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53)
마존현세강림기-253화(253/2125)
마존현세강림기 11권 (4화)
1장 돌려받다 (4)
“ 드라마요?”
민소영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네. 뜰…… 거 같나요?”
“아, 네, 음……
민소영의 표정을 본 정석수는 더 더욱의문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민소영의 얼굴에 떠올라 있는 표 정은 곤혹이라기보다는 당혹에가까 웠다. 망할 드라마에 자기 배우를 출현시킨 매니저를 위로해야 한다는 생각에 곤혹스러워하는 것이 아니 라, 그저 정석수의 질문에 당황해하 고 있는 것이다.
‘왜 당황하지?’
여기서 당황이라는 감정이 끼어들 곳이 있나?
정석수는의문이 들었지만, 일단은가만히 민소영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 저…… 그게요……
민소영이 고개를 돌려 다른 홍보 팀 직원들에게 물었다.
“드라마 어땠어? 뜰 거 같아?”
다들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망했네.’
아무리 봐도 이건 망한 반응이었다. 평소와는 반응이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어진 민소영의 말은 정 석수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이런 말 하기는 좀 죄송한데
“ 네?”
“드라마 내용이 잘 생각이 안 나요.”
“ 네?”
정석수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민소 영을 바라보았다.
방금 시사회를 하는 분위기로 드 라마를 각 잡고 본 사람들이 누군데, 드라마 내용이 생각이 안 난다는 말인가.
그가 없는 사이에 채널 돌리고 다른 거라도 보지 않은 이상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아니, 그게……
민소영이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 세아 씨 오빠분이……
“……강진호씨요?”
“아, 그분 이름이 강진호씨구나. 여하튼 그분이 너무 강렬해서……
정석수가 ‘이 여자가 맛이 갔나?’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자 민소영이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돌려 물었다.
“안 그랬어?”
“맞아요.”
“와, 나는 신 스틸러라는 말을 듣 기만 들었지 무슨 말인지도무지 이
해를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니까요. 최연하가 뭐했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민소영이 항변하는 얼굴로 정석수를 돌아보았다.
“거 봐요.”
“이게 뭔 일이래요?”
정석수가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았다.
피디와 최연하가 난리를 쳐서 강진호를 끌어들일 때는 뭔가 있을 거 라고 생각하기는 했는데, 그게 이렇게까지?
“그보다…… 정석수 씨는 대체 뭐
한 거예요?”
“ 네?”
“그만한 배우감이 바로 옆에 있었는데, 지금까지 왜 계약을 안 했어 요? 이제 난리 날텐데, 안 놓칠 자 신 있죠?”
“배우감이요?”
그 발연기의 화신이?
한 신을 찍는데 하루를 날려 먹 어서 드라마 스케줄을 폭파시킨 장 본인이 배우감이라고?
촬영장에 있던 사람들이 들었으면 배를 잡고 웃었을 말을 태연하게 내 뱉는 민소영이었다.
“그렇게 잘 나왔어요?”
“……하긴 이런 일이 있기는 하더 라구요.”
동네에서 그냥 좀 생겼다 싶은 애가 갑자기 배우가 되더니, 카메라 샤워를 받고 나서 넘사벽으로 잘생 겨지는 경우.
‘그놈이 그렇게 될 줄 몰랐다’라는 말은 이 업계에서는 꽤나 흔한 말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그걸 알아보고 픽업을 하는게 정석수 씨가 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아뇨, 아뇨.”
정석수가 손을 내저었다.
“저건 세아 때문에 특별히 출현한 거지, 강진호씨가 배우를 하려는 건 아니에요.”
“네? 배우를 안 해요? 저 얼굴 로? 그럼 모델?”
“아니, 연예계에 아예 관심이 없 다구요.”
민소영은 이건 뭔 개소리냐는 표 정을 숨기지 못했다. 민소영의 표정 에서 언어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낀 정석수는 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여튼 그래서 드라마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잘된 거예요, 아니면 망 한 거예요?”
“잠시만요.”
민소영이 정석수를 두고 몸을 돌 리더니 물었다.
“실시간 검색어는 어떻게 됐어? 시청률은?”
“평균 시청률은 4.8%구요. 순간 시청률이….
“ 얼만데?”
“8.2% 나왔는데요?”
“헐.”
민소영이 입을 쩍 벌리자 정석수
가 다급하게 물었다.
“잘 나온 거죠?”
“평균 시청률이야 좀 잘 나온 것 같아요. 그게 뭐라고 해야 할까, 엄 청 대박까지는 아닌데…… 아니, 대 박은 대박인 것 같기도 하고……
“케이블 드라마인데 첫 방에 5% 육박하면 선전한 거 아닙니까?”
“최연하가 나왔잖아요. 케이블에 서 이만한 배우를 쓰는 경우는 또 어디 있어요. 그럼 5%는 당연히 넘 어야죠. 넘길 걸 못 넘겼으니 좀 껄 끄러운 상황이긴 한데, 그렇다고 망 한 건 아니고……
정석수는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잘됐다, 망했다, 보통이다.
깔끔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뭐가 이리 질질 끌린다는 말인가.
“순간 시청률이 엄청 높네요. 무 슨 장면인지는 짐작이가지만……
“ 네?”
“어, 그러니까……
민소영도 혼란스러운지 횡설수설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평범해요! 첫 방 자체는 평범하다구요. 망하지는 않았지
만, 그렇게 뜨지도 못했어요. 다만, 순간 시청률이 높고, 그 순간 시청 률이 화제 몰이를 하기 시작하 면……
말을 하다 말고 민소영이 고개를 돌려 소리쳤다.
“실시간 검색어 어떻게 됐냐고!”
“실장님.”
“빨리 좀 말해봐.”
“드라마 제목이 실시간 2위인데요.”
민소영이 주먹을 꽉 쥐었다.
새로 시작한 드라마라면 당연히 실시간 검색어 정도는 떠줘야 하지
만, 저 정도 시청률을 받고 시작한 드라마가 실시간 2위에 떠 있다는 것은 시청률에 비해서 화제성이 높 다는 뜻이었다.
‘이거, 될 것도 같은데?’
“그리고 ‘최연하 남친 역 배우’가 실시간 검색어 1윈인데요?”
정석수는 그 말을 듣고 헛웃음을 홀렸다.
“하, 그 양반…… 짧은 사이에 실 시간 검색 1위를 두 번이나 하네. 아주 올해의 인물이야, 올해의 인 물.”
정석수의 허탈한 웃음이 그들의 심정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어때?”
“전화 마비래요! 문의가 폭발했답니다.”
“그렇지?”
장학선 피디는 싱글벙글 웃으며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반응 터지네. 그렇지. 이래야지!”
1화 시청률이 예상치보다 조금 떨어지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이건 필연적인 결과였다. 1화의 초점을 강진호에게 맞추다 보니 홍보할 거
리가 부족했던 것이다.
게다가 미리 그 장면을 노출해 놓는 것보다는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 이 직접 보고 입소문을 퍼뜨려 주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그 배우가 어디 소속이냐는데 요?”
“소속 없다 그래.”
“그렇게 대답했는데, 소속 없는 배우가 어딨냡니다.”
“여기 있다고 하면 되지.”
대답을 하는 장학선 피디의 입에 서 함박웃음이 멈추지를 않고 있었다.
“진짜 대박 날까요?”
“반응 보고도 몰라서 그래? 솔직 히 내가 찍기는 했지만 나도 어이없 었는데, 보는 사람들이야 오죽할까. 이건 드라마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장면이야.”
장학선이 낄낄대며 웃었다.
“강세아 씨 오빠라는 거 말해줘야 합니까?”
“말해줘도 좋지만, 눈썰미 있는 기자들은 벌써 눈치채지 않았을까? 기사화되기 전에 친한 기자 있으면 떡밥 좀 뿌려주든가. 대신 잘 포장 해서 써달라 그래.”
“예! 알겠습니다.”
조연출이 편집실 밖으로 나가자 장학선은 흐뭇한 얼굴로 휴대폰을 들어 SNS로 들어갔다.
= ‘그래도 사랑은 온다’ 1화 본 소감. 드라마 내용이고 뭐고, 아무것도 기억 안 나고, 최연하 남친으로 나온 남자 얼굴만 계속 생각남. 이 거, 다시보기 언제 뜸?
= 이 정도로 역대급이면 기사도 엄청 떠야 하는데, 이거 왜 기사도 안 뜨냐? 내가 본게 뭔지 다시 좀 봐야겠는데……. 일해라, 기자들아.
= 방송국에서 보도자료 안 푼 거 아냐?
= 오늘 새벽 1시에 재방한답니다. 재방 닥사수.
= 그렇게 재밌었어요?
= 재밌는지는 모르겠고……. 아, 여하튼 이건 꼭 봐야 됨. 보세요. 그냥 보시면 알아요. 나는 그 예전 영화에서 디카프리오 등장하는 신 보는 줄.
= 오버도 정도껏 해야지. 누굴가 져다 붙이나.
= ㅇ ㅇ . 보고 오셈. 보고 말하셈.
“아직. 아직 안 되지.”
장학선 피디는 당장에라도 보도자 료를 풀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꾹꾹 억눌렀다. 최상의 한 컷은 이미 선 별을 해두었지만, 이런 사진은 밥이 다 익고 뜸이 들 때 풀어야 제맛이 었다. 그냥 무작정 푼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아이고, 우리 강진호씨는 드라 마 잘 보셨으려나?”
그 성격에 드라마를 챙겨 볼 것 같지는 않지만, 이제는 볼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아마 주변 등쌀에 난리가 날 테니까.
“진짜 아쉽단 말이야.”
기쁨이 큰 만큼 속이 상했다. 그 역대급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조각상을 한번밖에 쓸 수 없 다니.
강진호가 연기가 조금만 된다면 어떻게든 주역으로 내세운 드라마를 제작해 보겠지만, 한 장면을 찍는데도 수도 없는 노력이 드는 강진호 라는 인간을 주연으로 드라마를 만 든다면 한 편을 찍는데 3년도 부 족할 것이다.
이번에야 워낙 정적인 장면이라서
후시 녹음으로 처리할 수 있었지만, 그것도 컷이 짧으니가능했던 일이다. 드라마 촬영 시간도 빡빡한데 따로 더빙까지 해야 한다는 건 한국 드라마 제작 여건상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영화라면 모를까.
‘무성 영화 한 편 찍어봐?’
장학선이 킬킬대며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일이 잘 풀리다 보니 별생각이 다 든다. 지금은 일단 그런 생각보다는 지금 찍고 있는 드라 마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순간 시청률이 8%를 넘겼다
라……
일반적으로 순간 시청률이 8%를 넘기려면 평균 시청률이 6%정도는 나와줘야 한다. 한데 5%도 넘기지 못한 상황에서 무려 8%라는 순간 시청률이 나왔다는 것은 그 장면이 그만큼이나 파급력이 컸다는 뜻이다.
아마 이제 입에서 입으로, 그리고 SNS로 1회 차에 대한 소감이 전파 될 것이고, 궁금증에 빠진 사람들은 본방을 찾아보게 될 것이다.
2회부터는 본격적인 스토리 라인 이 시작되니, 유입된 시청자들을 놓
치지만 않으면 드라마의 성공은 보 장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니, 그걸로는 부족하지.”
장학선이 주먹을 꽉 쥐고는 편집 실 문을 열었다.
“인혁아! 인혁아!”
“예! 감독님!”
“그, 코드에 연락 좀 해봐.”
“ 코드요?”
“그래. 강세아씨 매니저한테 연락 해서 강진호씨하고 할 말이 있다 고, 연결 좀 해달라고 그래.”
“무슨 용무라고 할까요?”
장학선이 씨익 웃었다.
“반응 터진 김에 후반에 출현 한번 더 할 생각 없냐고. 내가 최선을 다해서 밀어준다고 해.”
“알겠습니다.”
머릿속으로 강진호를 어떻게 꼬드 길까 생각하는 와중에 장학선이 테 이블에 놓고 나온 휴대폰 화면 위로 새로운 트윗이 업데이트되었다.
= 나 ‘그래도 사랑은 온다’ 남자 배우 봄! 피자집에서 일하고 있더 라. 처음에는 아닌가 싶었는데, 맞더 라고! 같이 사진도 찍음.
새로 뜬 트윗에는 모자이크로가 려진 두 명의 여성이 강진호의 양팔을 잡고 찍은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휴대폰이 버벅일 정도로 RT와 댓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 거기 어디임?
= 주소 공유 좀! 지금 당장!
= 사진도 찍어주네. 저 얼굴 맞는 것 같아.
= 화면으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까 몸도 장난 아닌 것 같다. 핏 봐.
= 난 살다 살다 요리사 복장이
멋있어 보인 건 처음이야.
강진호를 당황시킬 폭풍이 지금 넷상에서 그 모습을 천천히 드러내 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