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87)
마존현세강림기-388화(387/2125)
마존현세강림기 16권 (14화)
3장 훈련하다 (4)
“예를 들어 이런 하키채 같은 건 단단하지.”
강진호가 주먹으로 바닥에 비스듬 히 댄 하키채를 두어 번 두드리자, 하키채가 통통 튀어 올랐다.
“보통은 이런 걸 주먹으로 부러뜨 릴 수 있을까?”
“못하죠.”
“그런데 그게 돼.”
뚜둑.
강진호가 손가락으로 하키채를가 만히 밀자, 하키채가 별 저항도 하지 못하고 두 동강이 났다.
싸한 침묵이 체육관 안을 지배하 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뭘 본 거야?’
저거, 미리 부러뜨려 놨던 거 아 닐까? 애초에 농구 코트에 하키채가 있다는게 더 이상하…….
“이런 건 별로 힘도 줄 필요 없
어.”
뚝, 뚜둑, 뚝.
손가락으로 하키채를 동강동강 내 버리는 강진호를 보고 있자니, 입이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벌어졌다.
나중에는 다들 멍청한 얼굴로 헤 에~거리고 있었다.
믿지 못한 아이 중 하나가 강진호가 바닥에 떨어뜨린 조각 하나를가 지고 와 이리저리 훑어보고, 심지어 깨물어보기까지 했지만, 이상한 점은 찾을 수 없었다.
“혀, 형! 형, 형!”
한진성이 손을 번쩍 들었다.
“ 왜?”
“이거 하면 그런 것도 할 수 있는 거예요?”
“뭐, 그리 어렵지는 않아.”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그건 최소한의 체력이 있 어야가능한 일이다. 솔직히 하나 말해볼까? 내가 지금 너희한테 몇가지를가르쳐 주면, 지금 상태로라도 너희를 괴롭혔던 애들을 패버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야.”
“……진짜요?”
“그런데 그게 얼마나 갈까?” 강진호가 냉정한 눈으로 말했다.
“너희가 그 녀석들에게 반항하지 못하는 이유가 한번 싸워서 이겨볼 자신이 없어서냐, 아니면 어설프게 이긴다고 해도 달라질게 없어서 냐?”
“한번은 어찌 되겠지. 하지만 다 음에는 더 많은 놈들이 몰려올 거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뒤에서 치겠 지. 그럼 달라질게 없는 거야.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저쪽에서 덤빌 생각도 들지 못해야 돼. 그럼 싸우 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게 되지. 그 러니까 엄살 그만 부리고 일어나.”
“ 네.”
강진호가 아이들을 다시 굴리는 모습을 본 박유민은 심각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이거, 뭔가 잘못됐어.’
물론 강진호는 틀리지 않았다. 강진호가 틀렸다는 것은 박유민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건 틀렸다기보다는 뭔가 방향이 이상했다.
‘왜 애들이 맞지 않게 해달라 그 랬더니 살인 병기를 만들려고 하니, 진호야.’
“그런데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에
요?”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박유민이 최연하의 물음에 고개를 돌렸다.
“아, 어떻게 된 거냐면요……
“ 예.”
박유민의 설명을 들은 최연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서 지금 무식하게 얻어 맞지 않으려면 패면 된다는 마인드 로 이러고 있는 거라는 말이죠?”
“말하자면 그래요.”
“……이게 뭔 짓이래?”
최연하가 한숨을 내쉬었다.
실망스럽다 기보다는 우려스럽다.
그녀가 생각한 강진호 크루스러운 해결책에서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이 사람들은 너무 직선적이다.
좋게 말하면 직선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단순하다고!’
예상하던 바다.
강진호는 왕따가 일어나는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왕따를 이해하지 못한다기보다는 왕따가 왜 벌어 지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라면 저게 먹힐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은 저런 식으로 일을 해결하려 하면 힘만 센 멍청이 취급을 당할 수도 있다.
‘귀찮은데……
최연하가 깊이 한숨을 쉬었다.
‘뭐, 여하튼 이건 나중 일이니까.’
“그래서요.”
“ 네?”
“여기에는 딱히 내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여자애들은 어디에 있 죠? 남자들이 무식하게 무슨 방법을 쓰는지 굳이 지켜보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은데.”
“……애들은 지금 보육원에 있을
건데요?”
“흠, 그래요?”
최연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강진호에게 다가갔다.
“강진호씨.”
“ 네?”
“키 주세요.”
“ 키요?”
“네. 강진호씨 차 키 달라구요. 저는 아무래도 보육원에가서 여자 애들을 보는게 나을 것 같아요. 여 기서 이거 보고 있는다고 뭐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구요.”
“아!”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 자 박유민이 주머니에서 키를 꺼내 최연하에게 내밀었다.
“그럼.”
최연하는 열쇠를 받아들고는 체 육관 밖으로 향했다.
“아까랑은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 같은데?”
“평소 같은데?”
박유민은 강진호의 반응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말을 말아야지.’
‘기가 차서 정말.’
최연하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액 셀을 밟았다. 대체 뭘 하는가 싶어 서 따라가 봤더니, 저게 뭐하는 짓 인가. 괜히 애들 고생만 시키고.
그녀가 남자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 리는 없지만, 저게 무식하 기 짝이 없는 방법이라는 것은 확실 했다. 애초에 이건 남녀의 문제가 아니니까.
“힘이 있는 건 중요하지.”
정글 지수로 따지자면 학교는 연 예계와는 비교도 안 된다. 심지어 소속사 연습생들 사이에서도 서로 등급을 나누는 세상이 아닌가.
연예계에서의 힘은 지명도와 인기다. 그 힘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두어 사람 아주 매장해 버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재능 있는 아이가 인기 있는 스타의 눈 밖에 나서 업계에서 배척당하는 일도 흔하고, 결국은 그 재능을 힘으로 만들어 자신을 괴롭히던 연 예인을 역으로 몰락시키는 일도 흔 했다.
아마 사람들이 모르는 연예계의 뒷일을 기록해서 책으로 낸다면, 조 선 왕조 오백 년은 아무것도 아닌, 그야말로 대서사시가 나올 것이다.
그런 곳에서 살아남은 최연하는 폭력을 힘으로 규정하는 강진호의 방식에 동의할 수 없었다. 힘이라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상대보다 우월한 것. 그리고 상대를 찍어 누를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한 폭력은 1차원적인 힘에 불과하다.
“또또, 내가 안 나서면 제대로 하는게 없다니까.”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를 외 치면 또 거기에 호응해 주는 것이 예의겠지.
과격하게 액셀을 밟아 보육원 안
으로 밀고 들어간 최연하가 차에서 내리고는 보육원 안으로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거침없이 들어섰다.
‘흐웅.’
일요일이라 그런지, 안쪽에 아이 몇 명이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주목.”
“ 응?”
아이들이 고개를 돌려 현관에 서 있는 최연하를 보고는 눈을 휘둥그 레 떴다.
“최, 최연……
“ 됐고.”
최연하는 아이들의 말을 간단히
끊어버리고는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언니가 할 말이 있어서 그런데, 여자애들 좀 다들 모아줄래?”
“최 연하?”
도대체 최연하가 왜 여기에 있냐는의문이 한바탕 휩쓸고 갔지만, 아이들을 모으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일을 해주는 사람들 까지 모두 내보내고 큰방에 여자아 이들을 모두 모은 최연하가 주변을 한번 쓱 훑고는 혀를 찼다.
“너희, 인기 없지?”
울컥하는 얼굴들이 몇몇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은은근슬쩍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기가 약한 아이들이 다 보니 최연하에게 직접적으로 반 발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봐봐, 봐봐. 언니 잘 봐봐.”
최연하가 자신을 슬쩍가리키고는 상큼하게 웃었다.
“언니가 인생 사는데 힘들거나 불편한게 있을 것 같니?”
“……아니요.”
“너희도 여자니까 잘 알지? 여자는 이쁜게 무기야. 그런데 지금 너 희는 뭐라고 해야 할까, 홈……
최연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냐, 아냐. 이래서는 안 돼. 너 희가 아무리 학생이라고는 하지만, 세상은 이리 살면 안 되는 거야. 너 희도 알고 있잖아? 같은 교복을 입 혀놔도 이쁜 애들이 있고, 태가 안 나는 애들이 있는 거야. 그리고 진 짜 스타일 좋은 애들은 성격이 아무 리 이상해도 함부로 못 건드려. 알 지?”
몇몇이 동조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지.
여자는 말이야, 뭐든 간에 이뻐지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야. 왜일까? 왜? 왜 이뻐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까‘?”
누군가 손을 번쩍 들자 최연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봐.”
“……못생긴게 설친다 소리 나오니까요?”
“정답!”
최연하가 상큼하게 웃었다.
“혹시 깔놈깔이라는 소리 들어봤 어‘?”
“모르겠는데요?”
“무슨 짓을 해도 깔려고 마음먹고 있는 놈들은 깔 구실을 만들어낸다는 거야. 너희가 성적이 잘 나오면 뭐라고 할까? 못생긴 년이 열심히 공부했나 보네? 그래, 공부라도 잘 해야지. 그럼 돈이 많으면 뭐라고 할까? 그 돈으로 얼굴이나 고치지. 저 얼굴로 돈 많으면 뭐할까.”
아이들의 눈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건 신랄하다 못해 아주 칼을 쑤 셔 박는 수준이었다.
그녀들이 브라운관에서 본 최연하가 이런 사람이었다니.
‘쩐다.’
‘걸크러쉬네.’
하지만 당당하게 말하는 최연하의 모습이…… 뭔가 빛나 보였다. 예쁘 고 여리여리하고 귀엽고 그런 여자 들은 남자에게는 인기 좋겠지만, 여 자에게는 아니다. 차라리 이런 모습 이 확실하게 먹혔다.
“알고 있기 때문이야. 우리끼리 있는 자리니까 솔직하게 말하자. 막 말로 여자에게 예쁜 건 무기야. 그 어떤 것보다 확실한 무기지. 너희 공부 잘할래, 예쁠래?”
“예쁠래요.”
“그래, 그거라니까.”
최연하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니까 그거부터 시작하자. 일 단은 예뻐지는 거야. 그것만으로는 해결이 다 안 되겠지만, 그건 또 내가 따로 AS해 줄 테니까 걱정 안 해도 돼. 언니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저, 그런데……
“응?”
목소리에 걱정이 묻어났다.
“언니는 원래 예쁘니까 그게 된다 고 쳐도, 저희는 그게 안 되잖아요. 저희는 원판이……
“노노!”
최연하가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아니, 아니야. 너희는 못생기지 않았어. 그리고 자기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애들도 걱정할 것 없어. 관리라는게 그래서 중요한 거야. 너희는 관리가 전혀 안 되어 있잖 아. 언니가 마음먹고 너희 한 바퀴 쫘악 돌리면 일반인 중에서는 시선 잡아끄는 수준까지는 쉽게 갈 수 있 으니 걱정 말아.”
“……그래요.”
최연하가 피식 웃고는 말했다.
“언니 못 믿어?”
순간, 아이들의 눈이 광채가 어리 기 시작했다.
‘신뢰감 쩐다.’
‘얼굴이 증거잖아.’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으면 코 웃음을 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 있는 사람은 최연하였다. 최연하가 직접 이리 말하는데 누가 믿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자, 그럼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할 거지?”
“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최연하가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고는 어딘가
로 전화를 걸었다.
“네, 여보세요. 응, 박 실장님. 나야.”
최연하가 고개를 두어 번 돌리더니 말을 이었다.
“열일곱 명. 나이 대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준비해 줘요. 어설픈 애들이 만지겠다고 나 대면 나 실망할 거야. 응? 모자라? 왜?”
최연하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걔들 취소시켜요.”
건너편에서 당황하는 목소리가 들 려왔지만, 최연하는 대수롭지 않다
는 듯이 말했다.
“그럼 걔들한테 나한테 전화 한 통 하라고 해요. 그럼 내가 취소시 킬 테니까. 어차피 행사나가는 애 들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자리 차지를 한데? 내가 지금 전화할까?”
가만히 전화기를 들고 있다가 씨 익 웃은 최연하가 전화를 끊었다.
“자, 그럼 갈까?”
성격 나쁜 것도 때로는 쓸모가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