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4)
마존현세강림기-4화(4/2125)
마존현세강림기 1권(4화)
1장 – 마존, 돌아오다(3)
“왜 서 있어요?”
“……음.”
“ 앉아요.”
“그거지.”
강진호는 아이의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손에 든 콜라를 바라보았다.
그는 진지한 눈으로 한동안 콜라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콜라의 캔 뚜껑올 잡았다.
치이이 익!
뚜껑이 열리며 청량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음……”
아이는 진지한 눈으로 콜라를 바 라보는 강진호를 보며 커다랗게 웃 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핫! 콜라 처음 봐요? 왜 그러고 있어요?”
강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오랜만이다.”
“진짜 외계인 같다.”
‘ 외계라……’
강진호는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가 있던 중원은 지금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니까.
“탄산 빠져요. 얼른 먹어요.”
강진호는 아이의 말에 고개를 끄 덕이고는 천천히 콜라를 입으로가져갔다.
꿀꺽.
그런 후, 한 모금을 입에 머금고 목으로 넘겼다.
“큭!”
분명 과거에도 마셔왔을 터인데
생전 처음 느껴보는 것 같은, 생소한 느낌이 목올 타고 흐른다. 목구멍은 따갑기 그지없고,
안에서 끓어 오른 기체가 목을 타고 코와 입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하아!”
강진호는 거친 숨을 내뱉고는 콜라를 바라보았다.
‘내가 이런 걸 먹었었나?’
아이는 강진호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더니 자지러질 듯이 웃어 댔다.
강진호는 쓴웃음을 머금고는 콜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두 번째라 그런지 나름 익숙해진
감각에 이제는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 달다.’
이런 단 음식을 먹어본게 얼마 만일까?
강진호는 기이한 눈으로 콜라를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신기한 눈으로 봐요?”
“누가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
“무슨 생각요?”
“어떻게 물에 탄산을 녹여냈을까?
누가 생각한 걸까?”
“오빠, 진짜 이상한 사람 같아.” 강진호는가만히 콜라를 바라보았다.
아이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일 것이다. 하지만 과학이란 것이 없던 시대를 살던 강진호는 이 콜라 하나에
얼마나 많은 것이 담겨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오빠라고?
강진호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분명 이 아이의 성별은 여성 쪽에가까워 보였다.
나이는 이제 한 열 살이나 되었을까?
“ 학교는?”
“사돈 남 말 하시네요.”
“ 그렇군.”
“오빠는 어디 다쳐서 왔어요?”
“ 교통사고.”
“별로 아픈 것 같지 않은데? 괜히 학교가기 싫어서 아픈 척하는 것 아니에요?”
“퇴원올 안 시켜주는군.”
“이상하다. 이 병원 환자 빨리 내 보내기로 유명한데.”
“그러게. 너는?”
“난 심장이 안 좋아요.”
“심장?”
“무슨 병이라고는 하는데, 정확하게는 모르겠어요.”
강진호는 아이의가슴을 바라보았다.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분명 무언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어딜 봐요!”
“……응?”
“변태!”
“……”
강진호는 슬쩍 하늘을 바라보고는 애꿎은 콜라를 홀짝있다.
열 살짜리 아이의가슴을 보았다고 변태라니.
아니, 열 살짜리 아이의가슴을 보았으니 변태인 건가?
귓속으로 뭔가 철컹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고 느낀 강진호가 말을 돌렸다.
“많이 아픈가?”
“지금은 괜찮아요. 그런데 아플 때는 정말 말도 못하게 아파요. 집에서나 다른데서 아프면 그래도 괜찮은데, 수업중에 아프기 시작하면 정말……
강진호는 고개를 끄덕었다.
확실히 문제가 될 것이다.
“학교를가야 하는데, 아쉽겠군.”
“ 전혀요.”
“ 왜?”
아이는 혀를 쏙 내밀었다.
“어차피가봤자 애들이 놀리기만 하는데요 뭐. 안 갈 수만 있다면 안가고 싶어요.”
강진호는 아이의 얼굴에 어두운 기색이 스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아이는 조숙하다.
병이 있는 아이는 나이에 비해 조 숙해지기 마련이다. 일찍부터 겪지 않아도 될 시련과 고통에 익숙해진 아이는 그 나이 대의 아이들이 할 수 없는 상상도 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
라고는 할 수 없다. 아이는 아이다 울 때가장 좋은 법이니까.
“수술을 하지 않나?”
“수술하기가 어렵대요. 원래 쉽지 않은 수술인데, 제가 어려서 심장이 작아서 더 어렵다는데…… 모르겠어요, 잘.”
“그래.”
그때, 멀리서 아이를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은아〜! 지은아!”
“ 엄마다!”
아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가요!”
“그래.”
“잘 있어요, 외계인 오빠!”
강진호는 아이의 등에다 대고 말했다.
“콜라 값은 갚을게.”
“됐어요. 그래봐야 천원. 지구에 온 선물이에요!”
아이는 자신에게 뛰어오는 여인의 품에 안겼다.
“바깥바람 쐬면 안 된다고 했잖아!”
“답답해서 잠깐 나왔어.”
“왜 말을 이렇게 안들어!”
아이와 아이의 엄마는 투닥거리며 병원 안으로 향했다.
강진호는 그 광경올 지켜보며 벤치에 등을 기댔다.
‘그래봐야 천원?’
아이는 착각하고 있었다.
그는 단 한번도 원한을 갚아보지 않은 적이 없다. 아무리 사소한 원 한이라도 그는 결코 잊지 않았고,
그가 당한 것의 수십배로 돌려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강진호는 손에 든 콜라를 마셨다.
따끔한 감각이 목을 타 넘어오고, 청량함이라는 감각이 전신을 타고 흘렀다.
“은혜도 잊어본 적 없지.”
강진호는 비어버린 캔을 쓰레기통 에 던져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 이상한데……”
의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강진호의 환부를 바라보았다.
“뮈가 잘못됐나요, 선생님?”
강진호의 어머니가 깜짝 놀라의 사에게 물었다.
“아뇨, 그런 건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잘되었다고 해야죠. 봉합한 곳이 거의 아물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 빨리 아물지 않거든요.게다가…… 중간에 한번 벌어졌던 상처이기도 하니까……
강진호는 책망하듯 자신을 바라보는의사의 시선을 피했다.
“그럼 이제 퇴원할 수 있는 건가 요‘?”
“예후가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퇴원을 서두를 필요는 없올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봉합 부위가 아니라 내부가 아무는 것이니까요.”
“예, 그렇군요.”
“뭐, 그래도 이넣게 빨리 회복된 다면 예정보다는 일찍 퇴원할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리고 강진호 학생.”
“ 예.”
“아무리 예후가 좋다고는 하나 격하게 움직이면 안됩니다. 다시 내출혈이 날 수도 있어요!”
“ 예.”
“휴, 제가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강진호는의사의 말을 건성으로 홀렸다.
“어쨌든 입원해 있는 동안만이라도 격한 움직임은 삼가도록 하세요.”
“ 예.”
강진호의 대답은 언제나 간단명료 했다.
의사가 회진을 끝마치고 나가자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들, 혼자 있을 수 있지?”
“ 예.”
“나는 집에 좀가야겠다. 집안꼴이 말이 아니다. 네 아버지를도통 믿을 수가 있어야지.”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그래, 아들. 선생님 말대로 절대 격하게 움직이면 안 된다.
돈은 서랍 안에 넣어뒀으니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사먹고, 그리고 요즘 공기가 차니까 밖에는 나가지 말거라.
간호사 선생님들이 신신당부를 하더라. 저녁까지는 올 테니까 그전에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하고, 그리고 내가 아까도 말했지만……
어머니의 잔소리는 끝도 없이 이어졌다.
강진호의 둥에 식은땀이 배어나기 시작했다. 사람의 말을 일방적으로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리도 고통스러운 일일 줄이야.
차라리 구파 일방의 정예 수백과 싸우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알았지?”
“예!”
“그럼 엄마 다녀올게.”
“예, 어머니!”
“ 엄마야!”
“……예, 엄마.”
어머니는 살짝 웃더니 병실 밖으로 나갔다.
강진호는 쓴웃음을 머금었다.
현대로 돌아와 이제는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도 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어머니의 잔소리는 그가 막연히 기
억하던 것보다 몇 배는 더 심했다.
듣고 있다 보면 머리가 어질어질 해질 정도였다.
욱신!
강진호는 옆구리에서 전해져 오는 통증에 고개를 숙여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았다.
불핀 했다.
내기를 조금 순환시켜 상처가 빨 리 아물 수 있도록 돕기는 했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과 거의 그였다면 이런 상처 정도는 이 틀 만에 털고 일어났을 것이다.
‘치료할까?’
치료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일도 아니었다.
단전을 만들고 외기를 끌어모아 상처에 기운만 공급해 줘도 육체가 알아서 치료를 할 테니까.
하지만 강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고 간단한 일이지만, 행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현대로 돌아오면서 그는 평범하게 살기로 마음먹었다.
단전을 만든다면 조금 더 편한 삶을 살 수는 있겠지만, 평범하게 살 기는 어려울 것이다. 단전을 만든
후,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숨기고 살아볼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머니 속의 송곳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고, 힘이 있는 자는 그것을 사용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 마련이었다.
강진호는 평범한 삶을 위해서 그 모든 것을 포기했다.
‘필요 없어.’
사실 이 세상에 무공이 무슨 소용 이 있단 말인가.
누군가와 목숨을 걸고 싸울 일도 없고, 심심하면 살인이 행해지던야
만의 시대도 아니다.
그런 세상에 무공이 있어봤자 걸 어서 이동할 때 빨리 갈 수 있다는 것 외에는 딱히 장점도 없었다. 그 나마 병치레나 안 하는 정도일까?
강진호는 옆구리를 지그시 눌렀다.
욱씬!
욱씬!
통증이 전해져 온다.
이 통증이 자신이 평범한 삶을 살 기 시작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평범하게 사는 거야.’
항상 꿈꿔오던 일이다.
이제 드디어 기회를 잡은 것이다.
강진호는 서두르지 않기로 마음먹 었다. 지금은 무언가를 하려 들기보 다는 현대에 적응해야 할 시기였다.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겠지만, 평 범하게 살다 보면 벌문제 없이 적응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란 자신이 살아가는 곳에 적응하기 마련이니까.
현대를 살아가던 강진호도 결국은 중원에 적응을 했는데, 과거 한번 살아본 곳에 적응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강진호는 침대에 몸을 눕히고 TV를 바라보았다.
며칠 동안 병원 생활을 하면서 새 로 깨달은 것이 있다면, TV는 정말 만능 상자라는 점이다.
유희거리라고는 경극을 보거나 배를 타고 노는 것이 전부였던 과거에 비해 TV는 어느 채널을 틀어놓아도 정보와 재미가 차고 넘쳤다.
강진호는 그중에서도 뉴스를가장 많이 보았다.
현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흐릿해진 지식과 시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는 뉴스만 한 것이 없
었다.
정치에 관련된 부분은 지루했지 만, 그 외의 부분은 흥미진진하기 그지없다.
지금 틀어놓은 뉴스에서도 무척이 나 강진호의 홍미를 끄는 일이 나오 고 있었다.
[속보입니다. 최근 벌어진 연쇄살 인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과 대치하 던도중 경찰 한 명에게 부상을 입 히고도주했습니다. 추격도중 범인은 총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만, 아직 그 행적을 찾아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당국은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관 련 지역 주민들이 바깥출입올 자제 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연쇄살인이라……
강진호의 눈이 살짝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