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080)
마존현세강림기-2080화(2079/2125)
마존현세강림기 84권 (15화)
3장 대화하다 (5)
콰아아앙!
강진호가 검은 유성이 되어 흑왕 을 향해 돌진한다.
욱신!
그 모습을 본 흑왕의 가슴 한가 운데가 찢어질 듯 아파왔다.
상처 따위는 없다. 하지만 흑왕은 자신의 가슴이 왜 고통을 호소하는 지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잊을 수 없으니까.
그의 가슴에 청루를 박아 넣던 강진호의 모습을, 그 눈빛을.
깊이 밀어둔 트라우마가 절로 되 살아난다. 그 말의 의미는 너무도 명확하다.
‘교주!’
날아든 강진호의 두 눈이 무시무 시한 빛을 뿜어낸다. 그 살기가 뒤 섞인 눈을 보는 순간, 혹왕의 심장 이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파아아아앙!
강진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불 꽃의 검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흑왕 을 내려쳐 온다.
‘큭!’
생각하던 속도보다 배는 빠르다. 흑왕의 검이 반은 본능적으로 쳐올 려져 날아드는 검을 막아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허공에서 검과 검이 충돌하는 순 간, 가공할 폭음이 터져 나왔다. 마 치 미사일이라도 떨어진 것 같은 충 격파가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그 고막을 찢어버릴 것 같은 굉
음 속에서 어이없게도 흑왕의 귀에 는 똑똑히 들려왔다.
우득! 우드드득!
그의 손목이 내지르는 처절한 비 명이 말이다.
강진호의 검을 받아낸 그의 손이 부러질 듯 꺾이고 있었다.
“큭..”
입술을 비집고 절로 신음이 홀러 나온다.
그 순간, 강진호의 검이 다시 한 번 내려쳐졌다.
콰아아아앙!
흑왕의 몸이 바닥을 뚫고 허리까
지 박혀들었다. 그의 몸은 버텨낼 수 있지만, 나약한 대지는 이 힘을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우드드득!
전신의 근육이 모조리 찢어지는 것만 같다. 그 격렬한 고통에 흑왕 의 두 눈이 혈광을 내뿜었다.
카가가각!
검과 검이 맞물린다. 그 십자로 교차한 검 너머로 강진호의 눈이 보 인다.
오싹.
혹왕의 등골을 타고 냉기가 흘렀 다.
저 눈.
그의 목을 움켜잡고 그 가슴에 청루를 박아 넣던 때의 바로 그 눈 이다.
욱신! 욱신!
존재할 리 없는 상처. 그 상처가 아직 남아 있는 것처럼 통증이 밀려 온다. 그 끔찍한 통증 속에서 흑왕 은 자신도 모르게 뒤틀린 미소를 지 었다.
‘그래.’
그의 눈이 강진호와 비슷한 눈빛 을 머금기 시작한다.
‘이래야 적천마존이지.’
이래야 한다.
이래야 그가 그 오랜 시간을 기 다려 온 가치가 있다.
“으아아아아아앗!”
쿠우웅!
흑왕이 있는 힘을 다해 강진호를 밀어냈다. 거대한 폭풍에 얻어맞은 나무처럼 뒤로 휘청이는 강진호를 향해 혹왕이 몸을 날렸다. 그의 가 슴을 들이받듯 달려든 흑왕의 검에 서 수십 개의 검영이 뿜어져 나왔 다.
응축하고 또 응축한 마기.
하나하나가 마천루를 이룬 건물
하나 정도는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만한 힘을 머금은 마기들이 단번에 수십 개가 쏘아진다.
하지만!
젖혀진 허리를 당겨낸 강진호의 검이 대기를 분쇄하며 다시 날아들 었다.
끼 아아아아아아악 !
그 검에서 소름 끼치는 귀곡성이 뿜어진다. 듣는 이의 영혼조차 얼려 버릴 것 같은 굉음! 그 굉음을 휘감 고 날아든 강진호의 검이 쏘아져 오 는 검기의 사이를 파고든다.
콰아아아아앙!
검기 사이에서 휘몰아친 거대한 마기의 폭풍이 날아드는 검기를 사 방으로 밀쳐 날린다. 그와 동시에 강진호가 자신이 열어젖힌 길을 향 해 몸을 날렸다.
그 순간, 혹왕의 두 눈이 크게 확 장되었다.
서걱! 서걱!
미처 다 밀어내지 못한 검기가 강진호의 어깨를 베어내고 다리를 긁어낸다. 하지만 강진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검기의 비를 뚫어내 며 혹왕에게 쇄도했다.
콰아아아아!
위에서 아래로 내려쳐지는 검. 마 기가 마치 거대한 폭포가 쏟아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흑왕을 휩쓸어왔 다.
‘큭!’
더는 밀리면 안 된다는 위기감을 느낀 흑왕이 내려쳐 오는 검을 전력 으로 올려쳤다. 내력이라면 그가 밀 릴 이유가 없다.
검과 검이 허공에서 정면으로 충 돌한다.
천붕지음.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이 터 져 나왔다. 일격을 막아내는 데 성
공한 흑왕이 남은 내력을 모조리 끌 어 올리며 강진호를 위로 쳐 올렸 다.
카가가각!
버티지 못한 강진호의 검이 튕겨 올라간다.
하지만 그 순간, 흑왕은 보아야 했다.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고 있는 강진호의 주먹을 말이다.
콰아아아아앙!
정면으로 직격을 당한 혹왕이 쏘 아진 포탄처럼 뒤로 날아갔다.
‘뭐……
흑왕이 순간적으로 날아간 의식을
재빠르게 되찾았다. 하지만 그의 두 눈에는 여전히 의문이 어려 있었다. 지금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 설마?’
검을 놓았나?
그 말도 안 되는 힘이 충돌하는 와중에 검을 놓아버린다고? 흑왕이 예측했다면 저항도 하지 못하고 몸 이 두 쪽이 났을 텐데?
하지만 생각을 이어갈 틈 따위는 없었다.
그의 눈에 보이는 검은 먹구름, 그 검은 먹구름 아래에서 먹구름보
다 더 짙은 어둠을 둘러싼 악마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저 검디검은.
하지만 그 순간 흑왕은 확실하게 보았다. 입이 있어야 할 곳을 뒤덮 은 마기가 크게 일렁이는 모습을 말 이다.
강진호는 웃고 있었다.
콰아아아아아앙!
흑왕의 몸이 바닥에 처박혔다. 운 석이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크레이 터를 만들어낸 흑왕에 입에서 붉은 피가 울컥 역류했다.
열세?
천만에!
이깟 충격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 다. 강진호는 제 가슴이 꿰뚫리는 부상을 입은 상태고, 힘과 속도, 내 력, 그 모든 부분에서 흑왕이 더 유 리 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이해할 수가 없다.
‘어째서 내가?’
그는 지금 전력을 다하고 있다. 조금 전까지 강진호의 수준에 맞춰 서 적당히 놀아주고 있는 게 아니 다.
그런데 왜?
“으아아아아아아아!”
흑왕의 전신에서 어마어마한 마기 가 뿜어져 나온다. 그의 몸을 휘돈 마기가 역류하며 위로 솟구쳐 올랐 다.
경이로운 광경.
마치 대지가 하늘을 향해 검은 폭우를 내리는 것과 같은 광경이다. 아무리 강진호라고 해도 이 어마어 마한 마기에 휩쓸린다면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니, 불가능해야 했다.
하지만 그 순간, 혹왕은 보았다.
하늘.
검디검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한 줄기의 붉은 선을 말이다.
파아아아아아앙!
너무도 선명한 울림. 그 투명하기 까지 한 울림과 함께 세상이 반으로 갈라진다.
촤아아아악!
흑왕의 얼굴에서 붉은 피가 튀어 올랐다.
시야를 가리는 검붉은 피 사이로 흑왕은 똑똑히 보았다, 그가 날린 마기가 정확하게 반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그건 이적(異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광경이었다.
그리고 그 이적으로 갈라낸 공간 사이로 강진호가 강하한다. 그에게 죽음을 내리려는 사신처럼.
‘ 어째서……
왜 자신이 밀리고 있는가.
생각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아래 로 쏘아진 강진호의 검이 그의 목을 찔러온다. 본능적으로 목을 뒤틀어 피한 혹왕의 주먹이 강진호의 복부 를 파고든다.
쾅!
내장을 모두 으스러뜨리고도 남을
공격.
강진호의 입에서 검은 피가 울컥 튀어 올랐다. 하지만 강진호는 뒤로 물러나기는커녕 오히려 앞으로 달려 들어 흑왕의 목을 움켜잡고 강렬하 게 바닥으로 찔러 넣는다.
쿠우우우웅!
등이 모조리 터져 나가는 듯한 고통.
하지만 그 고통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강진호의 이마가 혹왕의 얼굴 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쾅!
흑왕의 시야가 순간 검게 암전된
다.
‘이!’
그들만 한 고수들의 방식이라기에 는 믿을 수 없이 야만적이고 천박하 다. 하지만 그 원초에 가까운 공격 들은 확실히 흑왕에게 먹혀들고 있 었다.
쾅 쾅! 쾅!
연신 얼굴을 들이받힌 흑왕의 안 면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터져 나 온다.
다시 한번 강진호가 이마를 들이 받는 것을 본 혹왕이 노호성을 터트 렸다.
“이 개 같은!”
콰아아앙!
흑왕의 팔꿈치가 맹렬하게 회전해 강진호의 관자놀이를 후려쳤다. 머 리가 통째로 터져 나가고도 남을 강 렬한 타격. 하지만 흑왕의 팔꿈치가 제 머리를 후려갈기는 순간, 강진호 의 주먹이 흑왕의 옆구리를 파고들 었다.
우드드득!
갈비뼈가 모조리 부러져 나간다. 강진호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수리 의 발톱처럼 굽힌 손가락을 혹왕의 옆구리에 박아 넣었다.
우득! 우득!
살점이 점점 뜯겨 나가는 소리가 귀가 아닌 몸을 타고 울려 퍼진다. 그 아득한 고통 앞에 흑왕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그 순간, 흑왕의 눈에 강진호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에게 얻어맞은 관자놀이가 터져 나가 피를 줄줄 홀리면서도 그저 차 갑기만 한 눈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강진호의 모습이 말이다.
얼어붙은 비수를 심장에 찔러 넣 은 것 같은 기분.
그 한없는 차가움이 흑왕을 전율
하게 만들었다.
“강진호오오오오!”
콰아아아앙!
혹왕의 발이 강진호의 배를 걷어 찼다.
우드득!
강진호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간다. 그러면서도 강진호는 흑왕의 옆구리 에 박아 넣은 손을 움켜잡는다. 옆 구리의 살점이 모조리 뜯겨 나갔다.
쾅
상처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겠다 는 듯 혹왕이 바닥을 박찼다.
우우우우웅!
그의 손에서 순식간에 뿜어져 나 온 마기의 검이 강진호의 정면을 향 해 날아들었다.
제 정면을 향해 빛살처럼 날아드 는 검을 본 강진호가 마기를 잔뜩 두른 제 팔을 검 앞으로 내밀었다.
콰드드득!
칠흑 같은 검이 단숨에 강진호의 마기를 찢어발기고, 그의 상완을 파 고든다. 연약한 살을 단숨에 예리하 게 갈라낸 검이 뼈마저 잘라내기 시 작한다.
까가각! 까가가각!
칼로 뼈를 긁어 대는 듯 소름 끼
치는 소음과 함께 검이 뼈에 박혀들 었다.
그 순간, 강진호가 입가를 뒤틀며 검이 박혀든 팔을 옆으로 젖혔다. 순간적으로 검이 뒤틀리며 흑왕의 가슴이 열렸다.
강진호의 몸이 소용돌이와 같은 와류를 머금고 열린 흑왕의 가슴을 향해 파고든다. 그 와류의 힘을 모 조리 실어낸 강진호의 어깨가 흑왕 의 가슴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콰아아아아아아 앙 !
혹왕의 가슴이 통째로 함몰되는 것처럼 움푹 파여 들어갔다. 목을
뚫고 비릿한 피가 역류하고, 의식이 아득하게 멀어진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흑왕은 손을 뻗었다. 순간적으로 뿜어낸 흑왕의 조강이 마기를 뚫고 들어가 강진호 의 얼굴을 사선으로 내리그었다.
쿠우우우우웅!
포탄처럼 날아간 흑왕이 바닥에 처박혔다.
그리고 강진호 역시 바닥에 내려 섰다.
후두둑.
강진호의 얼굴을 타고 선혈이 끝 도 없이 떨어진다. 거의 뼈까지 갈
라 버린 세 줄기의 선명한 상흔. 그 상흔은 강진호의 한쪽 눈을 가르며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강진호는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발을 옮겼다.
“쿨럭••••••
볼품없이 바닥에 처박힌 흑왕의 입에서 잔기침이 쉴 새 없이 튀어나 왔다.
그그극.
그런 혹왕의 손이 바닥을 움켜잡 는다. 분노와 불신, 그리고 끝없는 증오를 잔뜩 담은 얼굴로 그가 고개 를 돌렸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강진호를 향해 말이다.
그리고 그 순간, 강진호의 입이 열렸다.
“ 일어나.”
“이건 네가 원한 거야.”
“큭큭큭큭.”
흑왕의 입에서 광기 어린 웃음이 터져 나온다.
바닥을 짚은 흑왕이 덜덜 떨며 몸을 일으켰다. 마침내 허리마저 세 워낸 그가 입가로 홀러내리는 피를 손등으로 닦아내며 고개를 끄덕였 다.
“그래••••••
그의 두 눈에 광기가 들어찼다.
“이게 내가 원한 거지, 교주.” 광인과 광인이 서로의 목을 물어 뜯기 위해 다시 바닥을 박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