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403)
마존현세강림기-404화(403/2125)
마존현세강림기 17권 (5화)
1장 해결하다 (5)
상황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한진성이 겪은 일과 비슷한 일을 아이들이 겪기 시작했다. 오히려 급 변하는 주변 반응에 아이들이 인간 에 대한 회의를 느낄까 봐 한진성이 걱정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한진성 본인이
꽤나 마이너스 에너지가 충만한 인간이었다는 것을 실감하는 수준에서 상황이 정리되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은 나이가 어려서인 지, 아니면 애초부터 인간에 대한 기대가 더 없어서인지 주변의 반응 이 바뀌는 것을 그다지 시리어스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냥 형이 중2병인 거 같은데.”
혹시 애들이 우울해할까 봐 한 말 에 돌아온 대답이 한진성을 녹다운 시켰다.
한진성이가장 우려하던 사항도
깔끔하게 해결이 됐다. 한진성의 상 식으로는 이러한 방식으로 여자 아 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거 라고 생각했는데…….
‘왜 여자들이 더 깔끔한 거지?’
남자의 선배와 여자의 언니를 비 교하면, 여자들의 언니들이 더 무섭 다는 것을 새로이 깨달은 한진성이 었다. 예전 쌍팔년대의 무서운 언니 들은 면도날을 껌에 붙여서 뱉었다 더니…….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 하자 근본적인의문이 생기기 시작 했다.
대체!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튀어나온 것인가.
각 학교마다 껌 좀 뱉었다고 하는 이들이 모두 형들의 말을 듣고 움직 이고 있다는 사실이 좀 이상하지 않은가.
그리고 그거보다 더 큰 문제가 발 생하고 있었다.
“……이거, 아니지?”
한진성은 우려스런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의 질문에 돌아오는 긍 정적인 답변은 존재하지 않았다.
“왜 굳이?”
“형.”
“ 응?”
“포기하면 편해.”
한진성은 자신들을 향해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방진훈의 얼굴을 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저 사람은 정말 굳이 주먹을 쓸 필 요가 없는 사람이다.
사채업자나 떼인 돈 받아주는 직 업으로 나가도 떼돈을 벌 것이다.
저 얼굴 앞에서 돈 없다는 말이 나 오겠냐, 이 말이다.
“후후후, 애송이 놈들, 그동안 푹 쉬었겠지?”
“……이틀 쉬었는데요?”
“이틀이면 혹사되었던 육체가 완 벽하게 회복하고도 남을 시간이지.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아암, 충분하고 말고.”
역시 사채업자를 하면 잘할 것 같다.
말이 통하지를 않는다. 무슨 변명을 하더라도 들은 척도 하지 않을 사람이니, 그런 직업에 딱이지 않겠
는가.
“자, 오늘도 힘차게 구를 준비는 됐겠지?”
“저기!”
한진성이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질문은 안 받는다.”
“이번 한번만 받아주시면 안 될 까요? 무척이나 근본적인의문인데.”
“그래, 하나 받아주지. 대신 질문 시간은 운동 시간에서 뺄 테니까 그런 줄 알아라.”
“예……
“뭐‘?”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변 애들 다 대충 상황이 해결된 것 같은데, 굳이 이 운동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싶어서요.”
“저런, 쯧쯧.”
방진훈이 대놓고 경멸하는 얼굴로 혀를 찼다. 뭔가 심각하게 잘못했다는 느낌을 받은 한진성이 목을 쏙 집어넣었다.
“해결? 대체 뭐가 해결됐는데? 너희는 나중에도 이런 일이 또 생기 면 그때도 주변 사람들더러 나서서 해결해 달라고 할 거냐?”
“……아니요.”
“사내새끼들이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할 것 아니냐! 너희들 이번에 학교 찾아간 애들 다 봤지?”
“ 예.”
“걔들이 어찌 보이더냐?”
어찌 보이다니.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지?
훌륭한 양아치들이 었습니 다?
아니면 폭력 사범으로의 싹이 보 였습니다?
“걔들이 다 내 제자다.”
“아직 덜 여물었지만, 그래도 남 자라면 최소한 그 정도는 되어야지.
최소한!”
최소한이라…….
등장하는 것만으로 학교를 뒤집어 놓고, 제 세상인 줄 알고 살던 일진 들이 말 잘 듣는 강아지가 되어서 헥헥대는 정도가 최소한이라면…… 저 사람들은 대체 어떤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인가.
“너희들이 더 영광으로 알아야 할 것은, 걔들은 내 손에 직접 지도를 받은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저 내 밑에 있는 녀석들의 밑에 있는 녀석의 밑에 있는 놈의 밑에 있는 정도 지.”
방진훈이 자부심이가득 담긴 얼 굴로 소리쳤다.
“하지만 너희는 이 내가 직접 돌 봐준다, 이거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지?”
“네에에.”
대답은 다 나왔으나 대답에는 힘 이 없었다.
“사내새끼들이면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킬 정도의 힘은 있어야 한다. 이건 태초부터 이어지는 진리인 거야!”
그리고 근대화가 이루어지면서 폐 기된 논리이기도 하지요.
“나는 내가 아는 놈들이 다른 놈 에게 맞고 다니는 꼴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내가 인연이 없었다면 모를까, 이렇게 인연이 이어진 이상 너희들을 인간 흉…… 아니! 건강한 대한의 청년으로 만들어주마.”
뭔가 살짝 본심이 나온 것도 같지 만,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방진훈은 결코 상황 이 해결된다고 해서 그들을 풀어줄 생각이 없다는 것과…… 방진훈이 바라는 최소한이라는 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최소한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자, 그럼 시작하자! 일단 몸부터 풀어볼까?”
한진성의 얼굴이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이고……
“죽는다.”
“혀~엉, 이러다 우리 진짜 죽겠 어.”
한진성은 대체 뭐가 달라졌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거, 진호 형이 할 때랑 별로
달라진게 없는 것 같은데?’
물론 다르기는 했다.
강진호는 굳이 말하자면 그런 느 낌이다. 눈앞에 커다란 벽을가져다 놓고는 뛰어넘으라고 한다. 그런데 그 벽이 10m가 넘는다.
타고 기고 별 난리를 다 쳐도 결 코 넘을 수 없는 벽을가져다 놓고는 ‘이걸 넘으면 너희는 좀 더 나아 진 삶을 살 수 있다’고 반 협박을 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방진훈은 전혀 달랐다.
방진훈은 눈앞에 2m짜리 벽을가 져다 놓고는 넘게 한다. 그걸 넘으
면 충분히 쉴 수 있게 해주고 요령도가르쳐 준 다음에 3m짜리 벽을가지고 온다. 그러고는 지금까지가 르쳐 준 요령대로만 하면 이것도 넘을 수 있다고 약을 판다.
더 짜증이 나는 건…… 그게 넘어 진다는 것이다. 죽어라 악을 쓰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 정도의 시련만을 딱 안겨주고는 그걸 해내면 휴식 과 보상을 주고 다시 사람을 다그친다.
“결국 끝나고 나면 사람 퍼지는 건 똑같잖아!”
강진호의 훈련이 효율이 없어서가
아니라 힘들어서 이쪽으로 빠진 건데, 이쪽도 이리 힘들다면 이게 뭔의미가 있는가.
거기에 더욱 한진성을 열 받게 하는 것은 여자 방에서 들려오는 ‘하 하호호’거리는 소리였다.
“살판났네, 살판났어.”
한진성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남자아이들을 컨트롤하는 것이 방 진훈…… 아니, 방진훈도 아니고 방 진훈의 조수인 천태훈이라면, 여자 아이들을 이끌고가는 것은 최연하 였다.
그리고 여자아이들은 최연하의 지
도 아래 꾸미는 법과 더 이뻐보이는 법, 그리고 돈을 처발라서 이뻐지는 법을 익히는 중이었다.
죽어라고 몸으로 고생해야 하는 그들에 비해 여자아이들이 편한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더구나 저쪽은 효과도 이쪽보다 더 확실해 보였다.
“세상에 이리 불공평한 일이
“또 불평불만이네. 한심한 인간 같으니.”
문을 걷어차면서 안으로 들어오는 최연하를 보고 한진성이 얼굴을 일
그러뜨렸다.
‘저 여자는 이제는 여기가 자기 집인 줄 아는 거 아냐?’
면회 시간도 아니고, 봉사 시간도 아니니, 시간이나 맞춰서 ‘들어오세 요’라고 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그는 오늘 저녁에 잠을 자는 건 포기해야 할 것이다.
여고딩들은 그에게 욕을 날릴 것이고, 여중딩들은 눈으로 사람을 찢 으려 들 것이고…….
‘여초딩은 ‘빼액!’대며 울겠지.’ 주여…….
어찌하여 저 여자에게 사람의 마
음을 사로잡는 능력을 주셨습니까.
단순히 아이들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니다. 최연하는 이미 저번 방문 때 낡고 노후화된가전제품을 싸그 리 갈아 치우고, 이번 방문 때는 에 어컨을 방방마다 설치하는 이적(?)을 선보여 선생님들과 봉사자분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후였다.
오죽하면 대문에 설치되어 있는 지문도어록에 등록까지 되었겠는가.
그 말인즉슨, 언제 어느 때고 마 음만 먹으면 이 안으로 들어와도 좋 다는 프리패스가 발급된 것이나 다
름없었다.
그 와중에 한진성이 홀로 외로이 투쟁해봐야 돌아오는 것은 찬밥뿐 인 것이다.
게다가…….
“누나, 오셨어요.”
“누나, 여기 냉수가져왔어요.”
“어머, 언니!야! 그 물 치워. 내가 언니 주려고 커피 사놨어.”
“언니, 오셨어요! 오늘 왜 이리 늦게 오셨어요. 제가 할 말이 얼마 나 많았는데.”
‘썩을 것들.’
비록 형제도 없고가족도 없는 한
진성이지만, 그는 보육원의 아이들을 형제처럼가족처럼 알고 살았다. 자신들의 우정과가족애는 결코 흔 들리지 않는다는 확신을가지고 말이다.
하나 그건 그만의 생각이었을 뿐.
최연하의 출현과 동시에 여왕을 맞이하는 신하들처럼 자리에서 일어 나 분주히 움직이는 아이들을 보니, 이것들이 정말 그가 알고 있는 성심 보육원의 용맹한 전사들이 맞았는가 싶다.
‘간신배들 같으니.’
“너, 표정이 띠껍다?”
“……아닌데요.”
“불만 있냐?”
“아, 아니요.”
현실 앞에 무릎을 꿇은 한진성이 눈물을 머금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요.”
“뭐?”
“저희는 왜 저런 거 안 해주세 요?”
“뭐?”
“저런 거요.”
한진성이 여자아이들을가리켰다. 그러자 그 말을 알아들은 최연하가 코웃음을 쳤다.
“그러니까, 지금 너희는 왜 안 꾸 며주냐고 말하는 거야?”
“네.”
“호호호호호호!”
최연하가 허리를 젖히며 마구 웃 다가 정색을 하고는 한진성을 바라 보았다.
“나는 사람은 꾸밀 줄 아는데, 오 징어 손질하는 방법은 모르는데?”
한진성이 부들부들대기 시작했다.
“오, 오징어라니! 여기 오징어가 어디 있다고!”
“넌 거울도 안 보니? 내가 들어 올 때 여기가 수산물 시장인 줄 알
았다.야야, 아서라. 그냥 너는 차라 리 돈 버는게 나아. 꾸민다고 해결 이 될 문제가 아니잖아. 오징어가 꾸며봐야 오징어지.”
무척추동물로 진화에 성공한 한진 성이 눈물을 머금고 소리쳤다.
“꾸미면 좀 나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봐야 오징어지.”
마침내 울분이 터진 한진성이 소 리 쳤다.
“아니! 인정하는데! 내가 오징어 라는 건 인정하는데! 내가 지금 꾸 며서 뭐 원빈 되겠다고 이러는 거 아니잖아요. 같은 오징어끼리 경쟁
해서 조금 더 나은 오징어 되겠다는 거 아니에요! 그래도 손질한 오징어가 그냥 잡은 오징어보다는 보기 좋을 테니까!”
최연하의 얼굴에 처음으로 안쓰러 운 표정이 떠올랐다.
“……그렇게까지 말하면 내가 할 말이 없긴 하네. 알았어. 나름도와 줄 테니까, 자꾸 그렇게 자기 비하 하지 마. 네가 못생긴게 네 탓도 아닌데……
최연하가 조금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그렇게 상처받을 줄 몰랐어. 미 안하다.”
“사, 사과하지 마!
사람을 어디까지 비참하게 만들 셈이야!
한진성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표 오징 어에 동조한다른 오징어들의 눈가도 촉촉이 젖어들기 시작했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
최연하는 결심을 굳혔는지 오징어 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신 조건이 있는데……
“조건요?”
아이들의 시선이 최연하에게 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