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593)
마존현세강림기-594화(592/2125)
마존현세강림기 24권 (20화)
4장 교전하다 (5)
공기는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바토르?’
장로들 중에서는 바토르를 아는 자도 있고, 바토르를 모르는 자도 있었다. 그리고 아는 자 중에서도 바토르가 정확히 어떤 존재인지를 아는 자가 있고, 총회에 들락거리는
것을 본 정도로 안면만 있는 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것은 아무런의미가 없었다.
멀리서 보던 바토르.
그리고 말로만 들은 바토르.
그런 바토르에 대한 정보는 이 순간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혔다. 눈 앞에 서 있는 바토르는 그 육체가 주는 위압감만으로도 자신이 어떤 자인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었다.
이성택은 떨리는 눈으로 바토르를 바라보았다.
바토르.
그에 대해 들은 말 중가장 인상 적인 말은 단 하나였다.
신이 깃든 육체.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이성택은 그 유치찬란한 어휘를 비웃었다.
하지만 지금 이성택은 더 이상 그 말을 비웃을 수 없게 되었다.
인정해야 한다.
그 말은 바토르를가장 잘 표현 한 말이었다.
‘어떻게 저런 몸이 있을 수 있 지?’
옷을 입고 있음에도 느껴진다. 저 약동하는 육체가 말이다.
저 육체 안에는 대체 얼마나 거 대한 힘이 숨겨져 있는 걸까?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런게 아니었다.
‘바토르가 왜 여기에?’
바토르가 한국에 있는 것은 이상 한 일이 아니다. 어떤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강진호가 바토르를 끌 어들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니까.
그러니 바토르가 이 주변에 있다 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문제는 바토르가 바로 이곳에 있 다는 것이다. 그것도 노골적으로 그
들을 찾아왔다.
이성택의 심장이 미친 듯이 두방 망이질 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바토르가 좋은의도로 그들을 찾아왔을 것 같지는 않다. 설마 바토르가 할일이 없 어서 그들에게 잘 부탁한다고 인사 라도 하러 왔겠는가.
‘뭔가 잘못됐다.’
세 살 먹은 아이라도 이 순간만 큼은 뭔가 일이 잘못 돌아간다는 사 실을 알아챌 것이다.
“너, 너는…… 넌 누구냐?”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곳에는 세
살짜리만 한 지능도 지니지 못한 이 들이 있었다.
송영무는 한눈에 보기에도 겁에 질려 있었다.
이해는 한다.
바로 앞에서 바토르를 만난 사람은 모두가 같은 반응을 보일 테니 까. 단 한번이라도 바토르의 육체가 주는 위압감을 경험한 이라면 송 영무를 겁쟁이라 놀리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겁쟁이인 것이 아니라, 겁을 먹었으면서도 체면을 버리지 못 한 것이었다.
차라리 입이라도 다물고 있었다면 상황이 한결 나았을 것을.
바토르는 송영무를가만히 바라보 고는 뭐라 중얼거렸다. 그러자 바토 르의 옆에 서 있던 장다징이 대신 말을 전했다.
“총회의 장로라는 것들은 다들 이 런 쓰레기밖에 없냐고 하십니다.”
“뭐라고?”
“네, 네놈?”
장다징이 손을 내저었다.
“아아.”
가볍게 주위의 이목을 끈 장다징 이 비옷음이 섞인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저는 단순한 통역입니다. 그러니 제 입에서 나온 말로 저를 겁박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제 말은 모두 바 토르 님의의지를 대변하는 것뿐이니까요.”
그러고는 ‘물론 생각은 같지만’이 라고 작게 중얼거리는 장다징이었다.
“너는……”
장로 중 하나가 입을 열려는 순간, 바토르가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가볍게 말이다.
하지만 그 여파는 결코가볍지 않았다.
투우우웅!
물이가득 담긴가죽 부대를 커 다란 해머로 내려치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바토르의 손에서?
아니.
그 소리는 입을 열던 장로의 몸 에서 울려 퍼졌다. 바토르가 손을 튕긴 순간, 커다란 소리가 울리더니 장로가 뒤로 튕겨져 벽에 그대로 처 박혔다.
“말은 내가 하지.”
바토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여기에 없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감히 입을 열 생각을 하지 못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눈이 있다.
그리고 보았다.
하지만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까지 차이가 난다는 말인가?’
이성택은 바토르가 누군지 알고 있다. 다른 장로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적어도 총회의 장 로라면 주변국의 이름 있는 무인들
에 대한 정보는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바토르는 중원에서도 이름 있는 강자다.
하지만…… 설마 이 정도의 차이가 날 줄이야.
눈앞에서 보고도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장로다. 무려 장로란 말이다.
아무리 총회의 장로라는 자리가 무력순이 아니라 이중걸에 대한 충 성도로 따먹는 자리라지만, 그 이중 걸이 기본적인 무력이 없는 이를 자 신의 심부름꾼으로 쓸리는 없는 것
이다.
그런데 그런 장로가 일격에 날아 갔다. 그것도 겨우 손가락을 튕긴 것만으로 말이다.
이성택은 패닉에 빠졌다.
항거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이 지금 그의 앞에 강림해 있었다.
이자가 이 정도라면, 대체 강진호는 얼마나 강하다는 건가.
어쩌면 자신들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제 남은 것은 그 대가를 받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실을 자각하자 전신에서 힘이 빠
져나갔다.
“흐으음.”
바토르는 깊은 호흡을 내뿜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와 눈을 마주 치지 못하는 장로와 이사들을 확인 한 바토르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내게 겨우 이런 쓰레기들을 처리 하라는 건가? 이현수, 그놈은 자신의 패를 활용할 줄도 모르는군.”
일부 장로들이의문 어린 눈으로 장다징을 바라보았다.
“아……. 글쎄, 그냥 불만을 토하 시는 중입니다. 그 내용은 모르시는게 나을 것 같네요. 아무리 하찮은
당신들이라지만, 나름 연장자들이신데. 예의는 지켜 드리죠.”
장로들의 얼굴에 굴욕감이 떠올랐다.
“이 떼놈들이!”
그 말이 신호였다.
“저놈들이 지금 우리를 겁박하는 겁니까?”
“어디 감히 한국 땅에서!”
시작이 어렵지, 따라가는 것은 어 렵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욕설과 고 함이 터져 나왔다.
‘개가 짖는 것 같군.’
비하적인의미가 아니었다. 말 그
대로의의미였다.
맹수를 만난 개는 어찌 행동할까?
힘의 차이를 느낀 순간, 뒤도 돌 아보지 않고도망갈 것이다.
하지만도망도 칠 수 없다면?
짖는다.
달려들 용기는 없으면서 나는 그 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니, 제발 그 냥 물러서라고 필사적으로 짖는다.
지금 장로들의 꼴이 딱 그랬다.
달려들 용기는 없지만, 결코 겁먹 지 않았다는 듯이 목청만 높이고 있 었다. 그 맥 빠지는 모습을 보며 이
성택은가만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어차피 이미 끝났다.’
애초에 뭔가 이상했다.
회주가 이 자리를 만들었다면, 이 곳에 오지 않았을 리가 없다. 최소 한 지금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는 조 이사라도 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 이사도, 회주도 오지 않았다는 것은 이 자리가 누군가에의해 만들어진 자리라는의미였다.
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인지의문이지만…… 상황은 너무도 명백했다.
그리고 바토르는 이곳을 정리하기
위해서 온 것이 틀림없었다.
‘처음부터 놀아난 것인가?’
이성택이 깊은 절망에 빠지기 시 작할 때, 바토르가가만히 입을 열 었다.
“장다징, 내 말을 전해라.”
“예, 바토르 님.”
“나는 전사를 존중한다.”
장다징이 바토르의 말을 즉시 통 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곳에 전사는 보이지 않는군. 다들 눈이 썩어 있어. 너희 같은 것들은 전사가 아니다. 그저 전사라 자칭하며 조직을 갉아먹는
기생충 같은 것들이지. 한때 너희도 전사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바토르가 씹어뱉듯 말했다.
“제압할 수 있는 이라면 제압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 보니 굳이 그 말을 들을 필요는 없을 것 같군. 썩어 있는 것들을 살려둬 봤자 밥만 축낼 뿐이지. 그러니……
바토르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증명하라, 너희가 쓰레기가 아니 라는 것을. 전사는 살려주겠다. 하지 만 스스로가 전사임을 증명하지 못 하는 이는 죽을 것이다.”
오만하기 짝이 없는 선언.
다른 이가 그들의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면 이성택은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누가 감히 한국에서 그 들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장다징이 통역을 마치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건투를 빌겠습니다, 한국의 여러분.”
장로들의 얼굴이 썩어 들어갔다.
‘저 떼놈이 감히!’
등 뒤에 바토르가 버티고 있지 않다면 감히 그들의 앞에서 고개조
차 들지 못했을 놈이 지금 그들을 조롱하고 있었다.
“네, 네놈! 감히 여기가 어디라 고!”
그때, 바토르가 움직였다.
“이해를 못하는 모양이군.”
단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을 뿐 이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단순한 한 걸음이 아니다.
조금 거리가가까워진 것만으로 압력이 몇 배나 증가한다. 추태인 줄도 모르고 화들짝 뒤로 물러나 버 린 이들이 굴욕감에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그것 역시의미 없는 일
이었다.
“그럼 이해하게 해주지.”
퍼석!
잘 익은 수박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가장 앞에 있던 장로의 머리가 말 그대로 으깨져 버렸다.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머리가 사라져 버린 장로의 몸이 스르르 무너지더니, 바닥으로 쓰러 졌다.
털썩.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 와 잘 차려진 상을 붉게 물들인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비명은 장로들에게서가 아니라 술 시중을 들던 여인들에게서 터져 나 왔다. 바토르의 힘에 압도되어 비명 조차 지르지 못하는 장로들과는 다 르게 일반인인 그들은 바토르의 힘을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니 반응할 수 있는 것이다.
“나가세요. 지금 당장!”
장다징이 소리를 지르자 눈물범벅 이 된 여인들이 엉금엉금 기어 밖으로 나갔다. 그중 다리가 풀려 움직 이지 못하는 이는 장다징이 친히 부 축해 밖으로 내보냈다.
탁
문이 닫힌다.
장다징이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듯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바토르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방해꾼은 사라졌군.” 통역은 필요 없었다.
그의 어투와 표정만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 잘 알아들었 으면 좋겠는데.”
바토르가 묵직한 어조로 말했다. 그 목소리가 조금 얇은 장다징의 통 역을 거치면서 미묘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너희가 전사임을 증명하라. 쓸모가 있는 놈은 살려주겠다. 재활용할가치가 있는 놈이라면, 나의 주인을 위해서 개처럼 사는 영광을 누리게 해주지.”
이제는 화도 나지 않는다.
그들을 지배하는 것은 공포였다.
증명해야 한다.
증명하지 않으면 죽는다.
공포에 지배된 인간은 뇌가 굳기 마련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공포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하는가.
그러자 결론은 금방 나왔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커다란 고함과 함께 장로들이 일 제히 바토르에게 달려들었다.
바토르는 핏발 선 눈으로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장로들을 보며 만족 스런 미소를 지었다.
“개가 악을 쓴다고 늑대가 될 수는 없지만, 애완견보다는 맹견이 상 대하기에 재미있는 법이지.”
바토르의 전신에서가공할 투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투귀(퐤鬼), 바토르가 그 이빨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