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051)
마존현세강림기-2051화(2050/2125)
마존현세강림기 83권 (11화)
3장 분석하다 (1)
백연홍이 태극청현신공(太極淸賢神 功)을 극도로 끌어 올리며 위긴스를 향해 돌진했다.
연속적으로 블링크를 펼쳐 자신에 게 달려드는 백연홍을 떨쳐 내며 위 긴스가 안색을 굳혔다.
‘정말 같은 사람인가?’
과거, 그가 상대한 백연홍은 뭐랄 까…… 하늘 위에 있는 신선 같은 사람이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해 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격차를 바탕 으로 끝 모를 여유로 상대하는 이를 농락하는.
하지만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백연홍에게 과거에 본 그 신선 같은 풍모는 존재하지 않았다. 오로지 그 를 쓰러뜨리겠다는 적의만이 가득할 뿐이다.
한 팔을 잃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얄팍한 가면을 벗어던지고 스스로의 본질에 충실한 것일까?
우우우웅!
그건 위긴스도 알 도리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의 과격한 백연홍 역시 과거의 여유롭 기 짝이 없던 백연홍과 딱히 다를 바 없이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홈!”
위긴스의 손에 들린 룬검이 앞을 쭉 뻗어진다.
그와 동시에 그의 룬검 끝에서 집 채만 한 화염덩어리가 줄기줄기 뿜 어 졌다.
붉다기보다는 새빨갛다는 말이 어 울리는 화염덩어리들이 백연홍을 향
해 날아든다.
동시에…….
휘이이익!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 같은 소 리와 함께 허공에 그려진 선명한 선 이 날아드는 화염덩어리를 공간째 잘라 버렸다.
그 위긴스마저도 순간적으로 눈을 빼앗길만큼 완벽한 선. 그건 과거 백연홍이 보여준 검의 궤적과 다를 바 없었다.
‘아쉽군.’
아무리 검을 쓰지 않는 쪽이라고 는 하나, 팔이 어깨부터 뜯겨 나갔
는데 문제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된 다.
하지만 지금 확인한 바대로라면 적어도 검을 휘두르는 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어 보인다. 그건 적어도 백연홍의 무위에는 큰 변화가 없다 1— re
상대가 만전이라는 사실은 위긴스 에게 희열과 공포를 동시에 안겨다 주었다.
자신에게 패배를 선사한 이에게 복수할 수 있다는 희열과, 과거 그 가 손도 써보지 못하고 패배한, 백 연홍이라는 자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서 오는 공포.
그 상반되는 감정이 위긴스의 내 부에도 동시에 휘몰아쳤다.
하지만 그런 감정과는 별개로 위 긴스의 뇌리는 냉철한 이성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우웅!
그의 룬검에 새겨진 복잡한 문양 들이 빛을 뿜어낸다.
그와 동시에 직선으로 달려오는 백연홍의 바로 앞의 땅이 솟아올라 그를 막아섰다.
룬검을 활응하기 시작한 이후로 위긴스의 캐스팅은 비약적으로 빨라
졌다. 하지만 지금 그가 보여준 일 수는 과거 백연홍과 맞붙었을 때와 비교해도 차원이 다를 정도의 속도 를 보여주었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제 앞에서 솟아난 바윗덩어 리들.
백연홍의 입장에서 보면 바로 앞 에 없던 벽이 생겨난 것처럼 느껴진 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잔재주를.”
하지만 백연홍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부드럽게 검을 휘둘렀다.
지하 깊은 곳까지 단단하게 채워 져 있던 강화콘크리트가 마치 두부
처럼 갈라진다. 박살 난 돌 조각들 이 백연홍의 앞길을 열어주듯 사방 으로 비산했다.
“흠!”
검으로 열린 길을 따라 백연홍이 돌진한다.
이미 저자의 수법은 한 번 경험 했다. 그때 얻은 교훈은 백연홍의 머리에 확연하게 남아 있다.
재단하지 말 것.
상상하지 말고, 예측하지 말 것.
실력 대 실력으로 붙는다면 그가 패할 이유 따위는 조금도 없다. 하 지만 그건 예전에도 마찬가지! 하지
만 그때, 백연홍은 위긴스의 검에 어깨가 꿰뚫리는 중상을 입었다.
왜?
‘예측했으니까.’
상대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상 대가 하려는 것을 미리 예측하고 한 계를 그어버렸으니까.
저자가 쓰는 마법은 그가 쓰는 무학과는 다르다. 그 경지와는 별개 로 저 마법이 할 수 있는 것의 영 역은 명백히 무학의 그것을 넘어선 다.
다시 말하자면, 저자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의 머릿속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무학에 대한 인식 자체를 버려야 한다는 것.
예를 들면…….
기이이이이이이이 잉 !
그가 베어 날린 콘크리트 파편들 이 폭풍에 휩쓸리는 나뭇잎처럼 기 괴하게 회전하며 다시금 그에게 날 아든다.
‘이런 것!’
무학의 영역으로 이런 일을 벌이 려면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내력이 필요하다. 제 손이 닿지 않은 것들 을 움직이는 것은 손에 닿은 것을 움직이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정도의 내력이 소모되니까.
더구나 이 많은 파편들을 모조리 컨트롤 하는 건 백연홍이라고 해도 필사의 각오 없이는 시도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가공할 일은 저 마법 사는 너무도 쉽게 해낸다.
백연홍의 입장에서 보자면 말 그 대로 마법, 악마의 농간이나 다름없 다.
물론 내력으로 격공섭물을 하는 것에 비한다면 그 위력이야 보잘것 없지만, 중요한 건 위력 같은 게 아 니다. 정말 위협적인 것은 저 상식
을 뛰어넘는 활용과 변화무쌍함.
‘인간을 죽이는 데는 날붙이 하나 면 충분하지.’
무인에게 날이 들지 않는 이유는 그 날이 자신의 몸을 베어낸다는 것 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 마법은 그 인식의 영역 바깥에서 무 인을 베어올 수 있다.
그러니!
백연홍의 감각이 확장된다.
그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단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어떻게 발버둥 쳐도 결과는 정해 져 있다.”
스산하게 가라앉은 눈빛을 한 백 연홍의 검이 둥그런 원을 그려낸다. 그 원에서 뻗어 나간 백색의 검기들 이 그를 후려쳐 오는 콘크리트 파편 들을 베어내어 으스러뜨린다.
‘과연.’
위긴스의 두 눈이 상대를 면밀히 탐색한다.
‘완전히 같은가? 아니면…… 무인은 상대를 파악할 때, 그가 흘려내는 기운을 가장 먼저 재단한 다.
하지만 위긴스는 마법사. 그는 기 와 같이 불명확한 것을 측정하지 않
는다. 그가 확인하는 것은 그의 감 각.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듣고, 손끝으로 느낀다.
지금 그가 흩뿌려 놓은 파편의 목적은 백연홍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도 아니고, 그를 저지하겠다는 의 도도 아니다. 그저 사방에서 가해지 는 공격에 백연홍이 보이는 반웅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 과연.’
다르지 않다.
과거, 그가 본 백연홍과 거의 근 접한다. 그의 뇌리에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던 과거 백연홍의 모습이 지
금 백연홍의 모습과 겹쳐진다.
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군.’
위긴스의 입가가 뒤틀렸다.
‘그걸로 충분하다.’
백연흥과는 이미 한 번 겨루어봤 다. 그렇기에 안다. 그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고, 어떻게 공격을 해오는지.
홍왕 같은 자에게는 같은 이와 다시 전투를 치른다는 게 그리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일일 것이다.
그는 감각으로 느끼는 자니까.
하지만 위긴스는 아니다.
그는 감각으로 느끼는 자가 아니
라 머리로 분석하는 자. 얻어낸 것 이 승리이든 패배든 그의 머릿속에 는 백연홍에 대한 정보가 넘치도록 쌓여 있다.
남은 것은 그저 그 정보를 지금 의 정보와 맞춰내고, 승리를 향한 최적의 시나리오를 찾아내는 것.
그래, 그렇다.
그렇기에 같은 이와 치르는 두 번째 격전은 언제나 처음보다 더욱 흉험하고 치열한 법.
그래. 그리고 그건…….
‘너 역시 마찬가지겠지?’
위긴스의 눈이 자신에게 돌진하는
백연홍의 논을 정면으로 웅시했다.
저자는 너무도 괴이하고 이상한 자 다.
더없는 여유와 기괴한 광포함이 공존하고, 미치광이 같은 광기와 차 가운 이성이 공존한다.
평범한 인간은 한쪽의 경향이 강 해진다면 상극이 되는 반대쪽은 약 해지기 마련이지만, 백연홍은 그 일 방적인 상궤를 벗어난다. 그는 마치 인간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모두 극단적으로 발전시켜 제멋대로 뒤섞 어놓은 혼돈과도 같다.
그 뒤섞인 혼돈 속에 존재하는
냉철한 이성이 지금의 백연홍을 현 미경처럼 분석하고 있을 터.
‘하지만……
단번에 거리를 좁혀낸 백연홍의 검이 위긴스의 몸을 단숨에 갈라왔 다.
우웅!
그 순간, 위긴스의 몸이 명멸하듯 사라졌다.
‘어디?’
백연홍의 감각이 일시에 뻗어 나 갔다. 예측하지 않는다. 예측은 대응 을 조금 빠르게 해줄 수 있을지 모 르지만, 그 예측이 빗나갔을 때 반
응을 평소보다 늦게 만든다.
그의 감각을 믿는다면 그는 언제 고 위긴스보다 빠를…….
‘ 뒤?’
백연홍의 검이 빛살로 화해 뒤로 날아든다. 하지만 그의 검은 평소의 속도보다 분명 찰나만큼이나마 늦어 졌다.
그가 쇄도해 온 곳.
조금 전까지 그가 분명 존재했던 곳.
‘빌어먹을!’
백연홍의 검이 더 빠르게 가속한 다. 찰나의 늦어짐을 만회라도 하겠 다는 듯.
파아아아앙!
하지만 그의 검이 베어낸 것은 그저 허공.
등 뒤에서 상대의 존재를 느끼자 마자 베어냈건만, 상대는 이미 그곳 에 존재하지 않았다.
‘어디?’
그 순간, 백연흥의 등 뒤에서 거 대한 폭발이 터졌다.
화염도, 빛도 동반하지 않은, 그 저 커다란 충격!
격하게 검을 뒤틀어 그 충격을 막아냈지만, 몸이 태풍에라도 휩쓸 린 듯 밀려나는 것만은 그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다.
본능적으로 바닥을 디딘 발에 힘 을 주는 순간, 그가 딛고 있던 대지 가 일시에 무너져 내렸다.
“큭!”
백연홍이 허공을 박차며 몸을 뒤 로 날리려는 순간이었다.
위이이이잉!
그의 시야 가득 새하얀 무언가가 피어난다.
마치 허공에 누군가가 수많은 흰 점을 찍은 것만 같은 광경. 겨우 손 가락 한 마디 정도나 될 법한 작은 점들이 점점 커지며 이내 사람 주먹
만 한 크기로 변해간다.
‘점이 아니야!’
창! 저건 창이다!
그 모든 창들이 단 한 치의 흐트 러짐도 없이 그를 겨누고 있기에 그 저 점으로만 보인 것.
위이이이이이잉!
허공에 생성된 수백 개의 얼음 창들이 일시에 백연홍을 향해 광속 으로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 순간, 백연홍의 눈이 되레 냉정해졌다.
눈에 보인다면 뭐든 상관없다. 무 엇이든 그는 막아낼 수 있으니까.
스르륵.
그의 검이 부드럽게, 너무도 부드 럽게 허공에 완연한 원을 그려낸다. 마치 세상과 그를 분리하는 듯한 백 색의 원!
어마어마한 속도로 날아든던 얼음 의 창들이 거짓말처럼 그가 만들어 낸 원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쨰애행! 째앵!
얼음이라기보다는 유리가 깨지는 듯 가공할 고음과 함께 원 안으로 빨려 들어온 얼음의 창들이 산산조 각이 나 부서진다. 백색으로 빛나는 얼음의 파편들이 흩뿌려지며 하늘
없는 지하에 눈을 내리게 만든다.
“잔재주……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마지막 얼음의 창들이 그가 만들 어낸 원 안으로 빨려 들어가던 그 순간, 그가 만들어낸 원 앞에 동일 한 크기의 커다란 원이 말 그대로 나타났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머리 가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발이 바닥 을 박찼다.
서걱!
등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감각.
그 순간, 백연홍이 본 것은 뒤튼
그의 허리를 스치고 앞으로 쏘아지 는 얼음의 창이었다.
쿵!
단번에 몇 미터를 벗어난 백연홍 의 눈에 들어온 것은 조금 전 그가 있던 곳 바로 뒤에 새로 만들어진 커다란 게이트였다.
그의 방어선 앞에 생성된 게이트 와 명백히 한 쌍으로 보이는.
그가 얼음의 창을 모조리 막아냈 다고 안심한 순간, 저 작자가 그의 앞으로 쏘아지던 얼음의 창을 그의 등 뒤에서 쏘아지도록 ‘전이’시킨 것
이다.
욱신.
등에서 통중이 느껴진다. 옷이 길 게 갈라졌는지 피부에서 서늘함이 느껴지고, 피가 방울져 흘러내리는 감각이 선명하게 그의 뇌를 파고들 었다.
기껏해야 긁힌 상처.
하지만…….
“이••••••
이 상처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 다. 결코.
“ 가끔••••••
그때, 위긴스가 묘한 미소를 지으
며 백연홍을 바라보았다.
“초인이라 자부하는 이들은 자신 이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더군요.”
“아무리 감각이 뛰어나지고, 아무 리 힘이 강해진다 한들…… 그 뇌가 변하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죠.”
위긴스가 명백한 조롱을 입가에 담고 백연홍을 바라보았다.
“어떠신지? 그쪽은 스스로를 인간 이라 생각하십니까?”
백연홍의 얼굴에서 감정이 사라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