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555)
마존현세강림기-556화(554/2125)
마존현세강림기 23권 (7화)
2장도약하다 (2)
“그럴 리가 없다고 하지 않소.”
“하지만 마스터! 이건 너무도의 아하지 않습니까?”
“나이트 위긴스는 그럴 사람이 아니오.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나이트 르보가 고개를 내저었다.
“사정이 있었다 해도 이미 연락이
왔어야 할 시간입니다.”
마스터의 입가에 불쾌함이 어렸다.
입 밖에 드러나지 않아 감정을가릴 수 있는가면을 쓰고 있음에도 그 감정을 모조리 숨기지 못할 만큼 마스터는 불쾌해하고 있었다.
“내 말하지 않소. 나이트 위긴스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마스터.”
나이트 르보가 냉정한 눈으로 마 스터를 바라보았다.
“스스로의 위치를 자각하십시오.”
“……지금 뭐라 했소?”
“마스터 개인이라면 믿음을가지 셔도 됩니다. 하지만 마스터께서는 원탁의 마스터이십니다. 그런 분이 사사로운 감정으로의혹을 무시하셔 서는 안 됩니다.”
마스터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팔이 어깨부터 덜덜 떨렸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겨우겨우 참아내는 듯 한동안 말이 없던 그가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트 르보의 말이 맞소.”
나이트 르보가 이채를 띤 눈으로 마스터를 바라보았다.
‘역시라고 해야 하나.’
아무리 원탁이 서로 동등하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도 미묘한 계급 차 이는 있었다. 사람은 결국 서열을 나누기 마련이니까.
나이트 르보는 결국 마스터의 아 랫사람이다. 그런데 아랫사람이 정 면으로 한 지적을 저리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스터의도량 이 넓다는 증거였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 내 개인 적으로 나이트 위긴스를 어찌 평가 하든 공적으로는 만전을 기해야 하는 법이지.”
마스터가 조금은 힘을 잃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으로 간 나이트 위긴스의 연 락이 끊겼다……. 사고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마스터가 차마 하지 못한 말을 나이트 르보가 대신해 주었다.
“배신의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 습니다.”
“……그렇겠지.”
그 말을 하는 것도 고통스럽다는 듯이 마스터가 말끝을 흐렸다.
“그래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마 스터. 한국에 있는 원탁의 폰들에게 나이트 위긴스를 수배하라는 명을
내려두었습니다. 나이트 위긴스를 발견하는 즉시 입장 표명을 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가리 지 않고!”
“으음.”
마스터가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나이트 르보.”
“예, 마스터.”
“객관적으로 보아도 나는 나이트 위긴스가 배신을 했을 확률보다는 사고가 났을 확률이 좀 더 높다고 보오. 그러니 미리 병력을 한국으로 파견하는 것은 어떻겠소?”
“나쁘지 않은 생각입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결국은 병력이 필요할 테니까요.”
마스터가가만히 나이트 르보를 바라보았다.
그렇다. 병력은 필요하다.
사고가 난 나이트 위긴스를 돕기 위해서든, 배신한 그를 제거하기 위 해서든 말이다.
“하지만 그리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강진호 때문인가.”
“예. 이미 우리는 그자 때문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그
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 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들의 안 전을 보장할 수 없겠지요. 그렇다면 결국 한국에서 버텨낼 만한 병력을 파견해야 하는데, 그건……
“전쟁을의미하는 것과 다를게 없겠군.”
“그렇습니다.”
마스터가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는 말인가.”
그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났다.
“마스터.”
“알고 있네.”
마스터가가볍게 손을 내젓고는 말했다.
“나이트 위긴스의 상황을 알아내는 문제는 나이트 르보에게 일임하도록 하겠네. 나이트 르보는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말고 상황을 알아내도록 하게. 이건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일 수 있으니까.”
“예. 명심하겠습니다.”
“여기서 마치겠네. 추가적인 정보가 들어오는 대로 대응을 정하도록 하지.”
마스터가 먼저 일어나자 자리를 지키던 나이트들도 모두 몸을 일으
켰다.
하지만 나이트 르보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팔짱을 낀 나이트 르보의 눈이 차갑게가라앉고 있었다.
“멍청한 늙은이.”
공항으로 향하는 나이트 르보의 입에서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홀러나 왔다.
평소 감정을 그리 내보이지 않는 마스터이건만, 오늘은 여러 감정을 내보이고 있었다.
나이트 르보는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건 결국 마스터가 그만큼이나 나이트 위긴스에게 많은 신뢰를 보 이고 있었다는 뜻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까.
나이트 르보는 마스터의 능력을 존중했다. 원탁에 몸을 담아본 사람이라면 마스터의 능력을 결코 부정 할 수가 없었다.
나이트 르보를 견딜 수 없게 하는 것은, 그가 인정하는 이의 신뢰가 그가 아닌 다른 이에게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나이트 르보와 나이트 위긴스를
비교한다면 누구라도 나이트 르보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지금까지 원탁 에서 이뤄낸 업적이라든가, 능력, 그 리고 강함!
그 어느 측면을 따져 본다 해도 나이트 위긴스는 나이트 르보의 비 교 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저 늙은이는 그가 아니라 나이트 위긴 스에게 총애를 보낸단 말인가.
“영국 놈들.”
결국은 국가다.
마스터와 나이트 위긴스가 모두 영국 출신이라는 것 외에는 그 이유를 찾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당신 마음대로는 안 될 거요, 마스터.’
마스터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국가 사람에게 마스터 직위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안, 나이트 위 긴스가 몰아주는 업적을 넙쭉넙쭉 받아먹었다면 충분히가능성이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이트 위긴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그에게 있어서는 더없는 호기였다.
이미 나이트 위긴스가 자발적으로 한국 무도 총회로 향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일을 통해 나이트 위긴스를 완전히 배제할 수 있었다. 죽일 수 있다면 최상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원탁에 서 밀어내는 것 정도는 식은 죽 먹 기였다.
그 이후 새로운 영국의 나이트가 원탁을 채우게 된다 하더라도 나이 트 르보를 밀어내고 새파란 애송이 에게 마스터의 직위를 물려주는 것은 불가능했다.
“마치 세상이 나를 위해 마스터의 자리를 준비하는 것 같군.”
슈발리에들을 잃으면서 그의 위상 에는 치명적인 손상이 갔다. 임기응 변을 발휘해서 최대한 사태를 진정 시키기는 했지만, 이전과 같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 나이트 위긴스가 치명적인 실기를 한 것이다.
물론 나이트 르보는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자, 어디 한번 발버둥 쳐보시 지, 나이트 위긴스.”
***
“무슨 일이기에 그러는가?”
나이트 위긴스는 사색이 되어 들 어온 뱅상의 얼굴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지금 그 말은 무슨 뜻인가?”
뱅상은 잠시 머뭇거리는 듯하다가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면 제 실수일지도 모르 겠습니다.”
“이보게, 뱅상. 일단은 상황부터
설명하자고. 책임 소재는 나중에 따 져도 충분하지 않은가.”
“프랑스…… 아니, 원탁에서 연락 이 왔습니다.”
“ 연락?”
“ 예.”
뱅상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개인적으로 일을 처리해서 죄송 합니다. 하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원 탁과의 연락을 재개하지 않을 수 없 었습니다.”
나이트 위긴스의 미간이 살짝 좁 아졌다.
‘르보겠군.’
슈발리에 커맨더가 원탁과의 접선을 원했다면, 결국 자신의 나이트에게 연락하는 수밖에 없다.
경솔한 일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밖에 없는 일이 었다.
나이트 위긴스는 제 스스로 총회를 택했지만, 이들은 불가항력적으로 이곳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니까. 원탁과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언제든 지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들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원탁과 연락을 재개할 수밖에 없었다.
“한마디 언질이라도 해줬으면 좋 았을텐데 말일세.”
“……죄송합니다.”
“아니, 그건 됐네. 자네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니까. 돌아갈 때를 생각한다면, 자유의 몸이 되고 나서도 원탁을 배재했다는 것이 문제의 소지가 되었겠지. 미리 그 부분을 파악하지 못하고 지시를 내려주지 못한 내 잘못일세.”
“나이트……
“일단 그건 접어두지. 누가 누구의 잘못을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애초에 나는 자네들의 상급
자도 아니잖은가.”
나이트 위긴스는 손을 휘휘 내저 어 이 무거운 대화를 빠져나가려 했다.
따지고 보면 원탁에서 나와 버린 그는 더 이상 이들에게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었다. 어떤 일을 저지르든 그건 이들의 자유다.
“그래서, 원탁에서는 뭐라 하든가?”
“원탁은…… 아니, 나이트 르보 느..”
“어느 쪽이든 편하게 부르게. 어 차피 자네들에게는 나이트 르보가
곧 원탁일 테니까.”
“ 예.”
뱅상이 낮게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나이트 위긴스와 폰 엘레나의 입 장 표명을 원하고 있습니다. 허가 없이 본국을 이탈한 이유, 그리고 현재 총회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 마지막으로 그 모든 사항에 대해서 원탁에 보고하지 않은 이유를 말입니다.”
나이트 위긴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입장 표명이라……
손을 든 나이트 위긴스가 턱을 긁었다.
“어차피 해야 할일이기는 하지 만, 저쪽에서 먼저 요구해 올 줄은 몰랐군. 요구의 느낌도 꽤나 적대적 인 건 내 착각이 아니겠지?”
“그럴 겁니다.”
“나이트 르보가 자네에게 따로 한 말…… 아니, 미안하네. 이건 내가 자네에게 물을 일이 아니로군.”
“아니오. 말씀드리겠습니다.”
뱅상이 굳은 얼굴로 나이트 위긴 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원탁의 소속이고, 나이트 위
긴스는 원탁의 배신자다.
그는 나이트 르보의 휘하지만, 나 이트 위긴스는 나이트 르보의 적이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을 넘어 그는 나이트 위긴스에게 크나큰은혜를 입었다.
원탁과 상관이 그들을 버린 와중 에 오로지 나이트 위긴스만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 이 이역만리까지 날아온 것이다. 사람인 이상 그은 혜를 잊을 수는 없었다.
“괜찮네. 내가 말을 전하는 것 자 체가 자네들에게는 부담이 되겠지.
나는 자네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네. 이쪽에서 사양하지.”
“원탁에 정식으로 입장을 표명하 기 전에 그 입장을 자신에게 전달하 라 했습니다. 그 와중에 본국에 있는 저희의가족들은 자신이 잘 돌보 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더군요.”
“……빌어먹을 놈’.”
가족을 운운한 그 저의를 너무도 잘 알 수 있었다. 그 저열함에 나이 트 위긴스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게 나이트라는 작자들이 하는 짓인가?”
그와 나이트 르보는 정적이다.
하지만 위긴스는 나이트 르보를 존중했다. 그 역시 나이트니까. 일국을 대표하는 고귀한 나이트의 지위 에 있는 이상, 노선은 다르더라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이트 르보가 변한 것인가, 그게 아니면…….
‘내 눈이 흐렸던게지.’
나이트라는 후광을가려 버리면 고작 그 정도 그릇밖에는 안 되는 것을.
원탁과 나이트에 대해가지고 있던 절대적 믿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어찌할까요?”
“고민할 것이나 있나?”
나이트 위긴스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다 만, 그전에 강진호씨를 만나봐야겠 어.”
나이트 위긴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새로운 주군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 기대하면 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