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255)
마존현세강림기-255화(255/2125)
마존현세강림기 11권 (6화)
2장 시작하다 (1)
“……장난 아니네, 진짜.”
코드 홍보팀 부장 민소영은 실시 간 검색어를도배한 강진호와 드라 마 제목을 보며 입을 벌렸다.
‘역대급이네, 역대급.’
드라마게시판은 어떤 상태인가 들어가 보려 했지만, 홈페이지가 아
까부터 마비되어게시판 상태를 확 인할 수 없었다.
‘이런 건 거의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단 한 신으로 이만한 파급력을 낳은 적이 있었던가.
지금은 연기파 배우로 이미지 변 신을 시도하고 있는 하이틴 스타가 비 내리는 거리에서 우산을 들어 올리며 웃는 장면으로 단박에 톱스타 까지 뛰어오른 이후로 이런 일은 처 음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는 지금처럼 SNS나 시청자 피드백이 활발하지 않던 시
대다 보니 이만한 파급력은 없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당시에 SNS가 있었다면 지금보다 더했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1화 만에 반응이 제대로 터졌다. 입소문이 얼마나 났는지, 본 방보다 새벽에 한 재방 시청률이 더 높게 나올 정도였다.
“문의 폭주하는데요.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끄응……”
하지만 민소영은 이게 꼭 좋은 상황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드라마의 화제성이 높아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화제성을 강진호가 모조리 다가져가고 있었다. 강진호의 상대역을 맡은 그 최연하마 저 묻힐 정도이니, 강은영이 묻히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침착한 마음으로 드라마를 다시 보자 강은영의 연기는 매우 안정적 이었다. ‘이 정도면 됐다’ 수준이 아니라 워낙 연기가 자연스러워서 튀 질 않는게 걱정일 수준이니, 연기 력 논란을 일어날 일이 없을 것이다.
‘연기를 개처럼 했어도 논란은 안 일어났겠지.’
지금 사람들은 드라마가 재미있는 지, 연기자들이 연기를 잘하고 있는 지 따위에는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 큼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은 ‘강진호가 누구냐’ 하는 것과 ‘강진호가 언제 다시 등 장하느냐’였다.
“정석수 씨는 뭐한데?”
“네? 그걸 왜 저한테 물으십니까?”
“전화해봐. 지금 같은 기회에 저 사람 제대로 못 잡아서 다른 기획사 에 빼앗기기라도 하면, 나나 그 사람이나 모가지 날아가는 거야. 대표
님이 얼마나 길길이 날뛸지 상상이가?”
“……또 유리창 갈아야겠네요.”
민소영이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 었다.
‘그 성격에 절대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이상한 것은 그 개차반이라고 해도 좋을 대표가 지금 조용하다는 점 이었다.
단순히 성격이 더러운 것뿐이라면 결코 코드 같은 대형 기획사의 대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 이상으로 트렌드에 민감하고 여론에 민
감한 사람이 대표였다. 그런 사람이 이번 일을 모를 리가 없는데, 전혀 재촉이 오고 있지 않다.
‘감 떨어지셨나?’
“실장님.”
“응?”
“대표님 호출입니다. 석수 씨랑 같이 대표실로 들어오시랍니다.”
‘그럼 그렇지.’
그 개코가 냄새를 못 맡았을 리가 없다. 보나마나 대표실로 들어가자 마자 사표 내기 싫으면 강진호한테도장 받아 오라는 잔소리를 늘어놓 겠지.
“못해 먹겠네, 진짜.”
끙, 신음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민소영이 터덜터덜 걸어 대 표실로 올라갔다.
“ 네?”
민소영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녀의 옆에 앉은 정석수도 이상 하다는 얼굴로 대표를 바라보고 있 었다.
코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이진 군이 담배를 뻑뻑 피우며 말했다.
“못 들었어? 어설프게 강진호 건 드리지 말라고 했잖아. 이게 어려
워?”
“아뇨, 아뇨. 대표님, 무슨 말씀 하시는 건지는 확실하게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건지가 이해가 안가서요. 지금 강진호 씨 때문에 온라인이고 오프라 인이고 난리가 난 거 모르십니까?”
“알지. 내가 그거 모르면 이 일 접어야지. 그만큼 난리가 났는데 모 르면 안 되는 거 아냐?”
“네. 그런데……
‘잡아오라’도 아니고, 건드리지 말 라니.
자동차 파는 사람더러 차를 팔지
말라고 해도 이처럼 황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대체 왜?”
이진군이 신경질적으로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껐다.
“살다 보면 건드릴 사람이 있고,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이 있는 거야. 잘못 건드렸다가 탈 날 사람을 어설프게 욕심내다가는 회사가 날아 간다. 여하튼 그렇게만 알고 있어.”
“……예.”
민소영이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
지만, 대표가 그러자는데 거기에 딴 지를 걸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혹시 강진호씨가 다른 기획사와 계약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럴 일 없어.”
“대표님, 이 바닥은 무슨 일이 일 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잖습니 까.”
“그래,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 하지 않지.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내일 브레드 피트가 우리랑 계약하 겠냐?”
“……그럴 일이야 없죠.”
이진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 거야. 그 양반이 뭐가 아쉬워서 우리랑 계약해서 CF 찍고, 영화 찍고 하겠어. 그런 걸 할 필요가 없는 양반인데. 여하튼 그렇게 알고 나가봐.”
“예, 대표님.”
민소영이 얼떨떨한 얼굴로 자리에 서 일어났다.
“아, 그리고 정석수.”
“예.”
“세아 관리 잘해. 이럴 때일수록니가 배우 관리를 잘해야 하는거야. 연기 잘하더만, 이걸로 화제는 못
끌어모아도 관계자들 평가를 좋게 만들라는 말이야. 세아가 연기도 잘 하고 현장에서도 적극적이더라 하는 입소문이 날 수 있도록 말이야. 무 슨 소린지 알아?”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이진군이 머뭇머뭇하다가 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말했다.
“현장에은근히 소문 퍼뜨려. 강진호가 그 드라마에 출현한 이유가 세아 때문이라고, 세아 쓰면 강진호가 출현해 줄지도 모른다고 말이야. 이럴 때 후광 좀 받아야지.”
“예, 알겠습니다.”
“그래. 나가봐.”
대표실 밖으로 나온 민소영은도 무지 알 수가 없다는 얼굴로 대표실을 자꾸 돌아보았다.
‘왜 저러지, 진짜?’
대놓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한번 물었다 하면 놓지 않는다고 해서도 베르만이라고까지 불리는 사람이다. 그게 긍정적인의미로 쓰인 일은 잘 없지만, 이 험난한 연예계에서 성공 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 독기는 당연 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민소영이었다.
그런데 그도베르만이 물었다 놓은 것도 아니고, 물기도 전에 꼬리를 내리다니……. 이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르겠어.’
강은영이 재경의 후원을 받는다는 것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공 공연한 비밀이었다. 코드에서도 공 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뜬금없이 재경의 비서실장이 사외 이사라는 이름으로 직책을 맡기도 하지 않았는가. 그 비서실장이라는 사람이 강은영 하나만 챙기는 것을
보고도의심하지 않는다면, 장님 소 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강은영은 친한 매니저들에게도 그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재경과 관련이 있는 건 자기가 아니라는 말을 대놓고 해 댔다.
처음에는 그저 빼는 거라고 생각 했는데, 상황이 이쯤 되자 그게 그 저 빼는 말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경의 후원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재경과 관 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말을 그대로 해석하면 자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재경과 관련이 있다는 뜻이 아닌가.
강진호가 재경에 영향력이 있고, 재경은 강진호의 얼굴을 보아서 강은영을 후원해 주는 거라면 아귀가 딱 맞아떨어진다.
만약 강진호가 재경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거물이라면, 조금 전 이진군의 반응 역시 이해할 수 있었다.
한가지의문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럼 강진호와 재경은 대체 무슨 관계지?’
민소영이 낮게 한숨을 쉬었다. 이
런 생각은 지금 아무런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강진호 덕에 드라 마가 역대급으로 관심을 받고 있고, 홍보팀으로 온갖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데뷔 안 할 거라고 하면 아 무도 안 믿어주겠지?”
그렇게 이곳에도 강진호의 피해자가 한 명 추가되고 있었다.
차 문을 열고 보조석에 오르는 강진호를 본 조규민이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크으, 우주 대스타 오셨습니까?”
“내릴까요?”
“에이, 내리시면 안 되죠.”
조규민의 얼굴에 떠오른 웃음기를 본 강진호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실시간 검색어부터 완전 난리가 났던데요.”
“……별일이네요.”
“완전 잘생겼다고 난리가 났더군 요. 크으, 나는 매번 같이 다니는데도 강진호씨가 그렇게까지 잘생겼 다고 생각을 안 했는데, 메이크업하 고 화면에 나오는 걸 보니가슴이
두근두근한게……
“……내릴게요.”
“농담입니다.”
조규민이 낄낄 웃으면서 차를 몰 았다.
“그래도 재미있지 않으십니까? 사람이 살면서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그리 흔히 오는게 아닙니다. 지금 대한 민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정치인들 이나, 혹은 정말 톱 중에 톱을 찍은 연예인쯤은 되어야 받을 수 있는 관 심이거든요.”
“사양하고 싶습니다.”
“가게로도 손님이 많이 찾아오죠?”
“……어떻게 아셨어요?”
“빤하죠. SNS 보니까가게 주소 공유되고 있던데, 꼭 강진호씨의 팬이 아니더라도 그런 식으로 사람 들의 입에 회자되면 한번은가고 싶어지는게 사람의 심리거든요.”
강진호는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요즘은 음식을 눈으로 보고 판단하는 시대니까. 유명해서 유명한 집들이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세상인데, 오죽하겠나 싶었다.
“그래서 지금 어디로가는 겁니
까?”
“재경 본사요.”
“ 왜요?”
“물건이 왔다고 말씀드리지 않았 습니까. 그리고 다른 것도 상의해야 하구요. 일단가보시면 압니다.”
“음…..”
강진호는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물건이라니…
재경에도착한 강진호는 조규민과 함께 최상층으로 이어진 회장전용 엘리베이터를 탔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전용 엘리베이 터를 기다리는 강진호의 얼굴을 힐 끔힐끔 바라보았다.
‘저 사람들도 드라마를 봤나?’
문득 대체 어떤 화면이 나왔기에 사람들이 저리 난리인지 확인이라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하세요. 저 사람들은 회장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고 있는 겁니다. 저도 혼자서는 못 타거든요.”
“..일반 엘리베이터 타면 안 되
는 겁니까?”
“진작 말씀하시지그러셨어요. 엘
리베이터 왔네요.”
강진호는 한숨을 쉬며 엘리베이터 에 올랐다. 요즘 조규민은 강진호를 골리는데 재미를 붙인 것 같았다.
최상층에도착하여 비서실로 들어 간 강진호는 조금 기다리라는 조규 민의 말에 소파에 앉았다. 말 그대 로 조금 시간이 흐르자 조규민이 커 다란 상자 하나를 낑낑대며 강진호 에게 내밀었다.
“여기 있습니다.‘
강진호는 두말 없이가만히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 뭐가 들었는지는 물을
필요가 없었다. 조금 전부터 상자 안에서 응응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으니까.
끼이이익.
나무 상자가 비틀리는 소리와 함 께 상자를 덮은 뚜껑이 열렸다. 강진호는 지푸라기로 촘촘히 채워진 상자의가운데에 놓여 있는 두 자루의 검을 집어 들었다.
청루와 적루.
그와 운명을 함께한 두 자루의 검 이 서해를 넘어 마침내 그의 손으로 돌아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