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419)
마존현세강림기-420화(419/2125)
마존현세강림기 17권 (21화)
5장 응징하다 (1)
“ 개판이군.”
조규민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거 리를 바라보았다. 밀려 나오는 사람 들 때문에 차량이 조금도 이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일게 빤해서 자신이 이곳에 온다고 해도 딱히도움이 되
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 지만,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앉아서 시간을 때우는 것은 그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일단은 아이들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다행히 안에 있는 이들은 별문제 없이 빠져나온 것 같지만,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기세와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면, 건물 외부에서 2차 피해가 벌어진다 고 해도 결코 이상하지 않으니까.
조규민은 적당한 곳에다 차를 대 고는 서둘러 내렸다.
차도로 사람들이 마구 몰려나오고 있어서 그 이상 차로 전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터져 버린 파이프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듯이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튀어나오고 있었다. 조규민은 핸드폰을 들어 전 화를 걸면서 사람들의 파도를 헤치 며 앞으로 나아갔다.
근처에서 통화가 너무 많이 걸리 고 있어서인지 먹통이 되어버린 전 화기가 겨우 신호음을 내기 시작했다.
“어디냐‘?”
[여, 여기요? 여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어요.]
조규민은 한진성의 대답에 한숨을 내쉬었다.
‘하기야.’
평생 이런 곳에는 와보지 않은 아이들인데, 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낸 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이 아니어도 설명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주변이 모두 사람으로 뒤덮여 버렸으니 그게 쉽겠는가.
“아, 속 터지네.”
조규민이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빌어먹을, 좋은 일 하려 하면 꼭
일이 터진다니까.’
운도 없지.
자기가 놀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애들이가고 싶다고 해서 온 놀이공원에서 하필이면 이런 일이 터지다니 말이다.
아마도 지금쯤 강진호도 속이 뒤 집혀 있을 것이다. 조규민은 강진호의 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향하지 않 기를 바라면서 안쪽으로 달려갔다.
“옆에 봐봐. 건물 안이야, 밖이야?”
[아직은 안이에요.]“애들 같이 모여 있어?”
[예. 지금 나가려고 하는데, 사람 들이 너무 많아서 나갈 수가 없어요. 저 혼자면 어떻게 뚫고 나가보 겠는데, 애들이 힘이 약해서 자꾸 밀려나요.]“건물이 붕괴될 일은 없으니까, 억지로 나오려고 하지 말고 자리 지 켜. 내가 지금 들어갈 테니까 말이야.”
[예. 그런데 애들이 너무 무서워 해서…….]“알았어. 금방 갈게. 주변에 뭐가 보인다고?”
한진성의 설명에 대략의 위치를
파악한 조규민이 한숨을 푸욱 내쉬 었다.
‘저 안쪽이네.’
저기라…….
바늘 하나 밀어 넣은 틈 없이 다 닥다닥 붙어서 밀려 나오고 있는 사람들을 본 조규민이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저기를 뚫고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니…….
“거기, 뭐하는 거예요?”
역주행을 하는 조규민 때문에 빠져나오는 이들이 정체된다 싶자, 통 제를 하던 경찰들이 조규민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조규민은 이를 악 물었다.
“한번 죽지, 두 번 죽냐!”
따라붙는 경찰들을 따돌리며 조규 민이 사람들 사이로 몸을 던졌다. 좌우로 밀려 들어오는 압력에 몸이 찌부러지는 느낌이 났지만, 조규민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앞으로 파고 들었다.
‘아이고, 내 팔자야.’
참 다양한 일을 겪는다 싶은 조규민이었다.
‘어디지?’
최연하는 정신없이 건물 안을 누 비고 있었다.
전화가 먹통이 돼서 아이의 위치를 파악할 수가 없었다. 아까부터 전화를 계속 걸어보고는 있지만,도 무지 전화가 걸리지가 않는다.
‘ 침착하자.’
달리고 또 달리던 최연하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깊게 숨을 내쉬었다.
무작정 달려서 확인하기에 이곳은 너무 넓었다. 그녀 혼자 뒤지려 한
다면 일주일이 걸려도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그만한 시간이 없었다.
‘초등학생이 이런 상황에서 언니 들과 떨어진다면 제일 먼저 어디로 갈까?’
상식적으로 본다면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려 하겠지만, 그러지 않았 으니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최연하가가만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러고 있다가 안전 요원들에게 들키면 그녀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빨리 민지를 찾 아내야 한다.
“아우! 선녀 나셨네!”
순간,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
자신이 왜 여기서 애를 찾고 있 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녀의 팬들이 그녀가 이런 위험 한 곳에서 아이를 찾아 헤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거품을 물고 쓰러질 것이다.
물론 아무 상처 없이 곱게 살아 나갈 수 있다면 미담이 되겠지 만…….
‘미담은 얼어 죽을.’
기사화가 되어야 미담이지, 이걸 누가 기사로 써준다고 미담이란 말
인가.
막상 기사화가 된다면 최연하부터 기겁을 해서 기사를 막으려고 애쓸 건데.
이미지에도 아무런도움이 안 되 고, 고생만 죽도록 하는 이런 일 따 위…… 예전이었다면 기겁을 했을 것이다. 자신에게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눈길도 주지 않는 것이 최연하 였으니까.
‘내가 미쳤지.’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건지는 그녀도 잘 알 수 없었다. 원래 그녀에게 이런 성향이 있던 것인지, 아니면
강진호를 만나고 보육원 아이들을 알게 되면서 그녀가 변한 것인지 말이다.
“쓸데없는 생각은 나중에 하자.”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공포 에 떨고 있을지 모르는 아이를 찾아 내는 것이다. 그런 후, 안전하게데 리고 나가는 것이다.
“후우우우우.”
깊게 심호흡을 한 최연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솔직히 좀 무서워.’
천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쉽게
겪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언제 머리 위에서 뭐가 떨어져 내릴지 모 른다는 것은 공포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그녀가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터널에 갇혔을 때의 그 공포 스러운 경험 때문이었다. 그때 그녀가 느낀 그 짙고 깊은 절망에 비한다면, 지금의 두려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만약 이 안에 민지가 홀 로 방치되어 있다면, 그 아이는 과 거 최연하가 느낀 공포를 그대로 느 끼고 있을 것이다. 그때의 최연하에
게는 강진호라도 있었지만, 오민지 에게는 아무도 없을 확률이 높았다.
‘그 꼴을 어떻게 봐.’
그렇다면 자신이 오민지의 강진호가 되어주어야 한다. 조금 무섭고 겁이 난다고 물러설 수 없는 일이었다.
‘생각해봐. 내가 초등학생이라 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마라. 애들은 본능에 좀 더 충실하다. 이 성…….
“화장실!”
최연하가 눈을 번쩍 떴다.
예전에 그녀도 공공장소에서 무섭 다는 생각이 들면 화장실로 찾아들 어서 마음을 안정시키고는 했다. 이 드넓은 곳에서 온전히 혼자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소는 그곳 하 나뿐이니까.
문제는 이곳에 화장실이 한두 곳 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많은 화장 실을 모두 뒤지려면 시간이…….
그 순간, 최연하의 전화가 마구 울리기 시작했다.
반색한 최연하가 전화를 들었다.
오민지.
액정에 뜬 이름을 본 최연하가 주먹을 꽉 움켜잡았다.
“민지야! 너 어디니!”
최연하의가슴이 마구 뛰었다.
드디어 민지와 연락이 되었다는 안도감도 한몫했지만, 이 다급한 와 중에 그 아이가 전화를 걸어준 사람이 다른 이가 아닌 최연하 자신이라는 사실이 그녀를 더욱 벅차게 만들 고 있었다.
아무리 그 아이의 전화기에 최연하의 이름으로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이 떴을게 자명하다지만, 정말 그녀를 믿지 않는다면 언제 다시 전 화가 끊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녀 에게 먼저 전화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 언니…….]“잠시만!”
최연하가 심호흡을 했다.
다급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녀도 이미 겪어보지 않았던가. 이 런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판단력이 마비된다. 최연하가 다급하게 굴수 록 오민지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다. 거기까지 판단한 최연
하가 빙그레 웃었다.
연기야 이쪽의 주특기니까.
“그래그래, 민지야. 많이 무서웠 지? 언니가 지금 찾고 있으니까, 거 기가 어딘지 말해볼래?”
목소리가 떨려 나오지 않게, 급박 하게 보이지 않게.
속은 타들어 간다고 하더라도 이 럴 때는 신뢰감을 주는 것이 우선이 었다. 그녀의 필사적인 노력이의미가 있었는지, 오민지의 목소리가 차 분해지기 시작했다.
[여, 여기 화장실인데…….]최연하의 얼굴이 미묘해졌다.
‘정말 화장실이야?’
이거, 진로를 잘못 택한 거 아닐까? 어쩌면 배우보다 탐정이 좀 더 적성에 맞았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래, 화장실. 응. 그래, 잘했어.”
일단은 오민지를 한번 더 진정 시킨 최연하가 결코 재촉하지 않으 며 느긋하게 말했다.
“그런데 화장실이 너무 많아서 언니가 찾아가기가 힘들거든? 어디쯤 있던 화장실인지 민지가 말해줄 수 있을까?”
[여기…….]“그래. 급할 것 없으니까, 천천히
설명하면 돼.”
[2 층인데…….]순간, 최연하의 눈이 빛났다.
“그래. 2층 어디쯤?”
목소리는 느긋하지만 2층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녀의 다리는 전력으로 계단을 찾아 뛰기 시작했다. 지금 그녀가 있는 곳이 3층이니 한 층만 내려가면 된다.
[잘 모르겠어, 언니.]“들어오기 전에 뭔가 본게 없을까?”
[밖으로 나가는 길을 본 것 같은데……J“밖? 출입구 말하는 거니?”
[아니. 성 같은 거 있는데.]빙고!
대충 위치를 짐작한 최연하가 방 향을 틀어 달리기 시작했다. 호수가 있는 쪽으로 나가는 통로. 머릿속으로 지도를 떠올린 최연하의 발이 좀 더 빨라졌다.
“그래, 민지……
전화기에서 들리는 지직거리는 소 리에 얼굴을 일그러뜨린 최연하는 통화가 끊기는 소리에 욕을 내뱉었다.
“이 빌어먹을 통신사 새끼들, 내
가 다시는 광고해 주나 봐라!”
작년에 이 통신사 광고를 찍었다는 사실이 순간 흑역사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짜증이 확 치밀어 오른다. 서비스고 개뿔이고, 일단 통화부터 잘되게 해야 할 것 아닌가. 통화량 좀 많아진다고 전화가 안 되면 어떡 하자는 건가.
신경질적으로 전화기를 주머니에 쑤셔 넣은 최연하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분명 이 근처에……”.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혹시 사람이 남아 있는지 점검하
던 안전 요원이 최연하를 발견하고는 득달같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당장 나가세요! 당장!”
“잠시만요.”
“잠시고 나발이고…… 최연하씨?”
안전 요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최연하가 왜 여기에 있단 말인가.
“이 근처에 화장실이 어디 있죠?”
“지금 위험해서 건물 내부의 화장 실은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그게 아니라, 이 안에 우리 애가 있는데! 걔가 지금 화장실에 있대 요. 애가 패닉이라 화장실 안에서
못 나오고 있단 말이에요.”
“애, 애요?”
순간, 표정이 복잡해지는 안전 요 원을 보며 최연하가 이를 갈았다.
“무슨 병신 짓을 하는 거예요! 지 금 여기 사람이 남아 있다구요! 초 등학생이!”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안전 요원이 얼굴을 굳혔다.
“가까운 화장실이 어디죠?”
순간, 갈등하던 안전 요원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일단 이쪽으로!”
최연하가 안전 요원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언니가 금방 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최연하의 눈에 간절함이 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