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35)
마존현세강림기-235화(235/2125)
마존현세강림기 10권 (11화)
3장 돈을벌다 (1)
“저게 뭐지?”
아침부터가게 문을 열기 위해 출 근한 이들이 길 한가운데 만들어지 고 있는 세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 렸다.
“오늘 무슨 행사 있대?”
“그런 말 못 들었는데? 버스킹하
는 건가?”
“저기, 새로 생긴 피자집 앞 아닌가?”
“그, 다 망해가는 피자집?”
“생긴 지 이틀인가밖에 안 됐는데 뭘 벌써 망해?”
“생긴 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벌 써 망하더라고. 역대급으로 망하던데?”
“그렇긴 하지.”
“여기에가게 열어서 저렇게까지 망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야.”
“주인이 돈이 많은 모양이던데? 오픈하고 나레이터도 안 부르고, 광
고지도 안 돌리도, 쿠폰도 안 뿌리 더라고. 요즘 세상에 저렇게 배짱 장사 하면 못 살아남지.”
“그런데…… 그래서 저게 뭐하는 거래?”
“……누굴 부른 거 아냐?”
사람들은의혹에 찬 눈으로 세트를 바라보았다.
일반적으로 생각하자면 새로 오픈 한가게에서 이벤트를 주최한다고 여기면 될 일이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무대의 규모가 너무 컸다. 저건 거의 지방 방송 세트장급이다.
“길 한가운데에 저런 거 만들어도
되는 건가?”
“상인 협회에 연락해봐. 저거, 무단 점거 아냐? 허가는 받고 저러는 건가?”
수군대는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 며 조규민은 빈틈없이 세트를 만들 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완벽하게 해야 해.’
세트가 어설프게 지어졌다가는 강은영이 그를 잡아먹으려 들지도 모 른다.
“이사님, 이쪽은 다 됐습니다.”
“아, 수고했어요. 다른 쪽도 부탁 드릴게요.”
제대로 된 무대가 필요하다는 강은영의 요청에 코드에서 사람을 불 렀다. 그러자 코드 쪽과 계약되어 있는 무대 설치 업자들이 흔쾌히 작 업을 맡아주었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깨지기는 했 지만.’
왜 방송이 돈 잡아먹는 괴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냥 공연 한번 하 고 말 세트 하나를 설치하는데 ‘헉!’ 소리 나는 돈이 깨졌다.
강진호는 그냥 바닥에 장판 깔고 하자고 강력하게 주장을 했지만, 그 랬다가는 격이 떨어져서 되레 이미
지에 타격을 받는다는 강은영의 말 에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투자 대비가치가 나와야 하는데……
무대가 방송용이나 행사용이 아니 라는 것을 알게 된 설치 팀에서가 격을 최대한 디스카운트해 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부담스러운 돈이 들 어간 것을 사실이었다.
이걸로 일거에 상황을 반전하지 못한다면, 적자만 누적될 것이다.
‘이게 뭐라고……
조규민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 었다.
그저 강진호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만든가게이건만, 신경을 많 이 쓰고 손을 많이 타다 보니 나름 오기가 생겼는지 마치 회사에서 큰 프로젝트라도 떨어진 것 같은 느낌 이 들었다.
반드시 성공시키고 말겠다는 생각 이 든달까?
‘강은영 씨가 엄청 세게 나왔나 보네.’
강은영은 지금 한창 바빴다.
드라마 촬영이 한창인데다 신곡 준비도 하고 있어서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지경일 것이다. 그런데도 굳
이 스케줄을 빼고 회사에 불을 뿜어 설치 팀을 지원하게 만들었다.
강은영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조규 민이 코드의 사외 이사라는 직책을가지고 있다 해도 설치 팀을 하루 만에 여기로 부르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다.
말이 사외 이사이지, 그냥 허울뿐 인 직책이니 말이다.
“다됐습니다.”
“오!”
조규민이 무대를 보며 고개를 끄 덕였다.
이 정도면 무대도 깔끔하게 잘 빠
졌다. 설치 팀의 수고가 절로 느껴 졌다.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아뇨. 어차피 돈 받고 하는 일인데요, 뭐. 언제 해체하실 건가요?”
“……물어보겠습니다.”
조규민이 몸을 돌려가게 안으로 향했다.
“은영 씨, 이거 언제 끝낼…… 문을 열고 들어가던 조규민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와, 진짜 제대로 하시려는 모양 이네.”
강은영이 활동하던 시절의의상까
지 모두 차려입고는 메이크업을 받 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불만 어린 시선의 강진호가 삐딱하게 서 있었다.
“치마가 너무 짧은 거 아냐?”
“조 실장님, 여기 오셔서 이 선비 님 좀 치워주세요. 조선 시대에서 오셨다는데, 청학동을 못 찾아서 여 기서 이러시고 있다네요.”
“……청학동은 이쪽입니다, 선비 님.”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물론가수로 활동하려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네 나
이가 있는데 그래도 그런 치마
“네네, 안타깝지만 저도 이제 성 인이구요. 학생 때 하시던 잔소리는 더 안 들을게요, 오라버니.”
“음……”
“됐고. 오빠, 메이크업 받으라니까?”
“나는 주방 보는 사람인데 메이크 업을 받으면 어떻게 하냐?”
“영기 오빠나 유민이 오빠더러 피 자 구우라고 하면 되잖아. 애초에 오빠는 서빙을 했어야지, 왜 오빠가 주방을 봐?”
“……내가 하고 싶어서.”
“진짜 장사 못한다. 이러고도 돈 벌기를 바랐으면도둑놈이지,도둑 놈!”
“으음…..”
이번만큼은 강진호도 딱히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볼을 긁 었다.
“여하튼 고지식하기는.”
강은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굳이 이런 번거로운 방법을 할 것도 없이 아직 잔존 세력이 남아 있는 강진호의 팬클럽에 개업을 했
다고 글만 하나 올려도 초반 장사는 문제가 없었을텐데…… 고지식한 건지, 멍청한 건지 그런 쪽으로는 생각도 하지 않는 그녀의 오라비였다.
“조금 있으면 내 팬클럽 사람들 올 거야. 이미 회장은 거의도착했 다고 하더라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
쿵!
강은영이 테이블을 내려쳤다.
“장사를 우습게 보지 마, 이 양반 아!”
“넵!”
강은영의 눈이 불타올랐다.
“다들 먹고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돈 좀 있다고 ‘적당히 하다 보면 잘되겠지’ 하는 것은 그 사람 들에 대한 모독이야. 뭐든 시작했으 면 끝을 봐야지. 최선을 다해서 노 력을 해보고, 그래도 안 됐을 때 할 수 있는 말이 ‘운이 없었다’야.”
“그래, 알겠다.”
강진호가 흐뭇해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일찍부터 사회생활을 해서 인지, 강은영의 프로의식은 감히 그가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
다.
“피자집을 하더라도 무조건 성공 해야 돼! 그게 오라비의 역할이야!”
“라져.”
메이크업을 끝낸 강은영이 자리에 서 일어났다.
“음향 팀, 준비 끝났어요?”
“지금 끝났답니다.”
“안무 팀은요?”
“안무 애들 대기 다 하고 있습니다.”
“멘트 칠 때 오디오 조절 잘해 달 라고 하세요.”
“예.”
강진호는 강은영이 지원 팀과 조 율하는 광경을 보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저 노래나 부르는 것인데 이리 많은 사람들이 저리 한 몸 같이 움 직여야 하는 것일 줄이야.
강은영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실감이 확 들었다.
“ 팬클럽은요?”
“앞쪽에 배치해 뒀습니다. 호응 잘 나올 겁니다.”
“ 휴우.”
강은영이 심호흡을 했다. 강진호
는 그녀의 다리가 미약하게 떨리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벌써데뷔한 지가 이 년이 넘었고, 그동안 수많은 무대를 소화한 강은영이다.
그런데도 이 작은 무대에서 떨림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얼굴은 당당하기 그지없었다. 속으로야 얼마나 떨고 있을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결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 프로구나.’
재미있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강은영이 커다란 무대에 서 노래를 하고 수도 없이 환호받는
모습을 여러 번 봤음에도 항상 아이 같기만 했는데, 이 작은 무대를 준 비하는 모습에서 이제는 훌쩍 커버 렸음을 느끼게 된다.
‘잔소리를 조금 줄여야겠어.’
이미 본인의 길에서 자신만의 영 역을 개척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제는 어린아이 대하듯 간섭하던 일을 조금은 줄여야겠다. 그게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라비!”
“응.”
“조금 지나면가게 안으로 사람들 이 미어터지게 들어올 거야. 확실하
게 해야 돼.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 알았다.”
강은영이 강진호를 보고 씨익 웃 으며 말했다.
“잘난 동생 덕을 보는 심정이 어 때?”
“잘 키운 여동생 하나, 열 누나 안 부럽다!”
“알았으니 나가봐.”
“오케이!”
강은영이 환하게 웃으면서가게 밖으로 나갔다. 강은영이 문을 열자
마자 문 쪽으로 카메라 플래시가 펑 펑 터져 나왔다.
그 광경이 마치 빛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다 컸네.”
강진호가 코를 쓱, 문질렀다.
항상 아이 같기만 하던 강은영이 었다.
이전 생의 강은영은가수가 되고 싶다는의지는 있었지만 결국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지 않았어도 결국에는가수로 성공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더 마음이가고 애
가 쓰였다. 혹시라도 삐끗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 강은영의 모습을 보 고 있으니, 그 모든 것이 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동생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가 없어도 스스로 빛날 만큼 말이다.
‘모두가 성장하네.’
강은영도, 박유민도, 그리고 주영 기도.
그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남다르게 빛나고 있었다. 제자리에 있는 것은 강진호뿐이
다. 생각해 보면 이 중에서 강진호 만이 이룬 것이 없다. 그저 이전 생 에 이루어놓은 것을 바탕으로 편히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뒤처지지 말아야지.’
거창한 일보다는 지금 당장 눈앞 에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부 터 시작하자.
강진호는 굳게 입술을 닫고는 주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무대 위로 올라선 강은영이 손을 흔들었다. 함성이 ‘와아!’ 하고 터져
나왔다. 강은영이 무대 주변을 꽉 채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는 돼야지.’
딱히 홍보가 필요 없는 세상이다.
팬클럽을 불러 앞쪽을 채운 뒤에 SNS를 통해 이쪽에 강세아가 출몰 한다는 정보만 살짝 띄워줘도 순식 간에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조금만 모이면 된다.
그러면 어차피 할 일 없이 길을 노닐던 사람들이 주변을 알아서 채 워주니까. 초반에 소수의 사람만 확 실하게 모아주면 인파는 알아서 불
어나는 것이다.
“저희 오라버니가 이번에 피자집을 열었거든요. 그런데 손님이 너 무〜! 너어〜무 없어요!”
왁자지껄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제가 출동했다, 이 말씀! 피자를 드시고 계산서를가져오시면 제가 오늘 같이 사진을 찍어드리고 있으니까, 많이 드시고 많이 와주세 요! 아셨죠?”
“네에!”
커다란 대답이 들려오자 강은영이 화사하게 웃었다.
“자, 그럼 일단 노래 한 곡 하고
시작할게요!”
뒤쪽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MR로 박자를 맞추던 강은영의 표 정이 살짝 굳었다.
이제 와서 근본적인의문이 생기 기 시작한 것이다.
무대를 준비하고 여러가지 스케 줄을 맞추느라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가장 중요한 요소!
‘그런데…… 오라비, 피자는 잘 만드나?’
화르르르르르륵!
화덕 안의 불꽃이 마치 주유소에
불이라도 난 듯이 거대하게 타올랐다. 특수 제작한 거대 화덕을 바라 보는 강진호의 눈은 비장하기 그지 없었다.
“지, 진호야, 주문 들어온다! 주문 이 엄청 들어와! 빈자리가 없어!”
박유민이 소란을 떨기 시작하자 강진호는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문서들을 확인했다.
“시작할까?”
강진호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이상하게도 신이 난다.
반죽을 잡은 강진호가 한 손을 움직여 허공으로 튕겨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