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546)
마존현세강림기-547화(545/2125)
마존현세강림기 22권 (23화)
5장 평화롭다 (3)
“여기가니들 피자 처먹으라고 만 든가겐 줄 아냐?”
꾸역꾸역.
“안 그래도 테이블 돌아야 하는데, 돈도 안 내는 놈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자리 차지하고 있으면 사람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는 줄 알고
니들이……
꾸역꾸역.
“사람이 말을 하면 말을 들어, 이 새끼들아!”
주영기가 고함을 빽! 지르자 시선 들이 일제히 그쪽으로 쏠렸다. 얼굴 이 붉어진 주영기가 주변으로 연신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주영기가 재빠르게 소리쳤다.
“희찬아! 테이블마다 샐러드 하나 씩 돌려라!”
“와!”
“감사합니다!”
순식간에 서비스로 사태를 해결한 주영기가 달아오른 얼굴로 강진호와 박유민을 노려보았다.
“너희는 대체!”
“아! 진짜!”
박유민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너는 개가 아니잖아!”
“물까? 내가 한번 물어봐?” 주영기가 주춤했다.
‘얘, 왜 이렇게 됐어?’
선하기로 따지면 그 부처님도 한 수 접어줘야 한다는 말을 듣는 박유
민이었다.
주영기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건 착하다는 수준이 아니라 어디 머릿 속 한 군데가 고장 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말이다. 과도하게 착하다는 것도 정상은 아니니까.
그런데 그 박유민이 눈을 부라리 고 있었다.
“너희, 무슨 지옥에라도 갔다 왔 냐?”
“……지옥이 낫지.”
콜라를 쭉 들이켠 박유민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 좀 먹었더니, 이제 살 것 같다.”
“너희 어제 피시방 간다더니?”
“갔지.”
“근데 왜 이 시간에 여기서 이러 고 있어? 피시방에서 언제 나왔는데?”
“ 지금.”
“응? 언제?”
“ 지금.”
주영기가 고개를 돌려 밖을 바라 보았다.
‘해가 졌는데……
해가 졌는데 지금 피시방에서 나
왔다는 말은, 그러니까…….
“24시간을게임만 했다고?”
“흔한 일이지 뭐.”
“……너는 흔함과 흔하지 않음의 개념이 혼동되어 있어. 정신 차려라, 이게임 폐인 새끼야!”
“나 프로게이먼데.”
“칭찬을 해버렸군. 욕을 했어야 하는 건데.”
주영기는 고개를 흔들고 말았다.
“그러니까,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지금까지게임을 했다, 이거 지‘?”
“응.”
“그러다 보니 나오자마자 잠도 잠 이지만 배가 고팠고?”
“정확히 아네.”
“그 와중에가까운데 친구가게가 있으니 겸사겸사 얼굴도 볼 겸 피자를 먹으러 왔다?”
“매우 정확해.”
“그래, 알겠다. 대체 뭐가 문제인 지 말이다. 그러니까 너희와 내가 친구인게 문제인 거로군! 그래. 인 연을 끊자, 이 썩을 놈들아!”
박유민이 피식 웃었다.
“뭐, 그런 걸로 인연 끊자 소리까 지 나와? 배고픈 친구 밥 한 끼 먹
여줄 수 있는 거지.”
“땅 파면 돈 나오냐? 지금 만석 인 거 안 보여? 너희가 자리를 차 지하고 있어서 그 테이블에서 나와야 할 이익이 나지 않았다고!니들 이 퍼먹는 피자 값만 날아간게 아 냐! 내 기회비용은 어쩔 거냐고!”
“장사 잘되고, 돈도 많이 버는 것 같은데?”
“돈 벌면 그게 다 내 돈이냐? 저 썩을 투자가 놈이 돈은 다가져가 고, 나는 쥐꼬리만큼만가져간다. 어 떨 때는 내가가져가는 돈이 직원보 다 못해!”
“그래?”
박유민이 신기하다는 듯이 주영기 와 강진호를 돌아보았다.
“그럼 왜 해?”
“……여기 하나만 굴리면 그렇겠 지만, 체인점이 늘어나고가게가 많 아지면 여기저기서 조금씩가져가는 돈이 모여서 큰돈이 되거든. 이게 사업이라는 거다.”
“그럼 그렇게 하면 되잖아?”
주영기는 박유민과의 대화를 포기 했다.
“……그냥 먹고가라, 먹고가.”
“진호야, 피자 맛있다. 그치?”
“좀 덜 구워졌어.”
“ 응?”
“10초 정도 더 구웠어야 해.”
날카로운 강진호의 품평에 주영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 레시피대로 한 건데?”
“습기가 많은 날은 반죽이 물러 져.”
“……10초 늘릴게.”
불만은 있지만 사업적으로도움이 되는 쓴소리는 절대 마다하지 않는 주영기 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종류별로 맛 보고 상태 파악 좀 해라. 요즘 피자
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하는 단 골들이 있거든.”
“날이 더워지면 입맛도 달라지 지.”
“그러니까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 달라는 거 아냐. 신제품까지 먹어봐 라. 그런데 아무리 작은 걸가져온 다고 해도 양이 만만치 않을텐데, 먹을 수 있겠어?”
그 순간, 강진호가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 허리를 쭉 폈다.
“감히 누구에게 그따위 말을 하는 거냐? 나는 강진호다. 어딘가에서 당당히 강씨 집안의 장남이라고 말
하려면 아침에 밥 세 그릇과 삼겹살 한 근은 웃으면서 먹을 수 있어야 하지.”
단언컨대, 박유민은 강진호가 이 렇게 자신감에 넘친 모습을 처음 보 았다.
그게 학력이나, 힘이나, 재력에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많이 먹는 것에서 느끼는 자부심이라는게 뭔가 어이없기도 하고, 강진호답 기도 했다.
하지만 주영기의 평가는 간단했다.
“소 키우나?”
“……”
“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 하여튼.” 주영기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주문을 하러 안쪽으로 향했다.
주영기가 없어진 틈을 타가게 이곳저곳을 확인한 박유민이 살짝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확실히 괜찮은 것 같은데?”
“음……”
강진호도 박유민의 말에 동의했다.
예전 그들이 있을 때와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리모델링을 새로 한다고 하더니, 예전의 그 기이한
감성은 사라지고 세련되어졌다는 것이 확 와닿았다.
강진호와 박유민은 이런 쪽의 센 스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 들이지만, 적어도 비교는 할 수 있 었다.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면도망가겠지만, 결과물을 놓고 평가는 할 수 있는 것이다.
“손님도 꽉꽉 들어차고.”
“그러게.”
빈 테이블이 없다는 것만으로도가게가 잘되는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었다.
‘맛도 나쁘지 않고.’
예전에 강진호가 주방에 있을 때의 그 기이하고 오묘한 맛은 아니지 만, 그래도 이 정도면 훌륭했다. 아 이들이 피자를 좋아해 배달 피자를 자주 먹는 박유민의 입맛에도 여기가 훨씬 맛있게 느껴졌다. 물론 배 달과 매장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자, 먹어라!”
그때, 주영기가 말하기 전에 이미 지시를 해놨다는 듯 잘 구워진 피자를 들고 나와 두 사람 앞에 내려놓 았다.
“평가 정확하게 해라. 생때같은
내 돈으로 시킨 거다. 평가 애매하 면 너희도 구워 버릴 거야.”
“네가게 아냐? 그런데 왜 돈 내 고 시켜?”
“인마, 저 사람들은 손님한테 팔 피자 조리한다고 온 사람들이야. 사 장 친구 먹이려고 온 사람들이 아니 고! 일을 시킬 때는 계약이 되어 있는 일만 시켜야지. 그럼니들이 손 님이어야 할 거 아냐.”
“……와!”
박유민은 감탄하고 말았다.
생긴 것만 보면 모든 일을 둘둘 말아 ‘그까짓 거 대충’ 처리해 버릴
것 같은데,의외의 섬세함이 있지 않은가.
강진호와 박유민이었으면 생각도 못할일이었다.
“먹어!”
“ 넵.”
강진호와 박유민이 두말없이 피자를 탐하기 시작했다. 별말도 없이 날라져 오는 피자를 정갈하게, 하지 만 끊임없이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박유민은 배를 채우지 않기 위해 나이프로 자른 피자를 한입씩만 먹 었지만, 강진호는 남은 작은 피자 하나를가볍게 먹어 치우고 있었다.
자신의 말을 증명하듯이 말이다.
‘저렇게 깔끔하게 끊임없이 먹는 것도 재주야.’
마지막 나온 피자까지가볍게 해 치운 강진호가 콜라를 원샷하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맛있네.”
“괜찮은데?”
주영기가가운뎃손가락을 치켜올 렸다.
“식사하신 감상 말고 피자 전문가 로서의 감상을 말씀해 주시면 좋겠 습니다만?”
“ 맛있었다.”
“이 쓰레기 같은 놈아!”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다들 괜찮은데, 다만……
“ 다만?”
주영기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치즈가 좀 달라진 것 같아.”
“……귀신같은 새끼.”
주영기가 살짝 인상을 썼다.
“너, 너무 고급 치즈 썼어. 단가 맞추기 힘들단 말이다.”
“아까 한 말이랑은 다른데?”
“야, 그럼 나 정말 알바생급으로가져가야 해.”
“나한테 돈 줄 필요 없어.”
“이 새끼가 장난하나.”
주영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인마, 계약서라는게 그렇게 쉽게 조정하는 거 아냐. 내가 이정도 면 됐다 싶어서 한 계약인데, 뭔 선 심 쓰듯이 돈 이야기를 하고 있어? 알았어, 새끼야. 내가 덜 처먹고 만다. 내가 반드시 이 점포 백 개로 늘려서 너보다 돈 더 벌 거야.”
“그럼 진호도 많이 버는 거 아 냐?”
“……”
주영기가 머리를 움켜잡았다.
“씨발, 한번은 망하는 꼴을 보고 싶은데……. 내가 잘하면 이 새끼가 안 망하고, 그렇다고 열심히 안 할 수도 없고.”
딜레마에 빠진 주영기가 괴로워하 자 박유민과 강진호가 웃음을 터뜨 렸다.
‘오랜만이네, 이런 느낌.’
강진호도 간만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박유민과 그만으로는 만들 어지지 않는 유쾌함이었다.
주영기에게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힘이 있었다. 비록 입은 험하지 만, 그 험한 입이 악의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걸 아니까. 되레 ‘이만 큼이나 우리를 편하게 느끼고 있구 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럼 치즈 바꾸고? 또?”
“그 외에야 네가 알아서 하겠지.”
“네, 투자자님. 제가 개처럼 일해 서 돈을가져다 바치겠습니다.”
“잘 쓸게.”
“썩을 놈.”
주영기도 피식 웃었다.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그가 지금 이렇게 열심히 살 수 있는 이 유가 강진호가도와줬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금전적으로도움
을 받았다기보다는 전력을 다해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너, 요즘 이상한 짓 한다 며?”
“이상한 짓?”
“뭐, 재단이 어쩌고 한다며?”
“음, 준비 중이다.”
주영기가 혀를 찼다.
“꼭 지 감당도 못하는 것들이 오 지랖은 넓어서 여기저기 쑤시고 다 닌다니까. 인마,니 인생부터 궤도에 올리고 나서 해.”
“……내 인생이 어때서?”
“졸업부터 하고 설치든가. 직장도 없는게.”
강진호가 입을 꾹 닫았다.
백수 드립은 그가가장 무서워하는 것 중 하나였다. 지금 그가 이리 저리 뛰어다니고 있기는 하지만, 사 실 따져 보면 그냥 백수가 아닌가.
“직업도 없는게 돈 좀 있다고 세 상 만만하게 보지 말고, 인마! 하려 면 제대로 생각하고, 제대로 움직 여.”
“음, 충고 고맙다. 알았어.”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농담 아냐.”
“ 알아.”
주영기의 말투는가볍지만, 말의의미마저가볍지는 않았다. 강진호는 이 친구의 충고를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신경 쓸게.”
“그래, 인마.”
“그런의미에서…… 음, 그래. 지 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애들가져다주게 피자 포장 좀 해줘.”
“그거야 돈만 내면 얼마든지 해주 지.”
“돈이야 내지.”
“오케이. 지금 준비하면 되냐?”
“응.”
호쾌한 강진호의 대답에 주영기가 흐뭇하게 웃었다.
“매출 올려주신다는데 마다할 이 유가 없지요. 뭘로 몇 판 해드릴까 요?”
“음, 저거 메뉴판에 있는 거 종류 별로.”
“그래.”
“열 판씩.”
주영기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열 판?”
“응.”
“피자 열 개를 열 판씩?”
“응.”
“……너 이 새끼. 이거 복수하는 거지? 너 잔소리 좀 했다고 지금 나하고 해보자는 거지?”
“그냥 주문한 거다. 매출 올려주 마.”
“한판 붙어, 이 새끼야! 너 신교 대 때부터 거슬렸어! 오늘 끝장 한번 보자.”
“거절하지 않지!”
“죽어!”
그렇게 주영기는 난동을 부린 대
가로 모든 테이블에 다시 서비스를 돌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