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23)
마존현세강림기-324화(323/2125)
마존현세강림기 13권 (25화)
5장 받아치다 (5)
“네? 강진호요?”
“예. 여기 강진호 학생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만?”
박유민이의아한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강진호의 인간관계는 거의 다 알
고 있는 박유민이지만, 지금 눈 앞 에 보이는 남자는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가 강진호의 인간관계를 모두 다 알고 있다고 할 수는 없으니…….
“예. 안쪽에 있어요. 진호야, 손님 오셨다.”
박유민의 말에 강진호가 고개를 살짝 돌렸다. 동시에 얼굴을 굳히고 사내를가만히 바라보았다.
“진호야, 뭐하니?”
“음…..”
강진호가 박유민의 재촉에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천천히 걸어 입 구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사내를 향해 걸어갔다.
“누구?”
“말이 짧군.”
사내의 말에도 강진호는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가만히 사내와 시선을 맞출 뿐이었다.
“그리 긴장할 것 없네.”
“나에 대해 듣지 못한 모양이군.”
“아니, 충분히 들었지. 어쩌면 전 세계를 통틀어 자네에 대해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나일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야. 자네가 자신의 공간을
침범당한다는 걸 싫어한다는 것쯤은 이해하고 있네. 그러니 그저 한 발을 들였을 뿐이지. 안쪽으로 뚜벅뚜 벅 걸어 들어갔다가는 목이 달아날 지도 모르니까.”
이죽거리는 사내의 반응에 강진호가가볍게 웃었다. 뒤쪽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정면에서 바라보는 사내는 강진호의 웃음이 명백한 살의(殺意)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주 여유가 넘치시는군?”
“아니. 그렇지는 않네.”
사내가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나는 지금도 당장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는 중이지.”
“잘도 지껄이는군.”
“아니, 정말이라니까. 자네는 알아 줘야지. 나는 지금 사자 우리에 발을 살짝 집어넣은 느낌이야. 하지만 이런 방법이 아니고서는 자네를 만 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강진호가가만히 사내를 바라보았다.
“잠시 시간을 내줄 수 있겠나?”
“시간‘?”
“여기까지 찾아온 내 생각도 좀
해주게. 내가 여기에 들른다는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거든.”
넉살 좋게 웃는 사내를 보며 강진호도 마주 웃었다.
“그러니까…… 뭐였던 거야, 저 아저씨?”
박유민이의문 어린 눈으로 문을 바라보았다. 뜬금없이 찾아와 강진호를 찾던 중년 남자는 뭔가 대화를 나눈다 싶더니, 강진호를데리고 나가 버렸다.
강진호 역시 잠시 다녀온다는 말을 남겼을 뿐, 딱히 더 이상의 말도
없이 나가 버렸다. 미처 잡을 새도 없이 말이다.
“진호가 아는 사람인가?”
주영기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영기야.”
“응.”
“무슨 일 있어?”
박유민이의아한 눈으로 주영기를 바라보았다. 평소 같았으면 또 놀러 나갔다고 길길이 날뛰었을 주영기가 아무런 말도 없이 입을 닫고 있으니 이상한 것이다.
“신경 꺼라, 박유민.”
“……뭔 말을 그렇게 하냐?”
“아니, 나 말고. 아까 그 사람한 테 신경 끄라고.”
“어?”
“누군지 궁금해하지도 말고, 진호가 돌아와도 아무것도 묻지 마.”
박유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냥 그렇다면 그런 줄 알면 된다. 설마 형이 너한테 손해 볼 짓을 시키겠냐?”
박유민은 말없이가만히 주영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건 몰라도 주영기가 자신에게 해가 될 짓을 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에는 공감이 갔다.
‘그런데 왜 묻지 말라는 거지?’
박유민이의문에 빠져 있는 동안 주영기는 얼굴을 굳힌 채가만히 강진호와 사내가 빠져나간 입구를 바라보았다.
‘보통 사람이 아냐.’
주영기 역시 나이에 비해서는 험 한 꼴을 많이 겪은 이였다. 특히나 예전에 좋지 못한 곳에 있을 때는 뒷세계의 거물들을 많이 보았다.
방금 전의 사내에게서는 그런 냄
새가 났다.
위험한 냄새.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가리지 않는 이들에게서 풍기는, 퀴퀴한 악 취가 흐르는 인간이었다. 그런 인간 이 강진호를 왜 찾아왔는지는 모르 겠지만,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뭘 하고 돌아다니는 건지……
그런 인간과 함께 나갔다는 것에 서 살짝 걱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주영기가 아는 강진호 역시 불가해 한 인간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알아서 잘하겠지.”
주영기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만나서 반갑다고 해야 할까?”
“용건부터 말하지.”
“음.”
사내는 눈앞에 흐르는 한강을 보 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그러 고는 갑을 흔들어 담배를 반쯤 빼내 강진호에게 내밀었다.
강진호가 아무 반응이 없자 사내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분위기 좀 풀자고. 나는 이런 분 위기 딱 질색이니까.”
강진호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그의 담뱃갑가운데에 튀어나와 있는 담배를 빼내 입 에 물었다. 그러고는 불을 붙이고 담배를 빨았다.
사내 역시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한동안 말없이 담배를 피우던 사 내가 입을 열었다.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지?”
“글쎄.”
“반응을 보니 반쯤은 눈치챈 것 같은데?”
“짐작할 뿐이지.”
“그럼 그 짐작을 확인시켜 줘야겠
군. 그래 내가 바로 김석일이다.”
강진호가 별 반웅이 없자 김석일 이 눈을 살짝 찌푸렸다.
“담대한 건가?”
“이름은 알겠군. 그래서 누구라는 거지?”
김석일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놈은 지금 자신들과 전쟁을 벌 이고 있으면서도 상대의 수장인 김 석일의 이름조차 모른다는 건가?
‘대담한 건지, 정신이 나간 건지.’ 어느 쪽이든 그에게 있어서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강진호가 정신이
없는 거라면 미친놈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니 좋을게 없고, 그게 아니라 영남회의 수장이 누군지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자신에 대한 확신 이 있다면 더욱 좋지 않았다.
“영남회의 회장이라고 하면 이해 하기 쉬울까?”
“그렇군.”
강진호가 별 반응이 없자 김석일 이 한숨을 쉬었다.
‘잘못 건드렸군.’
강진호는 지금도 영남회와 건곤일 척의 싸움을 준비하고 있는 무인 총 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자
였다.
개인적인 감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 강진호에게 있어서가장 큰 적이 김석일이라는 것은의심의 여 지도 없다. 그런데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적이 눈앞에 떡하니 나타났 음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었다.
성격이 무던할 리는 없다. 강진호가 그동안 한 짓이 어떤 것인지 김 석일은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럼…….
“놀라지 않는군.”
“대충 짐작했을 뿐이야.”
강진호는 천천히 담배 연기를 내
뿜었다.
“온건한 반응을 보아하니 대화가가능하다고 여겨도 될까?”
“온건?”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할 말이 있으면 빨리하는게 좋을 거야. 나는 지금도 네 머리를 부 숴놓고 싶은 걸 억지로 참는 중이니 까. 대낮에 나를 찾아온 건 무척이 나 현명한 선택이었어. 지금이 밤이 었다면 넌 이미 죽었을 테니까.”
담담한 어투였다.
그렇기 때문에 되레 더 섬뜩하게 느껴진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 법이지.’
굳이 위협적인 어조로 분위기를 고조시킬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사 실을 말하는데 따로 양념이 필요하지는 않으니까.
김석일은 낮게 한숨을 쉬었다.
‘어디부터 꼬였는지 모르겠군.’
강진호가 나타나면서부터 그의 모 든 계획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그는 이미 이 중걸을 제거하고 무주공산이 되어버 린 총회를 집어삼키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진호라는 변수가 끼어든 덕분에 그는 지금 총회와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사실 너와 내가 이렇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입장은 아니지. 나도 네 이름만 들어도 속이 좋지 않은 사람 중 하나니까.”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너를 반드시 죽일 셈이었다. 너도 그렇겠 지만.”
강진호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본론만.”
“음.”
김석일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전쟁을 중단해 다오.”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헛소리는 끝났나?”
김석일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나 역시 네놈과 휴전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인생에 있어서 너만큼이나 내 계획을 엉망으로 만 들어놓은 놈은 없으니까. 생각 같아 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금 당장 네 목을 따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럼 그렇게 하면 되겠지.”가능할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물론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어. 지금은 너와 내가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말 돌리지 말라고 했을텐데?”
“제길.”
김석일은 짜증가득한 어투로 말했다.
“며칠 전, 공항을 통해서 쪽발이 놈들이 대거 한국으로 들어온 정황 이 파악되었다.”
“ 일본?”
“그래. 네놈 때문에 이중걸이 일 본에서 영입한 나나호시구미 쪽의 놈들이다.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러 들어왔겠지. 그리고 어제 나나호시 구미 쪽에서 우리 쪽으로 너와 총회
의 정보를 요구해 왔다.”
강진호가 눈을가늘게 떴다.
“그래서?”
“……그래서라니!”
김석일이 역정을 내기 시작했다.
“중국은 내전으로 정신이 없다지 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수많은 조 직이 난립하고 있는 형태이긴 하지 만,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고 있는 편이지.가끔 대립이 일어나기는 해도 서로 존망을 걸고 싸우지는 않 아.”
강진호는가만히 김석일의 말을 들었다.
“덕분에 놈들은 호시탐탐 한국으로 진출할 기회만 보고 있었다. 서 로를 견제하고, 중국의 반웅을 보느 라 움직이지 못한 거지. 그런데 이 중걸이 그들에게 기회를 준 거다. 그리고 네 덕분에 이제는 명분까지 얻었지. 그놈들은 너를 구실로 총회를 집어삼키고, 연후에 한국까지 제 들 발아래에 두려고 할 거다.”
강진호는 여전히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답답해진 김석일이 언성을 높였다.
“나도 네놈과 휴전을 하고, 어쩌
면 손을 잡기까지 해야 한다는게 짜증스럽지만, 이 상황에서 우리가 서로 반목하고 있는다면 결국은 저 쪽발이 새끼들에게 모든 걸 빼앗기게 될 거다.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지. 무슨 말인지 알겠냐?”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일단은 휴전을 하자는 거다. 저 일본 놈들을 몰아내고 나서도 할 일은 할 수 있을 테니까.”
김석일이 이를 살짝 갈았다.
‘꼴좋군.’
얼마 전,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말고 강진호를 쳐야 한다고 했던 그
다. 그런데 그 며칠 사이에 상황이 너무 급격하게 바뀌어 버렸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강진호는 지금 총회의 우두머리다. 회장을 맡고 있는 방진훈은 허수아비에 불 과하고, 이중걸은 모든 권한을 내려 놓고 뒤로 물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강진호가 죽는다면 총회는 순간적으로 공백 상태에 빠 지게 된다. 그때는 방진훈의 힘으로도 총회를 다잡을 수 없고, 이중걸 이 복귀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본의 힘을 감안할 때, 자신들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막아낼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러니 반목을 한다면 제2의 강점기가 시작될 것이다.
아무리 권력을 위해 살아온 김석 일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뒷세계가 일본에의해 장악당하는 것을 지켜 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럼 휴전을 하는 걸로 이해하 겠……
그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김석일은 보았다.
강진호의 눈을.
강진호는 김석일을 보며 웃고 있
었다. 너무나도 즐겁다는 듯 말이다. 그 웃음을 본 김석일의 몸이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