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51)
마존현세강림기-251화(251/2125)
마존현세강림기 11권 (2화)
1장 돌려받다 (2)
“오라비이이이!”
강은영이 소파에서 튕기듯 일어나 강진호에게 달려갔다.
점프를 해 자신에게 안겨드는 강은영을 받아들고는 강진호가 인상을 썼다.
“평범하게 환영해 주면 안 되겠
니?”
“ 헤헤.”
강은영이 강진호의 등짝을 퉁퉁, 두드리더니 입을 열었다.
“데이트 잘하고 왔어?”
“어디까지 갔어? 뽀뽀?”
“ 맞는다?”
“에이, 아무것도 안 했구나.”
강은영이 실망한 얼굴로 몸을 돌 리고는 백현정에게 말했다.
“엄마, 엄마 아들은 답이 없는 것 같아.”
“네 답부터 찾아야지.”
“……난 글렀어, 엄마. 엄마랑 평 생 살래.”
“누가 살아준데?”
백현정의 싸늘한 대답에 강은영이 충격을 받을 얼굴로 소파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았다. 하지만 백현정은 신 경도 쓰지 않고 강진호를 보며 물었다.
“밥은 먹었니?”
“네.”
“그래. 얼른 씻고.”
“네.”
강진호가가볍게 샤워를 하고 거 실로 다시 나왔다.
“재밌었어?”
강은영이 눈에 불을 켠 채 달려들 었다.
“너 내가 어디 다녀왔는지는 아는 거니?”
“최연하 선배님이랑데이트하고 왔잖아. 아냐?”
강진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지?”
“어떻게 알긴. 당연히 알아야지.”
“너 최연하 씨하고 연락하니?”
“몰랐어? 우리 절친이야.”
“끙.”
강진호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
가 행동한 것 하나하나가 강은영의 귀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부 담이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최 연하?”
백현정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 배우 최연하 말하는 거니?”
“응, 엄마. 오늘 오빠가 최연하 씨랑데이트하고 왔어.”
“네가 어떻게 최연하를 만나? 최 연하는 연예인이잖아.”
강은영이 멍한 눈으로 백현정을 보며 말했다.
“엄마, 나도 연예인인데……
“너는 그냥 연예인이고, 최연하
씨는 잘나가는 연예인이잖아.”
“……엄마, 나도 잘나가.”
“됐고.”
백현정이 깔끔하게 말을 끊자 강은영이 멍한 얼굴로 강진호를 돌아 보았다.
“오라비, 동생이 이런 취급 받는데, 변호해 줄 생각 없어?”
“응?”
“……됐다.”
강은영이 무릎을 감쌌다.
‘우리 식구들은 TV도 안 보나.’
일전에 잘생긴 것으로 유명한 남 자 배우가 집에가면 돌쇠 취급을
받는다는 기사를 보고 낄낄댄 적이 있는데, 그녀가 딱 그 짝이었다.
어머니야 그렇다 치고, 저 인간은 일전에가게 앞에서 그 많은 인파를 모으는 것을 눈으로 직접 봤음에도 저 덤덤한 반응은 뭐란 말인가.
“그래서 네가 최연하 씨랑데이트를 하고 왔다고?”
“……데이트라기에는 좀 그렇구요.”
“ 뭐했는데?”
“밥 먹고, 차 마시고, 드라이브했 습니다.”
“데이트네.”
“데이트 맞구만.”
쌍타로 날아오는 공격에 강진호가 입을 꾹 다물었다. 여기서 어설프게 반격을 했다가는 더 얻어맞을게 빤 했다.
“세상에 최연하라니, 그 드라마에 나오는 최연하 말하는 거 맞지?”
“응, 엄마. 그 최연하 선배 맞아.”
“내 아들이 최연하랑데이트를 하 다니.”
어머니의 눈이 몽롱해졌다.
강진호는 그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불편함에 헛기침을 했다.
“아니지.”
하지만 어머니가 일순 현실로 돌 아왔다.
“내 아들이 최연하에 비해서 꿀릴게 뭐가 있어? 학력 좋지, 돈 많지, 얼굴 잘생겼지, 성격 좋지!”
“맞아, 엄마!”
“아들, 엄마는 연예인 며느리는 좀 별로구나. 기가 셀 거 같아.”
“맞아, 엄마!”
실시간으로 망상이 극에 달하는 모습을 보며 강진호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그럴 일 없어요.”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
백현정이 단호하게 말했다.
“처음부터 나는 이 사람이랑 살 거라 생각하고 만나는 사람이 세상 에 몇이나 되겠니? 만나다 보면 정 붙고, 그러다 보면 없던 마음도 생 기는게 사람이야.”
“……잘됐으면 하시는 것 같은데?”
“호호호호.”
백현정이 입을가리고 웃었다.
“좀 귀찮을 것 같기는 하지만, ‘내가 최연하 시어머니다’ 그러면 폼은 나잖니.”
“……아, 네.”
강진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니?”
“예.”
그 순간, 강은영이 손을 뻗어 강진호의 손을 꽉 움켜잡았다.
“오라비!”
“응?”
“난 아직 조카 볼 생각은 없어. 그건 조심해야 돼.”
“너 잠깐 나와라. 나 좀 보자.”
“싫은데.”
강은영이 낄낄 웃으며 백현정의 옆에 바짝 붙었다. 그러자 백현정도
근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건 계획적으로.”
“……들어갈게요.”
강진호가 십 년은 늙은 듯한 얼굴 로 방 안으로 들어가자 백현정과 강은영이 서로를 마주 보며 웃었다.
“잘될 것 같아? 어때?”
“가능성은 별로 없지, 뭐. 오라비가 언제는 여자한테 관심 있었나?”
“그럼 쟤는 관심도 없는데, 최연하가 만나자고 하는 거야?”
“그런 것 같아. 저번에는 관심 없 다고 펄펄 뛰더니, 사람은 알 수가 없다니까.”
백현정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최연하는 진호 뭘 보고 좋다고 하는 거야?”
“뭘 보긴.”
강은영이 씨익 웃었다.
“잘생겼잖아.‘
“……그렇기야 하지만.”
“나도 잘 모르겠어. 그쯤 되는 애 들은 남자 보는 눈도 좀 이상한 경 향이 있긴 한가 봐.”
“ 희한하네.”
백현정이 고개를 돌려 강진호가 들어간 방문을 바라보았다.
주영기는 한산한 홀을 보며 치를 떨고 있었다.
“파리도 적당히 날려야 개구리라도 투입을 해보지. 이 정도면 파리 떼가 쓸고 간 거나 마찬가진데. 개 구리가 파리 떼에 맞아 죽겠다.”
박유민도 텅 빈 홀을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초반에는 장사가 나름 잘됐던 것 같은데.”
“오픈발을 못 받았다고 생각했는
데, 실은 오픈발이 있었구나.”
“그러게 말이다.”
주영기가 몸을 돌려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사장.”
“음…..”
“대책이 필요하다. 이대로는 답이 없어.”
“으음……”
강진호가 머리를 긁었다.
그나마 강진호의 피자가 선방하여 손님이 완전히 끊기지는 않고 있지 만, 번화가 한가운데서 단골들로만 장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 시식이라도 할까?”
“시식?”
박유민의의견에 주영기가 관심을 보였다.
“그래도 먹어본 사람들은 진호가 구운 피자가 다 맛있다고 하잖아.”
“그렇기야 하지.”
“그럼 시식회라도 하면 좀 낫지 않을까? 먹어본 사람들이 다시 올 수도 있잖아.”
“사장, 어떻게 생각해?”
강진호가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내 생각에는 뭔가 좀 더 근본적 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근본적인 문제?”
“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그만큼 사람이 몰렸는데 다시 찾는 사람이 이리 없다는 건 뭔가 문 제가 있다는 뜻이지.”
“그것도 그러네. 그래서 문제가 뭐야?”
“몰라.”
“…….”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뭐가 문젠지를 모르겠어. 이제 찾아봐야지.”
주영기가 흐뭇하게 웃었다.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쓸모가
없을까, 이 기특한 새끼들.”
반박할 수 없는 정론이었다.
‘그런데 오늘부터 손님이 터질 거 라는 건 대체 무슨 소리지?’
최연하가 워낙에의미심장하게 말을 하다 보니 절로 그 생각이 떠올 랐다. 최연하의 말을 다 믿는 것은 아니지만, 강진호가 봐온 최연하라는 여자가 실없는 소리를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사장.”
“……그냥 이름 부르면 안 되겠 냐?”
“위계가 없어서 손님이 안 오는 건가 싶어서.”
“제발 진정 좀 해.”
고개를 저은 강진호가 시계를 바라보았다.
‘9시 반인가?’
한 시간쯤 있으면 매장 문을 닫아야 한다. 오늘 매출을 떠올려 본 강진호가 낮게 한숨을 쉬었다.
‘남의 돈 받는 일이 쉬울 리가 없 지.’
누구나 장사를 시작할 무렵에는
내 장사만은 잘 될 거라는 꿈에 부 풀기 마련이다. 나름의 전략과 차별 화를 이루고, 최악이 되더라도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강진호는 어설프게 뛰어든 사업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자영업 비율이 극도로 높은 나라다.
서로가 먹고살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에 제대로 된 비 전도 없이 뛰어들었으니, 어쩌면 시 작부터 예견된 결과였을 수도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좀 더 계획성 있게 살아야겠어.’
생각을 해보면 과거 마교에 있을 때부터 어떠한 일을 침착하게 따져 본 적이 많이 없는 것 같았다.
보통은 물 흐르듯 아무것에도 신 경을 쓰지 않고 살다가 일이 닥치면 충동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강진호의 삶이었다. 그가 마교 교주로서 마교를 말아먹지 않은 것은 그의 압도적 인 무력과 청마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는게 새삼 실감이 났다.
‘저숭이라는 곳이 있어 다시 만나
게 된다면, 청마에게 미안하다고 해야겠군.’
그를 배신해 제 손으로 죽인 청마 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면 갈수록 과 거의 청마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현대의 강진호에게는 동등한 자리에서 그를 바로잡아 줄 친구가 있지만, 과거의 적천마존에게는 그런 존재가 없었다.
차마 말리지도 못하고 직언을 해도 관심조차 두지 않는 강진호가 청 마에게는 얼마나 스트레스였을까.
‘나름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
따져 보면 무능하고 고집 센 상사의 전형이다.
전쟁터였으면 프레깅을 당해도 할 말 없을 인간이었다는 것을 새삼 실 감한 강진호가 깊이 한숨을 쉬었다. 그 시대에는 다 그랬다는 변명은 통 하지 않는다. 그는 현대인으로서 과 거로 간 것이니까.
“한산하네?”
강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때마침 입구에서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주영기가 부리나케 메뉴판을 들고
달려갔다.
“영업시간 언제까지예요?”
“손님이 계시면 아침까지도 합니다.”
규정된 영업시간을 깔끔하게 날려 버리는 주영기였다.
주영기가 주문을 받는 동안 강진호는 모자를 챙겨 쓰고 준비를 했다. 이제 주문이 들어오면 피자를 끝내주게 만들어야 한다.
“……어?”
하지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메 뉴판을 들여다보던 여자가 문득 고 개를 들더니, 강진호에게 시선을 고
정한 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손님?”
“저기……
여자가 손을 들어 강진호를가리 키자,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던 일행도 고개를 돌려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왜?”
“그, 그 사람 아냐?”
“그 사람?”
“응, 그 사람! 오늘 거기 나왔던 그 사람!”
“어?”
이어 두 사람이 다 넋 놓고 강진
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뭐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를 못한 강진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맞는 거 같은데?”
“물어봐! 물어봐!”
목소리를가다듬은 여자가 조심스 레 강진호에게 물었다.
“저기, 혹시 드라마 나오신 분 아니에요?”
“ 드라마요?”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하자 손님들의 얼굴에 실망이 떠올랐다.
“아닌가 봐.”
“……그냥 닮은 사람인가? 아닌데, 너무 똑같이 생겼는데……
상황을 파악한 주영기가 슬그머니 말을 흘렸다.
“야, 너…… 그, 최연하 씨랑 찍 었다는 그 드라마 말하는 거 아냐?”
“벌써 방영이었나?”
순간, 손님들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강진호에게 슬그머니 다가와 말했다.
“저기, 사진 한 방만 찍어주시면 안 돼요?”
“사진요?”
“피자 비싼 거 시킬게요. 아뇨, 두 판 시킬게요! 하나는 싸가면 돼요.”
“아니, 저는……
사진은 안 찍는다고 말하려 했지 만, 그에 앞서 누군가가 그의 입을 틀어막고는 나직하게 말했다.
“물론 찍어드려야죠. 어떻게 찍으 면 되나요?”
박유민, 너마저…….
강진호가 배신감에 치를 떠는 와 중에 주영기가 좋다고 휴대폰을 받 아들고는 강진호의 양쪽에 매달린 여자들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못살겠네, 진짜.’
사진을 찍은 강진호가 고개를 절 레절레 저으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뭔 소린가 했더니……
오늘부터 손님이 넘친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안 타갑게도 오늘 찾아와 그를 알아본 손님은 저 두 사람이 다였다.
흥행이라는 것은 배우도, 감독도 예측할 수 없다더니, 생각보다 드라 마가 잘 안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강진호는 몰랐다.
그가 방금 전에 찍은 한 장의 사 진이 어떤 태풍이 되어 돌아올지 말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