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500)
마존현세강림기-501화(499/2125)
마존현세강림기 21권 (2화)
1장 설계하다 (2)
“장다징이라고 했었나?”
“예, 바토르 님.”
“그래. 너를 믿어보지.”
장다징이 깊이 고개를 숙였다.
‘확실히 이분은 다르시다.’
국적이 달라서인지, 아니면 사람의 성향이라는 것이 다르기 때문인
지는 모르겠지만, 바토르는 그간 그가 수행해 온 고위직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아랫사람을 부리고 그들에게 무조 건적인 충성을 요구하는 중국인과는 다르게 바토르는 아랫사람에게 전권을 부여한다. 그리고 자신조차 그 지시를 따르는 것을 조금도 껄끄럽게 여기지 않는다.
체면을 자신의 목숨처럼 여기는 중국인들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처신 이었다.
확실히 일하기 편한 면이 있지만, 그런 만큼 다른 이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책임을 요구한다면 그 책임을 져야겠지.’
확실히 부담되는 방식이기는 하지 만, 그 방식은 장다징과 잘 맞아떨 어 졌다.
“그 일은 제가 확실하게 처리하겠 습니다.”
믿어주면 믿어주는 만큼 일해야겠 지.
“그건 그렇고, 한국 생활이 불편 하신 것은 없습니까?”
“한국인들은 원래 이렇게 소식을 하나?”
“……네?”
장다징의 얼굴이 멍해졌다.
임무가 임무인 만큼 그도 여러 나라를 다녀보았지만, 한번도 한국 인들이 소식을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런 말을 들어본 적도 없고 말이다.
“룸서비스를 시켜도 쥐꼬리만큼씩 나오더군. 음식도 입맛에 잘 맞지 않고 말이야.”
“제 불찰입니다. 고려했어야 하는 건데.”
“조국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이 있었으면 좋겠군. 수배를 부탁하
지.”
“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드는 장다징을 바토르가 불렀다.
“아, 그리고……
“예! 바토르 님.”
“식사는 식사고, 간식을 먹어야지.가는 김에 저기 저 빵 종류 좀 시 켜주게.”
“어, 어떤 걸로?”
“전부다.”
“사진에 나와 있는 것 전부.”
“……예.”
카운터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장다 징은 어쩌면 다른게 아니라 식비 때문에 파산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니……. 잠시만요, 방회주님.” 조규민은 어떻게든 이 사태를 수 습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전력으로 지원한다고 하셨습니까?”
“ 예.”
하지만 방진훈은은근히 눈치를
주는 조규민의의도를 전혀 알아차 리지 못했는지 태연하게 말했다. 그 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뭔가를 덧 붙이기 시작했다.
“사실 그동안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강진호 씨는 한국 무도 총회가 대한민 국에서 얼마나 큰 영역에 영향을 미 칠 수 있는지를 전혀 모르시는 것 같더군요. 단순히 드러나지 않은 영 역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드러난 세상의 정재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름으로 만들어둔 사업체도 여럿이고, 지금
몇 대 기업이라 불리는 곳에도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방진훈의 시선이 조규민에게가닿 았다.
“물론 재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지만, 당 사자에게 그런 말을 직접 들으니 대 체 이 양반들이 재경에 지분을 얼마 나가지고 있을까 덜컥 겁이 나는 조규민이었다.
“물론 그 지분으로의사 결정에 관여할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는 무 인이니까요. 사냥개는 사냥을 해야
하는 법이고, 애완견은 애교를 부려야 하는 법이죠. 지분이 있다고 해 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다가는 기업 이 산으로 간다는 것 정도는 잘 알 고 있습니다.”
“이미 그러다가 한번 망한 적도 있고 말이죠.”
“……그렇지. 근데 그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그건 이중걸 전 회주가 한 거고.”
“ 예.”
이현수의은근한 놀림에 방진훈이 인상을 썼다.
“마, 너희도 한번 말아먹은 적
있잖아!”
“그것 역시 제가 들어오기 전의 일입니다.”
“나랑 똑같구만.”
“방 회주님은 당시에도 총회에 재 직하고 계셨잖습니까.”
“인마, 그때 나는 이사도 아니었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해? 하라면 하는 거지.”
투닥거리기 시작하는 두 사람을 조규민이 만류했다. 그러면서은근 히 다시 언질을 주기 시작했다.
“잠시, 잠시만요. 그러니까 지금 회주님께서는 강진호씨가 하는 그
‘재단’이라는 것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방진훈이 너무도 흔쾌하게 대답을 하자 조규민이 자신도 모르게 이마를 부여잡았다.
“그게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되는 일입니까?”
“네. 총회는 전제군주제이거든요. 회주의 말이 법이죠.”
“지독하게 구시대적이지만 말입니다.”
이현수가 불툭거렸지만, 방진훈은 ‘그래서 뭐?’라는 얼굴로 배를 쭉
내밀었다.
“고민을 좀 해보셔야 하는 문제 아닙니까?”
“고민요?”
“ 예.”
조규민이 침을 꿀꺽 삼켰다. 이 말을 어떻게 부드럽게 포장해야 할까?
“애초에 재단이라는 것은 인풋은 있지만, 아웃풋이 없는 일입니다. 들 어가는 돈은 있지만, 나오는 돈이 없다는 거죠. 일반 기업이라면 재단을 운영하면서 사회적인 인식의 재 고를 꾀할 수 있겠지만, 총회는 드
러내 놓고 활동할 수도 없는 상황 아닙니까?”
“그렇죠.”
“그러면 돈은 드는데 아무런 이득도 없는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 시겠다는 겁니까?”
방진훈이 피식 웃으며 조규민을 바라보았다.
“돈 내놓으라고 오신 것 아닙니까? 왜 조 실장님이 우리를 걱정해 주시는지 모르겠네요.”
“아니…… 총회의 자본줄이 흔들 릴까 봐.”
“그런 걱정은 안 해주셔도 됩니
다. 우리 돈 많아요. 얼마나 많으냐 면……
방진훈이 이현수를 돌아보았다.
“얼마나 많지?”
“……회의 재정 상태에 대한 최소 한의 지식을 갖춰주십시오, 회주님.”
“니가 있는데 내가 그거 해서 뭐 하냐. 어차피 알고 입 떼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게 입 뗀다고 궁시렁 댈 거면서.”
“그건 그렇군요.”
“뭐, 인마?”
이현수가 방진훈을 무시하고는 입을 열었다.
“기업과는 방식이 달라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겠지만, 총회가 독자 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본은 재경 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그 정도나?”
“총회가 번 돈을 모조리 인재 양 성이나 전력 보강에 투자했다면 중 국 자본으로 몸을 키운 영남회조차도 상대가 되지 않았을 겁니다. 어 주웠던 시기에 뒷세계 자본을 모조 리 쓸어 담은 곳이 바로 총회니까 요. 물론 그 돈은 적당히 양성화가 되었습니다만.”
이현수가 살짝 불만 어린 얼굴로
말했다.
“다만, 그 부분은 저도 이견이 좀 있습니다. 대체 그 전폭적인 지원이 어느 정도를 말씀하시는 건지?”
“만원이 있으면 구천원은 내드 려야지.”
“회주님!”
“불만 있으면니가 회주 하든가.”
한마디로 이현수의 반발을 잠재운 방진훈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사실 그렇습니다. 강진호씨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총회는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마 김석일이 한 국을 일통했을가능성이 굉장히 높 겠지요. 강진호씨 스스로는 잘 모 르는 것 같지만, 그 상황을 막았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무인들은 강진호 씨 앞에 배를 깔고 절을 해야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음……”
이현수가 입술을 달싹였지만, 그 부분만은도무지 반박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김석일이 어떤 인간인지 그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 고 그 김석일이 한국을 일통했다면
얼마나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아마 한국의 무인계는 지독한 암 흑기를 겪어야 했을 것이다.게다가 일본에게 받은 지원의 대가로 반쯤은 식민지화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확실히 그렇군.’
이현수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방진 훈을 바라보았다. 그가 정확하게 인 식하지 못한 부분을 방진훈은 제대 로 꿰뚫고 있었다. 이래서 쉽게 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안 그래도 진 빚이 많은데, 그 빚을 조금도 갚지 못했다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힘을가지고 돈을가져도 쓸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빚을 진다는 것만큼 답답한 상황이 없죠. 이 기회로 조금의 빚이라도 갚을 수 있다면…… 그깟 돈? 얼마든지 내드 리지요. 사실 총회는 제가 회주라는 명목으로 운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강진호씨의 소유나 다름 없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만.”
“현실이 그렇다는 겁니다. 지금 제가 명령을 내리고 강진호씨가 다른 명령을 내린다면, 팔 할 이상은
강진호씨의 명을 따르겠죠. 그럼 회주가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은 겁니다. 실권을 누가 쥐고 있는가의 문제죠.”
강진호가 살짝 부담스러운 얼굴을 했다.
그와 동시에 이현수가 브레이크를 걸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진호씨가 총회의 전권을 쥐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총회는 하나의 유기체 와 같습니다. 그저 강하다고 해서 운영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오, 이 새끼? 나를 인정하는 거
냐?”
“회주가 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 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당장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야, 나와. 나와, 이 새끼야.”
방진훈이 발작하려 하자 강진호가 손을 들어 만류했다.
“그러니까, 그럼 결론이……
조규민이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총회에서는 지원할 수 있는 한도 내로는 무한 지원을 하겠다는 거군요.”
“네. 뭐, 대신 그 지원할 수 있는 한도는 제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액수가 얼마일지는 이놈과 상의 하시죠. 재무적인 부분을 맡는 사람이 따로 있기는 하지만, 이놈이 아 무래도 편하실 테니까요.”
방진훈이 이현수를가리키자 강진호가 낮은 한숨을 쉬었다.
“상황이 왜 여기까지 와버렸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큰돈을 쓸 생각은 없습니다. 나중에 차차 늘려가는 한이 있어도 시작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금액적인 측면은 제가 전적으로 맡을 거고, 제가 필요한 것은 다른 지원입니다.”
“지원이라면?”
“재단을 운영하려면 법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걸리는 부분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지원을 이야기한 건데……
“에이, 그런 거야 얼마든지 해드 리죠. 말씀만 하십시오. 저희가 입만 떼면 목숨 걸고 상황 해결할 로펌과 국회의원이 널려 있습니다. 정치인 공작질만 오십 년을 해왔거든요. 유 서 깊게 썩은 곳이 바로 총회죠.”
“그거, 그리 자랑스럽게 말씀하실 부분이 아닌 것 같은데……
“멋지지 않습니까?”
강진호는 방진훈과의 대화를 포기
했다. 이 양반도 확실히 뭔가가 어 긋나 있었다.
“그런데 조금의외기는 하네요. 재단이라……
아무리 봐도 강진호와 재단은 이 미지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이 무시무시한 인간에게 봉사 정신이라니.
‘마더 테레사, 선 오브 비치’를 외 치며 AK-47을 폭풍같이 난사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었다.
“뭐, 개인의 취미를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다만, 지금 총회에서 맡고 계신 부
분은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강진호씨에게 배워서 강 해지겠다는의지에 불타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잖습니까.”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부분만 지켜주신다면 총회도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이런 식으로인지는 몰랐지만, 언젠가는 저희도 사회 에도움이 되는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기회를 만들어주시니, 저희야 기꺼운 일 이죠.”
강진호가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 말씀해 주시니 마음이 편하 네요.”
“그런데……
“ 네.”
“그 재단이라는 건 어떤 식의 재 단입니까? 재단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을텐데요?”
“일단 제 생각은……
강진호가 입을 열기 시작하자 모 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