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41)
마존현세강림기-342화(341/2125)
마존현세강림기 14권 (18화)
4장 탈출하다 (3)
“여, 여긴가?”
조규민이 다급하게 바닥에 엎드려 주변을 더듬었다. 그런다고 뭔가 느 껴질 리가 없지만, 그만큼이나 지금 조규민은 마음이 급했다.
분명 눈으로 봤다.
이 안이 들썩이는 것을 말이다.
어쩌면 어설프게 내려앉은 흙들이 미묘하게 붕괴되며가라앉는 것일 수도 있었다.
‘아냐!’
조규민은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나 쁜 상상을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그 렇다면 같은 곳에서 같은 현상이 여 러 번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강진호씨! 으허어어어! 강진호씨!”
“이, 일단 좀 진정해봐요!”
소리치는 방진훈의 목소리도 떨려 나오고 있었다.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요?”
“하, 씨발.”
방진훈이 욕지기를 내뱉으면서 주 변을 두리번거렸다.
분명 이 근처에서 움직임이 있던 것 같은데…….
“아, 씨! 뭐하는 거예요?”
“ 네?”
“그 기운인가 뭔가 좀 느껴봐요! 처음에 강진호씨 그렇게 해서 찾은 거잖아!”
“아!”
방진훈이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 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경지에 오른 무인들은 딱히가부좌를 틀지
않고도 다른 이들의 기운을 느낀다 고 하지만, 방진훈은 아직 그런 수 준에는 오르지 못했다.
눈을 감고가부좌를 튼 방진훈이 이내 자세를 풀고는 고개를 저었다.
“주, 주변의 기운이 워낙 제멋대 로라……
“ 예?”
“……이건 외기를 느끼는 거란 말 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폭발을 일으 켜서 그런지, 외기가 너무 제멋대로 예요.”
무슨 말인지는 이해하기 힘들었지 만, 방진훈이 아무 쓸모 없다는 것
만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제길!”
방진훈의도움을 얻는 것을 포기 한 조규민이 맨손으로 바닥을 파내 기 시작했다.
“뭐하는 거예요?”
“그럼 일단 닥치고 파요! 운 좋으 면 나올지도 모르잖아.”
방진훈이 이를 악물고는 조규민에게로 달려들어 같이 바닥을 파기 시작했다.
이게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는 잘 알고 있지만, 그도 이러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었다. 이 아래에 강진
호가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 하니, 안절부절못하며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아니! 아니! 잠깐만!”
방진훈이 소리를 빽! 질렀다.
“이러다가 움직임을 놓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냐구요!”
“아……”
조규민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럼 방진훈 씨가 저 뒤에서 이쪽 보고 계세요.”
“ 예‘?”
“내가 팔 테니까!”
방진훈은 아연한 얼굴로 조규민을 보았다. 조규민의 손은 그새 흙투성 이였다. 군데군데 핏자국도 비치는 것으로 보아 생각 없이 그냥 파 재 낀 모양이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생각은 하 고 살아야 할 것 아닌가. 홁바닥을 맨손으로 그리 파헤치면 당연히 손 톱이 부러지고 피부가 찢어지지.
하지만 조규민은 말하고 있는 시 간도 아깝다는 듯이 바닥을 파 재끼 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본, 칼날 같던 조규민과는 동일 인물이라는
게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아니, 좀 진정 좀 하시고!”
“아, 씨! 삽가지고 올걸! 멍청한 새끼, 생각이 없어!”
“……아, 진짜.”
저 인간은 글렀다.
아무래도 지금 이성적인 사고가 안 되는 것 같았다. 방진훈은 낮게 심호흡을 하고는 눈에 힘을 주었다.
만약 강진호가 거의 올라왔다가 힘이 빠져 마지막 흙을 뒤집어엎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대로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한번만 더!’
딱 한번만 더 기운을 내서 들썩 여 주면 바로 찾아내서 파 재낄
그 순간, 방진훈의 눈에 흙이 들 썩이는 모습이 들어왔다. 조규민의 바로 뒤쪽이었다.
“으아아! 비켜요! 비켜!”
방진훈은 설명할 시간도 없다는 듯 조규민에게 달려들어 거치적거리는 조규민을 밀어냈다. 조규민이 바 닥에 철푸덕거리며 엎어졌지만, 신 경도 쓰지 않았다.
“강진호씨! 강진호씨!”
내기를 잔뜩 머금은 그의 손이 바
닥을 두부처럼 파내기 시작했다.
“여, 여기예요?”
그새 달라붙은 조규민이 다급하게 묻자, 방진훈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여기가 움찔했어요. 내가 봤다니 까!”
“알았어요!”
조규민도 다급하게 땅을 파기 시작했다.
“아오, 진짜!”
조규민의 손이 옆으로 밀고 들어 오자 방진훈이 신경질을 냈다. 괜히 그의 손에 내기를 머금은 방진훈의
손이 닿았다가는 손가락이 수수깡처 럼 부러져 나갈 것이다.
그렇다고 저리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한 사람을 밀어낼 수도 없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방진훈이 옆 에서 넓적한 돌을 찾아내 조규민에게 내밀었다.
“맨손으로 파지 말고, 이거라도 들고 파요.”
“ 네‘?”
“그 손으로 판다고 얼마나 파겠냐 구요! 그걸로 대가리 찍어도 강진호씨 안 죽으니까 팍팍 파라고!”
“예!”
조규민이 방진훈이 건넨 돌을 부 여잡고는 바닥을 마구 파내기 시작 했다. 방진훈도 바닥을 파고 들어갔다.
‘안 보여!’
이쯤 되면 제대로 파고 있는지가의심이 될 지경이다. 벌써 성인 남 자 허리 깊이는 파고 들어간 것 같은데, 강진호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방진훈이 속도를 높였다.
만약 강진호가 힘을 잃어서 홁에
파묻힌 상황이라면?
호홉을 확보할 수 있다면 좋겠지 만, 코와 입으로 흙이 밀려 들어가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인데 3분 이 내에 꺼내지 않는다면 죽는다.
강진호는 무인이지만 정신을 잃은 무인은 보통 사람과 그리 다를 것도 없었다. 조금 더 버티기는 하겠지만, 한계가 극명한 것이다.게다가 일반 인도 같이 있을게 빤한데 말해 무엇 하겠는가.
“아, 씨발. 포크레인!”
이럴 줄 알았으면 중장비를 철수 시키지 말고 대기시킬 걸 하는 생각
만 들었다. 강진호가 빠져나오는 모 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난리가 날게 빤하니 주변을 통제했는데, 상황 이 이리되니 아쉬운 것이다.
“닥치고 빨리 파기나 해요!”
“너, 씨발…… 강진호씨 구하기 만 해봐!”
나이도 어린 놈이 자꾸 성질을 내 자 방진훈의 악감정이 폭발하고 말 았다.
“구해내고 나서 말하라고!”
“와, 나……
자신이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이 런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총회의
아이들이 안다면 눈물을 뿌릴 것이다. 아니, 생각해 보니 이미 강진호 에게 더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 신경 안 쓸려나?
‘무슨 잡생각이야!’
이를 악문 방진훈이 힘차게 땅을 파냈다. 퍼낸 흙이 머리 위로 비산 하고, 중간중간 걸린 돌을 등 뒤로 후려 던지면서 흙을 계속 파내자, 이제는 바닥에 배를 대고도 손이 닿 지 않을 만큼 커다란 구덩이가 만들 어 졌다.
“빌어먹을!”
방진훈이 거침없이 구덩이 안으로
뛰어들더니, 쪼그려 앉아 흙을 파내 기 시작했다.
“안 돼! 안 돼! 아직 안 돼!”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었다. 그가 아는 강진호는 이런 곳에서 죽을 사람이 아니었다. 해야 할 일도 많 고, 자신을도와줘야 할 일도 많았다.
다른 모든 것을 다 접어두고라도 강진호라는 인간을 여기에서 잃는다는 것은 너무나 큰 손실이었다.
다급한 손길이 몇 번이나 이어지 고, 사람 몇은 족히 묻을 수 있는 커다란 구덩이가 만들어졌지만, 여
전히 강진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구덩이를 파기 시작한 지 꽤 나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깨달은 조규민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가기 시작했다.
“좀 팍팍 파봐요!”
“……지금 내가 땀 뻘뻘 흘리면서 파고 있는 거 안 보여?”
“씨발, 뭔 무인이 이리 약해 빠졌 어?”
방진훈은 지금 올라오는 열이 몸을 과격하게 써서인지, 아니면 조규 민 때문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었
다.
“아니, 이……
“어!”
막 욕을 하려던 방진훈이 조규민의 다급한 목소리에 목을 격하게 아 래로 틀었다. 얼마나 격하게 꺾었는 지, 부러져 나가도 하등 이상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뭐? 왜!”
“아, 아니, 방금 여기 움찔했는데‘?”
“으아, 씨발!”
방진훈이 욕을 마구 내뱉으며 바 닥을 팠다. 입에서 단내가 나고, 손
끝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최근에 몸을 움직여서 입에서 단내가 난 적이 얼마 만이던가.
삽으로 파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릴 호를 손으로 5분도 안 걸려서 파버 린 방진훈이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하늘이 노랗게 보일 지경이지만, 조규민의 말 한마디에 다시 최선을 다해 땅을 파 들어가기 시작했다.
두 손으로 땅을 파던 방진훈이 이 제는 마치 개처럼 양손으로 번갈아 흙을 퍼내기 시작했다.
한참을 욕을 내뱉으며 바닥을 파
들어가던 방진훈의 눈이 크게 부릅 떠졌다. 뭔가가 손끝에 닿은 것이다. 부드럽고 따뜻한 무언가가 손끝에서 느껴지자 방진훈이 비명을 질렀다.
“여, 여기! 여기다!”
“빨리 파봐요!”
이번에는 화가 나지 않았다. 조규 민보다 더 다급하게 방진훈이 땅을 파내기 시작했다. 흙이 마치 분수처 럼 구덩이 밖으로 날아간다.
두어 번 더 홁을 퍼내자 방진훈의 눈에 무언가가 확연하게 들어왔다.
위로 뻗어진 손.
힘을 잃고 반쯤 접혀져 있는 손이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그 손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굳이 말로 할 것도 없었다.
“으아아아아아! 강진호씨!”
조규민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손을 덥썩 잡았다. 그러고는 힘을 주어 팔을 당겼다.
“아, 씨발! 그런다고 빠지냐고! 주변 파내! 빨리!”
“으아…… 으아아……
조규민은 이미 반쯤은 이성을 잃 어버린 모양이었다. 억지로 참아내 고 있던 감정이 폭발했는지, 눈에서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
다.
흙먼지로 범벅이 된 모습으로 눈 물을 줄줄 홀리며 조규민이 바닥을 파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강진호의 팔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만.’
이대로는 잡아당긴다고 해도 나올 리가 없지만, 머리쪽까지만 대충 파 내면 잡아 끌어낼 수 있었다. 방진 훈이 마지막 힘을 짜내어 홁을 파냈다. 대충 머리쪽까지 흙을 파냈다고 생각한 방진훈이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강진호의 팔을 움켜잡았다.
“저, 저도!”
“비켜! 방해돼!”
방진훈이 조규민을 발로 차 밀어 내고는 양팔에 힘을 주었다.
“나와라!”
우득.
강진호의 팔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이대로 잡아당긴다면 어깨가 빠질 수도 있지만, 죽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무자비하게 잡아 당기는 방진훈이었다.
“나, 나온다!”
강진호의 몸이 홁을 뚫고 밖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씨발, 뭐가 이리 무거워?’
아무리 홁이 뒤덮여 있다고는 하지만, 사람 하나 끄집어내는데 이 만한 힘이 든다는 것이 이상한 방진 훈이었다. 그리고 그의문은 곧 풀 렸다.
당연히 강진호의 얼굴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흙을 헤치며 나 온 것은 강진호의 뒤통수였다. 그리 고 그 아래로 강진호가 누군가를 움 켜 안아 보호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와중에……”
자신의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니, 이곳에 방진훈이 없
었더라면 강진호는 당연히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다른 이를 저리 안아 보호하고 있다니.
대단한 건지, 멍청한 건지 구분이가지 않았다.
“강진호씨! 으! 강진호씨! 눈 좀 떠보세요! 으아!”
조규민이 눈물을 뿌리며 강진호를 잡아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강진호의 코에 귀를가져다 댔다.
“수, 숨을 안 쉬는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