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85)
마존현세강림기-386화(385/2125)
마존현세강림기 16권 (12화)
3장 훈련하다 (2)
물론 한은솔의 생각은 오해였다.
강진호는 그저 그의 모든 일을 해 결해 줄 수 있는 만능 키를 찾아 ‘애들이 운동할 수 있는 장소가 필 요합니다’라는 말을 했을 뿐이고, 그 말을 들은 만능 키는 ‘그럼가까 운데서 하시죠. 비 오는 날에도 할
수 있게 실내로요’라는 말로 화답을 했다.
만능 키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만 능 키는 모든 결제와 계약을 홀로 알아서 했을 뿐이다.
그게 프로 구단 실내 연습실이라 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냥 거기로 오라니까 온 거지.
다만, 오해가 발생한다고 해서 굳 이 친절하게 그 부분을 설명해 줄 강진호가 아니었다.
“저쪽인가 보다,은솔아.”
“ 네?”
“저기 강진호씨 차 있어.” 한은솔이 눈을 살짝 찌푸렸다.
‘이 누나도 나름 차에 관심이 있 지 않았나?’
번호판도 안 보이는 이 거리에서 차종만 보고 그게 누구 차인지 구분 할…….
“저 뻘건 거요?”
“응. 저 차야.”
“아, 저 차체가 낮고 방지턱 만나 면 바닥이 다 쓸릴 것 같은, 매우 비효율적이고의미 없고, 마누라 팔 아서라도가지고 싶은 저 차 말씀하 시는 거죠?”
“뭔 소리야?”
“아닙니다.”
한은솔이 눈가를 훔쳤다.
‘구분이 되겠네.’
대한민국도 이제 나름 저런 차들 이 길에 굴러다니는 곳이라지만, 목 적지에 같은 컬러의 저 차가 대어져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최연하가 멍청한게 아니라 그가 멍청한 것이었다.
‘아니, 저 인간은 왜 저리 쭈구리 같이 입고 다니냐고, 저런 차 몰고 다니면서!’
이해가 안가기도 하고, 이해가
가기도 했다. 저만한 차 몰고 다닐 돈이 있는 사람이 저리 추레하게 입 고 다닌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면 되레 뭐라고 해야 할까.
‘거꾸로지.’
저만한 차 타고 다닐 만한 사람이니까 웃이야 뭘 입어도 상관없는 거 지.
예전 편의점에서 머리에 까치집을 짓고 다 늘어난 러닝에 반바지를 입은 채 담배를 사는 동네 노는 형을 보고 ‘나는 절대 저런 형은 되지 말 아야지’했다.
그런데 그 형이 밖에 나와 비싼
외제차를 타고 출발하는 모습을 보 고 추레함이 순식간에 쿨함으로 바 뀌는 광경을 경험한 적 있는 한은솔 이 아니던가.
그렇게 생각하니 저 목 늘어난 트 레이닝복이 쿨시크함의 상징 같은 느낌도 조금 든다.
‘아니야! 세뇌되고 있는 거야.’ 한은솔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이런걸가리켜 인지부조화라고 하는 것이다.
한은솔은 최연하가 남자를 보는 눈이 극도로 까다롭다는 사실을 알 고 있다. 그 정도면 거의 결혼, 아
니, 연애 포기 선언자 수준이었다.
그런 사람이 고른 남자이라 생각 하니 분명 뭔가 다른 이들을 압도하는 비범한 면이 있다고 여겨 별것 아닌 것에서도 자꾸의미를 찾는 것이다.
실제로는 그냥 대충 입고 다니는 것뿐인데 말이다.
“다 왔습니다.”
한은솔이 차를 세우자 강진호와 최연하가 좌석에서 내렸다.
“여기서 뭘 한다구요?”
최연하가 자신의 앞에 보이는 거 대한 실내 체육관을 보고는 당황하
여 물었다.
“운동이요.”
“……국가대표 육성하세요? 애들 몇몇 운동하는 거, 동네 학교 운동 장이나 헬스장만가도 될텐데.”
“저도 그렇게 말은 했습니다 만……
강진호는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 쪽에서 하는 일에 괜히 이래라저래 라 하다 보면 나중에는 강진호가 할 일만 늘어난다. 맡기고 부탁했으면 군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여하튼 들어가시죠.”
“네.”
최연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제는 긴장이 조금 풀린 것 같네.’
최연하의 얼굴이 평소 한은솔이 알던 모습으로 많이 돌아와 있었다. 한은솔은 불안함과 기대감을 반쯤 담아 입을 열었다.
“그럼 저는 일 좀 보고 올게요, 누나. 그리고……
한은솔이 구석에 대져 있는 강진호의 차를 힐끔 보고는 말을 바꿨다.
“아무래도 좀 시간이 걸릴 것 같 아서 픽업은 못 올 것 같아요. 그러
니까……
한은솔이 강진호를 보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저희 누나 집까지 좀 모셔다 주 시면 안 될까요?”
“어려울 것 없는 일이죠.”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워낙 유 명한 얼굴이라 택시 타는 것도 부담 스럽거든요. 그럼 꼭 좀.”
“예, 알겠습니다.”
한은솔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최연하를 쳐다보자, 최연하가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스.’
‘파이팅!’
은밀하게 눈빛을 교환한 후 한은 솔이 휘파람을 불면서 차로 돌아갔다. 차 문을 열기 전 고개를 돌려보니, 강진호와 최연하가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휴우……
이상하게 한숨이 나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잘되기를 빌 어야지.’
시어머니의 마음은 버려야 한다. 내 새끼가 누구와 이어지더라도 만 족스러울 리 없는 것처럼 내 연예인 이 누구와 잘되더라도 만족스러울
리 없었다.
“어차피 깨지겠지만, 이번 일로 성질 죽이는 법이나 좀 익혔으면 좋 겠네.”
한은솔이 깊게 한숨을 다시 한번 푹 내쉬고는 차에 올랐다.
“……이게 뭔 일이래?”
한진성은 지금의 상황을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강진호가 하려는 일도 이 해가 안가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지
금 이 상황처럼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뭘 한다 고?’
그의 시선이 주변을 한번 쭉 돌 았다. 텅 빈 관중석이 조금을씨년 스럽긴 하지만, 아무리 봐도 여기는….
“여기 돌핀스 체육관 아냐?”
“맞는 거 같은데?”
비록 실제로 경기를 치르는 경기 장은 아니지만, 프로 구단이 연습하는 곳에 와보는 것 역시 신기한 경 험이었다. 더구나 견학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더더욱 신기한 경험 아니 겠는가.
“뭐하는 사람이야, 대체?”
한진성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애들은 지금 이 상황이 뭘의미하는 건지 몰라서 그저 신기해하고 있을 뿐이지만, 한진성은 머리가 굵을 만큼 굵었다. 이만한 체육관을 대절 하기 위해서 얼마만 한 돈이 들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그가 상상 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걸 이런데다 쓴다고?’
물론 사람이 돈이 있고 필요한 일 이 있다면 쓸 수도 있다. 돈 쓰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하지만 보육원 아이들 몇 명 운동 시키겠답시고 프로 구단 체육관을 대절해 버리는 스케일은 대체 어찌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알도리가 없 었다.
“형, 우리 여기서 운동하는 거야?”
“그런가 봐……
어쩐지 어제 필요할 거라면서 운 동화가 사이즈별로 들어올 때 눈치를 챘어야 하는 건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박유민이 안으로 걸어 들어오며
말했다.
“미안하다. 형이 생각을 못했네, 내일부터는 버스 대절해서 왔다 갔 다 할게. 미안, 미안.”
“아니에요, 형. 형이 왜 미안해요. 여기까지 뛰어오라고 해도 우리가 뛰어와야죠. 그런데 왜 여기까지 온 거예요? 그냥 밖에서 대충 해도 될텐데.”
“아, 진호가……
“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수련은 멈 추는게 아니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지붕 있는데서 해야 한다고.”
지붕이 있는 곳이 이 한 곳은 아 닐진대.
‘모르겠다, 이제.’
한진성은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생각해 봤자 속만 터진다.
“형, 저기 진호 형 온다.”
“ 어?”
체육관 문을 열고 강진호가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 누가 같이 오는데?”
“……와, 길쭉……
평범한 감탄사를 늘어놓으려던 아 이들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자, 잠깐만.”
저거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인데?
“최, 최연하?”
“그럼 진짜였나?”
예전에 한번 최연하가 보육원을 다녀갔다고 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 었다. 하지만 그때는 오전이었고, 최 연하가 누구인지를 알고 그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의 아이들은 다 들 학교를가거나 자리를 비운 상황 이었다.
그날, 세탁기를 비롯한가전제품 들이 싸그리 다 바뀌었기에 이걸 믿
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반신반의했는데…….
“최연하가 여길 왜 와?”
“형! 유민이 형! 진호 형이랑 최 연하랑 친해요?”
“ 조금?”
“헐, 대박!”
한진성이 눈을가렸다.
광채가 난다, 광채가. 일반인과는 다른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 았다. TV로 봐도 눈 돌아가게 이쁜데, 실제로 보니 TV에서 너프를 심 하게 먹였구나 싶다.
‘비율이 좀 이상한 수준이네, 이
거.’
사람이 저리 길쭉길쭉해도 되나 싶다. 그리고 몸매야 그렇다 치고, 얼굴이 뭐라고 해야 할까…….
“사람 아니다, 사람 아니야.” 한진성이 주변을 돌아보았다.
‘아오, 이 찐따 새끼들.’
그와는 다르게 다른 아이들은 최 연하가 이곳에 왔다는 것이 뭐 그리 이상할 것 있느냐는 얼굴들이었다.
그냥 예쁜 사람을 본 정도의 반 응?
“ 어휴.”
하긴 그래서 여기 있는 녀석들이
좋은 거기는 하지만.
“어어버어.”
“어? 종인아!”
이제 중학생이 된 종인이가 최연하와 강진호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달려갔다.
“어어.”
한진성이 불안한 눈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아이들은 표 정부터 티가 난다. 마음 좋은 사람 들은 그런 아이들이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질색팔색을 하는 경우가 많
았다.
특히나 최연하처럼 좋은 것만 보 고 살았을 사람이라면?
‘인상 나빠질 수도 있는데.’
하지만 그건 기우였던 모양이다. 종인이가 침을 흘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본 최연하가 환히 웃더니, 그 자리에 살짝 앉아 눈높이를 맞추고는 양팔을 활짝 벌렸다.
‘아……
여기에는 카메라가 없다. 그리고 지켜보는 일반인도 없었다.
그냥 살짝 웃고는 몸을 피해도 뭐 라고 할 사람 하나도 없는데, 최연
하는 정말 반갑다는 듯이 종인이를 맞아주고 있었다.
뭔가 그 광경에 눈가가 시큰해지 려고 할 때, 종인이가 팔을 벌린 최 연하를 깔끔하게 무시하고 지나치더니, 두 발짝 뒤에 있는 강진호에게 뛰어들어 안겼다.
“어리광 부리면 안 돼.”
“헤에, 헤.”
강진호는 무뚝뚝하게 말했지만, 달려든 종인이를 번쩍 안아들고는 등을 두드려 주었다.
그러자 심각하게 어색해진 사람이
최 연하였다.
최연하는 쫙 펼친 팔을 회수하지도 못하고 반쯤 어정쩡하게 접은 채, ‘지금 나 쪽팔려서 죽을 것 같 으니까 누가 이 상황 좀 해결해 줄 래?’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미안합니다.’
한진성이 다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강진호가 종인이를 바닥에 내려놓 고는 입을 열었다.
“왜 이것밖에 없어?”
“운동할 수 있는 애들만데리고 왔어요.”
“운동할 수 있는 애들?”
“그게 안 되는 애들은데리고 와 봐야 별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강진호가 살짝 인상을 썼다.
‘하긴.’
보육원에는 살짝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았다.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아이들도 있 지만,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아 이들도 많았다.
그런 아이들은 강진호가 시키는 수련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나 중을 위해 지금 몸을 혹사시켜야 한다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그래, 일단 알았다. 걔들은 내가 따로 생각을 해볼 테니, 너희부터 시작하자.”
“그런데 뭘 하는 거예요? 무슨 운동을 하기에 여기까지 온 건데 요‘?”
“해보면 아는 거지.”
순간, 한진성의 얼굴에 불안이 어 리기 시작했다.
‘저 표정, 좀 사악해 보이는데……
“일단은 뛰고 시작하자. 몸이 풀 려야 운동이 잘되는 법이지.가볍게 스무 바퀴부터 시작할까?”
“스무 바퀴요?”
“ 왜?”
“아, 아니요. 할게요.”
한진성은 초반부터 엄살을 늘어놓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강진호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하지만 그게 착각이라는 것은 얼 마 지나지 않아 확연해졌다.
시작부터 엄살을 부려야 했다. 반 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