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3)
마존현세강림기-33화(33/2125)
마존현세강림기 2권 (8화)
2장 —도움 받다 (2)
“네가 그렇게게임을 잘한다며?” 등교를 한 박유민은 자신의 주위로 몰려든 애들을 보며 어리둥절해했다. 자신의 주변에 사람이 이리 모 이는 건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았다.
보육원의 동생들이야 어미 쫓는 병
아리들처럼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지만, 동년배의 관심이라는게 언 제 박유민에게 떨어진 적이 있었겠는가.
“응?”
“너 갤럭시 레이팅이 2,100이라며‘?”
“응. 그 정도 돼.”
“야, 2,100이면 프로게이머급 아 냐? 우리나라에 2,100 이상이 100 명이 안 넘는다던데?”
“아냐, 내 위로 훨씬 더 있어.”
“그래도 너는 집에서만게임하면서 레이팅 2,100 찍은 거잖아. 프로게 이머 할 거냐?”
“아니, 프로게이머는 무슨.”
“마치고 시간 있냐?”
“응? 왜?”
“왜긴 왜야! 2,100이랑게임 한판해봐야지! 내가 언제 레이팅 2,000 넘는 사람이랑게임을 해보겠냐. 시간 있지? 피방비는 내가 낼게.”
“아, 아니, 나는……
박유민은 울상을 지으며 정인규를 바라보았다.
반에 소문이 쫙 퍼졌다. 이런 빠른 소문 전파는 정인규의 전매 특허였다.
정인규는 씨익 웃으며 박유민을 바
라보았다.
“뭐, 나는 있는 말만 그대로 했다.” 박유민은 정인규를 원망하는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딱히 따져 묻지는 못 했다.
생각해 보면 나쁜 소문을 퍼트린 것도 아니고, 그냥게임 좀 잘한다는 말을 여기저기 퍼트리고 다녔을 뿐 이다.
그리고 그 말에 아이들이 과도한 관 심을 보이고 있는 것뿐이었다.
“마치고 한게임 하러가자!”
“야, 내가 먼저 찜했다. 오늘은 나부 터야.”
“웃기시네? 난 아침부터 와서 기다 렸거든?”
“니가 언제 아침부터 와서 기다렸 냐‘?”
박유민은 자신을 둘러싸고 경매를 붙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정신없고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구도 그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았는데, 하루아침 에 상황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박유민의 눈에 강진호가 들어왔다. 강진호는 자신과는 별 상관없는 일
이라는 듯이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박유민이게임을 잘하기 때문에 애 들이 이렇게 모였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만약 피시방에 박유민을데려간 것이 강진호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누구도 박유민의 옆에 와서 말을 걸지 않을 거란 사 실이었다.
박유민에게 피해를 입은 당사자인 강진호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데리 고 다녔기에 다른 아이들도 거리낌 없이 박유민에게 말을 걸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최영수를 때려눕히 고 단번에 실세에 등극한 강진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소문을 퍼뜨린 당사자가 강진호와 친한 정인규라는 것도 아이들을 안 심하게 만드는데 한몫했을 것이다.
“야, 비켜봐.”
“아, 안 들려? 나오라고!”
그때,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유민을 둘러싸고 있던 아이들이 좌우로 물러섰다
갈라진 아이들 사이로 최영수의 패 밀리라고 할 수 있는 이민식과 고현
승이 걸어왔다.
이민식은 박유민 앞에 서더니 히죽 대며 웃었다.
“야.”
“으응?”
박유민은 이민식을 보자 심장이 덜 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최영수가 입원한 이후로 잘 보이지 않던 이민식과 고현승인데, 갑자기 그를 찾아온 것이다.
이들에게 박유민이 얼마나 시달렸던가.
박유민은 심장이 쿵쾅대는 것을 느 꼈다.
“너,게임 잘한다며?”
박유민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잘하는 건 아니고……
“똑바로 대답 안 해? 죽을래?”
“그냥 좀……
이민식이 웃으며 박유민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그래? 마치고 한판하러 갈까?”
“대답이 없네? 싫어?”
“싫은 건 아닌데……
박유민은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망설 였다.
박유민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거절하 고 싶었다.
“박유민 많이 컸네? 영수 없다고 간 이 배 밖으로 나왔어?”
“……아니.”
“며칠 안 맞더니 팔팔해졌다? 너 좀 나와봐라.”
“응?”
“나오라고, 이 새끼야!”
박유민은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들에게 얻어맞고 괴롭힘당한 지가 일년이 넘었다.
일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괴롭힘을
당하다 보니 이제 이들의 말을 거부 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박유민은 고개를 푹 숙이고 그들을 따라 밖으로 나가려 했다.
“ 앉아.”
그때,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진호가 어느새 고개를 든 채 박유 민을 돌아보고 있었다.
“ 진호야.”
“앉아 있어.”
박유민은 냉큼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민식과 고현승은 대뜸 자리에 앉은 박유민 때문에 화가 난 얼굴이지 만, 강진호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도 최영수가 순식간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걸 눈으로 본 산중인인 것이다.
‘야, 말이 다르잖아?’
‘아, 미치겠네.’
고현승과 이민식은 그사이에 속닥이 며 대화를 나눴다.
그들이 이렇게 기세 좋게 교실로 들 어와 박유민을 핍박한 것은 박유민의 거짓말로 정학까지 맞은 강진호가 그를 감쌀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진호는 그들의 예상을 깨
고 박유민을 감싸주었다.
“너흰 나가.”
“그리고니들, 박유민 주변에 얼쩡 대지 마. 말도 걸지 말고, 눈도 마 주치지 마.”
“야, 강진호.”
난데없는 부름에 강진호가 이민식을 바라보았다.
막상 강진호가 자신을 바라보자 이 민식은 말문이 막혀왔다.
하고 싶은 말은 엄청나게 많았던 것 같은데, 그게 뭐였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아니, 내 말은……
고현승이 대신 나서주었다.
“너도 이 새끼 때문에 정학 맞았잖 아. 근데니가 왜 이 새끼를 싸고도는데?”
“그래서?”
“아니, 너도 피해잔데…… 강진호는 우습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박유민이 거짓말을 해서 내가 피해 볼 때, 너흰 뭘 했지?”
“아니, 우리야……
고현승은 말을 얼버무렸다.
“너희 중 누구라도 나서서 그게 아
니라고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렇게 한 사람이 있나?”
이민식과 고현승에게 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이 상황을 지켜보던 반 아 이들 모두에게 하는 말이나 다름없 었다.
“별것 아닌 일인데 귀찮고 피해 받 기 싫다는 것 때문에 입 다물고 있 더니, 언제부터 그렇게 정의감에 불 타서 나 대신 벌을 내려주겠다는 거 지?”
강진호는 나직하게 말했다.
“박유민은 이유라도 있어. 그리고
박유민과 나 사이의 일은 우리가 알 아서 할일이야. 너희가 대신 나서 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니까 신경 꺼. 그리고 경고하는데…… 강진호는 잠시 말을 끊어 아이들의 이목을 모은 뒤에 경고하듯 말했다.
“박유민 앞에 얼쩡대지 마라. 다음 에 내 눈에 띄면 그때는 오늘처럼 그냥 말로 하고 넘어가지 않아.”
“알았어?”
“아, 알았어.”
이민식과 고현승은 강진호의 눈치를 살피다가 빠르게 교실을 빠져나갔다.
교실이 이내 조용해졌다.
이 일로 두가지가 확실해졌다.
첫 번째는 강진호가 박유민에게 악 감정이 없다는 것. 아니, 악감정은 커녕 오히려 괴롭힘당하는 박유민을 보호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제 동명고 2 학년에 강진호를 거스를 사람이 없 다는 것이었다.
최영수와 함께 학교를 제멋대로 누 비던 이민식과 고현승이 저렇게 꼬 리를 말아버린 이상 강진호가 학교를 먹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박유민을 둘러싸고 있던 애들은 어 색한 분위기에 쭈뼛댔다.
강진호가 조금 피곤해 보이는 눈으로 박유민을 바라보았다.
박유민이 심각하게 굳은 얼굴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 진호야.”
박유민이 먼저 말을 건네자 아이들 이 흥미진진한 얼굴로 둘을 바라보 았다.
“왜?”
“밤샜니?”
강진호는 눈 밑을 비볐다.
어제 박유민에게 박살이 난 후, 강
진호는 다시금 투지에 불타올랐다. 그 결과, 운기조식할 시간도 없이 밤새게임을 한 것이다.
“어쩌다 보니.”
“……적당히 하지.”
“시끄러워.”
강진호는 손을 휘휘 저으며 책상에 다시 엎드렸다.
정인규가 피식 웃으며 강진호의 등을 두드렸다.
“어이고, 우리 진호. 진게 그렇게 분해쪄요?”
강진호가 고개를 들더니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정인규를 노려보았다. 그 눈빛이 얼마나 살벌했는지 밤길 에 보았다면 오줌이라도 지릴 것 같 았다.
“아니, 난 그냥……
정인규가 헤실헤실 웃으며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다음엔 이긴다.”
“아니, 솔직히 그건 좀 무리인 것 같은데.”
“이겨.”
정인규는 냉정했다.
솔직히 강진호도 잘하는 편이다. 아 마 이 학교를 통틀어도 강진호보다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박유민은 차원이 달랐다.
“ 진호야.”
“ 왜?”
“박유민은 거의 프로급이잖아.”
“응?”
“니가 박유민을 이기면 넌 그냥 프 로게이머야.”
그게 그렇게 되나?
“그냥 포기해라.”
“이긴다니까. 방법을 찾았어.”
“ 뭔데?”
강진호가 정인규를가리켰다.
“배우면 돼.”
“어‘?”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않는다. 박유민에게 배워서 박유민을 쓰러뜨린다.”
정인규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다가 박유민이 일부러 이상하게가르쳐 주면?”
강진호의 눈이 칼날처럼 박유민에게가 꽂혔다.
박유민은 어색하게 웃었다.
“설마……
강진호는 피식 웃고는 다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야, 너 또 자‘?”
문이 열리며 한세연이 안으로 들어 왔다.
강진호는 귀를 울리게 만드는 한세 연의 고음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왜 이 시대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음공을 익히고 다니는 걸까?’ 한세연도 그렇고, 강은영도 그렇 고…… 다들 목소리가 높아도 너무 높았다. 중원에서는 목소리가 높은 여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지 않는 것이
여성성을 부각시킨다는 문화가 있었 으니까.
현대의 여자에게 적웅하기에 그들은 너무 과격하고 드셌다.
“너, 다음 주가 모의고산데 지금 잘 시간 있어?”
“……괜찮다.”
“뭐가 괜찮아? 너 그러다 진짜 바보 된다?”
정인규가 한세연을 만류했다.
“냅 둬. 어제 밤샜대.”
“공부하느라?”
“아니,게임하느라.”
한세연이 한심하다는 눈으로 강진호
를 바라보았다.
“전혀 다른 쪽으로 열정을 낭비하고 계시네요. 한심한 분.”
강진호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제발 잠시라도 편히 쉬게 해줘.”
“고딩은 집에서 쉬는 거예요. 학교 에서 쉬는 고딩이 어디 있어?”
“여기.”
“네가 그러니까 안 되는 거야.” 강진호는 허탈하게 웃었다.
‘평범하게 사는 것도 쉽지는 않군.’ 과거로 돌아온 지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그사이에 친구도 만들었고, 학교생
활에도 나름 잘 적응해가고 있었다.
때로는 이 모든 상황이 어색하게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란 것 하나만으로 강진호는 웃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예고 없이 찾 아오는 법이었다.
“ 강진호.”
문이 열리면서 반장이 강진호를 불 렀다.
“왜‘?”
“너 교무실로 오란다.”
“교무실?”
“응. 선생님이 오라는데?”
“어느 선생님이?”
“피걸레.”
강진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학생주임 공익현 선생이 자신을 왜 부른단 말인가.
강진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봐야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선생이 부른다니가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