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55)
마존현세강림기-55화(55/2125)
마존현세강림기 3권 (5화)
1장 一 졸업하다 (5)
“또…… 왔습니까?”
“예.”
“시험 보시려구요?”
“아니면 왜 왔겠습니까?”
“붙으실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아마두요.”
삼 일 전, 강진호의 차에 탔던 시험
관이 사색이 된 얼굴로 바라보았다. 이 지옥의 카레이서가 마침내 또 시 험장을 방문한 것이다. 그의 순환 근무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기다려 주길 바랐건만.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연습 많이 하셨나요?”
“ 예.”
“누가 탔습니까?”
“아는 분이요.”
“그분은 무사하세요?”
“무슨의미로 하시는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경찰은 눈을 질끈 감았다.
‘니가 모르면 안 되지, 양심도 없는 인간아!’
“그, 그럼……
아무리 타기 싫다 해도 일단 시험에 응시한 이상 하지 않을 수 없는 일 이다.
평소 시험 동승은 날로 먹는 일이나 다름없었지만, 강진호가 시험장에 출몰한 이후로 생명 수당이 필요한 일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소문을 들은 다른 시험관들이 호기심에 슬금슬금 그들의 주위로 몰려들고 있었다.
“제발…… 제발 천천히, 조심해서
몰아주세요.”
“예.”
강진호는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고
액셀을 밟았다.
“ 오?”
평소와 다르게 차가 출발하자마자 규정 속도에 아슬아슬하게도달하지 않았다.
겨우 20km 정도의 속도?
느리다 못해 걸어가는게 더 빠를 것 같은 느낌으로 차가 앞으로 나가 기 시작했다.
“강진호씨?”
“뭐가 잘못됐나요?”
“아닙니다.”
경찰은 화색이 만연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이 사람이 분명 뭔가 알 아낸 것이 분명했다.
이제는 안전 운전과 방어 운전에 대 한 개념이 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강진호씨?”
“ 예.”
“계속 이렇게 갈 건가요?”
“……뭐가 잘못됐습니까?”
“아니, 그게……
경찰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4차선도로. 다른 차들은 규정 속도
80을 오르내리며 차를 몰고 있었다. 그도로 한가운데에 20km로 주행하는 강진호의 차가 있었다.
“저, 이건…… 빠아아아아아앙!
4차선도로 한가운데에 시속 20으로 운전하는 차가 있으니 뒤에서 오는 차 입장에서는 환장할일이었다. 별생각 없이 운전하다 보면 멀리 있던 차가 갑자기 코앞으로 다가오는 셈이다.
급격하게 핸들을 틀며 차선을 바꾸는 차들이 속출했다.
“저, 조금 빨리 모시는게……
강진호가 고개를 획 돌아갔다.
“빨리 몰아도 되나요?”
그 순간, 경찰의 눈앞에 지난 시험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아뇨. 이대로 갑시다.”
차라리 이게 낫다. 적어도 이건 심 장이 찢어지는 통증 때문에 심장마 비를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니까.
강진호를 믿느니, 뒤에서 운전하는 사람들의 반사 신경을 믿는게 정신 건강에 이로웠다.
경찰은 고개를 슬쩍 돌렸다.
강진호가 얼굴을 살짝 일그러뜨린 채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지금까 지의 운전 성향을 생각해 보건대, 아마 지금 강진호는 답답해 죽을 것 같은 기분을 감내하고 있을 터였다. “누가 이렇게 운전하라고 하시던가 요?”
“어제 운전가르쳐 준 사람이요.”
“뭐라고 하시면서?”
“차라리 속도를 내지 말라고 하더군요.”
경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꺼내야 했던 사람의 심정이 아프도록 전해져 왔다.
차는 무사히도로를 한 바퀴 돌아 운전면허 시험장으로 돌아왔다.
중간에도로를 순찰하던 순찰차가 한번 다녀가고 온갖 욕을 다 얻어 먹었지만, 무사히 이곳까지 왔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기 그지없는 경찰이 었다.
“……불합격 입니까?”
이제는 불합격이 당연하다는 듯이 강진호가 물어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시려고?”
“다음에는 편히 운전하겠습니다.”
“편히라면?”
“하던 대로 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안 된다면.”
‘협박이다!’
이건 협박이다. 분명 협박이다. 이번에 떨어뜨린다면 다음에는 너를 지 옥으로 떨어뜨리겠다는 협박이었다.
“하, 합격입니다.”
“정말입니까?”
“물론 정말입니다. 합격입니다. 축하 드립니다. 다시는 오지 마세요.”
강진호의 입이 살짝 말려 올라갔다.
“감사합니다.”
“아뇨. 합격해 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경찰은 당장에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표정으로 강진호의 손을 꼭 잡았다.
“대신에!”
“ 네?”
“음주 운전은 하지 마세요.”
“ 예?”
“과속도 하지 마시고, 벌점을 먹지 마세요. 제발 면허취소되어서 다시 따야 한다는 말씀은 하지 마세요.” 강진호의 얼굴이 미묘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우리 이제 보지 맙시다. 부탁합니다.”
강진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몸을 돌렸다.
그의 뒤에서 그제야 강진호에게서 해방된 시험관이 감격의 눈물을 홀 리며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그 시각.
초조하게 전화기를 바라보는 남자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파리한 안색과 초점 없는 눈, 그리 고 연신 불안에 떠는 듯 주위를 둘 러보며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영락 없는 약물 중독자의 모습이었다.
“아, 아닐 거야.”
사내가 손톱을 물어뜯었다.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 리던 눈이 전화기에게로 향한다. 띠리리리.
전화벨이 울렸다.
남자의 떨림이 일순 멎었다. 그 대 신 남자의 표정은 호랑이라도 본 듯 질려갔다.
남자가 천천히 전화를 향해 손을 뻗 었다.
“겨, 결과는?”
전화를 받자마자 꺼낸 남자의 말.
[합격입니다.]남자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홀러내 렸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니, 그런데 무슨 운전면허 시험 결과까지 확인해야 하는 겁니까?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비서님?]“아닙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조규민.
그는 하룻밤을 꼬박 샌 끝에 겨우 잠에 들 수 있었다.
그의 얼굴에 세상을 다가진 듯 행 복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 * *
“ 나오라고?”
[어.]“어디를?”
[어디긴 어디야. 매번 보던 곳이지.]“이 시간에?”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알아?]“12월 31일.”
[그러니 얼굴 한번 봐야 하지 않겠 어?]박유민의 말에 강진호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언제부터 이런 말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던가, 그 박유 민이 말이다.
“알았다. 다른 녀석들은?”
[태호, 인규, 민재. 다 나온대. 그리 고 세연이도 나온다는데?]“걔는 왜?”
[친구 없나 보지 뭐. 그러니까 빨리 나와.]“알았다.”
강진호는 키보드로 손을가져갔다.
= 나가봐야 할 것 같음.
= 헐! 저 본진 하나 남았는데……,
= 바빠서요.
= 꽁승이네요. 그럼 저야 감사하죠.
= 여하튼 그럼.
강진호는 미련 없이게임 창을 껐다.
다 이겨놓은게임이지만게임은게 임일 뿐, 거기에 목숨을 걸 생각은 없었다.게임은 재미를 위해 하는 것. 현실이 훨씬 중요하다.
강진호는 옷을 차려입고 밖으로 나 섰다.
“어디가니?”
“애들이 나오라고 해서요.”
“너 일년에 한번뿐인 연말을가족이 아니라 친구들과 보내겠다는 거야?”
어머니에 말에 강진호는 우물쭈물했다.
확실히 이건 민감한 문제였다.
“저, 그게……
“다녀와.”
“예.”
“마침 잘됐다. 나도 너희 아버지랑 다녀올 곳이 있었는데.”
“어딜……?”
“너는 신경 쓰지 마라. 잘 놀다 와.”
“예.”
이제는 나가지 않으려 해도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강진호는 떨떠름한 얼굴로 현관을 나섰다.
아버지의 강력한 주장으로 설치된 차고 옆 자전거 보관소가 보인다. 그 안에 그의 애마인 금동이가 소담 스레 자리하고 있었다.
“가자.”
강진호는 금동이에 몸을 실었다.
키릭!
체인이 감기는 소리가 난다.
강진호는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쏴아아아.
얼굴에 와 닿는 공기가 차다.
과거 겪었던 북해의 공기를 생각하 면 차다고 할 수 없을 정도지만, 계 절이 시시각각 바뀌는 이곳의 변화는 나름의 풍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건 강진호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이었다.
쇄애애애액!
“으아! 뭐야, 저거!”
“ 왜?”
“방금 자전거 지나간 것 못 봤어?”
“자전거? 언제?”
“자전거가 방금 우리 앞에 저만큼
앞서서 달려갔다니까. 추월해서!”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우리 지금 차 타고가고 있잖아. 지금 시속 60 이야. 그런데 무슨 자전거가 우릴 추월해?”
“그렇지?”
“오빠, 몸이 허해졌나 봐?”
“그런가 보다, 헛게 다 보이고. 약이 라도 지어 먹어야겠다.”
“그래, 몸 좀 생각해.”
지나는 차량마다 비슷한 반응을 보 이게 만들며 강진호는도로를 질주 했다.
나름 느긋하게 달리는 것이지만, 자
전거는 차량을 앞질러 앞으로 나아 갔다.
“저, 저거!”
강진호가 스쳐 지나간 차에 타고 있던 사람 중 하나가 몸을 들썩였다.
“왜?”
“카메라! 카메라! 아니, 휴대폰!”
“운전 중이잖아.”
“아, 젠장!”
그는 다급하게 휴대폰을 꺼내더니, 강진호의 뒷모습을 연신 찍어 댔다. 그러고는 인터넷으로 들어가 자신이 찍은 사진을 업로드했다.
괴수 포착함.
현재 한국대교 위, 내 차는 시속 60으로 달리고 있었음. 그런데 옆에서 튀어나온 괴수가 우리 차를 멀찍이 떨어뜨리고 사라져 버림. 추정 속도 80km. 차가 너무 막혀서 따라갈 수가 없음. 혹시 한국대교 주변에서 운전 중인 사람이거나 주변에 거주 하는 사람 있으면 추적 바람.
그러자 댓글이 실시간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로뚱 : 그 비앙키 타는 괴수 맞 음?
= 폭주자전차 : 자전거는 비앙키 맞네. 그런데 시속 80km? 진짜?
= 하늘색자전거 : 괴수면 80km 나 오죠. 지금까지 목격되었을 때 항상 70〜80은 나왔어요.
= 폭주자전차 : 80이 나온다고? 프 로도 60〜70이 최고 속도 아냐?
= 스피드레이서 : i-i- 사람이 아니 므니다.
= 짐승이되고파 :니트로라도 달았 겠죠. 그냥 자전거로는 안 나오는 속도예요.
= 로뚱 : 그런데 한국에서니트로 자전거 불법 아닌가?
= 한강폭주족 : 추적 중 어느 쪽으로 갔는지 제보 바람.
= 업힐하다객사 : 그런데 괴수가 누구예요?
= 로뚱 : !- 헐! 괴수 모름?
= 하늘색자전거 :가끔 한번씩 출 몰하는, 비앙키 타는 사람 있어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따라가지를 못 해요.
= 업힐하다객사 : 얼마나 빠른데 요?
= Pinarello : 제가 저번에 한번 마주쳐서 따라가려고 붙었는데, 쫓 아가지도 못했어요.
= 업힐하다객사 : 헐! 피나렐로 님, 저번 대회 우승자 아닌가요?
= Pinarello : 우승이고 뭐고, 진짜 너무 빨라요.
국내 최대의 로드레이서 동호회에서 실시간으로 반응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개중에서는 차를 동원해 쫓 아가겠다고 제보 바란다는 사람도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 Pinarello : 누군지 아직 못 밝혔데요?
= 하늘색자전거 : 아직은 아는게 없는 걸로. 학생이라는 것 같던데.
= Pinarello : 국내에 비앙키 상급 모델 몇 개 없을텐데, 자전거로 역 추적하면 되는 거 아닌가? 중개인 형님들 중에 아는 분들 없으세요?
= 하늘색자전거 : 시도한 사람이 있었는데, 아마도 직수입인 모양이 에요. 들어온 줄도 모르던데.
자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강진호는 태연하게 자전거를 몰았다. 체인이 터질 것처
럼 요동치고, 자전거가 앞으로 쭉쭉 뻗어져 간다.
슬슬 목적지에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