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037)
마존현세강림기-2037화(2036/2125)
마존현세강림기 82권 (22화)
5장 맹렬하다 (2)
기이이이이이잉!
제트엔진이 화염을 분사하는 것 같은 소리가 귀 바로 옆에서 터져 나온다. 단련된 무인의 고막조차 고 통을 호소할 만큼 엄청난 소리. 공 포스러운 것은 그 소리를 만들어낸 것이 기계장치가 아니라 한 인간의
팔이라는 점이었다.
기이이이이이잉!
맹렬한 기운을 머금은 주먹이 얼 굴 바로 앞을 스치고 지나간다. 피 부가 뜯겨 나갈 듯 당겨지는 동시에 으스러질 것처럼 욱신거린다.
‘큭!’
도귀가 이를 악문다. 이가 부러질 것처럼 맞물렸다. 주먹이 관자놀이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가자마자 있는 힘을 다해 진각을 내밟았다.
극한까지 팽팽하게 당겨진 근육이 일시에 분출되듯 뻗어지며 칼끝이 밤하늘을 수놓는 유성처럼 바토르를
향해 날아간다.
카각!
‘ 모자라.’
빌어먹을 몸뚱아리!
피부가 갈라지고 근육이 베이며 붉은 피를 흘려 댄다. 하지만 저 강 건함을 넘어 가공함의 영역에 닿은 육체는 그의 혼신의 힘이 담긴 공격 을 그저 피륙의 상처로 막아낸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더없이 충실하다. 그런데도 그의 도격을 뼈 까지도 닿지 못했다.
그리고 그 순간.
위이이이이이잉!
그를 헛치고 지나간 주먹이 멈춰 선다 싶더니, 뒤쪽으로 맹렬하게 후 진한다.
‘팔꿈♦•••••
머리로 생각할 틈이 없다. 상대의 팔꿈치가 제 머리로 날아드는 낌새 를 느끼는 순간, 도귀는 그 자리에 서 몸을 뒤집었다.
팔꿈치를 휘두르는 게 주먹을 휘 두르는 것보다 빠를 수는 없다. 그 속도 역시 가속도를 얻은 주먹이 비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 대신 몇 배는 더 가까운 곳에서 날아든다.
‘1— ’
*….•
본능적으로 이 공격을 완전히 피 해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감 한 도귀의 도가 섬전처럼 휘둘러졌 다.
콰앙!
도와 팔꿈치가 맞부딪치는 순간, 도귀의 도가 날아든 속도보다 더 빠 르게 튕겨 나간다. 그 도에 어린 날 카로움은 천신 같은 바토르의 팔꿈 치에 붉은 혈혼을 새겨 넣음으로 증 명되었지만, 그 참격에 실린 힘 역 시 감히 비교할 수 없다는 것 역시 증명되었다.
하지만 그 너절한 힘으로도 바토
르의 팔꿈치를 조금 늦추고, 그 방 향을 조금 뒤트는 것 정도는 가능했 다.
휘이이잉!
날아드는 팔꿈치가 그의 이마 바 로 앞을 스친다.
얼마나 닿았을까? 1밀리? 아니면 0.1 밀리?
그건 말 그대로 ‘닿았다’기보다는 ‘스쳤다’에 가까운 일이었다. 제아무 리 감각이 뛰어난 무인이라고 해도 닿았다는 것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 할 정도의 미약한.
하지만 도귀는 자신의 몸이 바토
르의 팔꿈치에 분명 닿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니, 알 수밖에 없 었다. 그의 머리가 헤비급 복서의 주먹에 정면으로 얻어맞은 것처럼 뒤로 꺾이고 있었으니까.
순간, 뇌가 혼들리고, 두 눈으로 들어오는 세상의 광경이 이지러진 다.
‘빌어먹을.’
스쳤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타격에 뇌가 흔들릴 정도의 충격이 오다니. 이 팔꿈치에 직격이라도 당했다면? 아마 그의 머리는 프로 야구 선수가 전력으로 휘두른 배트에 얻어맞은
두부 꼴이 났을 것이다.
도귀가 손올 뻗어 바닥을 움켜잡 는다. 그러고는 있는 힘을 다해 바 닥을 잡아당겨 몸을 던졌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있던 곳을 향해 바토르의 왼 주먹이 떨어졌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
바닥이 진홁처럼 으깨진다. 휘몰 아치는 풍압을 받아내는 도귀의 얼 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진다. 그 역시 초인. 평범한 이들의 눈으로 보기에 는 외계인이라고 불려도 할 말 없는 신체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다.
하지만 그런 도귀의 눈으로 봐도
바토르의 힘은 비상식적이다.
‘이건 불공평하지.’
그는 수도 없는 공격으로 대미지 를 쌓고 있지만, 바토르는 그저 일 격으로 그 모든 대미지를 무효화할 수 있다. 바토르의 주먹이 제대로 적중하는 순간이 온다면, 도귀가 그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상대는 저승의 염라대왕밖에는 없을 테니까.
불공평하다?
그럼 물러서면 된다.
저 바토르의 주먹이 닿지 않는 거리까지 물러나서 연이어 거리를 둔 참격을 날리면 바토르가 먼저 지
칠지도 모르니까.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그게 훨씬 더 현명한 전략이다.
하지만…….
쾅
몸을 뒤집으며 바토르의 품 안으 로 파고든 도귀가 다시 이를 악물며 참격을 날렸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그리고 더 정교하게!
그의 육체 역시 충격이 누적되어 있다. 방금 머리를 스쳐 간 공격이 아니더라도 저 어마어마한 충격량을 보유한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면서 참격을 날려 댄다는 것 역 시 제정신으로 할 일이 아니다.
주먹이 스칠 때마다 내장이 뒤틀 리고, 피부에 닿은 혈관이 모조리 터져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 상으로 크게 입은 대미지는 다름 아 닌 한 번의 공격을 피할 때마다 정 신력이 뭉텅뭉텅 깎여 나간다.
그럼에도 도귀를 이 공간에 머무 르게 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카가각!
바토르의 가슴 한중간을 파고든 그의 도가 바토르의 살을 가르고 들 어간다. 그리고 그 순간, 도귀는 자
신의 도끝에 닿는 강렬한 감각에 전 율했다.
뼈.
수도 없이 갈라왔고, 수도 없이 으깼던 그것.
하지만 지금 이 감각은 지금까지 느껴온 어떤 것과도 다르다. 지금껏 단 한 번도 그의 뼈에 닿지 못한 도끝이 바토르의 뼈를 긁어 대는 느 낌은 말 그대로 ‘전율’이라는 표현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이 걸 대체 뭐라 해야 할까.
성장?
아니. 성장이라는 말은 그에게 어
울리지 않는 말이다. 굳이 조악한 명칭을 붙이자면, 최적화라 해야 할 것이다.
불과 몇 초 전에 날린 참격으론 할 수 없던 일을, 지금 날린 참격이 해낸다. 그의 내력이, 근육이, 그리 고 감각이 바토르의 목을 베어내기 위해서 더 빠르고, 더 강하고, 더 효율적이게 움직이고 있었다.
분명 이건 성장이라고 할 수 없 다. 그저 그의 안에 있는 것을 조금 씩 조율해 가는 것에 불과하니까.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수년에 걸쳐 이루어져야 할 성장을 단 몇
초 만에 이룩하는 것 같은 쾌감을 안겨준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대체 언제였지?’
목숨을 앗아갈 만한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가며 필사의 도격 을 날려본 게 말이다.
그건 말 그대로 원초적인 자극.
백척간두에 서서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승부에 임하는 것도, 뼈를 깎는 고련 끝에 겨우겨우 얻을 수 있는 성장이라는 과실을 과격하게 두 손으로 움켜잡는 것도.
그 어떤 마약과도 비교할 수 없 는 가공할 쾌감이 되어 도귀의 뇌를
뒤흔들었다.
휘이이이이잉!
얼굴 바로 앞을 스쳐 지나간 주 먹에서 뿜어져 나온 압력이 코끝을 으스러뜨린다. 얼굴이 통째로 뜯겨 나가고, 안구가 터져 버릴 것만 같 다.
하지만 그 끔찍한 격통은 바토르 의 어깨에 박혀든 도의 감각에서 전 해져 오는 쾌감이 모조리 지워 버린 다.
‘나는 지금 살아 있다.’
뇌 안에서 무언가가 계속 터지는 느낌이다.
그 황홀한 도취감에 취하지 않은 채 도귀는 끊임없이 자신의 감각을 일깨웠다.
카가가가각!
그의 도격이 마침내 바토르의 쇄 골을 갈라낸다. 완전히 자른 것은 아니지만, 분명 절반 이상은 잘라냈 다.
그리고…….
우드드드득!
그에 뒤지지 않고 그의 옆구리를 스친 바토르의 주먹이 도귀의 한쪽 갈비뼈를 모조리 부러뜨린다.
입으로 비린 피내음이 솟구친다.
내장이 모조리 터지는 듯한 충격에 순간 눈앞이 검게 변한다. 하지만 도귀는 물러서기는커녕 오히려 바토 르를 향해 한 발 더 나아갔다.
“흐아아아아압!”
“오오오오오!”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고함이 터져 나온다.
이유는 모른다. 그들 정도 되는 이가 굳이 힘을 더 싣기 위해 소리 를 질러야 할 필요도 없고, 스스로 를 북돋을 필요도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고함을 질러
대고 있었다.
증명.
그래, 시작은 중명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콰앙!
바토르의 주먹이 도귀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간다. 겨우 손가락 한 마디가 닿았을 뿐이지만, 도귀의 어 깨뼈가 모조리 으스러진다.
카가각!
그리고 그 순간, 한 치의 망설임 도 없이 휘둘러진 도귀의 도가 바토 르의 갈비뼈를 끊어내는 데 성공한
다.
모르겠다.
바토르의 주먹이 그에 닿은 게 바토르가 더 빨라졌기 때문인지, 아 니면 그가 지쳐 느려졌기 때문인지.
그의 도가 바토르의 뼈를 잘라내 는 게 그가 더 날카로워졌기 때문인 지, 아니면 바토르가 지쳐 그의 몸 에 내력이 제대로 돌지 않기 때문인 지.
모른다. 그리고 굳이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남은 것은 그저 하나, 모든 것을 다해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뿐.
하지만…….
충격이 누적된 육체는 고통에 비 명을 질러 댄다. 전신을 면도날로 난자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건 한계에 달한 정신이 내지르는 비명 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머릿속 을 수백 마리의 개미가 갉아대는 것 만 같다.
고통스럽다, 너무도.
이 고통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오 로지 결착을 내는 것뿐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도귀는 이 끔찍 한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이 승부가 영원히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인가.’
모든 것을 걸고 싸운 상대는 평 생을 두고 만난 친구와 다름없다고 했던가. 지금의 도귀는 마주하는 눈 빛만으로 바토르가 무슨 생각을 하 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의는 티끌만큼도 사그라들지 않 는다. 바토르를 죽일 수 있다면 그 는 저 목에 도드라진 경동맥에 이를 박아 넣고 피를 마시는 것도 주저하 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남은 것은 증오도, 분노도 아니 다. 그저 싸우겠다는 의지와 이기겠 다는 호승심뿐.
쾅
몸 안의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곤두선다. 몸 안의 남은 수분 하나 까지 모조리 끌어내는 감각. 이건 결코 수련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 각.
극한에 서 있기에 이 감각을 손 끝에 담을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영원히 이 감각 을 느끼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이
승부를 영원히 지속하고 싶다.
하지만…….
세상에 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없는 법.
도귀도, 바토르도 이제는 이 승부 의 끝이 다가옴을 직감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눈빛이 허공에서 서로 얽혀든다.
전혀 다른 길을 걸은 이들.
상극이라는 말이 이보다 잘 어울 리는 이들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두 사람은 지독할 만큼 서 로 닮아 있었다.
그렇기에 더 물러설 수 없다. 오
직 승리만이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으니까.
“오오오오오오!”
“흐아아아아아아압!”
홀려낸 피로, 그리고 끌어 올린 혈기로 시뻘겋게 변해 버린 바토르 가 그 두 눈마저 모조리 붉게 물들 이며 도귀를 향해 주먹을 뺃는다.
단전에 남은 내력을 모조리 짜낸 도귀가 앞으로 달려들며 그런 바토 르의 가슴을 향해 도를 떨쳐 낸다.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한다. 누구 하나 눈을 떼지 못한다.
양손을 식은땀으로 축축이 적신
절대자들이 이 승부의 결과를 그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숨을 죽였다.
무엇보다 격렬하고, 무엇보다 원 초적인…….
그렇기에 그 어떤 승부보다 무인 다운 승부의 종착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