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08)
마존현세강림기-309화(308/2125)
마존현세강림기 13권 (10화)
2장 조언하다 (5)
차를 타고 주차장을 빠져나오자 방진훈이 힘차게 액셀을 밟기 시작 했다.
“무슨 일이시죠?”
딱히 약속을 잡은 것은 아니다. 그저 조규민과 식사를 하고 있는 와 중에 연락이 왔기에 이곳에 있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러자 다짜고짜 방 진훈이 쳐들어왔다.
“이제 슬슬 안면을 좀 터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아서요.”
“이 밤에요?”
“원래 무인이라는 놈들은 좀 백수 같거든요.”
“예?”
방진훈이 씨익 웃고는 말했다.
“말이 무인이지…… 할 것 없고, 지켜야 할 시간 없고, 제 시간 필요 한 인간들이죠. 낮보다 밤이 편한 사람들이기도 하구요. 낮밤을 거꾸 로 돌리시면 생활 리듬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해를 봐야 잠이 오는 인간들이라서요.”
생각해 보니 마교도 그랬던 것 같은데…….
예전 중원에서도 비슷한 말을 여 러 번 들은 것 같다. 그러니 나라에 서 한량 놈들이라고 싫어했지.
“그래도 너무 늦은 것 같은데?”
“강진호씨가 하루쯤 안 주무신다 고 이상이 생길 분은 아니시니까요.”
“음…..”
그 말도 맞다.
“사실은 상황이 조금 급박한 듯해 서 빠르게 진행하는게 낫다고 생각 했습니다.”
“급박?”
“영남회 쪽에서 급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산스럽다고 하 더군요.”
영남회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강진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 영남회라……
따져 보면 그가 총회를 접수하고 이쪽 세계에 뛰어든 이유는 오직 하 나였다. 영남회를가만두지 않기 위 해서다.
예전 같았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짜고짜 그 혼자 영남회에 뛰어 들어 그가 죽든지, 아니면 영남회가 몰살하든지 둘 중 하나의 결과를 냈을 강진호이지만, 지금의 강진호는 뒤를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아무리 그라고 한들 그 많은 수와 싸우는 것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에게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게 된다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것은 그의가족들이다.
영남회의 스타일을 감안했을 때,
그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그들은 당 연하다는 듯이 그의가족들을 노릴 것이다. 총회는 그가 영남회의 마수 에 대항해 그의가족들 앞에 쌓아놓은 방파제 같은 개념이었다.
‘너무 끌었지.’
강진호가 자신에게 이를 드러낸 이들을 이만큼이나 오래 방치한 것은 삶을 통틀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제는 그들에게 죄의 대가를 받아낼 시간이 왔다.
“움직임이라면?”
“정확하게는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영남회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서로에게 스파이를 넣어 두고 있습니다.”
“ 이쪽에도요?”
“당연히 있겠죠. 있을 수밖에 없 습니다. 다 잡아낼 수가 없는 거지 요. 그러니 정말 핵심적이라 소수만 공유하는 정보를 제외하고는 서로 빤히 보고 있는 거죠.”
“음.”
뭐라고 해야 할까?
서로 맵 핵을 켜고 하는게임 같 다고 해야 하나?
상대가 움직이는 것을 서로 보고 대응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상부가 부산스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래쪽으로는 따로 전파되는 말이 없다고 하는군요. 그 로 말미암아 짐작해 보면 소수로 뭔가를 노리고 있는 둣싶습니다.”
강진호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래서 일단은 제가 허락을 받지 않고 먼저 움직였습니다. 강진호씨의가족들 주변으로 경호 인원을 배 치했습니다. 그분들은 본인들이 경 호받고 있다는 사실도 모를 겁니다. 제멋대로 움직인 부분에 대해서 용 서를.”
“사생활 쪽에 문제가 없도록 해주
세요.”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밀착 경호가 아니니까요. 사 실 우리는 서로를 알아볼 수밖에 없 잖습니까. 근처에 무인이 접근한다 싶으면 바로 대응하는 수준이 될 겁니다.”
“ 예.”
강진호가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뭐라고 해야 할까…… 만족 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조규민은 그의 일상을 매우 풍요 롭게 만들어주고는 있지만, 이런 부
분은 조규민에게서 바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의미에서 방진훈은 지 금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실하게 어 필하고 있었다.
전화 한 통 해서 보고를 하고 인 력을 배치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텐데도 먼저 사람들을 움직이고 강진호에게 보고하는 것도 자신이 이만큼이나 빠르고 확실하게 움직이 고 있다는 어필이었다.
그리고 강진호는 그런 자율적인 움직임을 존중했다.
“소수를 움직인다면…… 목표는?”
“그게 조금 아리송합니다.”
방진훈이 헛기침을 하고 말을 이 었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저쪽에서 노 려야 할 것은 제가 될 겁니다. 하지 만 그들이 강진호씨의 존재에 대해 어느만큼 알고 있느냐에 따라 타깃 이 달라지겠죠.”
“제가 목표일 수도 있다는 겁니까‘?”
“예. 매우 높은 확률로 그럴 겁니다.”
강진호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재미있게 나오는군요.”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강진호에게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먼저 온다면 고마운 거죠.” 어차피 강진호는 그들을 찾아갈 것이다. 그 수고를 덜어준다는데 거 부할 이유가 없었다.
방진훈은 미소 짓는 강진호의 얼 굴을 곁눈질로 보고는 시선을 돌리 고 말았다.
‘트라우마라도 생긴 모양인데.’
강진호가 저리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머리가 쭈뼛쭈뼛 서는 느 낌이다. 저 얼굴로 사람들을 개미처
럼 짓밟아 죽이던 강진호의 모습이 그에게 너무 강렬히 남아 있었다.
“경계하셔야 합니다.”
“예.”
“아뇨. 그리 단순하게 생각하실 일이 아닙니다. 영남회는 우리와는 다릅니다. 그들이 강진호씨의 존재 와 강진호씨가 총회에서 어떤의미를가지는지를 안다면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않고 강진호씨를 제거하 려 들 겁니다.”
“압니다.”
이미 그들은 강진호가 총회에 관 여하기 전부터 강은영을 납치해서
강진호를 죽이려 들었다. 그런 이들 이 총회까지 먹어 삼킨 강진호에게 어찌 나올지는 불을 보듯 빤한 일이 었다.
‘다만, 이번은 전혀 다르지.’
대비가 되어 있는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는 큰 차이였다, 그때는 영문도 모르고 당했다면, 이번에는 그쪽에서도를 넘을 것이라는 점을 강진호가 숙지하고 있었다.
“가족들에게 얼마나 되는 인원이 붙었죠?”
“개인당 다섯 명씩입니다.”
“두 배로 늘려요.”
“그쪽이 어디로 공격을 해올지 몰 라서 인원을 많이 빼는 것이 어렵습니다.”
“가족이 다치면 총회도 끝납니다.”
담담한 목소리였다.
전혀 위협을 싣지 않은 목소리.
하지만 그게 더 무서웠다.
감정적인 반응이 아니라 정해져 있는 결과를 그저 전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 배로 늘리죠.”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방진훈 이 나직하게 한숨을 쉬었다.
‘사람 숨넘어가는 말을 그리 쉽게 하지 말라구요.’
그도 총회에서는 담이 크다고 불 리는 사람이었다. 그 막강한 권력을 자랑하던 회주에게 이사가 아니던 시절부터 반기를 든 방진훈이 아니 던가.
하지만 이 인간이랑 대화를 하고 있으면 겁쟁이가 되어버리는 느낌이 었다.
‘내가 담이 작은게 아니라 이 인간이 너무 막 나가는 거지.’
방진훈이 그렇게 자신을 위로할 때, 강진호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차는 튼튼한가요?”
“예?”
방진훈이 뭔 소린가 하고 강진호를 돌아보았다가 미소를 지었다.
“알아보셨군요. 이 차가 G클래스 인데, 이게 원래 군용차거든요.”
“잘됐네요.”
강진호가 희게 웃었다.
“군용차면 좀 버티겠죠.”
“네?”
아까부터 자꾸 무슨 말을 하
그 순간, 방진훈의 얼굴이 더없이 딱딱하게 굳었다. 국도로 접어든 지
조금 지났건만, 앞차들이 속도를 줄 이고 있었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앞차들이다.
중앙에 있는 분리대를 두고 앞차 들은 속도를 줄이고 있고, 뒤차들은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이 새끼들이?”
방진훈의 눈이 떨렸다.
영남회가 움직이고 있다는 정보를 얻은게 오늘이다. 그런데 추가 정 보가 나오기도 전에 이들이 움직였 다는 것은, 겉으로 드러나기 훨씬 이전부터 자신들을 주시해 오고 있 었다는 뜻이다.
‘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미행을 당한 것이 분명한데도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 방 진훈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 아뇨.”
강진호는 느긋하게 고개를 저었다.
“슬슬 지루해지려던 찰나인데, 잘 됐네요.”
“아무래도 속도를 줄이고 구석으로 몰려는 생각 같……
음?
방진훈이 이상을 알아챈 것은 그
때였다. 속도를 줄이던 앞차들이 방 진훈의 차와 근접하자마자 다시 속도를 올린다. 그리고 뒤차들도 뒷 범퍼를 들이받을 듯이 바짝 붙어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안내라도 하겠다는 건가?”
방진훈이 혀를 찼다.
‘저것들은 여기 있는 사람이 누군 지 모르겠지.’
그 자신만 상대하려 했다면 이 수 로 포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진호가 함께 있는 이상 이만한 수로 포위를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버스라도 대절해서 오지 않는 이 상은 말이다. 기껏해야 승용차 다섯 대에 탈 수 있는 수로는 감히 강진호를 상대할 수 없었다.
조금 여유가 되살아난 방진훈이 농담을 건넸다.
“자살하는 방법도 여러가집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하지만 강진호는 대답 없이의미 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반응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한 방진훈이의아한 표정을 지을 찰나 강진호가 입을 열 었다.
“말씀하신 것 기억하십니까?”
“말이요?”
내가 한 말을 말하는 건가?
내가 무슨 말을 했지?
“저들이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않을 거라고 하셨죠?”
“……아, 예. 그랬죠.”
“정말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않는 이들과 상대를 하게 되면 그건 나름 귀찮은 일이 됩니다.”
“그야 그렇겠죠.”
방진훈은 강진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 이라고 해봐야 기껏해야 차로 들이
받아 차량을 전복시키든가, 아니면 속도를 줄이고 차를 으슥한 곳에 세 워 그들을 포위해 죽이려고 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육체는 차량 전복 정도로 치명상을 입을 만큼 무르지 않고, 차에서 내리게 된다면 되레 저들이 불쌍해질 것이다.
그런데 더 쓸 방법이 뭐가 있다는 말인가.
“아마 지금부터는……
강진호가 희게 웃었다.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할 겁니다. 궁
지에 몰린 인간은 위험한 법이죠.”
‘대체 무슨 소립니까’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 말은 채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
강진호를 향해 돌린 고개는 자연 히 그들의 옆을 따라 달리고 있는 차량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고, 차창 건너로 옆쪽 차량의 창이 내려가는 모습이 보인 것이다.
‘창을 내려?’
지금 속도가 150km가까이 되는데 창을 내린다고?
말이라도 하려는 건가?
확성기라도 쓰지 않으면 말이 들 리지도 않을텐데…….
내려간 창을 통해 시커멓고 길쭉 한 쇠막대기가 불쑥 튀어나온다.
“이런 씨발!”
그 쇠막대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순간, 방진훈의 입에서 욕이 터져 나왔다.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의 남자라 면 그 쇠막대가 무엇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아니,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 더라도 TV와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것이었다.
창밖으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총
구를 본 방진훈이 비명을 질렀다.
“ 엎드려요!”
투투투투투투투!
그 순간, 차창을 뚫고 총탄의 세 례가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