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25)
마존현세강림기-225화(225/2125)
마존현세강림기 10권 (1화)
1장 개업하다 (1)
그 스스로 자신을의심하지 않을 수 있는 곳에 말이다.
“진호야……
너, 조금 전에 약자에게 손을 내 민다 어쩐다 하지 않았니?
내가 아마 넌 원래 그런 놈이었다
고 대답한 거 같은데 말이야.
아무래도 좀 정정해야 할 것 같은데?
박유민은 불타오르는 눈으로 마우 스를 잡고 있는 강진호를 보며 식은 땀을 흘렸다.
박유민이 생각하기에 그의 친구는 못하는 것이 없었다.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뭐든 잘하는 슈퍼맨이 바로 강진호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뭐든 잘한다고 해서 결과가 항상 좋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패배.
강진호가 화면에 뜬 글자를 보며 부르르 떨었다.
“어째서?”
“……”
“어째서 지는 거지?”
“……”
“설명.”
“아니, 나보고 설명을 하라고 해도……”
박유민은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 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강진호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진호야, 이건 팀게임이잖니.”
“음, 알고 있다.”
“그럼 아군을도와야지. 너 혼자 세진다고 이길 수 있는게 아니잖 아.”
“어째서?”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가장 강해져서 다 죽이면 이기는 것 아닌가?”
맞지.
그래, 맞는데…….
“네가 아무리 강해져도 적들이 다 아군보다 세면, 너 혼자 다섯을 이 길 수는 없잖아?”
“……혼자 다섯을 이길 수 있게 강해지면 되는 것 아닌가?”
글렀다.
이놈은 글러 먹었다.
축구로 치면 공을 잡자마자 골대 로 단독 드리블을 해서 골을 넣어야 하는 타입이고,야구로 치면 자기 혼자 9회 완봉을 하고 타석에서는 홈런을 때려 1:0으로 이기는 걸 선 호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항상 그랬던 것 같은데?’
박유민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하기야 강진호는 죽구를 하든야 구를 하든 뭘 하든 간에 혼자 날뛰 어서 이기는게 당연했다. 이건게 임에 대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어 쩌면 인생관을 바꿔야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 진호야…… 자, 잘 생각해 보자.”
“ 응?”
“잘 봐. 네 동료들은 약하잖아?”
“음…..”
“약한 애들은도와줘야지.”
강진호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혼 란에 빠진 듯한 모습이다.
그 순간, 박유민은 회심의 일타를 넣었다.
“자, 봐. 이건 민주주의 같은 거야. 혼자서 아무리 캐리해도 팀게 임에서 아군이 다 망하면 답이 없는 거야.”
“으음….”
“아까 아군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 너 그 옆에서 태연하게 파밍했 잖아.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살려줘야지.”
“으으음..”
강진호는 이해가 갈 듯 말 듯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더니 되
물었다.
“그런데……
“ 응?”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기는 거잖아?”
“그렇지.”
“그럼 내가 강해져서 이기면도와 주는 거 아닌가?”
“……너 혼자 다섯을 어떻게 이 겨‘?”
“다섯을 이길 만큼 세지면 되지.”
왠지 모르게 박유민은 강진호의 강함의 비밀을 엿본 느낌이었다. 사람이 이런 마인드로 살면 강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은 글렀네.’
채팅창에 욕이 무시무시하게 올라 오고 있었다.
– 와,게임 시작부터 끝날 때까 지 탑 얼굴 한번을 못 보네. 우리 탑 보신 분?
– 적 억제기에 출몰하는 거 못 보셨나요? 아주 그냥 고속도로임.
– 출력은 죽이는데, 핸들이 없 네. 직진밖에 못하네, 직진밖에.
그 이후로는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드립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
‘왜 벌써 다이아지?’
이딴 마인드로게임을 하는데도 미친 듯한 피지컬과 귀신같은 킬각 캐치 능력으로게임을 이겨 나가고 있다는게 충격과 공포였다.
“그럼 이제……
“ 응?”
“같이 해보자.”
“…..응”
박유민은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잡았다.
‘3연패했는데 같이해서도 못 이기 면 난리가 날 거야.’
그날, 박유민은 오랜만에 전성기 시절의 감을 되찾았다.
* * *
“자리 한번 만들어볼게요.”
강은영의 말에 최연하가 눈을 동 그랗게 떴다.
“얼마 전까지는 안 된다더니?”
“이제 괜찮아졌어요. 오라비 일이
잘 풀린 것 같아요. 이제는 거의 정 상인으로 돌아왔거든요.”
“음……”
최연하가 볼을 긁었다.
“그런데 정말 강진호씨 성격이 그렇게 괴팍해? 기분이 나쁘다고 말도 못 붙일 정도면, 정말 성격이 나 쁜 거잖아.”
“성격이 나쁘다고 하기에는 좀 그 렇고……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나 고민하 던 강은영이 적절한 예시를 찾지 못 하고 말을 늘어놓았다.
“보통은 좀 무미건조할 정도로 변
화가 없는 사람인데,가끔 한번씩 이런 일이 생기면 좀 무서워져요. 몇 년에 한번씩 정도라고 해야 하 나? 그런데 저는가족이니까 아는 거고, 보통은 잘 몰라요.”
“그래?”
그럼 성격이 나쁜 것은 아닌 모양 이다.
하기야 저번 촬영 때도 성격이 나 쁜 사람이라면 버텨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인데도 불만 없이 촬영을 잘 마치지 않았던가.
“어쨌든 알겠어.”
“그런데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으실 거예요.”
“ 응?”
“안 할 테니까.”
최연하가 눈을가늘게 떴다.
예전이라면 오빠에게 푹 빠져 있는 동생이 괜히 심술을 부리는 것이 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강은영은 브라더 콤플렉스이기는 하지만, 제 오빠를 나름 냉정하고 정확하게 평가하는 사람이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최연하는 오기가 발동했다.
“사실 영화배우라는 건 사람들이
나름 선망하는 직업이잖아. 팬들에게 둘러싸여 사는 걸 원하는 사람도 많고.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기는 좀 그렇지만, 영화배우나 연예인처 럼 일하는 것에 비해서 큰돈을 버는 직업도 얼마 되지 않을걸?”
“그렇죠.”
“그리고 아무리 본인에게 무관심 하다고 해도 자기가 영화배우로도 먹힐 수 있는 마스크라는 건 본인도 잘 알고 있을텐데?”
“모를걸요?”
“이러지 말자, 우리.”
최연하가 피식 웃었다.
“남자 배우들이 자기가 잘생긴 줄 모르겠다고 하는게 진짜인 것 같 아? 그거 다 재수 없어 보이지 않 으려고 헛소리하는 거지. 걔들 집에가면 거울 앞에서 살아. 남자 배우 들 중에서 나보다 화장품을 몇 배는 더 쓰는 애들도 있어. 개인 화장품 냉장고도 하나씩 구비하고 말이야. 사람 눈이 다 똑같지, 지가 잘생긴 걸 왜 몰라?”
“진짜 모를 건데?”
‘사람은 다 그렇다’와 ‘강은영은 자신의 오빠에 대해서 잘 알고, 웬
만해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의 명제가 충돌하고 있었다.
“ 진짜?”
“정확히는 잘생긴 줄 모른다가 아니라, 그런데에 관심이 없는 거예 요. 선배님이 누군 줄도 모르던 사람이니까요. 사람의 겉모습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후천적 안면 인식 장애라고 해도 될 거예요.”
“와……
있구나, 진짜 그런 인간이.
최연하는 갈수록 강진호라는 사람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얼굴에가식을 단단하게 쌓아 올 려 살아가는 연예계에서 십 년을 구 른 그녀이기에 강진호라는 캐릭터가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으니까.
“연예계에 관심이 전혀 없어요. 저 아니었으면 얽히지도 않았을 거 예요.”
“그래도……
“일단 우리 오빠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팬? 그런게 있으면 귀찮아서 죽으 려고 할걸요? 카페에 자기 보러 사람들이 오는 것도 치를 떠는 양반인
데.”
“아……”
“그래서 전에는 카페 알바도 잘 안 나가려고 했는데, 저번에 알바 며칠 빠진 다음에는 사람이 확 줄어 서 요즘은 곧잘 나가는 모양이더라 구요. 화제성 빠지고 나니까 사람도 좀 줄었고.”
인간에게는 모두 주목받고 싶은 심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최연하의 입장에서는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마인드였다.
“배우가 되어보면 다르게 생각할 거야. 주목도는 그렇다 치고, 돈도
엄청 벌 테니까. 요즘 한류 스타 되면 벌이가 얼마나 큰 줄 몰라서 그 러는 거야. 강진호씨 마스크면 중 국이나 일본에서도 먹힐 거야. 아니, 오히려 그쪽에서 더 먹힐걸?”
“돈이요?”
강은영의 목소리에 살짝 비웃음이 어린 것을 놓치지 않은 최연하가 얼 굴을 굳혔다.
“선배님이 죽을 때까지 벌어도 지 금 우리 오빠 통장에 쌓여 있는 돈의 반도 못 벌걸요?”
최연하는 할 말을 잃었다.
강은영이 그녀의 벌이를 알고 하
는 말일까?
‘알고 하는 말이겠지.’
이 꼬마는 영악하니까. 이미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파악을 다 끝냈을 것이다.
“저도 사실 벌 만큼 번다고 생각 하는데, 오빠 입장에서는 그냥 푼돈 이에요.”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 겠다.”
톱급 아이돌이 벌어들이는 수익을 감안한다면, 그걸 푼돈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몇 되지 않을 것이다.
“더 문제는…… 우리 오빠는 돈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 응?”
“돈을 그만큼 쌓아놓고 있지만, 쓰는 건 담배 사는 거,가끔 피시방가는 거밖에 없어요. 밥도 집에서 먹고, 옷은 엄마가 사 줘야 입고!데이트를가는 거도 본 적이 없어요.”
“그거.. 백수 아냐?”
“반쯤은……
그런데 그건 돈 없는 백수의 생활 패턴인데?
혼란스러운 얼굴의 최연하를 보며
강은영이 피식 웃었다.
“아마도 선배님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타입일 거예요. 우리 오 빠 같은 타입이 흔한 건 아니니까. 무엇보다 연예계에 관심이 아예 없 다구요. 선배님이 누군지도 모르던 사람이에요.”
“뭐라고?”
“선배님이 누군지 몰랐다구요. 이 번에 촬영장에 와서 처음 안 거예요.”
최연하의 입이 서서히 벌어졌다. 멘탈에 타격을 받은 듯 그녀의 눈가
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어떻게 자신을 모른단 말인가.
지금이야 연기파로 돌아서기 위해 서 나름 작품을 신중히 고르고 있 고, 이미지 소비를 줄인다고 CF도 자제하고 있어서 노출이 적다고는 하지만, 3년 전만 해도 TV만 틀면 그녀가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여론 조사 여배우 선호도 1위를 3년 동안 놓치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말 그대로 국민 여배우나 다름없는 지위에 오른 그녀가 아닌가.
그런데 모른다고?
간첩인가?
“TV도 안 봐요.”
“아!”
“오라비한테 기억되려면 연예란이 아니라 시사란에 나오셔야 돼요.”
“……사양할게.”
“여하튼 말은 해보겠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말아주세요. 어차피 거 절당할 테니까요.”
최연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건 자존심 문제야.’
“이봐, 세아 씨.”
“ 네‘?”
“그러지 말고 오빠분한테 내가 한번 뵙고 싶다고 해주겠어?”
“귀찮아서 안 볼텐데요?”
“……말이라도 전해줘. 아니! 어 떻게든 한번만 자리 만들어줘 봐. 그럼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쉽지 않은 일인데……
강은영이 고민하는 얼굴을 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해 보면가능할 것 같네요.”
“고마워.”
“ 말로만요?”
“……응?”
강은영이 씨익 웃었다.
“이제 조건은 다 갖춰졌으니까 거 래해야죠.”
“거래?”
“네, 거래요. 제가 오빠를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드리면 선배 님은 제게 뭘 해주실 건데요?”
눈을 똑바로 뜨고 말하는 강은영을 보며 최연하는 어쩌면 특이한 캐 릭터를가진 것은 강진호뿐만이 아 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