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38)
마존현세강림기-238화(238/2125)
마존현세강림기 10권 (14화)
3장 돈을 벌다 (4)
“오늘은 조금 한산하네.”
생각보다 강은영의 여파는 강렬했다.
다음 날부터 강은영이 나오지 않 았음에도 강세아의가족이 하는 피 자집이라 소문이 퍼졌는지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일도 하면 할수록 익숙해진다고, 나 중에는 홀에 풀로 차 있는 손님들을 무리 없이 응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가 지나자 몰 려들던 손님들이 조금씩 빠져 나가 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강은영과 관계없이 순수하게 피자를 먹으러 오는 손님 들만이 찾아오고 있는 느낌이었다.
“원래 이게 정상이지.”
주영기가 피식 웃었다.
“그래도 동생 하나 잘 둔 덕분에
가게가 어느 정도는 궤도에 올랐겠다.”
“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강은영이가지는 파급력 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과거 군 대에 있을 때도은영이가 오면 난리가 나기는 했지만, 그건 여자에 굶 주린 군인들이 몰려 있는 곳이기 때문에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강진호의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사회에서도 강은영의 힘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강진호가
군대에서 본 것이상으로 영향력이 있었다.
‘연예인이란게 내 생각보다 더 대단하구나.’
테이블을 채우던 손님들의 입에서 강은영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확실히 강은영의 덕을 보았다고 해야 한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아이고.”
강진호가 엄살을 부리는 주영기를 보며 피식 웃었다.
“야, 이제가게도 어느 정도 안정 됐으니까, 알바 쓰면서가자.”
“ 알바?”
“우리가 언제까지 여기 나와서 이 러고 있을 수는 없잖아. 계속할 매 장도 아니고 적당히 하다가 접을 건데, 우리도 우리 일 해야지.”
“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설사가게를 계속 유지하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박유민이나 주영기가 피자집 홀 서빙을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사람은 어떻게 뽑아야 하지?”
“……진호야.”
“음?”
“나는가끔 보면 네가 할 줄 아는게 뭐가 있는가 하는 생각에 빠진다.”
“어떻게 보면 못하는게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할 줄 아는게 없는 것 같고. 제발 하나만 하자 옆 에 있는 사람들 혼란스럽다.”
“미안하다.”
강진호가 뒷머리를 긁적이자 주영 기가 한숨을 쉬었다.
“공고야 내가 내면 되는 거니까, 일단 너는 면접 볼 생각이나 해라.”
“ 알았다.”
강진호가 막 고개를 끄덕일 때, 입구에서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어서 오세요.”
박유민이 부리나케 밖으로 뛰어나 갔다.
“조 실장님은 잘 안 보이시네.”
“요즘 바쁜 모양이시더라고.”
“그래? 그 양반이 바쁠 일이 뭐가 있지?”
순간, 강진호는 입을 다물었다. 그래도 조규민은 국내 굴지의 그 룹인 재경에서 비서실장을 맡고 있
는 어마어마한 사람이다. 강진호와 얽히면서 별거 아닌 일들이나 맡고 있어서 그렇지, 원래는 황정후 회장을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업무를 맡 아야 하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주영기의 눈에는 심심할 때 적당히 부려 먹을 수 있는 편한 형 정도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웅성웅성.
막 조규민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할 때, 매장 안쪽이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했다.
“응?”
주영기가 고개를 갸웃하며 자리에 서 일어났다.
“뭐지?”
박유민이 갔는데도 소란이 난다는 것은 무슨 일이 생겼다는 뜻이다. 주영기가가려져 있는 직원 대기실 에서 나와 홀로 향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야, 진호야! 손님 왔다. 나와 봐 라.”
“음?”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손님?
가게로 그를 찾아올 만한 손님이
누가 있단 말인가.
강진호는 앞치마를 벗어놓고는 홀 로 나갔다. 그러고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쓰고 말았다.
“오랜만이에요.”
창가 쪽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손을 크게 흔들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쾌활하게 손을 흔드는 여인을 멍 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여긴 왜 왔습니까?”
“내가 못 올데 왔어요?”
“바쁘신 분이.”
“오늘 촬영 없어요.”
어이없어 하는 강진호를 보며 최 연하가 빙그레 웃었다.
“피자집에 피자 먹으러 온게 잘 못된 거예요?”
“아뇨. 그런 건 아니죠.”
“돈 내고 먹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연예인 DC나 이런 거 벌로 안 좋아해서요.”
화사하게 웃는 최연하를 보며 강진호가 낮게 한숨을 쉬었다.
“제가 피자집 한다는 건 어디서 들으신 겁니까?”
“세아 씨가 말해주던데요?”
강은영에 대한 고마움이 미묘하게 희석되고 있었다.
“여기 피자 뭐가 맛있어요?”
“다 괜찮습니다.”
“그래도 추천 메뉴가 있을 거 아니에요.”
“다 괜찮습니다.”
“와, 진짜 딱딱하게 구신다. 그래도 이만한 미녀가 굳이 피자 팔아주 겠다고 얼마 없는 쉬는 날 여기까지 왔는데,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강진호가 쓴웃음을 지었다.
“목적 없이 와서 드시고가는 거 면 아무 말 안 합니다.”
“그럼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오늘은 정말 권유 안 할 테니까.”
“으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또 귀찮게 ‘배우를 하라, 마라’ 하지 않고 얌전히 피자만 먹고 간다면 굳이 쌀쌀맞게 대할 필요가 없기는 했다.
“골라보시죠.”
강진호가 메뉴판을 내밀자 최연하가 두말없이 메뉴판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태연하지 못한 이들도 있 었다.
“최연하 아냐?”
“맞는 거 같은데?”
“……에이, 최연하가 뭐 할 일 없 다고 여기 혼자 와서 피자를 먹겠 어?”
“보라니까. 진짜 최연하 맞잖아. 머리가 다른 사람들 반 만한데, 저게 일반인이가질 수 있는 머리가 아니잖아.”
“연예인은 뭔 이종족이냐?”
“최연하급이면 이종족 맞지.”
“그런데가게 주인이랑 최연하랑 아는 사이 같은데?”
“강세아 오빠니까 친분이 있을 수
도 있잖아.”
“가수하고 배우하고 뭐 그리 친할일이 있다고가족끼리도 아는 사이게.”
“이번에 강세아 최연하랑 같은 드 라마 찍는 거 몰라? 거기서 친해졌 올 수도 있지.”
“아, 그러네.”
“그런데 최연하가 혼자 여기 오는 건 좀 이상하지 않냐? 강세아랑 같 이 오는 거면 몰라도. 그게 아니면 강세아가 있을 때 오든가. 강세아도 없는데 아는 동생 오빠 하는가게에 혼자 와서 피자 먹는 건 솔직히 좀
이상한데?”
수군대는 목소리를 들으며 강진호는 관자놀이를가만히 눌렀다.
‘골치 아프네.’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둘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골탕 먹이러 온 겁니까?”
“솔직히 저도 지금 좀 당황하는 중이라고 하면 믿으시겠어요?”
“아뇨.”
“진짠데.”
최연하가 어색하게 머리를 쓸어 넘겼다.
“사실 이렇게 혼자서 움직여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잘 몰랐어요.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하죠?”
가만히 보면 이 여자도 대책이 별 로 없다.
“이, 일단 피자 주세요. 여기 기 본 피자로요.”
“네.”
“치즈 추가해 주시구요.”
“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메뉴판을가지고 주방으로 들어가자, 최연하가 백에서 손거울을 꺼내 얼굴을 다듬기 시작했다.
거울로 보이는 얼굴을 그녀가 보 아도 감탄이 날 만큼 아름다웠다. 그런데…….
‘저 사람은 진짜 뭐하는 사람이 지?’
평일부터 최연하가 이렇게 예쁘게 꾸미고 오면 적어도 뭔가 관심이 간 다는 티는 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게 사람 사는 예의지.
대놓고 ‘여긴 뭐하러 왔냐, 이 골 칫덩어리야’라는 눈으로 사람을 보니 기가 차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와, 내가 현실에서 드라마를 찍게 될 줄이야.”
공사 구분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이 최연하가 현실에서 ‘내게 이렇게 대한 남자는 네가 처음이야’를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정말 로.
“진부해.”
최연하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처음부터 배우를 시키겠다고 꼬시 려 든게 잘못이었다. 그게 아니라 면 인간과 인간으로 친해져서 자연 스레 기회를 노릴 수 있었을텐데, 지금 강진호의 뇌리에는 그녀가 아 마 다단계 판매상 정도로 보이는 것 같았다.
매우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그걸 인정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난 찰거머리라구요, 강진호씨.’ 허튼수작을 부릴 생각은 없다. 그 녀가 생각한 것은 지구전.
사람은 자주 보면 정이 들기 마련 이고, 정이 들면 발언력이 강해지는게 당연한 수순이다. 끊임없이 나타 나고, 끊임없이 대화해서 저 벽을 허물고 나면 강진호도 그녀의 말을 조금은 진지하게 들어줄 것이다.
“피자 나왔습니다.”
“헐? 벌써요?”
“예.”
“제가 올 줄 알고 미리 준비해 둔 것은 아니죠?”
강진호가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보 자 최연하가 어색하게 웃었다.
“농담인데, 좀 받아주면 안 돼 요?”
“원체 그런 쪽으로는 소질이 없어 서요.”
“에이.”
최연하가 혀를 찼다.
강진호는 최연하의 앞에 김이 모 락모락 피어오르는 피자를 내려놓았다.
‘맛있어 보이네?’
강세아가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고 자랑하더니,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그냥 비주얼만 봐도 맛있다는 느낌 이 팍팍 들었다. 사실 피자라는 음 식이 재료만 잘 쓰면 맛없기도 힘들 지 않은가.
커팅되어 있는 피자 한 조각을 입 에 머금은 최연하가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요리도 잘해요?”
“와, 진짜 어이없네.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맛있게 드시고가십시오.”
“자, 잠시만요. 저 혼자서 피자 먹고 있으라구요?”
“그럼요?”
“……주문도 안 들어왔잖아요. 저 여기서 흔자 먹으면 엄청 찐따스러 워 보인다구요. 먹을 동안 자리 좀 채워주세요.”
“제가요?”
“부탁 좀 할게요. 저 사실 지금 엄청 어색하거든요. 사람들이 다 쳐 다보잖아요.”
강진호가 주변을 슬쩍 둘러보고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하기야 젊은 여자가 다른 사람들 이 힐끔거리는 시선을 견디며 혼밥을 하는 것도 못할 짓이기는 했다.
시선이라도 없으면 해볼 만하겠지 만, 최연하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지 않는 것은 무리였다.
“배우 안 하고의미 있는 일 하신 다고 그렇게 절 걷어차시더니, 이게의미 있는 일이에요?”
“사정은 꽤 복잡합니다. 일일이 설명한 이유는 없을 것 같네요.”
“와…… 매정하다, 진짜.” 강진호가 단호히 말을 끊었다.
“그 이야기 계속할 거면 저는 그
만 일어나겠습니다.”
“아, 아니에요. 안 할게요.”
“네.”
최연하가 과격하게 피자를 씹었다.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네.’
이쪽에서 이만큼의 성의를 보이면 적어도 듣는 척은 해야 하는 것 아 닌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녀가 이렇게 일부러 시간을 빼가며 찾아 오는데 귀찮은 찰거머리 하나 붙었 다는 눈으로 사람을 보고 있으니 자 꾸 억울하고 화가 났다.
“가게 언제 쉬어요?”
“안 쉽니다.”
“비번이 있을 거 아니에요. 문 닫는 날이나.”
“그런 거 없습니다.”
“……철인이에요?”
“철인은 아닌데, 그런 거 없습니다.”
최연하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비번 한번 빼보세요.가게 문 하루 닫든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
“왜 없어요! 강진호씨는 괜찮을 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쉬어야 할
것 아니에요?”
“……굳이 저를 쉬게 만들려고 하는 이유가 뭡니까?”
턱!
최연하가 앙증맞은 주먹으로 테이 블을 살짝 내려치더니, 목소리를 높 였다.
“나랑데이트가요!”
타다다다다닥!
그녀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주 변 테이블에서 일제히 휴대폰을 격 렬히 때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