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42)
마존현세강림기-343화(342/2125)
마존현세강림기 14권 (19화)
4장 탈출하다 (4)
“ 뭐?”
방진훈의 얼굴이 다급해졌다.
깜짝 놀란 방진훈이 강진호를 바 닥에 눕혔다. 그러고는 강진호가 안 고 있는 사람을 강진호의 가슴에서 떼어냈다. 아니,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강진호의 팔은 강철이라도
된 것마냥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 이제 안전하다고! 이것 좀 놔요, 이 양반아!”
이 와중에도 웬 사람을 끌어안고 놓지 않는 강진호를 보니 욕이 절로 나왔다.
방진훈이 강제로 강진호의 팔을 뒤틀자, 우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강진호의 품 안에서 여리여리한 몸을 한 사람이 스르륵 홀러내렸다.
‘와, 이거……
이상하게도 강진호가 상의를 벗고 있나 싶었더니, 강진호의 상의가 여
자의 얼굴을 둘둘 말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얼굴에 옷을 씌워 흙이 들 어가는 것을 방지한 것이다.
“장난 아니네, 진짜.”
별것 아닌 일일 수도 있다. 하지 만 방진훈은 강진호가 그 아래에서 여기까지 기어 올라왔다는 것보다 그 긴박한 와중에 다른 이를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전율을 느꼈다.
만약 그가 같은 상황이었으면 이 런 기지를 발휘할 수 있었을까?
절대 무리다.
사방으로 홁이 밀려 들어오고, 자
기의 코와 입속으로 홁이 차오르는 순간에 옷을 찢어내 타인의 얼굴에 두를 생각을 하다니, 그건 보통 사람이라면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여튼 여러가지로 놀라게 하는 사람이라니까.’
다행히 강진호의 품에서 나온 여 자는 숨을 쉬고 있었다.가슴이 오 르내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방진 훈이 여자에게서 눈을 떼고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강진호씨! 강진호씨이!”
조규민이 패닉에 걸려 강진호를
잡아 흔들었다.
“비켜요!”
“숨을 안 쉬어요! 숨을!”
“아, 씨! 당연하지! 비키라고!”
방진훈이 조규민을 밀어내고 강진호의가슴에 손을가져다 댔다.
‘으, 죽겠네.’
얼마나 힘들여 땅을 팠는지, 진기가 잘 모이지 않았다. 땅 파다가 탈 진했다는 소리를 총회 놈들이 듣는 다면 다들 배를 잡고 쓰러질 것이다.
방진훈은 배 속 끝부터 기운을 끌 어당겨 강진호의 가슴을 힘주어 눌
렀다.
강진호의 몸이 들썩한다.
“아우!”
기운을가슴으로 밀어 넣자 강진호의 목 부분이 부르르 떨렸다. 다시 한번 힘을 주어 꽉 누르자 강진호의 입이 열리더니, 시커먼 홁덩 어리가 꾸역꾸역 튀어나왔다.
“쿨럭!”
그와 동시에 강진호가 기침을 터 뜨리기 시작했다.
“강진호씨!”
조규민이 강진호에게 달려들어 입가로 흘러나온 흙덩어리를 손으로
잡아 걷어냈다. 몇 번이고 기침을 해서 기도에 들어간 흙을 모조리 뱉 어낸 강진호가 눈을 뜨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가, 강진호씨! 정신이 좀 드세 요?”
빤히 조규민을 바라보던 강진호가 한숨을 쉬었다.
조규민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슈트를 입은 주제에 전신이 흙투성 이였고, 얼굴 주변은 눈물로 젖어 엉망이었다.
“전쟁이라도 났어요?”
“강진호씨! 이, 이게 몇 개로 보
입니까?”
손가락을 펼쳐 드는 조규민을 보 며 강진호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평 소에는 냉정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저러는 것을 보니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걱정을 해주는 것은 좋게 받아들 여야 할일이지만…….
“이, 이게 몇 개로 보이시냐구요.” 강진호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한참 동안 혼자 키득대던 강진호가 바닥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파란 하늘을 보며 강진호가 중얼거렸다.
“하늘이 이리 좋은 건지 미처 몰 랐네요.”
정신이 든 조규민이가장 먼저 한 것은 최연하를 병원으로 옮기는 일 이었다. 재경병원으로 연락을 해 신 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하면 서 최대한 빠르게 그녀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행히 아직 최연하 쪽에서 실종 신고를 한 상황은 아니기에 조용히 마무리될 수 있었다. 새로 작품 활
동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마침 활 동을 하지 않고 있기에가능한 일이 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최연하 측에서는 딱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연하는 전에도 활 동이 없으면 전화기를 꺼놓고 며칠 씩 잠수를 타는 일이 흔했기 때문이다.
빠른 검사 결과, 체력이 많이 소 모되기는 해서 며칠 정양을 해야 하 겠지만, 크게 이상 소견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아니, 검사를 하셔야 한다구요.”
“……괜찮다니까요.”
“강진호씨는 뭔 용가리 통뼈로 만들었답니까? 그 안에서 며칠이나 갇혀 있던 사람이 멀쩡할 리가 없잖 아요. 최연하 씨도 정신과 상담이 예약되어 있어요. 정말 몸이 괜찮으 시면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으세요. 트라우마가 얼마나 무서운 건지 몰 라서 그러시는 건 아니죠?”
“……아니, 괜찮다구요.”
“진짜 말을 못 알아들으시네. 잘 들으세요. 제가 처음부터 다시 설명을 드릴 테니까.”
현재 강진호는 지옥 같은 잔소리 에 시달리고 있었다.
터널에 갇혔다는 사실에서 트라우 마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조규민 때문에 인간 공포증이 생길 지경이었다.
조규민은 이 사건으로 인해 강진호도 슈퍼맨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는 듯이 강진호를 사 정없이 몰아치고 있었다.
덕분에 강진호는 부모에게도 듣지 않던 잔소리 삼매경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진짜 검사 안 받으실 거죠?”
“예.”
강진호가 딱 끊어 말하자 조규민 이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뭐, 좋습니다. 정 강진호씨의 뜻이 그러시다면 원하는 대로 하세요.”
“네.”
“단!”
조규민이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그럼 부모님께는 이 상황을 뭐라 고 해명하실 건가요?”
“……네‘?”
“며칠이나 연락도 못하고 사라졌
던 상황에 대한 변명은 충분히 준비 해 두셨겠죠?”
강진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것만을 생각한 강진호가 그런 변명을 준비했을 리가 없었다.
“강진호씨가 이리 비협조적으로 나오신다면, 저도 더 이상은 강진호씨를 돕지 않겠습니다. 제도움 없 이 과연 부모님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신다면, 제게 이러 실 수는 없을텐데요?”
«큭 하
강진호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바, 받겠습니다.”
“ 네?”
“검사받는다구요.”
길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이루어낸 조규민의 1승이었다.
“거……
고명득은 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듯했다.
“그러니까……
안경을 한번 치켜올리고 차트를 몇 번이고 다시 본 그가 갸웃하다가 고개를 돌려 강진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최근에 사고를 당하셨 다구요?”
“예.”
고명득이 살짝 미간을 좁혔다.
‘썩을 고위층 놈들.’
어디서 나타난 금수저인지는 모르 겠지만, 이놈들의 ‘사정은 묻지 마 시고 일단 나타난 현상만 처리해 주 세요’는 이제 질릴 지경이었다.
다른 곳에서 끔찍하게 당해본 일
이다. 그게 싫어서 재경병원으로 이 직을 한 것이 아닌가. 재경은 외부의 압력이나 특권층의 입김에 ‘그래 서 어쩌라고?’로 대답하는 대한민국 내의 유일한 병원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재경에서마저 이런 일 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원장이 기겁하며 걸어온 전화에 밀려 있던 예약을 뒤로 제끼고 우선적으로 검 사를 받는 이 새파란 놈을 보며 마 른침을 삼켰다.
“소견상으로는 큰 이상이 보이지 않습니다만.”
“예.”
“……진짜 이상이 없나요?”
“네, 뭐……
고명득이 떨떠름한 얼굴로 머리를 긁었다.
‘사정을 설명을 해주고 말을 해야 할 것 아니냐고!’
사람의 몸 상태가 동일하더라도 그게 열흘 전에 생긴 상처인가, 아니면 오늘 생긴 상처인가에 따라 심 각도가 달라지고 대응이 달라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닌가. 그런데 무작정 몸을 보고 상태를 말해 달라니.
‘이 새끼들, 만화를 너무 봤어.’
고명득이 차트 화면을 강진호 쪽으로 돌렸다.
“여기 팔에 미세하게 선이 있는 거 보이시죠?”
“예.”
“이게 금이 간 것 같은데, 거의 붙었거든요?”
“예.”
“이게 방금 생긴 상처면…… 음, 보통 그럴 일은 없겠죠. 이 정도의 상처가 생기기는 어려우니까. 금이가더라도 이렇게 미약하게 금을 내는게 쉽지 않거든요. 그럼 이건 아 물어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하는
데……
고명득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말했다.
“한 2주 정도 됐나요?”
조규민은 인생이 허탈하다는 얼굴 로 한숨을 쉬었다.
그거 삼 일 된 겁니다, 선생님.
“어, 그리고 다리 쪽에 타박상이 심하던데…… 잘 아물었어요. 뭐, 그 거야 잘 치료하면 될 테지만.”
고명득이 근엄한 어조로 말했다.
“다만, 2주나 된 상처에 피부 재 생이 그 정도밖에 안 됐다는 것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원래라면 상처가 더 깊었 어도 이미 딱지 앉았어야 해요. 제 대로 드레싱하고 관리해 주면 하루 이틀 후엔 괜찮을 겁니다. 일상생활 에는 지장 없어요.”
‘그거 삼 일 된 거라구요, 선생 님!’
조규민은 세상 억울하다는 눈으로 강진호의 엑스레이를 보았다. 그래도 사람인데, 금 간 팔이 이틀 만에 저리 찰떡처럼 붙어버린다는게 말 이나 되는 소린가!
‘외계인이여, 외계인.’
하지만 조규민은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호, 혹시 폐렴이라든가, 그런 소 견은 없습니까? 입으로 흙이 들어갔는데요?”
“네? 폐요?”
고명득이 컴퓨터를 몇 번 클릭하 자 그들의 앞에 새하얀 페가 보이는 강진호의 갈비뼈 사진이 나타났다.
‘와, 갈비뼈도 잘생겼네.’
‘이런 경우도 있구나’ 어이없어 하는 조규민에게 고명득이 결정타를 날렸다.
“매우 깨끗합니다. 포토샵으로 보 정한 것같이 깨끗합니다. 이 폐를
이대로 보존할 수 있다면 참 좋겠네 요. 혹시라도 담배는 하지 마세요. 금방 폐가 나빠지거든요.”
그 사람 골초예요, 선생님.
골초라구요. 방금 전에도 정신 차 리자마자 담배부터 찾은 사람이에 요. 연 세 대를 빨고서야 병원가는 차를 탔단 말입니다!
조규민은 냅다 뛰어가 창문을 열 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치고 싶었다.
세상은 썩었다!
더 이상 강진호를 압박할 만한 수 단을 찾아내지 못한 조규민이 끙,
하고 신음 소리를 내자, 강진호가 고명득을 향해 고개를 푹 숙였다.
“고생하셨습니다.”
“아, 뭐, 고생이랄 건 없어요. 치 료할게 별로 없으니까.”
“감사합니다.”
“네, 그럼.”
강진호가 자리에 일어나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가자 고 명득이 신기하다는 얼굴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
‘금수저 놈이 성격은 나쁘지 않은데?’
보통 저 나이 대의 금수저라면,
그것도 재경병원 원장이 파랗게 질 린 얼굴로 뛰어올 정도의 금수저라 면 자신을 치료해 주는 사람조차 아 랫사람 보듯이 하기 마련이었다.
그 꼴만 보면 배알이 뒤틀리는 고 명득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 로 강진호의 태도는 정중했다. 그리 고 딱히가식적인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금수저도 재경산 금수저는 다른 건가?”
이상한 오해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후후.”
“……알았습니다.”
“후후후.”
“알겠다구요!”
조규민이 신경질을 냈다.
세상 불공평한 것도 정도가 있지. 터널에 갇혔다가 흙에 파묻힌 사람을 건져 냈는데 저리 멀쩡할 수가 있나?
“방법은요?”
이미 거래는 끝났다. 그러니 강진호는 당당히 조규민이 제시한 조건을 요구할 자격이 있었다.
조규민이 한숨을 쉬며 입을 열었
다. 그 말을 듣는 강진호의 눈이 서 서히 커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