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25)
마존현세강림기-326화(325/2125)
마존현세강림기 14권 (2화)
1장 선언하다 (2)
“한국으로 파견한 이들이 무사히도착했다는 소식입니다.”
“흐음.”
사내는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새하얀 삼베가 푸른 광채를 발하는 일본도의도면을 타고 천천히 움 직였다.
“우선은 거점을 마련할 것입니다. 그 후에는 신의를 지키지 않은 이중 걸과 총회에 대한 웅징을 시작할 것 입니다.”
“이중걸에 대한 응징이라…… 사내가 살짝 미간을 좁혔다.
“우선적으로 노려야 할 대상은 이 중걸이 아닐텐데?”
“예.”
수하가 깊이 고개를 숙였다.
“정보를 모은 결과, 현재 한국에 서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들은 셋입니다.”
“ 말해보아라.”
“예! 하나는 영남회입니다. 영남 회의 수장인 김석일이 현재 한국에 서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바대로라면 말 입니다.”
“쓸데없는 말이 뒤에 붙었다는 것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 겠지?”
“그렇습니다. 세력도를 바탕으로 판단한다면 그리 봐야 하겠지만, 실 질적인 영향력으로 따지면 김석일은 셋 중가장 적은 영향력만을가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그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가 바로
강진호입니다.”
강진호라는 말이 나오자 사내의 눈썹이 꿈틀했다.
“우리 아이들을 해한 놈 말이냐?‘
“예, 그렇습니다.”
“영향력으로도 김석일을 능가한다 고?”
“강진호는 딱히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총회를 거의 장악한 것이라 보여집니다. 총회는 이중걸 과 방진훈의 계파로 나뉘어 신경전을 벌이는 중입니다만, 이중걸과 방 진훈이 모두 강진호에게 승복한 듯 보입니다.”
“승복이 라……
“아직 대외적으로 공표되지는 않 았지만, 총회의 구 할을 차지하는 방진훈 계파와 이중걸 계파를 모두 손에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사내가가만히도를 닦던 삼베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짧은 시간에 말이지.’
아무리 귀환자라고 한들 현대의 무인들이 꼭 귀환자만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귀환자들이 다들 그런 무위를가 지고 있다면, 이미 세상은 귀환자들 에게 장악당했을 것이다.
사내의 생각에 인간은 발전하는 존재였다. 과거의 인간에 비한다면, 현재의 인간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더 앞선 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무학 역시 마찬가지인 것이다.
귀환자들이 과거에서 얼마나 제대 로 된 무학을 배워왔는지는 모르겠 지만, 그 무학들이 현대의 그것에 비해 더 낫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지금까지 만난 귀환자라는 것 들은 다들 한계가 극명한 자들이었다.
강진호가 귀환자여서 총회를 쉽게
손에 넣은 것이 아니다. 강진호이기 때문에 쉽게 손에 넣은 것이다.
‘이대로 시간이 조금만 흐른다면 강진호의 손에 한국이 일통될지도 모른다.’
그건 사내의 입장에서는 최악이었다. 절대 좌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지막으로 한 사람이 남습니다 만, 이자의 영향력은 측정하기가 힘 이 듭니다.”
“누구인가?”
“한국 귀환자들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자입니다.”
“……검백 (劍白) 인가.”
“예, 그렇습니다.”
사내가 조금은 언짢은 얼굴로 고 개를 끄덕였다.
‘검백이라……
여러 단체로 쪼개져 있는 한국의 귀환자들이지만, 검백이라는 자는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않음에도 한 국의 모든 귀환자들에게 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가 귀환자들의 일통을 원했다면 벌써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말까지 돌 정도였다.
“다만, 검백이라는 인물은 과연
실존 인물인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음…..”
사내가 조금 지루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수하의 말이 빨라졌다.
“그러므로 저희가가장 먼저 정리 해야 할 인물은 이 셋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상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 이유는?”
“이들은 다들 각자의 세력을 거느 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 하 나를 건드리게 된다면 다른 이들도 반발이 거셀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
든 우리가 한국을 침략하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중걸과 총회의 경우에는 우리가 되레 신의를 지키지 않은 이들을 징치한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이 말인가?”
“그렇습니다. 일본과 한국이 아닌 나나호시구미와 총회의 싸움이 된다면, 다른 세력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내가 영 못마땅하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네게 신중하라는 명을 내리 기는 했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구나. 한국을도모함에 있어서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는 말이냐?”
“거사이지 않습니까.”
“허약한 한국을 접수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더냐. 중국의 견제 만 아니었다면 이미 예전에 한국은 대일본제국의 식민지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습니다만, 이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은 꼭 한국의 타 세 력들을 억제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되레 적은 내부에 있는 법이지 요. 우리가 한국을도모한다고 하면 다른 곳도가만히는 있지 않을 것입
니다.”
“으음……”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지금은 그들이 최전방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침략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싶으면 다른 조들도 한국으로 몰려들 것이다.
영역은 넓을수록 좋은 법이니까.
“좋다. 일임하겠다.”
“예!”
“하지만 명심해라, 구로다. 이번 일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너는 다시는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좋다.”
사내가 말을 끝내자 구로다는 조 심스레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사내는 식어버린 찻주전자를 불 위 로 올리며가만히 허공을 바라보았다.
‘강진호라……
왜 자꾸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일까?
사내는 자꾸 찾아오는 어두운 상 념을 애써 떨쳐 냈다.
“김석일이 찾아왔었다구요?”
방진훈은 기겁을 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예.”
“그 또라이 같은 놈이! 아니, 그 또라이가 왜 찾아왔답니까?”
“휴전하자더군요.”
“헐, 진짜 미쳤네. 치매가 왔나?”
방진훈은도무지 김석일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머리를 벅벅 긁 었다.
휴전이라니.
휴전이라는 것은 서로가 어느 정
도 원한이 풀렸을 때나 공멸의 위기 에 처했을 경우에만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총회와 영남회는 묵은 감정을 전혀 풀지 못했고, 언제 라도 서로의 목줄을 물어뜯을 수 있도록 으르렁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방진훈만 하더라도 얼마 전에 영 남회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을 뻔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휴전이라니.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죽이 셨습니까?”
“제가 휴전을 받아들였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하시네요.”
“그럴 리가 없으니까요. 안 하셨 죠‘?”
“예.”
“거 보십시오.”
방진훈이 혀를 찼다.
강진호가 어떤 인간인데 휴전을 받아들이겠는가.
김석일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 었다.
‘가능한 소리를 해야지.’
강진호는 한번 당했다 싶으면 그 모든 것을 되갚아주기 전까지는 절 대 멈출 사람이 아니었다. 차라리 백기를 들고 항복하는 것이 목숨을
구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그런다고 해서 봐줄 것 같지도 않지만 말이야.’
침을 꿀꺽 삼킨 방진훈이 물었다.
“그래서 어쩌셨습니까? 목을 따버 리셨습니까?”
“보내줬습니다.”
“……보내줘요? 그냥 보내줬다는 말입니까?”
“예.”
“그놈만 잡으면 피를 덜 흘릴 수 있는데……
방진훈이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강진호는 굳이 자신이 왜 김석일을 보내주었는지에 대해 설명 하려 들지 않았다. 방진훈이 납득하 든 납득하지 않든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니까.
“뭐, 그렇게 된 거, 어쩔 수 없 죠.”
방진훈은 미련이 남는지 자꾸만 입맛을 다셨지만, 왜 보내줬냐고 성 토하지는 않았다.
“그건 그렇고, 그놈은 왜 갑자기 휴전을 입에 올렸답니까?”
“그게……
강진호의 설명을 들은 방진훈이
심각한 얼굴로 손을 연신 주물렀다.
“일본이라……
아무래도 일본과 충돌한 곳이 총 회다 보니 부담을 크게 느끼는 모양 이었다. 정확히는 강진호가 일본과 충돌한 것이지만, 이미 강진호와 자 신은 한 배를 탄 몸이 아니던가.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 습니다.”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할일이 죠.”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 만, 시기가 영 좋지 않습니다. 그 늙은 너구리가 휴전을 들고 나올 만
도 하군요.”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김석일이 굳이 강진호를 찾아올 이유가 없었다. 하고 있던 일을 모두 멈추고 연 정을 제안해야 할 정도로 일본은 부 담스러운 존재였다.
‘썩을 쪽발이 새끼들.’
방진훈도 한국인이다 보니 일본에 대한 껄끄러움이 없을 수는 없었다. 더구나 겉으로 드러난 세계보다 무 인계 쪽에서 느끼는 일본에 대한 껄 끄러움이 더 컸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제 일본도 무시할 수 없는 나라로 성장했지
만, 한국의 무인계는 아직 바깥세상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솔직히 저는 좀 우려됩니다.”
“ 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인간의 말도 맞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로 충돌하게 되면 일본에게 어부 지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이 일본의 영향력에서 나름 자유로울 수 있던 이유는 일본 이 한국에 손을 뻗음으로써 중국과 충돌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고, 일본 국내의 혼란이 최근에야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일본 쪽에서 작정하고 한국을 치 려 든다면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버텨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자중지란을 벌여 전력을 깎 아먹는다면?
‘답도 없지.’
강진호에게 말한 것처럼 애국심이 라든가, 대의를 위해서 휴전은 제안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방진훈이 보 기에 김석일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총회와의 싸움으로 전력이 깎인다면 일본에게 모든 것을 빼앗 기게 된다는 계산이 선게 분명했
다. 어부지리를 얻는 자가 일본이 아니라 다른 누구였다고 해도 김석 일은 휴전을 제안했을 것이다.
자신이 손에 움켜쥔 권력이 빠져 나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김 석일이 아니던가.
“그래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생각한 적 없습니다.”
“……저기요, 강진호씨.”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이죠.” 강진호가가볍게 웃었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그것만 기 억하면 됩니다. 김석일은 내가족을 노렸고, 나는 그 대가를 받아낼 겁
니다.”
“하지만 일본이 뒤를 치기 위해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일본이 섣불리 움직인다면 다음은 일본 차례가 되겠죠.”
방진훈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진심이네, 이 인간.’
허세가 아니었다.
적어도 강진호는 진심으로 그리 생각하고 있었다. 적이라고 규정된 것은 대가를 치르게 만든다. 그리고 새로 적이 생겨나면 또 부순다.
정말 간단한 메커니즘이었다.
하지만 그저 단순하다고 말할 수
는 없었다.
힘이 없는 자는 상황을 보며 계략을 짜고 보신을 생각해야 하지만, 강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 싸워야 한다면 싸우면 되고, 부숴야 한다면 부수면 그만이다.
골치 아프게 이런저런 상황을 고 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강진호는 분명 강자였다.
“상대가 누구든 나를 적대하려 든 다면 상대해 줘야죠.”
가볍게 웃는 강진호를 보며 방진 훈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 인간이랑 적이 안 된게 정말
다행이야.’
방진훈은 이제 곧 강진호를 상대 하게 될 김석일에게 마음속 깊이 애도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