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32)
마존현세강림기-333화(332/2125)
마존현세강림기 14권 (9화)
2장 사고 나다 (4)
다음 날 아침.
쾅!
방진훈은 차 문을 거칠게 닫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새로 뽑은 차 라 애지중지 다루었지만, 지금 그 에게 그런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쓸 정신은 없었다.
초조한 얼굴로 사무실로 걸음을
옮기던 그가 전화기를 들었다.
“밑에도착했습니다. 몇 층이라 고 했죠?”
[꼭대기층입니다. 경비실에 말해 두었으니, 이름을 대시면 바로 들 여보내 줄 겁니다.]“ 예.”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은 그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사원증을 찍 어야 들어갈 수 있는 출입문이 있 지만, 문을 지키고 있는 경비에게 이름을 대자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향했다. 문이 열리자 조규민이 굳은 얼굴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쪽으로가시죠.”
“아직 연락은 없습니까?”
“안타깝게도요.”
방진훈이 주먹을 꽉 쥐었다.
‘ 빌어먹을.’
보통 사람이라면 몰라도 무인은 술에 떡이 되어도 지금쯤이면 깨 어났을 것이다. 특히나 강진호 같은 강자는 술이 아니라 약물을 한다고 해도 지금이면 제정신으로 돌아왔어야 한다.
그런데도 연락 한번 없다는 것은 무언가 사고가 났다는 뜻이었다.
일반적인 사고에는 절대면역이 나 다름없는 사람이 사고를 당했
다는 말은 영남회가 나섰다는 말 과 다르지 않았다.
‘아니면 일본 쪽이든가.’
어느 쪽이 되었든 지금 강진호 에게 매우 심각한 위협이 닥쳤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게 아니 면…….
“씨발!”
방진훈이도리질을 쳤다.
워낙 크게 외친 것이라 복도를 걷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 이쪽으로.”
“네.”
조규민의 뒤를 따르며 방진훈은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거친 생각을 지우려고 애썼다.
‘바주카포로 날려도 안 죽을 사람이야.’
그 사람을 누군가가 해친다는 것은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영남회 전체가 달려든다고 하 더라도 자신의 몸 하나쯤 빼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누가 해친단 말인가.
답답한 마음으로 비서실 안으로 들어간 방진훈은 조규민이 안내한 소파에 앉았다.
“ 일단……
건너편에 앉은 조규민이 운을 떼었다.
“경찰에 실종 신고는 해두었습니
다.”
“경찰이 그 사람을 찾는다구요?”
“가능성이 크지는 않겠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해봐야죠. 이대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길.”
안 그러려고 하는데 자꾸 욕지 기가 나왔다.
“이쪽도 애들을 풀었습니다. 일 단 안면이 있는 놈들 위주로 수색을 해보라고 하는 중인데, 이게 무 슨 한강에서 김 서방 찾기지……
사실 강진호가 이들의 수색에 걸릴 정도의 상황이라면, 연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일단 통신사 쪽에 연락을 해두었습니다.”
“ 통신사요?”
“전화기를 위치 추적하려구요. 전화가 꺼지기 전에 어디로 향했는가 정도는 알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조규민이 짜증난다는 듯이 말했다.
“개인 정보가 어쩌고 해서 영장 이 나오기 전에는 그런 것을 말해 줄 수 없다고 하는군요.”
“경찰에 신고했으니 곧 나올 것 아닙니까?”
“……그것도 며칠 걸립니다.”
“아니, 씨발. 실종된 사람한테
며칠이면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수 준인데, 이게 뭔 개소리예요.”
조규민이 한숨을 쉬었다.
사무실에서 욕을 하고 큰 소리를 내는 것은 잘못이지만, 방진훈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갔다.가 능하다면 자신도 테이블을 뒤엎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으니까.
“한시라도 빨리 정보를 얻기 위 해서 회장님이 그쪽 회사에 언질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몇 시간 내 로 결과가 나올 겁니다.”
“……그럼 다행이구요.”
“영남회 쪽의 움직임은 포착된게 없습니까?”
“애새끼들이 움직인 흔적은 있는
데, 어디로 향했는지는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차라리 그쪽을 파보는 것이
방진훈이 고개를 저었다.
“말이야 쉽지……
말하는도중 낮게 한숨을 내쉰 방진훈이 말을 이었다.
“관계가 최악이나 마찬가지라 그게 쉽지가 않아요. 평소 정보가 나 오던 곳들도 분위기 파악을 했는 지 입을 안 엽니다.게다가……
방진훈이 담배를 꺼내 물었다. 조규민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재떨이를 방진훈 쪽으로 슬쩍 밀어주었다.
방진훈이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상식적으로 저희 눈에 포착이 되지 않을 정도로 소수만 움직였는데, 그 소수로 강진호씨를 상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리가 없 습니다. 그거 안 돼요.”
방진훈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게 되는 거였으면 강진호씨는 밖으로 나돌아 다니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무리도심이라고 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 접어들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게 처리하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 되니까 영남회에서도 강진호씨를 건드리
지 못한 거예요. 웬만한 수로는 자 기들이 처 발리니까.”
“……그렇겠죠.”
“파볼 만하면 파보겠는데, 이게 영……
방진훈이 연기를 훅 뿜어내고는 머리를 마구 문질렀다.
“그리고 저는 차라리 일본 쪽이 좀 더의심스러운데요.”
“ 일본이요?”
“네. 저번에 회주님 일로 해서 강진호씨가 일본 쪽으로 좀 얽혔 거든요. 영남회 수준이면 소수로 강진호씨를 상대하는게 힘들겠 지만, 일본이면 그게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저쪽 수준은 영남회보다
한참 높거든요.”
“그 점도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조규민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방 진훈이 조금은 쾌활한 목소리를 냈다.
“너무 걱정하지 맙시다. 이 양반 이 어디서 남에게 당할 양반은 아니잖아요.”
“그건 그렇습니다.”
“모르죠. 지금쯤 어디서 여자 하 나 끼고 곯아떨어져 있을지.”
아무 대답도 없는 조규민을 보 며 방진훈이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 제길.’
실제로 상황은 여간 심각한게 아니었다.
방진훈이 지금 총회를 제어할 수 있는가장 큰 이유가 강진호였다. 이중걸은 그가 아니라 강진호 에게 굴복한 것이다. 만약 강진호가 사라진다 해도 이중걸이 대놓 고 반발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전폭적으로 협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총회는 순식간에 사분오열 된다.
그 사분오열된 총회를 이끌고 영남회와 맞서 싸워라?
이전에도 영남회에 비해서 전력 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던 총회
다. 그런데 내부 단속도 못하고 전 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농담이 아니야.’
강진호가 새삼 총회에 얼마만 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는지 실감하는 방진훈이었다.
그의 이름이 드러나거나 직접적으로 뭔가를 지시하는 경우는 없 었지만, 그저 강진호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총회를 안정시키고 있 었다.
‘이러면 나가리라고!’
답답한 마음으로 방진훈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일단은 휴대폰 위치 추적이 끝 날 때까지는 좀 기다려 봅시다. 지
금가장 속 타는 건 우리가 아닐 테니까요.”
“……예? 그럼요?”
“ 물론……
조규민이 한숨을 쉬었다.
“가족분들이죠.”
“이 인간이 미쳐가지고!”
강은영이 입에서 불을 뿜었다.
“외박을 홍fl? 그것도 전화기를 꺼 놓고?”
강은영이도끼눈을 뜨고 백현정을 보았다.
“엄마! 내가 그러니까! 손주니
뭐니 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잖 아!”
백현정이 대꾸할 힘도 없다는 듯 멍한 눈으로 강은영을 바라보 았다.
“빤하지! 지금 분명히 어디 여자 집에서 정신 못 차리고 있을게 빤하다니까! 엄마는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가만히 있는 총각가 슴에 불을 질러?”
“……그래, 내가 잘못했다.”
백현정이 손을 내저었다.
강은영이 정말 저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알고 있 었다. 다만, 너무 심각하게 걱정하 고 있는 백현정의 걱정을 조금이
라도 덜어보려고 다른 쪽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
“기어 들어오기만 해봐라, 내가 아주 그냥 머리털을 다 뽑아버릴 거야.”
“음…..”
강유환이 낮은 침음을 냈다.
“경찰에서는 연락 없어?”
“이제 신고했는데 무슨 연락이에 요. 어제저녁에 안 들어왔다니까 그런 일 많으니까 일단 기다려 보 라고 하네요.”
“민중의 지팡이라는 것들이.”
“젊은 남자 실종은 딱히 중요하게도 안 보는 모양이더라구요. 전 화하는 내내 귀찮은 티를 너무 내
서 소리 지를 뻔했어요
“그렇구려.”
강유환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단 한번도 속을 썩인 적이 없는 자식 놈이다. 너무 바른 생활을 하며 살아서 ‘남자라면 술 퍼먹고 개가 되어 들어오는 경험도 해봐야 하고, 무단 외박도 해봐야 한다’고 말하다가 백현정에게 등짝을 얻어맞기도 했지 않은가.
그런데 그런 아들놈이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일단은 유민이 오빠가 조 실장님한테도 연락을 해놨대요. 금 방 찾을 거라며 걱정하지 말래요.”
“그래, 그렇겠지.”
강유환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리 속을 썩이는 것을 보니, 진호도 다 큰 모양이오. 남자는 크 다 보면 이런저런 일도 겪고 하는 거지.”
“속 편하게 그런 말이 나와요?”
백현정의 반웅이 영 좋지 않자 강유환이 입을 꾹 다물었다. 속이 타는 심정이야 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렇게 죽을상을 하고 기 다린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은영아, TV 좀 켜봐라.‘
“네.”
어떻게든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강유환의의도를 알아챘는지, 강은영이 두말없이 TV를 켰다.
“……저건 또 뭐야?”
TV가 켜지자마자 무너져 있는 터널의 모습이 나타났다.
“저, 저게 왜 무너져?”
강유환이 기겁을 하며 화면을 보았다. 마침 TV에서는 아나운서가 붕괴된 터널 안에 혹시 사람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여하튼 부실 공사가 문제야.”
그만큼이나 붕괴 사건들을 겪고도 아직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
이 참담한 지경이었다.
“……어디래요?”
“한참 멀어, 저기는.”
“혹시 진호가 저기……
“이 사람이……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지!”
강유환이 역정을 내자 백현정이 한숨을 쉬었다.
“내가 미쳤나 봐요. 별생각이 다 드네요.”
“진호가 저기 갈 일이 뭐가 있 어? 집이랑 반대쪽인데.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예.”
강유환이 자꾸만 어두워지는 집안 분위기를 느끼면서 깊게 한숨
을 내쉬었다.
‘야, 이놈아.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
자꾸만 좋지 않은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얼굴에 떨어지는 느낌이 난다.
물 같기도 하고, 물보다 조금 끈 적하기도 한 액체의 감각.
몽롱한 정신이 그 감각을 명확 하게 느끼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
최연하가 천천히 눈을 떴다.
‘어디?’
멍한 정신이 갈 곳을 찾지 못하 고 있었다. 눈을 뜨고도 한동안 정 신을 다잡지 못하던 최연하의 얼 굴 위로 다시 뭔가가 떨어졌다.
그 감각이 그녀를 현실로 되돌 렸다.
‘ 아!’
기억이 난다.
정신을 잃기 직전에 그녀가 본 광경이 떠올랐다.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무너지던 천장. 갈라진 천장 사이 로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천장이 순간적으로 무너 져 덮치는 것이 그녀가 본 마지막
광경이었다.
순간, 자신이 죽었나 하는의심 이 들었다. 자연스럽게도 말이다.
하지만 곧 몸에서 느껴지는 통 증이 그녀의의심을 밀어냈다. 팔 다리, 허리…… 어디 한 곳 아프지 않은데가 없었다.
살짝 고개를 흔들어 정신을 되 살린 그녀가 미간을 좁히며 시야의 초점을 맞췄다.
“아!”
어둠에 익숙해진 시선이 위로 향하는 순간, 그녀의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