렸다. 누군가는 극단
적인 말들을 쏟아붓기 시작했고, 누 군가는 변해갈 세상에 대해 고민하 고 있었다.
같은 화면을 보았지만, 그 반응은 각기 달랐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 금 이 순간 모두가 무인이라는 존재 들에 대해서 저 나름의 시각으로 고 민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아니, 그런데 그럼……
“응?”
“저 중에서 대체 누가 이기는 게 우리 쪽에 좋은 건데?”
“..o 응2”
“저 새끼들, 서로 싸우고 있잖아. 이긴 놈이 저쪽을 대표한다며? 그럼 누가 온건판데?”
사람들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지금까지 싸움을 지켜보고 있으면 서도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은 것이다.
“기사에 나와 있지 않을까?”
“차, 찾아보자.”
사람들이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들 기 시작한다.
반쯤은 영화를 보듯 화면을 감상 하던 이들이 이제야 저 싸움이 자신 들의 삶을 뒤바꿀 수도 있다는 사실
을 실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바뀌어 가고 있었다.
그 변화의 방향이 과연 세상을 이롭게 할지, 아니면 세상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고 갈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지금 이 순간 세상 은 분명 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번 바뀐 세상은 다시 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 분 명했다.
지금 이 순간…….
세계가 들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