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34)
마존현세강림기-234화(234/2125)
마존현세강림기 10권 (10화)
2장 한가하다 (5)
“시작이네.”
박유민은 깨끗하게 정돈된가게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게.”
강진호도 박유민의 옆에 서서 무 표정한 얼굴로가게를 바라보았다.
“……이 미친 짓이 진짜 여기까지
올 줄이야. 적당히 하는 척하다가 끝날 줄 알았는데.”
주영기는 감회가 새롭다기보다는 고생길이 열렸다는 얼굴이었다.
“여하튼 이리된 이상 잘해보자!”
“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박유민도 단호한 얼굴이 되었다.
“시작을 안 했다면 모를까, 일단 시작한 이상은 확실하게 해야 해!”
“그렇지.”
셋은 서로를 마주 보고 고개를 끄 덕이며가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세 남자의 등은 비장하기 짝이 없었
다.
그리고…….
“ 하아아아암.”
박유민이 밀대를 꽉 잡으며 하품을 했다.
“으음.”
입가를 훔친 박유민이 전면 유리를 한번 슬쩍 바라보더니, 다시 바 닥을 닦기 시작했다.
“ 뭐하냐?”
“청소.”
주영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무슨 청소를 하루 종일 하냐?
여덟 시간 동안 바닥만 닦았다! 손 님 다 미끄러뜨려서 보내 버리려고 그러는 거냐? 응?”
“……아니, 뭐, 할일이 없으니 까.”
“ 끄으으응.”
주영기가 금방이라도 연기가 뿜어 져 나올 것 같은 얼굴로 입구의 문을 바라보았다.
“제기랄, 저게 무슨 전설의 문도 아니고……
신화 속에 나오는 주문이 필요한 문이라든가, 아니면 저주를 받아 용 사가 아니면 열 수 없는 문도 아닐
진대, 이상하게도 저 문은 열리지 않았다.
좀 더 깔끔하게 말하자면, 손님이 없었다.
“……야, 그냥 나와.”
“음…..”
“손님도 없는데 주방에서 뭐하는 거냐? 그냥 나와서게임이나 해.”
“으음.”
강진호가 미묘한 얼굴로 주방에서 나와 주영기의 옆자리에 걸터앉았다.
“지금 몇 시냐?”
“열 시.”
“……청소하자.가게 문 닫아야 지.”
“청소는 하루 종일 했다니까.”
“크아아아아!”
마침내 참지 못한 주영기가 발악을 하고 말았다.
“왜 손님이 없냐고! 왜! 오늘 개 업했는데 손님이 하나도 없으면 어 쩌라는 말이냐!”
“오늘 오픈한 거니까 손님이 없는 거 아닐까?”
“넌 오픈 발이라는 말도 못 들어 봤냐?”
주영기의 반격에 박유민이 흠칫했
다.
“그, 그럼 원래는 오늘 손님이 제 일 많았어야 하는 거야‘?”
“오늘도 한 명이 안 왔는데, 이게 제일 많아야 하는 거면 어떻게 되는 거야‘?”
“넌 엄청 순진한 척 사람가슴에 비수를 꽂는 재주가 있어.”
“ 으응?”
“닥치라고!”
“ 넵.”
박유민이 찌그러지자 주영기가 머 리를 감쌌다.
“뭐가 문제지? 그래도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한번쯤은 들어와서 보 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새로 개 업하는 식당만 찾아다니는 사람도 있다던데, 그런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지?”
“너 예전에 부모님이 식당했다 며?”
“내 기억이 있을 때부터 식당을 하고 있었는데, 개업 때 어땠는지 내가 어떻게 아냐?”
“……그럼 답이 없는 거야?”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둘을 보 며 강진호가가볍게 웃었다.
“첫날이니 그럴 수 있지. 손님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하면 점차 늘 어날 거야.”
“으으음….
주영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설득력이 있지도 않고 근거도 없지만, 지금은 그리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았다.
“그래! 내일은 다를 거다! 오늘 다들 들어가서 깨끗하고 씻고 자라. 부정 탄다.”
“그래!”
셋은 그렇게 눈빛을 주고받으며가게를 정리했다.
다음 날.
“……오늘은 손님이 있을 거라 며?”
“아무리 생각해도 너는 천성이 좀 나쁜 것 같다, 유민아.”
“ 으응?”
주영기가 태연하게 사람가슴에 비수를 박아대는 박유민을 보며 이를 갈았다.
얼마나 손님이 없었으면가게는 개업 당시에 비해 열 배는 더 깨끗 해져 있는 느낌이었다. 할일이 없는 셋이 여기저기를 닦고 광내다 보
니 이제는 식당이 아니라 개장 직전의 모델하우스급으로 이곳저곳이 반 짝거렸다.
너무 깨끗해서 손님이 부담스러워 못 들어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내일은 오겠지?”
“아마도?”
강진호는 불안한 얼굴로 대화하는 둘을 보며 낮은 한숨을 쉬었다.
“……저주받았나?”
하루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틀은 좀 과하고, 삼 일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 에서 상권으로 치자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지역 대로변에 만들어놓은가게에 삼 일 동안 한 명의 손 님도 오지 않았다는 것은 그저 운이 없었다는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 이 아니었다.
“나가서 호객이라도 좀 해볼까?”
“니가 삐끼냐, 인마?”
“그래도 하는 일 없이 이렇게 앉 아만 있는 것도 문제잖아.”
“끄응……
주영기가 강진호를 보며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냐?”
“ 뭐가‘?”
“왜 손님이 안 온다고 생각하냐? 이쯤 되면 이건 그냥 우연의 영역을 넘은 것 같은데.”
“글쎄……
“너한테 물어본 내가 바보지.”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셋은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고개를 푹 숙였다.
“어서 오십시오!”
“어서 오세요!”
“ 어서……
하지만 들어온 이가 누군지를 확 인한 셋은 그대로 다시 자리에 앉으 며 짜증을 부렸다.
“에이, 난 손님인 줄 알았잖아.”
“나도 손님인 줄.”
“쯧.”
그저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을 뿐 인데 셋의 비난 어린 시선을 한 몸 에 받게 된 조규민이 억울하다는 얼 굴로 항변했다.
“아니, 제가 뭔 잘못이라도 했습니까?”
“아니요. 잘못 안 하셨어요.”
“네, 뭐.”
“쯧.”
‘이 어린놈의 시키들!’
조규민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 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런 치욕을 받게 되다니!
“손님은 좀 있습니까?”
“눈 없으세요?”
“없어요, 조 실장님.”
“쯧”
조규민은가게를 한번 둘러보고는 아무 말 없이 셋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 앉았다.
“얼마나 팔았습니까?”
“오, 이걸 제가 설명드려야 하는
거군요? 잘 들으십시오, 조 실장님. 저희가 이 구역에서 그 누구도 해내 지 못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어쩌 면 이 업적은 지금까지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지 몰라요.”
“설마?”
“흐하하하핫! 매줄 0원을 이어가 고 있습니다. 세 경기 연속 무실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
조규민이 아연한 얼굴로 물었다.
“진짜 손님이 하나도 없었습니까?”
“ 네.”
“ 네.”
“네.”
3연타로 떨어지는 대답에 조규민 이 머리를 감쌌다.
“아, 아니, 이건 아닌데……
강진호의 운영 능력을 보겠다고 시작한가게다. 그럼 적어도 어느 정도는 궤도에 오르거나 손님이 있 어야 뭔가를 평가해 볼게 아닌가.
‘시작하자마자 손님이 전혀 들지 않아서 망했다’를 보고서에 쓰면 황 정후 회장이 그를 잡아먹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왜 손님이 없지?”
“그러게요.”
셋, 아니, 넷은 고민을 하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이렇게까지 없으면 안 되는 건데……. 아무리 망하는 집이라도 초 반에는 손님이 좀 들기 마련인데, 왜 이리 손님이 없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그러게요.”
“이대로가면 돈을 까먹기만 할 겁니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것 같아 보이는데….”
“그러게요.”
“……‘그러게요’ 말고는 할 말이 없나요?”
“그러게요.”
조규민은 혼이 빠진 얼굴로 대답을 하는 셋을 보며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안 돼. 이 양반들……의욕을 완 전히 잃었어.’
이대로라면 뭔가를 해보기도 전에가게를 말아먹을 것이 분명했다.
안 그래도 인테리어도 다시 하고 이리저리 컨셉도 다시 짜면서 초기 투자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그걸 제대로 회수도 못한다면
역대급으로 망한 사업이 될 것이다.
“큰일이네, 진짜.”
조규민이 머리를 감싸 쥘 즈음에 짤랑, 소리가 들리며 다시 문이 열 렸다.
“어서 오십시오!”
“어서 오세요!”
“어서……
하지만 이번에도 문을 열고 들어 오는 이가 누구인지를 확인한 세 남 자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한숨을 쉬었다.
“야, 이 오라비들아! 사람이 들어 오는데 어디 얼굴에다 대고 한숨질
이야!”
“손님인 줄 알았잖아!”
“나도 손님인 줄.”
“집에가, 집에.”
강은영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뭐 이런 인간들이 다 있어!”
새로 개업한가게가 잘되고 있나 싶어서 바쁜 스케줄을 쪼개고 쪼개 서 방문한 건데, 이런 취급이라니!
그리고 강진호야 그렇다 치지만, 다른 둘은 저러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녀가 누구인가. 현재 여론조사
기관 여자가수 호감도 1위에 빛나는 강은영이다.
아무리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강은영을 보면 최소한의 호감이라도 보여야지. 이 건 무슨 일곱 살짜리 유치원 남자 놈들이 다섯 살짜리 친구 여동생 보 듯이 하니…….
‘소가 닭을 봐도 저렇게는 안 하 겠다.’
오라비 친구들에게 이성적인 뭔가를 바란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그래도 이런 꼴을 당하니은근히 부 아가 치밀어 오르는 강은영이었다.
“왜 손님이 없어!”
“손님이 없어서 손님이 없는 것인데, 왜 손님이 없냐고 하시면……
“어디서 대사질이야! 비싼 돈 들 여서 연가게인데, 손님이 없으면 대책을 세워야 할 것 아냐! 넷이 머 리를 맞대봐야지!”
순간, 주영기가 입을 쩌억 벌리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 응?”
“전교 꼴찌와 꼴찌 앞잡이와 그 앞잡이 셋이 모여서 공부한다고 성 적이 잘 나오겠냐?”
“……패망의 지름길 같은데?”
“내 생각에는 지금 상황이 딱 그 상황이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저 놈과 이놈과 내가 머리를 맞댄다고 뭐가 나올 것 같지가 않거든.”
강은영은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는 강진호, 박유민과 웃고 있는 주 영기를 보고 한숨을 푹 쉬었다.
주영기의 말은 그리 틀리지 않았다.
“조 실장님이 계시잖아요!”
“조 실장님?”
주영기가 낄낄대며 웃었다.
“저분이 학생이셨으면 강진호가
전교 꼴찌가 아닐텐데.”
“아니, 잠시만요. 저는 나름 장사를 잘하는 편이란 말입니다.”
“꼭 이렇게 근거 없는 확신을가 지고가게 열었다가 말아먹는 사람이 있지.”
강은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니까, 지금 제대로 말아먹고 있는 중이라 이거지?”
“음, 사회의 쓴맛을 제대로 보고 있는 중이랄까?”
“내 이럴 줄 알았지.”
강은영이 이를 뿌드득 갈았다.
“장사가 쉬워 보여? 여긴 전쟁터 라고! 다들 먹고살겠다고 죽어라고 경쟁하는데, 거기에 ‘가게만 대충 내놓으면 알아서 장사가 되겠지’ 하는 마인드로 뛰어드니 피 보는 거 아냐! 동네 치킨집 하나를 내도 입 지 조사하고 경쟁 상권 알아보고 다 각도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세상인데, 오빠들처럼 무대포로 뛰어드는 경우가 어딨어!”
“들으셨죠, 조 실장님?”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진 조규민이 고개를 푹 숙였다.
“차라리 이리된 이상 빠르게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법을……
“아니요!”
강은영이 단호하게 조규민의 말을 잘랐다.
“그럴 수는 없죠. 우리 오라비의 커리어에 실패라는 두 글자가 이런 일로 새겨지게 할 수는 없어요.”
“그럼?”
“어떻게든 성공시켜야지!”
강은영의 눈이 불타올랐다.
“역시 사회인!”
“따져 보면은영이가 우리 중에 제일 경제적인 인간 아니냐.”
강은영이 불꽃같은 눈으로 강진호를 보며 소리쳤다.
“준비해, 오라비! 반격의 시작이다.”
“……내가 뭘 해야 하는 거냐?” 강은영이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메이크업.”
“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