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54)
마존현세강림기-254화(254/2125)
마존현세강림기 11권 (5화)
1장 돌려받다 (5)
“하아아아암.”
박유민은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켰다.
청소는 깔끔하게 끝냈다. 강진호가 워낙에 깔끔한 걸 중요시하는 인간이라 청소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새것처럼 빛나는가
게 안을 보면 뿌듯함이 절로 몰려왔다.
주방에서는 강진호와 주영기가 밑 준비에 한창이었다.
“오늘은 손님이 좀 있어야 하는데……
가게 앞마당이라도 좀 쓸어야겠다는 기분이 든다.
마당 앞이 깨끗하다고 손님이 더 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빗자루를 들고가게 밖으로 나갔다.
“한산하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아직 거리 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오늘은 장사가 좀 되어야 할텐데……
장사가 계속 이러면 주영기와 박 유민의 인건비가 문제가 아니었다. 월세 내기도 빠듯해진다. 물론 강진호는 돈이 많으니 그 정도야 자체 해결이가능하겠지만, 돈 벌겠다고 시작한가게에 돈을가져다 바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깨끗하게 쓸어야지.”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으니 청결 에라도 신경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빗자루질을 시작했다.
“저기요.”
“ 네?”
“이 근처에 피자가게가 있다고 하던데, 어디인지 아세요?”
박유민이 기묘한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여자 셋으로 이루어진 일행 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여긴데요.”
박유민이가게를가리키자 일행들 이 일제히 눈을 찌푸렸다.
“뭐야, 여기야?”
“지도로는 여기가 맞다고 했잖 아!”
“이게 무슨 피자가게야. 나는 술 집인 줄 알았는데. 누가 봐도 호프 집 인테리언데.”
박유민은 그 대화에서 그동안 장 사가 안 되던 이유 중 하나를 알 것 같았다.
본토식 인테리어는 얼어 죽을.
미국 한번가본 적 없는 주영기가 미국 본토식 인테리어와 간판이 라고 주장하며 설칠 때부터 이런 참 사를 예측했어야 한다.
애초에 피자가게를 하면서 본토가 이탈리아가 아니라 미국이라 주 장하는 것부터가 잘못되었지만.
“ 열었나?”
“네, 열었어요.”
자기들끼리 나누는 혼잣말에 재빠 르게 대답을 한 박유민이 빗자루를 들고가게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아, 점원이시구나.”
하지만 일행은 바로가게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조금 머뭇하더니 박 유민에게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 혹시…… 그분이 하는가게 맞나요?”
“그분요? 누구 말씀하시는 건
지
“그 드라마 나오신 분 있잖아요.”
“아, 그 이야기이시구나. 진호 이야기 하시는 거면 맞아요.”
박유민이 확인을 해주자 일행은 자기들끼리 ‘어떡해! 어떡해!’를 외 치며 폴짝폴짝 뛰더니, 상기된 얼굴 로가게를 바라보았다.
“저, 피자 시키면 사진 찍어준다는 말은 진짠가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박유민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일행을 보며 흐 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손님이 오면 좋은 거지.
이 기회로 손님이 좀 많이 들면 좋을텐데.”
그리고 채 두 시간이 지나기도 전 에 박유민은 자신이 한 말을 후회하게 된다.
“……이게 뭔 일이여?”
홀에 손님이가득 차다 못해서 길가로 줄이 길게 늘어서고 있었다. 사람들이 워낙 줄을 서다 보니 길을가로막은 탓에 항의가 들어오자 박 유민이 밖으로 뛰쳐나가 팔자에도 없는 교통정리를 하는 중이었다.
“도깨비한테 홀린 것도 아니
고……
어제 이맘때에 홀이 한산하다 못 해서 파리가 날리던 것을 떠올려 본 다면 갑자기 왜 이렇게 사람이 들어 차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유야 이미 나와 있지만.
“사진 한번만 찍어주시면 안 돼 요?”
“사장님은 언제 나와요?”
주영기는 물밀 듯이 쏟아지는 질 문에 뒤로 주춤 물러났다.
“하, 한번에 하나씩 질문해 주세요.”
“사진 찍어주시나요?”
주영기는 직감했다.
지금 이 그가 어떻게 대답하느냐 에 따라서 이가게의 훙망성쇠가 달 라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저희가게에 모토는 하나입니다. 손님이 원하시면 짜장면도 판다!”
주영기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소리를 쳤다.
“사진을 원하면 찍어드려야죠! 단, 피자 대자 이상만가능합니다! 라지 피자를 시키시면 주방장이 직 접 테이블로 피자를가져다 드리고 사진을 찍어드립니다.”
“머, 멈춰!”
주방 안에서 밖의 상황을 멀거니 보고 있던 강진호가 손을 뻗었지만, 손으로는 말을 잡을 수 없었다.
“여기 라지 한 판요!”
“여긴 두 판요!”
“일인당 하나씩 주세요!”
물밀 듯 밀려 들어오는 주문에 주 영기가 눈물을 삼켰다.
‘이제 시작이구나!’
뭐가 대체 어찌 돌아가는지는 모 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손님들이 들 이닥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강은영이 공연을 한 것도 아닌데 이만큼 사람이 왔다는 사실에가게가 이제
잘 풀릴 징조 같아 기분이 찢어졌다.
“큭큭큭큭. 부탁한다, 진호야.”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보는 주영기를 보며 강진호는 자신도 모 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치즈.”
“……치즈.”
강진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좌우에 서서 포즈를 취한 여자들과 강진호를 앵글에 넣고 사 진을 찍은 주영기가 빙긋 미소를 지 으며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음, 나 너무 이상하게 나온 것 같은데?”
“아냐. 사진이 이상한게 아니라 옆에 오징어 제조기가 있어서 그런 거야.”
“아……”
“얼굴은 모자이크 하면 돼.”
“응.”
강진호는 사진을 품평하는 이들을 보며 슬며시 발을 뺐다.
어서, 어서 주방으로 돌아가야 한다.
“잠시만요, 사장님!”
“ 네?”
“드라마 정말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어 쨌든 그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이고, 손님이기도 하지 않은가. 그런 이들 에게는 당연히 공손해야 하는 법이다.
“모자 한번만 벗어주시면 안 돼 요‘?”
강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주방에 들어가는 사람이라 모자는 벗을 수가 없습니다.”
“에이, 그럼 두건이라도 하시지. 빵모자 쓰니까 외모가 안 살아나는 것 같아요. 뭐, 그래도 잘생겼지만요.”
“모자는……
“내일부터는 두건으로 바꾸겠습니다.”
강진호의의견은 없는 것이나 마 찬가지였다. 주영기에 즉각적인 대 답에 꺅꺅대던 손님들이 박수를 쳤다.
“그리고 사인 한 장만 해주시면 안 돼요?”
“사인이요?”
강진호가 어색하게 웃었다.
“죄송합니다만, 제가 사인 같은 건 해본 적이 없어서요.”
“아……”
그 순간, 주영기가 강진호의 뒷목을 움켜잡고는 뒤로 잡아당겼다. 그 러고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말했다.
“사인은 만들면 그만이죠. 피자 라지 사이즈 포장해가시는 분들에게는 사장님의 친필 사인을 드립니다.”
“그, 그만둬!”
“포장해 주세요!”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을 보며 주영기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여자 셋이 온 테이블에 서 피자 세 판이 나갔다. 이건 어떤 프랜차이즈에서도 올릴 수 없는 매 상이었다.
“후후후후, 우린 부자가 될 거야.” 강진호는 너무 좋아 입이 귀까지 올라간 주영기를 보며 한숨을 내쉬 었다.
‘장사가 잘되는 건 좋은데……
이러다가 말라 죽겠다.
갑자기 몰려든 손님들은 피자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로지 강진호에게 만 관심이 넘쳤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서가면 드 라마가 어쩌니 다음에는 언제 나오니 하며 난리를 치다가, 드라마에서 했던 대사 한번만 해주면 안 되겠 냐고 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그거 더빙이에요.’
강진호도 최소한의 눈치라는게 있는 사람이다. 괜히 여기서 입을 열었다가는 좋은 환상이 다 깨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대사를 해달라는 말은 정중하게 거절할 수밖에 없 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저녁 시간이 지나도록 손님은 끊이지 않았다. 얼 마나 손님이 몰려드는지 강진호가 미친 듯이 피자를 구워내고 있음에도 주영기와 박유민이 테이블을 세 팅하고 치우는 속도가 딸려서 테이 블을 제대로 회전시키지 못할 정도 였다.
그나마 강진호가 어마어마한 속도 로 피자를 구워내지 못했다면 손님의 반도 처리하지 못했을 것이다.
“크흐흐, 이대로 자정까지만 장사를 하면 오늘 하루만 해서 얼마를 버는 거야?”
행복한 상상에 빠진 주영기이지 만,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 영기야.”
“응?”
“도우가 없다.”
“……이게 뭔 개소리야?”
손님이 저만큼이나 줄을 서고 기 다리고 있는데 팔 피자가 없다니!
“새로 하면 안 돼?”
“반죽이 숙성되어야 해서 시간이 안 맞아.”
“그거 꼭 숙성시켜야 하는 거냐?”
“숙성 안 하면 못 쓴다.”
“끄으응.”
주영기가 울상을 짓더니, 이내 뭔가 결심한 표정으로 박유민을 바라 보았다.
“별수 없다. 유민아, 최후의 수단을 쓰자.”
“응? 최후의 수단?”
“……피자집에 전화해서 피자 배 달 좀 시켜라.”
“그만해, 이 미친놈아!”
주영기가 피눈물을 흘렸지만, 없는 피자를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에게 오늘은 재료가 없어서 더 이상은 피자를 만
들 수 없다는 말을 하자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짜증을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일일이 달랠 수가 없어서 기다리 던 사람들과 단체 샷 한 방을 찍어 주고 나서야 겨우 기다리던 이들을 돌려보낼 수 있었다.
끼이익.
문을 열고가게 안으로 들어온 강진호가가장 앞에 있는의자에 주 저앉았다.
“불태웠어, 새하얗게.”
강진호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차라리 수련을 하는게 낫지.’
육체를 쓰는 수련은 몸을 힘들게 하지만, 이건 사람을 정신적으로 피 곤하게 만들었다. 오늘 사진만 한 백오십 장은 찍은 느낌이다.
“내일은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반죽! 반죽을 준비해라! 토핑 재료도!”
주영기는 피자를 더 팔 수 없었 다는 것에 아직도 분노하고 있었다.
저런의지로 공부를 했으면 명문 대를 갔을텐데.
“진짜 힘들었어, 진호야. 우리끼리는 더 안 될 것 같은데?”
“손님이 언제 확 빠질지 모르는
데, 그렇다고 알바를 쓸 수도 없잖 아.”
“음, 어떻게 하지?”
박유민이 심각하게 고민하자 주영 기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별걱정을 다한다. 이제 애들 방 학 아냐?”
“어. 얼마 전에 했지.”
“방학한 애들 여기 와서 알바하라 그래. 일당 챙겨 준다고. 그럼 지들 끼리 맞춰서 스케줄 없는 애들만 와 서 일하면 되잖아.”
“아……”
박유민이 멍하니 바라보자 주영기
가 되물었다.
“왜‘?”
“넌 보면 한번씩 엄청 똑똑한 것 같아.”
“한번씩?”
주영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 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을 거 둬서 보살펴 줬더니, 한번씩이라니? 너희는 내가 아니면 어디가서 사람 구실도 못했어!”
“네이, 네이.”
“여하튼 내일부터는 정말 제대로 팔아봐야 돼. 드라마인지 뭔지 모르
겠지만, 물이 들어왔으면 노를 저어야지!”
주먹을 불끈 쥔 주영기가 이글이 글 불타고 있을 때, 강진호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강진호씨, 오늘 저녁에 시간 있 으십니까?]조규민이었다.
“원래는 없었는데, 지금 생긴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시죠?”
[잠시 만나 봬야 할 것 같아요. 물건이 왔거든요.]“물건이요?”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웬 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