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425)
마존현세강림기-426화(425/2125)
마존현세강림기 18권 (2화)
1장 수습하다 (2)
“야, 이 쓰레기 같은 놈들아아아 아아아아!”
그 목소리에는 애환과 서글픔, 그 리고 분노가 적절히 녹아 뒤섞여 있 었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는 명분마저 충분하기에 비난을 받는 이들은 감
히 불만을 표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 미안해.”
주영기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삿대질을 했다.
“이게 미안하다고 해서 될 일이 냐!야, 이놈들아! 누가 보면 내가 사장이고,니들이 알바인 줄 알겠 다! 요즘은 알바들도 이따위로 일 안 해. 일 있다고 하고 안 나오면 끝이냐! 끝이야?”
“……미안하다.”
“요즘 것들은 책임감이 없어! 요 즘 것들은! 내 때는 안 그랬는데!”
나이는 같지만 미묘하게 산업 현 장(?)에 일찍 뛰어든 주영기가 꼰대 처럼 설교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남의 집에가서 일을 해도 이따 위로 하는게 아냐. 자기가 맡은 일은 하고 돌아다녀야 할 거 아냐. 어? 무슨 일이든 초심이 중요한 거 아냐! 그런데가게 오픈한 지 며칠 이나 됐다고 하나같이가게에 안 기 어 나오고! 어?”
강진호와 박유민이 조금씩 쪼그라 들었다.
‘ 더부룩하다.’
‘무서워.’
세상에서 제일 싫은 상황 중 하 나가 바른말로 잔소리를 듣는 것이다.
잔소리라 듣기는 싫은데 말은 다 맞는 말이고, 잘못은 분명 본인들이 했기 때문에 변명조차 할 수 없는 경우.
지금 둘의 상황이 딱 그랬다.
“……영기야, 진호가 일부러 그러 려고 한게 아니고.”
“ 뭐?”
“애들이, 상황이……
“애 애 애드으으으으을?”
주영기가 눈을 희번덕거리자 박유
민이 움찔했다.
뭔가 벌집을 잘못 쑤신 듯한 느 낌이다.
“애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걔들이 금수저냐? 저놈처럼 금수저야?”
바른말로 하자면 강진호는 홁수저를 연금술로 금수저로 바꾼 케이스 이지만, 지금은 그냥 입을 닫고 있는게 나을 것 같았다.
“보육원 나가면 제 힘으로 밥 벌 어 먹고살아야 하는 애들한테, 어른 이란 것들이 이랬다고 놀고, 저랬다 고 놀고! 그런 모습이나 보여주고
있는데, 잘도 교육이 되겠다. 정신 차려, 이것들아. 인생은 실전이야.”
“니들이 걔들 인생 평생 책임질 거야?니들이 걔들 엄마냐? 적당히 해, 이 미친놈들아. 애들한테 잘해주는 것도 좋지만, 걔들이 너희를 너 무의지해도 안 된다는 거 몰라?”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강진호와 주영기는 연신 머리를 조아렸다.
오늘도 주영기의 인생 강의는 통 렬하고도 강렬했다.
“미친놈들이 그리 안 나올 거면 애들이라도 보내주든가. 갑자기 알 바하던 애들까지 다 빼가면 나보고 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급하게 알바까지 구한다고 얼마나 식겁 한 줄 알아?”
“……죄송.”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주영기가 한마디를 할 때마다 새 로운 잘못이 발굴되어 나오는 느낌 이었다.
강진호는 자신이 이렇게나 인생을 잘못 살고 있었나 하는의문에 휩싸 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것치고는 엄청 잘 돌아가는데?”
“……그지?”
주영기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홀마다 손님들이가득가득 들어차 있었다.
“장사가 잘되더라고.”
“메뉴만 몇 개 추가했을 뿐인데 말이야.”
박유민이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말했잖아. 너 이쪽으로 재능이 있다니까.”
“인테리어만 빼고.”
“확 그냥.”
굳이 붙이지 않아도 될 말을가 져다 붙이는 강진호에게 손을 들어 올린 주영기가 한숨을 쉬며 팔을 내 렸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할 말이 있는데……
“ 뭔데?”
“……분점 낼 수 있냐?”
“ 응?”
강진호의 얼굴이 멍해졌다.
“분점을 내고 싶다고 찾아온 사람
이 있었다고?”
“그래.”
“분점 이라..
강진호는 솔직하게 평가를 내렸다.
“무모한 짓이군.”
“그러게. 망하고 싶으신가?”
“이 새끼들이……
주영기가 역정을 냈지만, 강진호는 단호했다.
사실 피자집이라는 것이 그렇다. 기술만 조금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망한다. 차 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가게도 여러가지 호재가 겹치지 않았더라면 진즉에 망했을 것이다. 대자본이 들어온 프렌차 이즈가 아닌 이상에는 인지도에 밀 리고 광고에 밀려서 조금씩 자본을 까먹는 케이스가 대부분이었다.
“뭘 믿고 분점을 내신대?”
“장사가 잘된다고 생각하신 모양 이지.”
“그래서?”
“재료 값이랑 뭐, 이거저거 보여 드리니까, 다음에 온대.”
“안 오겠네.”
“응.”
장부를 보고도 다시 온다면 그 사람은 망해야 한다. 지금 이가게는 어마어마하게 몰리는 손님들로 인해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분점이 반 정도 되는 손님만 끌 어줘도 성공이야 어렵지 않겠지만, 그 반이 다른가게들 기준으로는 초 대박이 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의미 였다.
“그래서 말인데……
“흠.”
“체인점 형식으로 분점을 낸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 어.”
“직영점 한번 해볼래?”
“……으응?”
주영기가 어깨를 으쓱했다.
“너희 없이 내가가만히 여길 돌 려보면서 느낀 건데, 진호 특유의 레시피만 구현할 수 있으면 그리 어 렵지 않겠더라고. 적당히 굽는 법을 전수받은 덕분에 우리도 어느 정도는 맛을 낼 수 있잖아.”
박유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초반에는 모든 피자를 강진호가 구웠다. 다른 이들은도무지 강진호의 피자를 따라 구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열양지공을 쓸 수 없는 그들로는 당연한 일이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강진호가 화덕을 개조하여 화력을 올 리고 이런저런 방법을 마련하여 비 슷하게나마 따라 할 수 있게 만들고 나서야 다른 사람들도 어느 정도 피 자를 구울 수 있게 되었다.
원조의 맛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손님들은 그 정도에도 만족을 보였다.
“그렇긴 하지.”
“그래서 말인데, 굳이 체인점을 낼 것 없이……가게를 하나 더 내
는 거야. 주방장만 제대로 고용하면 어렵지 않을 것 같거든.”
“관리는 네가 총괄하고?”
“응.”
주영기가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직영점이라……
나쁘지는 않았다.
박유민도 그렇지만, 강진호도 주 영기가의외로 경영에 소질이 있다 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숫자를 들이 밀고 고민해야 하는 경영자가 아니 라, 현장에서 뛰는 경영자로서 주영 기는 무척이나 우수했다.
엉멍진창이던 이가게가 이렇게까 지 클 수 있던 것에는 주영기의 역 할이 지대했다.
‘되레 우리가 잘 안 나오고부터가게가 더 안정이 됐지.’
어쩐지 그동안가게에 짐이 된 것 같다는 생각에 우울해지는 강진호와 박유민이었다.
“그런데 그게 쉽겠어? 사람 구하는게 제일 힘들잖아.”
“정직원으로 채용만 하면 못 구할 것도 없어. 청년 실업 팔백만 시대 에 사람 하나 못 구하겠냐.”
“믿고 주방 맡길 사람은 구하기가
어려울텐데.”
“지금 당장은 아니지. 일단은 쟤 들이야.”
“ 응?”
주영기가 홀에서 서빙을 보고 있는 아르바이트들을가리켰다.
“대학생 알바가 아니라 정말 일할 애들만 뽑았어. 저 중에서 열심히 하는 애를 주방에 들이고 피자 굽는 법을가르친 다음에 여기 주방에 쓸 거야.”
“음……”
“직영점을 새로 열면 거기에는 일 단 내가가서 몇 달 보면서가게
안정화시키고……
“같은 걸 반복하겠다?”
“그렇지.”
“으으음…….”
박유민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 했다.
그로서는가타부타 말을 하기 힘 든 일이었다. 직영점을 늘인다면 수 익이 더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투 자금도 비례해 늘어난다. 현재가게의 투자금은 온전히 강진호에게의 존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건 전적으로 강진호가 선택해야 할 문제였다.
“새로가게 얻는 것도 돈이 만만
찮게 들 건데……
“음, 그렇지. 그래서 내가 생각을 한게 있지!”
“응?”
주영기가 강진호를 보며 말했다.
“너, 여기서 손 떼라.”
“……으응?”
난데없는 말에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소리야?”
“어차피 너는 좀 있으면 복학하잖 아.”
“그렇지.”
“복학하고도 여길 계속 붙들고 있
을 수는 없잖아. 그리고 네 장래 희 망이 피자가게 사장은 아니겠지?”
“……아닌 것 같다.”
주영기가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어차피 지금 너는가게에는 반쯤 손을 뗐잖아.”
“그런 건 아니다.”
“1순위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
“장사라는 걸 쉽게 보면 안 돼.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급한
일을 적당히 해놓고 남는 시간에 둘 러봐서 되는게 사업이면 누구라도 성공하지.”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가게를 대하는 그의 태도가 주영기의 말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너에게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는 거지. 너에게 있어 서 피자집은 유지되면 좋은 추억의 장소가 되겠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목맬 만큼 대단한 곳은 아니야. 맞 지?”
“음…….”
“그건 네가 여기가 망해도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돈이
있으니까. 하지만 내가 장담하건대, 네가 그런 마인드로가게를 운영하 면 여기는 얼마 못가서 망해.”
“……맞는 말이다.”
강진호는 주영기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 오만하기도 했어.’
최근들이 일들이 술술 풀리다 보니 피자집도 ‘적당히 알아서 잘 유 지가 되겠지’라는 생각을 한게 사 실이다. 모든 조직이라는 것이 그런 생각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아는 것을 행하는 것이가장 힘
들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강진호였다.
“그래서 결론은가게를 접자?”
“뭔 소리야?”
주영기가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내가 언제 그랬어?”
“손 떼라며?”
“너만 손 떼라고.”
“응?”
주영기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운영권 넘겨. 너는 투자자 해라. 투자금 다 갚을 때까지는 이익금 전 액 내 월급만 빼고 넣는다. 최종적
으로는 지분율을 반으로가져갈 거야. 네가 반, 내가 반. 수익은 반반 나눈다.”
박유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뭔 소리야?”
“이가게는 내가 맡아서 돌린다는 거지. 너도 이제 시즌 준비해야 하 고, 진호도 복학해야 하니까. 대신에가게에서 나오는 돈은 나눠 먹는다, 이거야.”
“아……”
박유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은 방안 같았다. 일단 강진호와 그는 해야 할일이 있으니
가게에 전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주영기가 맡아주는 것이가장 좋았다.
주영기로서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일하게 된 것이고, 본인이의욕이 있으니 금상첨화였다.
“가게는 나하고 정수연 씨가 잘 돌려볼 거야. 몇 군데 유지하는게 끝이 아냐. 점점 분점을 늘려가다가 나중에는 대형 프렌차이즈급으로 키 우는게 목표다.”
“음……”
강진호가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 같다.”
“그렇지?”
“다만, 그렇게 될 경우 새가게를 낼 때, 그 비용을 어떻게 처리하는가가 문젠데……
“아, 그건 내가 생각해 둔게 있 다니까?”
“그래?”
“적당한 투자자가 있어. 돈은 많은데, 쓸데는 없는.”
“응?”
주영기가 씨익 웃으며 허리를 구 십도로 꺾었다.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투자자님.”
“돈 좀 투자하시죠. 이게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제가 몇 배로 불려 드리겠습니다.”
“……꺼져.”
“캬, 화끈하신 거 보소. 십호점까 지는 금방 내겠네. 으하하하하하 핫!”
커다란 웃음을 터뜨리는 주영기를 보며 강진호가 낮은 한숨을 쉬었다.
‘정상적인 놈이 없어.’
이번 삶은 영 걸쩍지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