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390)
마존현세강림기-391화(390/2125)
마존현세강림기 16권 (17화)
4장 활용하다 (2)
“아니라고 봅니다.”
강진호의 눈썹이 꿈틀했다.
“나도 아니라고 본다, 진호야.”
강진호의 눈썹이 다시 한번 꿈틀 했다.
“굳이 나까지 말할 필요가 있겠어 요?”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날린 최연하의 한마디에 강진호가 마침내 이마를 부여잡았다.
‘통했다.’
박유민이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꽉 움켜잡았다. 강진호가 흔들리고 있었다.
한번 마음을 정하면 결코 그 마 음을 쉽게 돌리지 않는의지견정한, 나쁜 말로 하면 똥고집이 머리끝까 지 차 있는 강진호가 지금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지금 더 몰아붙여야 했다.
“왜 안 된다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박유민이 슬쩍 눈치를 주자 조규 민이 크흠, 하고 헛기침을 한다음 에 입을 열었다.
“물론 뭐라고 해야 할까…… 강진호 씨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애들은 그렇게 단순 하지 않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조규민이 강진호를 위아래로 훑어 보고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이걸 강진호에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는 강진호의
학교에서 이사장 대리를 맡으면서 강진호의 학창 시절을 지켜본 경험 이 있지 않은가.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조규민이 이사장직을 맡기 이전까 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학교에 들어 갔을 때 강진호는 이미 아이들이 알 아서 배려를 해주는 상태가 되어 있 었다.
이미 황정후 회장이 한번 학교를 뒤집어놓은 상태에서 얼굴까지 괜찮 으니, 급이 높은 이로 찍혔다고 해야 하나?
‘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말이
지.’
여하튼 그런 식으로 배려를 받으 며 학교생활을 마친 강진호가 다른 학생들의 어떤 식으로 서열을 나누는지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냥 확 까놓고 냉정하게 말하 면, 옷 입는 것 하나로도 급이 나뉩니다.”
“옷이요?”
강진호가 고개를 내려 자신의 옷을 바라보았다.
검은 면 티와 청바지, 그리고 운 동화.
‘이게 뭔의미가 있다는 건가?’
“이게요?”
“예.”
조규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진호씨에게는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 같겠지만, 요즘 애들은 서로 입는 옷의 메이커가 어디인지, 그리 고 그 옷이 얼마쯤 하는지, 그 옷이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등을 서로 체 크합니다.”
“왜?”
강진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얼마나 할일이 없으면 남 옷 입고 다니는 것까지 체크를 한다는 말인가.
그건 좀 과하지 않나? “경제력을 보는 거죠.”
강진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경제력이라는 말은 꽤나 뼈아팠다.
‘생각지도 못했어.’
아이들 사이에서 경제력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제가 너무 올드한 건가요?”
“예.”
“응.”
“몰랐어요?”
“……”
사방에서 쏟아지는 비난에 강진호가 고개를 숙였다.
이런 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객관적으로 좀 생각을 해요.”
최연하가 역정을 냈다.
“쉽게 말해서 사람은 안 그런 척 하면서도 서로 등급을 매긴다구요. 그 등급의 조건은 일단 외모, 돈, 능력, 그리고 센스겠죠. 강진호씨가 강조하는 힘은 그중의 하나밖에 안 돼요. 그리고 요즘에는 그 힘이라는 것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구요. 강진호 씨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도 그
랬을텐데, 무슨 80년대에 학교 나 오셨나?”
강진호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래서 이 방법으로는 안 된다?”
“안 됩니다.”
조규민이 깔끔하게 말했다.
“안 되는가장 큰 이유는…… 그 건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상황을 크게 바꾸지는 못한다는 겁니다. 괴롭히는 애들을 때린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가지 고 있는 우월적인 지위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고, 그럼 결국 아이들
은 고립되게 될 겁니다. 괴롭힘이야 없어질지 모르겠지만, 좀 더 철저하게 따돌림을 당하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왕땅에서은따로가는 거죠.”
“네?은……?”
“은근히 따돌린다구요.”
이것도 한물간 용어라고 봐야 하는데, 그것도 모르는 이 사람은 대 체 어떤 학창시절을 보내온 것인가.
‘평온했지, 뭐.’
그 사건 이후로 강진호를 건드리는 사람은 없었고, 강진호도 딱히 사고를 치는 타입은 아니었으니, 정 말 평온하게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모르는……게 정상인가? 아닌가?
혼란스러운 조규민이었다.
“여하튼간에!”
조규민이 상황을 정리했다.
“그런 식으로는 절대 상황을 바꿀 수 없습니다.”
강진호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의 생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힘이 없다는 것은 현재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의미했다. 아무리 재력과 권력을 갖 춘다고 할지라도 폭력을 갖추지 못
한 인간은 폭력 앞에 무력하기 마련 이었다.
이건 강진호가 겪어온 삶에서 뼈 저리게 실감한 것이다.
중원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폭 력 앞에 무너졌던가. 천하를 굽어살 피던 유학자는 그 지식을 폭력 앞에 잃어야 했고, 천하에 다시없을 인덕을 갖춘 이도 폭력 앞에 그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 권력의 정점이라 불리는 황제조차도 마교의 위세 앞에서는 그 고개를 숙일 정도였다. 그 어떤 힘을가지고 있다고 해도 자신을 지
킬 힘이 없다면 모든 것을 빼앗기는 것이 당연하던 세상에 살던 강진호는 폭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힘이라는 말은 존중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본인이 힘이 없으면
“아니죠.”
조규민이 단호하게 말했다.
“강진호씨, 세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좀 더 엄밀 히 보실 필요가 있다고 해야겠지요. 강진호씨가 있는 세계라면 모르겠 지만, 겉으로 드러나 있는 세계에
사는 이들에게는 이제는 폭력이라는 것이 그리 필요하지 않습니다. 필요 한 것은 폭력보다는 재력이죠.”
“음……”
“그것도 아니구요.”
최연하가 조규민의 말을 끊었다.
“폭력이니 재력이니, 그런 걸로 해결을 하려고 드니까 안 되는 거라 구요! 이래서 남자들이란 단순하다는 말이 나오는 거예요.”
강진호와 조규민이 동시에 고개를 살짝 숙였다.
뭔가 저 목소리에 준엄함이 느껴 진다. 그들이 그동안 너무 쉽게 생
각하지는 않았나 하는 후회가 밀려 왔다.
“그럼?”
“ 얼굴이죠.”
살짝 내려간 고개가 제자리를 찾 았다. 그와 동시에 격렬한의문이 그들의 얼굴에 어렸다.
“이쁜 애는 따 안 당하는 거예요. 잘생긴 남자도 따당할 일은 없는 거 죠. 애초에 얼굴 잘난 애들이 왕따 당한다는 말 들어본 적 있어요? 얼 굴 좀 꾸미고, 스타일 좀 좋게 꾸미 면…… 그깟 왕따 따위 아무것도 아 닌 거죠.”
박유민이 천장을 올려다보며 흐뭇 하게 웃었다.
‘여긴 글렀어.’
최근에 그가 저지른가장 큰 잘못은 강진호에게 이 일을 부탁한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그가 저지른 잘못은 이 자리를 만든 것이다.
“그래도 힘이!”
“아니죠! 돈이!”
“얼굴이라니까요! 얼굴!”
어쩜 이리 극단적인 사람들끼리 모일 수가 있단 말인가.
‘괜찮은가? 정말 이래도 괜찮은가?’
이런 사람들에게 아이들의 미래를 맡겨도 괜찮은가?
살면서 단 한번도 강진호를의심 해 본 적이 없던 박유민이 지금 강진호란 남자에 대한 심각한 회의에 휩싸이고 있었다.
“저……”
박유민이은근히 불러보았지만, 그들은 박유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서로의의견을 내세우기에 바 빴다.
“힘센 애를 어떻게 따돌린다는 겁니까?”
“힘센 애랑은 그냥 상대를 안 해
버리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건 직 접적인 괴롭힘을 중단시킬 수는 있 어도 반 내에서 아이들의 고립을가 중시킬 뿐이라니까요. 결국에는 돈 입니다. 돈 있는 사람이 무시받는다는 건 현대 자본주의를 전면에서 부 정하는 겁니다. 돈 있는 이는 결코 무시당하지 않는다구요.”
“헤헹! 졸부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요. 나는 학교 다닐 때가난했지만 단 한번도 무시받은 적이 없었어 요. 왜? 이쁘니까!”
“……지금 그런 걸 자기 입으로 말하는 겁니까?”
“왜요? 사실인데?”
조규민이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최연하를 바라보았다.
이건 또 무슨 캐릭터인가.
‘그 와중에 예쁘네.’
웬만큼 예쁜 사람이 저런 말을 하 면 재수 없을 것 같은데, 이건 뭐, 반박할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예쁘니까 할 말이 없다.
“모두가 최연하 씨처럼 예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애들도 원판이 있는데! 이제 와서 그걸 어떻게 고쳐 요‘?”
“꾸미면 돼요. 아무리 맛이 간 얼
굴이라도 프로가 꾸미고 스타일링하 면 일반인급에서는 상타 칠 수 있어요.”
“지금 개그맨들은 안 꾸며서 얼굴 로 웃깁니까? 그것도 한계가 있는 거예요.”
“그럼 한번 보면 되겠네요. 되는가, 안 되는가!”
조규민과 최연하 사이에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박유민이 그 광경을 보며 얼굴을 감쌌다.
‘정상인이 없어.’
물론 아이들을 위해서 열정적으로
나서주는 것은 무척이나 고맙다. 사 실 강진호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이 일에 관련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 진데, 이토록 열을 올리는 것은 쉽 지 않은 일이었다.
문제는 그 방향이란게 좀 이상해 보인다는 것 정도랄까?
“말이 안 통하네요! 정말!”
“누가 할 소린데요, 그게!”
“대화가 별의미가 없네요.”
셋이 기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가만히 지켜보던 박유민은 이제야 말로 그가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저, 제가 생각을 좀 해봤는
데……
“ 뭘요?”
“ 네?”
“뭐?”
타기팅이 이쪽으로 일제히 쏠리는 느낌이 든다. 여기서 말을 잘못했다가는 저기 어딘가에 파묻힐 것 같다. 침을 꿀꺽 삼킨 박유민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누가 옳다 그르다 할 것 없 이…… 그거 어차피 서로 상충되는게 아니잖아요. 다 하면 안 되나
요?”
그 말에 서로를 돌아보던 셋이 일 제히 박유민에게로 다시 고개를 돌 렸다.
“안 그래 보이는데, 똑똑한데요?”
“역시 박유민 씨네요.”
“과연.”
쿵!
최연하가 테이블을 내려치고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좋아요. 내가 사람이 외면이 바 뀌면 얼마나 대접이 달라지는지를 증명해 드릴 테니까, 나중에 자존심 이나 세우지 마시죠. 남자들은 꼭
자기들이 졌다는 걸 알면서도 쓸데 없는 자존심 세운다고 인정 안 하더 라.”
“후후후후.”
조규민이 손가락으로 입술을 쭈욱 한번 긋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건 꽤나 재미있는 발상이네요. 아직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보지 못 하신 것 같은데, 돈 있고 재력 있는 남자는 그런 쓸데없는 것에 자존심을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의 자존심은 지갑에서 나오는 법이거든 요. 특히나 남자는!”
단호한 조규민과 시크한 최연하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뭔가 자신도 이대로 앉아 있으면 어색하다고 느낀 강진호가 엉거주춤 일어나서 입을 열었다.
“아, 저는……
그 순간, 최연하와 조규민이 동시에 강진호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당신은 빠져요.”
“강진호씨는 일단 물러나십시 오!”
용과 호랑이가 서로를 향해 이와 발톱을 드러냈다.
“돈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확실하
게 보여 드리지요.”
“아, 정말 천박한 졸부 마인드. 심지어 자기가 졸부도 아니면서 말 이에요. 능력 없는 남자의 허세는 추하네요.”
“공주병을 남에게 전염시키지 않 았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뭐예요?”
“이 여자가?”
호로록.
박유민이가만히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참 좋다.
‘미안하다, 애들아.’
형이 괜한 짓을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