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41)
마존현세강림기-241화(241/2125)
마존현세강림기 10권 (17화)
3장 잡아채다 (2)
부우 우우우우우웅 !
12기통의 엔진이 미친 듯이 피스 톤질을 하고 있었다. 강진호는 엄청 난 속도로 자신의 차를 향해 다가오는 차들을 제치며 액셀을 밟고 또 밟았다.
생각 같아서는 경공을 전개해 속
초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힘을 뺄 수는 없었다.게다가 단거리라면 몰라도 장거리라면 차보다 빨리도착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우우우웅!
길을 막고 있는 앞차를 깔끔하게 피해내며 강진호의 차가 질주했다.
“으아! 저거 뭐냐, 진짜?”
자신의 옆으로 광속으로 치고 나가는 차를 보며 운전을 하던 이가 기겁을 하여 계기판을 바라보았다.
130km.
카메라가 없는 구간이기에 평소보
다 좀 더 밟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지나간 차는 마치 그의 차가 멈춰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대체 얼마를 밟는 거야, 저 미친 놈.”
스쳐 지나간 차체가 낮은 걸로 보 아 스포츠카 같은데, 아무리 스포츠 카라고 할지라도 이 밤에 저런 속도 로 달리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운전은 차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다. 돌발 상황이 생 겼을 때 컨트롤을 할 수 없다면, 그 순간 죽는다고 봐도 좋았다.
“저러다 뒈져 봐야 정신올 차리 지.”
강진호의 차를 목격한 사람들마다 다들 비슷한 감상을 늘어놓고 있지 만, 강진호는 그런 사실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지금 그의 머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강은영의 안위뿐이었다.
그때, 강진호의 전화가 울렸다.
“ 여보세요?”
액정을 확인도 하지 않고 전화를 받은 강진호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진호씨, 접니다.]“예.”
[은영 씨한테 사고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바로 전화드리는 겁니다.]“……예.”
조규민은 전화기 건너로 들려오는 강진호의 낮은 목소리를 들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건 대형 사고다!’
강진호와 함께해 온게 일이 년이 아니다. 그만한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그가 무엇을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지 파악 못할 조규민이 아니었다.
가족.
강진호는 세상을 여러가지 시선으로 바라보며 적응하려 애 쓰고 있는 중이지만, 그 중심에는가족이 있었다.
그 황정후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강진호가 아버지의 말이라면 껌 뻑 죽는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가족을 건드리는 이가 나타난 것이다.
일전에 강진호가 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하고 있는 상황을 위협했다는 것만으로도 무슨 짓을 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지금 강진호의 분노가 얼마나 클지는 충분히 미루어 짐작 할 수 있었다.
‘미친놈들.’
세상에는 건드려도 되는 것이 있 고,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강은영을 건드린 이들이 누군 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조규민은 자꾸 바짝바짝 말라가는 입술을 혀로 축이며 말을 이었다.
“저번 일을 겪고 나서 이런 일이 있을까 봐 차량에 GPS를 부착해 뒀 습니다. 그리고 통신사 쪽으로도 협
조를 구해둬서 강은영 씨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어디죠?]“위치는 말로 설명드리기가 힘듭니다. 제가 말로 한다고 해도 이해 하시기 힘들 거예요. 휴대폰으로 주 소와 지도를 전송하겠습니다.”
[부탁드릴게요.]담담하다.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강진호의 목소리는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차라리 화를 내며 분노하고 소리를 지른다면 이처럼 공포스럽게 느
껴지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화가 났을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데도 더없이 담담히 전화를 받는 강진호의 자세가 조규민을 떨게 만들었다.
‘쉽게는 안 끝나겠어.’
저 분노를 받아야 하는 이들이 일 순가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확인했습니다.]“예, 강진호씨. 혹시 변동이 있 으면 또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뚝
전화가 끊기자 조규민은 이마에 흐른 식은땀을 닦아내며 한숨을 내
쉬었다.
몸이 덜덜 떨려오는 느낌이다.
예전에도 강은영에 관련된 사건이 있었지만, 그때는 그들이 직접적으로 강은영을 노린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강은영에게 피해를 준 이 들은 지금까지도 재기를 하지 못하 고 철저하게 망가졌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때의 일처럼가벼운 사안이 아니었다.
‘진짜 이거,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조규민은 앞으로의 일을 예상할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대응 방식에 대 한 예측이가능하지만, 강진호는 아니었다. 그가 아는 강진호라는 사람은 상식과 비상식의 영역에 걸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필요하다 싶으면 세상을 규정하고 있는 법과 규범의 경계를 넘어서 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런 이가 진심으로 분노하면 무 슨 일이 벌어질까?
조규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여기까지는 그의 일이지만, 지금
부터는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비서실 밖으로 뛰쳐나간 조규민이 회장실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겁먹을 거 없어.”
그 목소리는 조금 이상했다.
어떻게 들으면 음산하게 들리지 만, 또 어떻게 들으면 치기 어린 어 린아이의 목소리 같기도 했다. 강은영은 이를 꽉 깨물고 그녀의 앞에
서 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보고 싶은 건 네가 아니 라 네 오빠니까.”
“아니, 나는 강세아도 보고 싶었는데. TV에서만 보던 애가 눈앞에 있으니까 기분이 희한하네.”
“나도 그렇긴 하네.”
검은 복면을 덮어쓴 사내들이 강은영을 보며 낄낄댔다. 강은영은 입 술을 꽉 깨물어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고는 입을 열었다.
“당신들, 미쳤어?”
“완전히 제정신이지.”
“사람을 이렇게 납치하고도 무사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할일이고.”
순간, 강은영은가슴이 싸하게 식 어가는 것을 느꼈다.
여유롭다.
사람을 납치해 온 이들이 마치 길가던 강아지를 주워 온 것처럼 너무도 태연하다. 그 말은 이 사람들이 이 일을 매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거나, 아니면 이런 경험이 꽤 많 다는 뜻이리라.
또 한가지 그녀의가슴을 싸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이 한 말이었다.
“우, 우리 오빠는 왜?”
이들이 그녀를 납치했다면 이해할 수 있다.
몸값을 요구할 수도 있고, 과한 스토커일 수도 있다. 그녀가 처한 상황이 절망적이기는 하지만, 상식 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일의 범주 안에 있으니까.
하지만 이들이 자신이 아니라 강진호를 노린다면 상황이 전혀 달라 진다.
그녀의 오빠를 왜 노린단 말인가.
강은영은 이미 피가 배어 나올 정도로 꽉 깨문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쫄지 마.’
잘가고 있는 차를 들이받아 세우 고, 길가에서 태연하게 사람을 납치 해 올 정도의 인간들이라면 정상적 인 사고방식으로 사는 놈들이 아니 라는 것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벌벌 떠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이미 이리 된 이상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저놈들을 더의기양양하게 만들 뿐 이니까.
‘이런 포지션 정말 싫다고.’
영화를 봐도 민폐 캐릭터만 보면 욕을 하고 짜증을 내는 강은영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녀가 그런 포지션에 서게 되다니.
함께 잡혀온 매니저가의식을 되 찾고 있었다.
“오빠, 괜찮아요?”
힘겹게 눈을 뜬 매니저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하니 입을 벌렸다.
복면을 쓴 사내들이 매니저를 보 고는 입을 열었다.
“저건 왜데리고 왔어?”
“놔두고 올 수는 없잖아.”
“그럼 묻어버리든가.”
“니가 묻든가, 새끼야. 귀찮아 죽 겠는데.”
“쯧.”
복면인들은 강은영과 매니저를 보 면서도 딱히 뭔가를 하려 들지 않았다. 그들의 임무는 그게 전부라는 듯 그저도망치지 못하게 감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 여긴 어디야?”
“폐공장 같아요.”
“폐공장?”
“네.”
매니저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왜, 우릴 왜 잡아온 거지?”
어두운 공장 안.
그들을 감시하는 여러 명의 복면 쓴 남자들.
그 두가지 사실만으로도 매니저는 지금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든지 몸을 떨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포 속에서 그가 처음 한 말은 강은영의 예상을 넘어서는 말이었다.
“세, 세아야, 괜찮아. 겁먹지 마. 일부러 잡아온 것을 보면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 거야.”
“……네.”
별것 아닌 말이지만,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진정 되는 것 같았다.
복면인들은 자기들끼리 왁자지껄 떠들어 대더니, 어디선가 걸려온 전 화를 받고 수군대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한 놈이 몸을 돌려 강은영을 향해 다가왔다.
“어이, 너.”
“네 오빠한테 전화해. 여기로 지 금 오라고.”
강은영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아무래도 목적이 그녀가 아니라 강진호라는 이들의 말은 사실인 모양이었다.
강은영이 이를 꽉 깨물고는 대답 했다.
“싫은데?”
“ 하?”
“내가 미쳤어? 너희가 하자는 대 로 해주게?”
복면인이 어이없다는 듯 강은영을 바라보았다.
“얘 성격 장난 아니네.”
“TV에서는 나름 청순해 보이더니, 어디서 껌 좀 씹은 모양이다.”
복면인이 강은영을 향해가만히 다가오더니, 그녀의 머리를 톡톡, 밀 었다.
“이봐요, 강세아 씨. 지금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되는 모양인데, 지 금 그쪽이 우리 말을 거역할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시나? 진짜 험한 꼴이 뭔지 보여줘?”
“니들 마음대로 해봐. 내가 오빠 부르나.”
“……이년이 진짜 미쳤나?”
복면인이 강은영의 얼굴을 그대로 후려쳤다.
짜악!
입술이 터져 나가며 피가 옆쪽으로 쫘악 튀었다. 생각지도 못한 충 격이지만, 강은영은 새파란 빛이도는 눈으로 자신을 때린 이를 노려볼 뿐, 조금도 겁을 먹은 모습을 보이 지 않았다.
“이거, 독하네.”
당황한 것은 강은영이 아니라 매니 저였다.
“우리 세아 씨 건드리지 마, 이 새끼들아!”
“……쇼를 한다, 미친것들.”
복면인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 었다.
“이 새끼들이 지금 무슨 드라마 찍는 줄 알아? 산 채로 껍질 벗겨 지고 싶어? 오냐, 어디 부르는지, 안 부르는지 한번 보자. 씨발.”
복면인이 흥분하기 시작하자 뒤쪽 에서 누군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시간 끌지 말고 휴대폰이나 뺐 어. 거기에 전화번호 있을 거 아냐.”
“아니, 하지만 이것들이……
“그러다가 시간 끌려서 일 엎어지 면 회장님이 널 독대하시겠다고 하 실걸?”
“으음…..”
“지금 현수 씨도 오고 있다는데, 괜히 일 키우지 마라.”
“……알았어.”
복면인이 강은영을 바라보고는 손을 내밀었다.
“휴대폰 내놔.”
“휴대폰?”
강은영이 휴대폰을 꺼내 복면인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그런 후.
퍽!
강은영이 휴대폰을 바닥에 내리꽂 아 버리더니, 하이힐로 휴대폰을 마
구 짓밟았다.
콰득! 콰득!
힐의 굽이 액정을 파고들며 휴대 폰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강은영이 절대 수리도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 휴대폰을 보며 빙긋 웃더니 입을 열었다.
“선물이야.”
복면인이 복면을 잡고는 서서히 위로 들어 올렸다. 복면 아래에서 일그러진 남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이 씨발 년이 보자 보자 하니까, 사람이 같잖아 보이나?”
강은영은 자신을 향해 쏘아지는
분노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도 결코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이런 새끼들한테 쫄면 오라비 얼 굴 보기 창피하지.’
여기서 무슨 꼴을 당하는 한이 있 어도 결코 강진호가 다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결심을 한 강은영이 이를 악무는 순간, 복면을 벗은 사내가 다시 한번 강은영의 뺨을 후려갈겼 다
짝!
“아아악!”
자신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 나온
다. 바닥에 쓰러진 강은영이 표독스 러운 눈으로 사내를 노려보는 순간.
“뭐, 뭐야?”
건물의 외벽 창문 밖으로 밝은 빛 이 뿜어져 들어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