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400)
마존현세강림기-401화(400/2125)
마존현세강림기 17권 (2화)
1장 해결하다 (2)
옆에서 사람이 맞는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처음에는 그 폭력이 나를 향해 다가오지 않기를 빌게 된다. 특히나 그 폭력이 항거할 수 없는 대상에의한 것이라면,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그 폭력이 제발 나를 타
깃으로 삼지 않기를 비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초반뿐이다.
정말 지속적이고 끔찍한 폭력이가해지는 것을 보고 있다 보면, 어 느 순간 그 폭력을 그저 지켜보는 것이 더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 한진성의 기분이 딱 그랬다. 처음에는 그냥 어 리둥절했다.
왜 자신이 이 자리에 불려나와 있는지 몰랐고, 조혁태가 왜 그를 찾는지 몰랐다. 그리고 왜 조혁태가 다짜고짜 김동민들을 패기 시작하는
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건 아무래도 좋 았다.
‘차라리 패라, 씨발.’
옆에서 사람이 말 그대로 걸레짝 이 되도록 처 맞는 것을 계속 보고 있는 일도 사람이 할 짓은 아니었다. 학교 뒷산으로 올라오기 전에 미리 화장실을가둔 것이 다행이었다. 아니면 자신도 모르게 살짝 지 렸을 수도 있다.
쫘아아악!
조혁태의 솥뚜껑 같은 손이 김동 민의 볼을 사정없이 날렸다. 피가
튀고 얼굴이 호빵처럼 부풀어 오르 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한 대, 한 대 맞을 때마다 목이 저리 꺾이는데 버티는 것도 대단하다.
“야, 이 씨발 새끼야. 내가 어젯 밤에 뭐라고 했냐?”
“……죄송합니다.”
“죄송해? 죄송해? 이 씨발?”
쫘아아아악!
다시 한번 목이 획 돌아갔다. 마 음에 안 든다는 듯이 김동민을 쳐다 본 조혁태가 김동민의 배를 걷어찼다.
“끄윽.”
숨 빠지는 소리를 내며 김동민이 바닥을 굴렀다.
“씨발, 안 버텨?”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김동민이 벌떡 일어났다. 마치 그 자리에 누 워 있다가는 큰일을 당한다는 듯이 말이다.
“내가 학교 짤리고 나니까 우습 냐?”
“절대 아닙니다.”
“니가 날 우습게 안 보면 어제 내가 이야기한 걸 안 지키고 애를 저 몰골로 만들어놨을 리가 없잖아. 너, 씨발, 내가 말하니까 좆같아서 저
새끼 저 꼴로 만들어놓은 거 아냐? 어?”
“……정말 아닙니다.”
“ 아냐?”
“ 예.”
“아닌데 왜 그랬어?”
“하, 씨발. 애새끼들, 존나 나이 처먹었다고 대접 좀 해줬더니…… 씨발, 이제는 기어오르네. 어, 그래. 오늘 날 잡자. 날 한번 잡아보자, 씨발 놈들아.”
쫘아아악!
조혁태가 서 있는 3학년들의 뺨
을 사정없이 갈기기 시작했다. 열 명에가까운 선배들이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얻어맞고 있는 꼴을 보니, 저 조혁태라는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소문은 여러 번 들었지만…… 예전에 3학년 중에 진짜 무서운 형이 있었다는 말은 여러 번 들었지 만, 그 ‘무서운’이라는게 이 정도일 줄이야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지금 3학년이 된 선배들도, 그러니까 여기서 변명도 못한 채 얻어맞 고 있는 선배들도 다른 학교에서 무시하지 못하고 나름 알아주는 형들
인데, 정말 말 그대로 어린애가 어 른에게 얻어맞는 것처럼 맞고 있었다.
쫘아아악!
이 상황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한 한진성이 몸을 비틀댔다.
“어느 씨……
욕을 하려던 조혁태가 한진성이 비틀댔다는 것을 알고는 표정을 바 꾸었다.
“어, 앉아, 앉아. 아, 미안하다. 내가 세워뒀네.”
“ 예?”
“거기 앉아. 편히 쉬어. 너……
야, 미안하다. 이리 오래 잡아둘 일 이 아닌데. 내가 일처리를 똑바로 못해서.”
조혁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너 금방 보내줄 테니까, 거기 앉 아서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미안하다. 알았지?”
“……예.”
한진성이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에이, 앉으라니까. 긴장하지 말고 앉아.”
“아…… 네.”
한진성이 그 자리에 주저앉자 조
혁태가 그를 보며 빙그레 웃더니 고 개를 돌렸다. 다시 귀신같은 얼굴로 돌아간 조혁태가 3학년들의 뺨을 처 갈기기 시작했다.
“씨발 놈들아, 내가!”
쫘아아아악!
“아! 내가…… 하아……
쫘아아아악!
화를 어찌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아이들의 뺨을 갈겨 던 조혁태가 고개를 돌려 윤다빈을 바라보았다.
윤다빈의 얼굴은 말 그대로 새하 얗게 질려 있었다. 핏기가 하나도 없는 얼굴을 보니, 당장 쓰러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조혁태는 윤다빈에게는 조금도 관심 이 없어 보였다. 그가 말을 한 것은 김동민들이니, 오직 그들에게만 죄를 묻겠다는 듯이 말이다.
덕분에 윤다빈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열 명이나 되는 선배들이 자 신 하나 때문에 얻어맞는 꼴을 계속 지켜보아야 했다.
주저앉은 한진성의 눈에 윤다빈의 다리가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리는게 보였다.
‘무섭지.’
그도 이렇게 무서운데, 윤다빈은
오죽하겠는가.
“에이, 씨발.”
쫘아아아악!
마지막으로 뺨을 한번 더 날린 조혁태가 김동민의 멱살을 한 손으로 잡아 살짝 끌어당기고는 말했다.
“잘 들어.”
“ 예.”
“오늘부로 한…… 아, 씨발! 쟤 이름이 뭐라고?”
“한진성 입니다.”
“그래, 한성진이.”
“……한진성이요.”
“아, 그래. 한진성이가 학교에서
몸에 생채기 하나 났다 소리 들리면 너는 여기 다시 오는 거야. 그리고 쟤가 학교에서 기분 나쁜 일 있었다 고 하면 너는 또 오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 예.”
“한진성이가 여자한테 차여도 넌 여기 오는 거야.”
아니, 거기까지는 좀……. 진정하세요, 아저씨.
“여하튼 한진성이한테 무슨 문제 있다 소리 들리면, 너는 씨발, 학교 졸업하고도 내 손에 죽는다. 알았 어‘?”
“……예.”
“애들 관리 똑바로 하고. 다 죽여 버리기 전에. 알았어?”
“알겠습니다.”
“별 씨발 새끼들이 진짜.”
조혁태가 김동민의 멱살을 잡은 손을 풀더니,가죽 재킷 안으로 손을 넣어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이고 남은 담뱃갑을 김동민에게 던져 준 조혁 태가 연기를 뿜어내고는 말했다.
“잘하자, 어?”
“예!”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
다. 형이 원한이 있어서 너희를 팬게 아니라는 거 알아주고.”
“예. 알고 있습니다.”
“그래. 피고들 들어가.”
몇 모금 빤 담배를 바닥에 던진 조혁태가 몸을 돌리더니, 한진성에게 다가왔다.
“가자.”
“ 예‘?”
“가자고. 집에 태워줄게.”
“……아, 아니요. 괜찮습니다”
“싱거운 소리 하지 말고 빨리 타. 너 너무 늦게 들어가면 내가 더 혼 난다. 하, 씨발. 이미 벌써 혼나기야
하겠지만.”
더 이상은 거절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거절도 뭐 할 수 있는 사람에게 해야지 이걸 어떻게 거절하겠는가.
“ 예.”
“헬멧 쓰고.”
조혁태는 얼마나 친절한지, 한진 성의 머리에 헬멧을 씌워줬다.
“아, 잠깐만.”
“ 예‘?”
“폰 줘봐, 폰.”
“……여기요.”
“내가 씨발, 존나 돌대가리라서
만날 까먹거든? 나중에 까먹고 그냥 보낼까 봐 그러는 건데, 이거 형 폰 번호니까 뭔 일 있으면 다른데 이야기할 거 없고 형한테 직접 전화 해. 내가니 학교생활에 관련된 일은 완벽하게 처리해 줄 테니까. 알 았지?”
“……예.”
“자, 타라.”
조혁태가 먼저 바이크에 오르더니, 한진성을 뒷자리에 태웠다. 그러 고는 과격하게 앞으로 바이크를 몰 아 사라졌다.
찰칵!
멀어지는 바이크를 보며 김동민이 담배를 물고는 불을 붙였다.
다른 3학년들도 김동민에게 다가 와 담배를 받아들고는 말없이 불을 붙였다. 서로 아무런 말도 없이 담 배 한 대를 그대로 태운 3학년들이 남은 꽁초를 비벼 끄고는 고개를 돌 려 윤다빈을 바라보았다.
윤다빈은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김동민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재밌었냐?”
“너 때문에 우리가 이런 꼴 당하는 거 보니까 재밌었냐고?”
“아, 아니요.”
“어, 그래. 상관없어. 이제 재밌을 거니까. 너는 재미없던 모양이네. 우 리는 재밌을 거 같은데 말이야.”
3학년들이 일제히 윤다빈을 둘러 쌌다.
부우우우웅.
보육원 안까지 들어가지 않고 바 이크가 멈춰 선다.
“여기면 되지?”
“예!”
“내려, 내려.”
“예!”
기합이 바짝 들어간 한진성이 서 둘러 바이크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헬멧을 벗어 조혁태에게 조심스레 내밀었다.
조혁태가 헬멧을 받아들더니,가 만히 한진성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 씨발. 좆 됐네.”
“……예?”
“미안한데, 성진아.”
“진성인데요.”
“그래, 진성아.”
조혁태가 굉장히 불안하다는 눈으로 한진성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그, 그거…… 입술 터진 거, 넘 어져서 그랬다고 해주면 안 되겠 냐‘?”
“ 예?”
“아니…… 형이 씨발, 너한테 손가락 하나 대는 놈 있으면 뒈진다는 소리를 듣고 온 건데…… 이건 뭐, 씨발, 내가 뭐를 해보기도 전에 이 리되면…… 아……
한진성이 멍한 눈으로 조혁태를 바라보았다.
‘이건 뭐 피라미드도 아니고, 먹 이사슬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 거 여?’
윤다빈을 김동민이 잡고, 김동민을 조혁태가 잡았다. 그런데 조혁태를 잡는 사람도 있다는 거 아니냐.
“……하, 씨발. 천태훈 씨가 이거 알면 나 죽이려고 할텐데.”
‘먹이사슬의 정점이 천태훈이구 나……
잠깐만 천태훈?
그 방진훈 아저씨 옆에 따라다니 던 그 사람? 그 조수라던?
그럼 이 모든 일의 정점이 방진훈
아저씨인 건가?
‘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조폭인가? 조폭이겠지?
어쩐지의심스럽더라.
“그런데…… 이게 그런다고 변명 이 될는지.”
“그렇지? 하……
조혁태가 정말 곤란해하고 있었다. 이런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 만, 정말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아 까 그 김동민이 조혁태 앞에서 사시 나무처럼 떨었듯 말이다.
‘이젠 모르겠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한진성은 눈치라는게 있었다.
“저……”
“응?”
“방진훈 아저씨한테 말해볼까요? 조혁태 선배님이 정말 잘해주셨다 고.”
“아! 그럼……
뭔가 생각을 하던 조혁태가 간절 한 눈으로 한진성의 손을 잡았다.
“진짜 미안한데……
“ 예?”
“이왕이면 강진호씨한테 말해주 면 안 되냐? 내가 정말 잘해줬으니
까, 천태훈 씨한테 나 한번 봐주라 하라고.”
“……진호 형이요?”
“어. 그게 약발이 바로 받거든. 천태훈 씨가 결벽증기가 있어서 회 주님이 봐주라고 해도 절대 안 봐주는 타입인데, 강진호씨가 한마디만 하면 바로 봐줄 거야. 그러니까…… 진짜 미안한데, 그래주면 안될까? 그럼 내가 정말 너희 학교 상주하면 서 네 학교생활 봐줄게.”
그건 협박이잖아, 이 미친놈아!
“아, 아뇨. 그러실 것까지는 없어요. 제가 진호 형한테 말해볼게요.”
“지, 진짜?야, 정말 고맙다. 내가 이은혜 잊지 않을게.”
내가 뭘 해준다고은혜라는 거 지?
한진성이 얼떨떨하게 고개를 끄덕 이자, 조혁태가 환희 웃으며 한진성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 그럼 부탁 좀 할게. 꼭이다.”
“ 예.”
“그래.”
그 말을 남기고 조혁태가 바이크를 몰아 사라졌다.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진
성이 터덜터덜 걸어 보육원으로 들 어갔다.
“다녀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가방을 방에 던지고 큰방으로 들어간 한진성이 목 늘어난 트레이닝복을 걸친 채 바 닥에 누워서 과자를 먹으며 TV를 보는 강진호를 발견했다.
강진호의 다리 맡에는 초딩 두 놈 이 다리를 베고 누워 자고 있었다.
한진성이 말없이 강진호의 머리맡 에 앉았다. 그가 온 것을 보고 고개를 든 강진호가 인상을 썼다.
“맞았어?”
“넘어졌어.”
“맞은 거 아니고?”
“이미 맞은 거 다 까발려졌는데, 새삼 뭐가 쪽팔리다고 맞았다는 말을 못할까.”
“그런가?”
강진호가 과자를 들어 올렸다.
“ 먹을래?”
한진성은 아무 말 없이 과자 봉투 로 손을 넣어 과자를 집고는 입에 넣었다.
우드득.
딱딱한 과자가 부러지는 소리가 방 안으로 퍼져 나갔다.
우드득, 우드득.
그렇게 한참이나 시간이 지났을 까.
“형?”
“ 응‘?”
“……아니야.”
“싱겁긴.”
우드득, 우드득.
대화 없는 시간, 낮게 울리는 TV 소리.
그리고…….
그렇게 오랫동안 과자 먹는 소리
만이…….
조용히 방 안의 TV 소리와 섞여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