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462)
마존현세강림기-463화(461/2125)
마존현세강림기 19권 (14화)
3장 배웅하다 (4)
“무라는 것은 아주 간단하다.”
강진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차 분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그 사 실이 이명환들의 속을 더욱 뒤집어 놓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렇게 설명하더군. 무 라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이들을 쓰러뜨리기 위 함이 아니라고 말이야. 부차적인 것이라고.”
강진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 린 이가 강진호의 일격을 턱에 얻어 맞고 허공을 붕 날아 바닥에 처박혔다.
퍼억!
사람이 바닥에 떨어지는데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는지의문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대답을 요구하는 말이 아니었다.
설사 요구하는 말이라 하더라도 이 순간 누구도 대답을 할 수 없었
다. 대답하는 순간, 강진호의 주먹이 그들의 목에 틀어박힐 테니까.
“개소리지.”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끄으으으……
그리고 그 비웃음과 함께 신음 소 리가 들려왔다.
바닥에 널브러진 이들은 몸을 일 으키지도 못한 채 부들부들 떨고 있 었다.
“수양을 하고 싶다면 종교를 믿으 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산골에 틀 어박혀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좋 겠지. 요즘 세상에는 요가도 하고,
좋은게 많더군. 그런데 왜 굳이 사람을 쳐 죽이는 기술을 배우면서 수 양을 하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강진호의 말을 듣고 있는 이들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강진호의 말이 전부 맞다고 쳐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가운뎃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싶은 것이 그들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그도 당연한 것이, 얻어맞으면서 듣는 설교 따위 누가 좋게 받아들이 겠는가.
“결국 무학이란 사람을 죽이거나 제압하기 위해서 발전한 것뿐이야.
목적에 충실해야지. ‘얼마나 빠르고 완벽하게 목줄을 뜯어낼 수 있는가’, 그것만 생각하면 된다. 다른 부 차적인 것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강진호가 자신의 앞에 마지막으로 서 있는 이를 바라보았다.
이명환은 파랗게 질린 얼굴로 아 무것도 할 수 없었다.
완벽한 전의의 상실.
‘뭘 어떻게 하란 말이야?’
이미 강진호에게 한번 제대로 당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와 지 금은 달랐다. 그 취조실…… 아니, 면접실에서 당했을 때는 예상도 못
하고 있다가 갑자기 제압을 당한 것이다.
그렇기에 제대로 붙었다면 이기지는 못해도 조금의 반항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소리지.’
제대로 붙으면 뭐?
그래. 제대로 붙으면 이 꼴이 난다.
이명환은 돌아가지 않는 눈알을 억지로 굴려서 바닥에 널브러진 동 료들을 바라보았다.
총회 옆 산에 있는야외 수련장으
로 들어서자마자 강진호가 한 말은 단 하나였다.
“덤벼.”
뜬금없고 어이없는 말이지만, 모 두가 그 말의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작은 전쟁이 시작되었다.
결과?
그 결과가 지금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전력을 다해 덤볐음에도 불구하 고, 고르고 골랐다는 총회의 정예들
은 강진호의 몸에 손가락 하나 대지 못했다. 막연히 상상으로만가늠하 던 격차를 온몸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충격은 이명환이 상상 하던 것이상이었다.
‘이렇게나 극심하단 건가.’
심지어 검조차 들지 않은 강진호 였다. 그런 강진호를 상대로도 손가 락 하나 대지 못한 것이다.
지금 바닥에 쓰러진 이들을 일어 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육체적 충격 보다 정신적인 충격이 더 클 것이다. 이명환은 아직 처 맞지도 않았
는데 쓰러지고 싶은 심정이었으니 까.
강진호가가만히 입을 열었다.
“왜 강해지고 싶지?”
“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더군. 살아남고 싶어서라고 했던가?”
‘그거…… 제가 한 이야기 아닌데 요.’
그거, 최진영이 한 건데요. 그 새 끼는 지금 저기에 쓰러져 있습니다 만?
“거짓말이지.”
“……아니, 저•…”
“쳐 죽이고 싶으니까.”
강진호의 말에 이명환이 입을 다 물었다.
강진호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이기고 싶으니까, 우월감을 느끼 고 싶으니까, 내가가장 강하다는, 그 어린애 같은 만족감을 충족시키 고 싶으니까.”
“때로는 유치한게 정답이지. 대 놓고 말로는 하지 못하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가진 사명이나 목 표를 거창한 말로 표현하고 싶어 한
단 말이야. 실제로가진 목표는 꽤 나 저열하고 간단한데 말이지.”
강진호가 이명환의 귀에 대고 속 삭였다.
“그저 이기고 싶잖아. 너보다 강 한 이를 말이야. 그리고 네가 최고 라고 외치고 싶겠지. 사람들이 너를 알아서 떠받들어 주길 원하는 것 아 닌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으니까. 이런저 런 이유 속에 꼭꼭 숨겨둔 그의 본 심이 지금 강진호에의해 낱낱이 까
발려지고 있었다.
“나쁘지 않지.”
강진호의 목소리가 악마의 그것처 럼 이명환의 귀를 파고들었다.
“솔직하다는 건 나쁘지 않은 거야. 누군가는 그걸 불편해하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한번쯤은 솔직해지는 것도 괜찮잖아? 그렇지?”
그 순간, 강진호가 이명환의 목을 움켜잡아 그를 허공으로 들어 올렸다.
“끄윽……
이명환이 자신의 목을 틀어잡은 강진호의 손을 떨쳐 내기 위해서 그
의 팔을 움켜잡았지만, 쇠처럼 단단 한 강진호의 팔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목을 조여오는 어마어마한 힘에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이대로는 꿈도 꾸지 못할일이지. 쓰레기나 다름없거든.”
털썩.
강진호가 손을 놓자 이명환이 바 닥에 쓰러졌다.
다른 이들에 비해서 딱히 큰 타격을 입은 건 아니지만, 이명환은 감 히 강진호를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강진호 역시 그런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는 듯이 이명환을 내버려 두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널브러진 채 아연한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는 이들.
그 눈빛을 본 강진호가 눈살을 찌 푸렸다.
“너희는 약하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고통스러울 정도로 약하지. 사실 나는 너희가 스스로를 무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조금 우습게 생각하는 중이야. 내가 있던 세상에서 너희 같은 이들은 감 히 무인이라 자처하지 못했으니까.
그저 삼류 양아치에 불과했지.”
세상의 무학이 퇴보했는지, 아니 면 이곳이 특별히 약한 것인지에 대 한 판단은 아직 서지 않지만, 그 어 느 쪽이더라도 이들이 약하다는 사 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너희를 강하게 만들 어야 하는 입장이지. 쓰레기를 재활 용하듯이 말이야. 못 써먹겠다 싶은 쓰레기들을 모조리 걸러냈는데도 여 전히 답이 보이지가 않는군.”
강진호가 이명환을 내려다보았다.
“기억났다. 나처럼 되고 싶다고 했지.”
“……예.”
“솔직히 대답해 줄까?”
“그건 불가능해.”
강진호의 목소리가 청천벽력처럼 이명환에게 떨어졌다.
“단순히 너희가 쓰레기이기 때문은 아니야. 너희가 배운 무학은 한 계가 극명하지. 그 무학으로 지금의 내 수준에 오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적어도 삽은 들어야 저수지를 팔 수 있겠지. 숟가락으로는 무 리야.”
이명환의 눈동자가 혼들렸다.
그럼 그들은 지금껏 대체 뭘 해온 거란 말인가.
“게다가 너희는 그 무학을 너무 오래 익혔어. 이제 와 새로운 무학을 익혀서 다시 시작한다는 것도 불가능하지. 거기서 노력을 통해 더 강해질 수는 있겠지만, 기껏해야 이 중걸 수준이겠지. 그 이상은 불가능 해. 처음부터 뒤틀려 있으니까.”
강진호의 목소리에는 한 점의 감 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사실이니까.
이미 강진호는 이들의 무학을 파 악했다. 방진훈이 구해다 준 전통
무학과 이들이 배우고 있는 무학에 대한 분석도 마쳤다. 그 결론은 하 나였다.
구멍투성이.
쥐가 파먹은 치즈처럼 구멍이 숭 숭 뚫린 무학.
그게 이들이 배우고 있는 무학의 실체였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겠 지만, 전래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유실된 것이다.
중원의 무학을 통해 이들이 배운 것의 원형을 추론할 수 있는 강진호는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처음 부터 이 무학이 완전하다 믿어온 이
들은 알아챌 수 없던 것.
인식과 수준의 차이가 만들어낸 문제였다.
그럼 복원은가능한가?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무학을 복원하는 것과 망가져 있는 무학을 바탕으로 수련 한 이들을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그건 강진호도 불가능했다.
“결론은 간단하다.”
강진호가 모두를 보며 말했다.
“너희가 원하는 수준으로 강해진 다는 것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절
대 불가능하다. 그건 내가 아니라 누가 와도 불가능해.”
이명환의 귀에 단 한마디가 꽂혔다.
‘정상적인?’
그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는가능 하다는 뜻 아닌가.
“말귀를 알아먹은 모양이군.”
지켜보는 이들의 눈이 빛나기 시 작한다는 것을 알아챈 강진호가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한가지 방법이 있지. 악마와 거 래를 하는 거다.”
이명환도, 그리고 이곳에 있는 대 부분의 사람들도 강진호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즉각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악마와의 거래.
무인에게 그것은 단 하나만을의 미 했다.
마공.
“선택해야 할 거야.”
강진호가 허리춤에 손을 넣더니 책을 꺼내 들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해질 것인 지, 아니면 고고한 이상을 지킬 것 인지. 자꾸 선택을 강요해서 미안하
지만, 이건 너희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지.”
강진호가 바닥에 책을 던졌다.
“너희가 말하는 마공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책으로 꽂혔다.
“익힌다면 강해지겠지. 하지만 마 인이 된다. 마인이 된다는게 무슨의미인지 너희는 알고 있겠지. 강요는 하지 않는다. 선택은 본인의 몫 이지. 익히고 싶지 않은 이들은 이 곳을 내려가서 본대로 합류하면 그 만이야.”
“선택권은 줬다. 결정은 본인이 하도록.”
강진호가 그 말을 남기고 몸을 돌 렸다.
산을 내려가려는 강진호의 등 뒤 로 이명환의 강렬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잠깐만요!”
강진호가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선택은 본인이……
“그게 아니라…… 이거, 한 권밖 에 없는 겁니까?”
“음?”
이명환이 짜증 난다는 투로 말했다.
“애초에 마공 쓰는 거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봤는데 뭘 그렇게 대단 한 거 이야기한다고 분위기를 그렇게 잡으세요?”
“다 짐작하고 온 건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거, 한 권밖에 없 습니까? 여기 사람이 백 명이 넘는데, 이걸 어떻게 돌려봅니까? 사본 이나 그런 거 없어요? 아니, 애초에 시대가 어느 시댄데…… PDF 파일 같은 건 없습니까?”
“피…… 피디?”
“에이.”
강진호에게서 더 나올 것이 없다 고 생각한 이명환이 책을 집어 들었다.
“이거 복사해서 제본해야겠는데? 중간에 글자 안 잘리게, 잘.”
“경리부 다녀올까?”
“거기서 제본이 되겠냐? 산 내려가서 제본소가야지.”
“그럼 몇 명데리고 다녀올게.”
“그래라.”
강진호는 이들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다.
비급을 뭘 어쩐다고?
잘라서 복사?
큰일 날 놈들이네, 이거.
그가 중원에 있을 때만 해도 그 책 하나를 신줏단지 모시듯이 꽁꽁 싸매서 결코 상하지 않도록…….
“원본은 어쩝니까? 돌려 드려요, 아니면 제본한 거 하나 드립니까?”
당당히 물어보는 이명환의 발언에 강진호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요즘 애들은 무섭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