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614)
마존현세강림기-615화(613/2125)
마존현세강림기 25권 (16화)
4장 대면하다 (1)
“피 떡을 만들어놨네.”
이현수는 강진호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의 무위로는 방해만 된다는 강진호의 말 때문이었다. 매우가슴 아픈 말이기는 하지만, 인정할 수밖 에 없다. 애초에 이현수는 전투 요
원이 아니니까.
‘그래서 마공 좀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알았다고 하더니, 영가르쳐 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마염들이 수련 하는 곳에 슬그머니 껴보려고도 했 지만, 이명환이 철저히 그를 외면했다.
이해는 한다. 그게 단순히 감정적 인 문제라거나, 이현수에게는 마공을가르쳐 주고 싶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마공을 익히는 자들은 성격이 폭 급해진다.
하지만 이현수는 결코 급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그의 머리에 수 많은 이들의 목숨이 달려 있다. 냉 정하지 못하고, 이성적이지 못한 채 로 계획을 수립한다면, 한 명이라도 더 죽는다. 그 목숨에 대한 대가를 누가 치르겠는가.
그러니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그는 마공을 익힐 수 없는 몸이었다.
문제는…….
‘안정이 언제 오냐고!’
안정이고 나발이고, 당장 벌어지는 일을 수습하기에도 정신이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파악한 강진호의
성격으로 볼 때, 총회가 안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였다.
뭔가 조금 되어간다 싶으면 다시 새로운 일을 벌일게 빤했다.
‘뭐, 나도 그쪽을 더 선호하지만.’ 반복 작업은 질색이다.
언제나 새로운게 있어야 사람은 힘이 나는 법이니까.
게다가 안정이 된다고 해서 이현 수의 일이 줄어들지는 않을게 빤하다. 지금도 열 명분의 일은 혼자도 맡아 하고 있는 이현수다. 총회의 운영은 온전히 그에게 맡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진호나 방진
훈이나 운영은 젬병이었으니까.
지금처럼 바쁘다면 강진호가 친히 마공을가르쳐 주겠다고 해도 사양 해야 할 판이었다. 서류랑 싸움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마공이랑 싸움 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안 익히고 싶다.”
눈앞에 벌어져 있는 참상을 본 이현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남아 있는 현장만 봐도 마공을 익힌 이들이 얼마나 무지막지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일부러 인형 하나를 던져 주고
이렇게 다져 놓으라고 해도 이현수는 똑같이 만들 자신이 없었다. 골 고루 잘도 팼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까는 이렇지 않았는데……
조금 전, 산중턱 현장은 이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거기 쓰러져 있던 이들도 부상이 심각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보는 것만으로 눈이 찌푸 려질 정도는 아니었다.
“다져 놨네, 다져 놨어.”
뼈가 멀쩡한 이들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사망자의 수는 오히려 줄었다는 거
다.
조금 전, 중턱의 사상자들은 반쯤은 사망자였는데, 이곳은 부상은 저 곳보다 확실히 심한데 이상하게 사 망자를 찾기가 힘들었다.
‘사망자가 중요한게 아니지.’
살아 있는 사람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서 이미 정상인은 아니다. 이현수도 맡은 일의 특성상 고문도 해보고, 세상의 더러운 꼴은 다 봤다고 자신하지만, 이곳은 전혀 다른 세계였다. 싸우는 와중에 상대의 몸을 저리 확실하게 파괴한다는 것은 변태적이기까지 하다.
“모르겠다.”
이현수는 고개를 젓고 말았다.
사망자가 줄었으니 이성을 찾은 건지, 부상이 심해졌으니 더 미친 건지……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이걸 그놈들이 다 했다는 겁니까?”
“그러네.”
“……미친.”
공영길이 치를 떨었다.
아직 바토르에게 제대로 수련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 그는 대기조에 들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강진호에
게 수련 받는 이들이 아니고서는 모 두가 대기조다.
말이 대기조지, 시체 처리반이라 고 불러야 할 것이다. 그게 아니면 부상자 긴급 이송조라고 부르든가.
“이 사람은……
낯익은 얼굴들이 쓰러져 있다.
아무리 총회에 들락거리는 무인들의 수가 모래알처럼 많다지만, 공영 길 역시 총회에서만 이십 년을 살았다. 다들 안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공영길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 나 왔다.
‘일방적으로 당했네.’
예전이었다면 당하는 쪽은 이쪽이 었을 것이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말이다.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 어울 렸다. 불과 두어 달 사이에 그 상성 이 완전히 뒤집혔다. 이제는 저쪽이 이쪽에 상대도 되지 않는다.
‘이렇게나 강해졌단 말인가.’
강진호에게 수련을 받는 놈들이 강해졌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분위 기, 기도, 그리고은은히 흘러나오는 마기만으로도 이제는 그들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줄
이야.
달려가면 따라잡을 수 있을 차이 인 줄 알았는데, 이제 먼저 간 마인 놈들을 잡으려면 비행기라도 타야 할 지경이다. 아군이 강하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공영길은 마냥 기뻐 할 수만은 없었다.
“부상자가 없네요.”
“무슨 소리야? 부상자투성이인데.”
“아뇨. 그놈들 중에 낙오자가 없 다구요.”
“마염?”
“마염이요?”
“강진호씨가 자기에게 수련 받는 애들을 그렇게 부르더라고.”
“……그 양반도 중2병이 좀 있 어.”
“그렇지?”
그 이름은 강진호가 붙인게 아니라 예전 중원에서 불리던 이름이 지만, 이들이 그런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강진호가 들었다면 심각하게 담배를 뻑뻑 피워 댈 발언이 아무렇지도 않게 홀러나왔다.
“여하튼…… 그놈들 중에 낙오한 놈이 없네요.데리고 갔을까요?”
“제정신이 아닐텐데, 부상자까지 챙길까?”
“그럼 한 놈도 부상 안 당하고 여 기를 마무리했다는 건데……
공영길이 고개를 들었다.
무슨야구장만 한 커다란 정원 곳곳에 부상자들이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이만한 인원을 하나같이 박살을 내버렸다는 거겠지.’
과연 재기가가능할까의심이 되는 부상이었다. 일반인이 이만한 부 상을 당했다면 재기가 문제가 아니 라 벌써 죽었을 것이다. 무인이기에 아직 살아 있긴 하지만, 과연 치료
를 한다고 해서 본래의 몸으로 돌아 갈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혹시요.”
“ 음?”
“일부러 이런 걸 수도 있나요? 다시는 재기 못하게?”
“흐음.”
이현수가 볼을 긁었다.
“너무 나간 것 같은데? 강진호씨가 보는 것과는 다르게 꼼꼼하고 지독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어중이떠중이들에게까지 그리 신경을 쓸 것 같지는 않아.”
어중이떠중이라…….
공영길이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누워 있는 이들 중 반수 이 상은 공영길보다 강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어중이떠중이라면, 공영 길 자신은 뭐가 되는가.
“이 부장님.”
“왜‘?”
“저도 이렇게 강해질 수 있습니까?”
이현수가 고개를 돌려 공영길을 바라보았다. 지금까지는 나름 무심 하게 부상자들을 나르던 이들도 그 말에 고개를 들어 공영길과 이현수
를 주시했다.
지금 이들이가장 궁금해하는 사 항이 바로 이것이었다.
“너, 바토르 님 쪽 소속이냐?”
“예. 그런데 아직 기초밖에는
“배운다는 건 그런 거지.”
이현수가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다.
“스승처럼 강해지거나, 스승보다 더 강해지거나. 원하는게 그거니까 배우는 거 아냐?”
“그렇죠.”
“그럼 내가 할 대답은 하나뿐이
지. 그 마염인지 뭔지 하는 중2병 집단이 단체로 약 빨고 달려들어도 바토르 님 몸에 생채기 하나 못 낸다.”
공영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렇게 강합니까, 그 분이?”
“강진호씨와도 호각을 이룬 분이 셔.”
살짝 과장하기는 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아……
“물론가진바 재능이 다르고, 수 련하는 속도가 다르니 내가 꼭 이렇 다고 결론을 내려줄 수는 없지만,
적성에 따라서는 너희가 더 나은 면도 있을 거다. 그저 너희가 좀 늦게 배우기 시작한 것뿐이야.”
“감사합니다.”
공영길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이현수는 그 광경을 보며 혀를 찼다.
‘이래서 무인이라는 것들은 안 된 다니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눈앞에 이만 큼 부상자가 있으면 그걸 안타까워 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들은 사람이 다쳤다는 사실에는 별로 관심이 없 고, 이들을 이리 만든 힘에만 관심
이 있었다.
아무리 무인이라는 것들이 밥보다 싸음을 더 좋아하고, 돈보다 무공을 더 밝히는 것들이라지만, 이 상황에 서까지 이리 나오는 것은 좀 심하지 않은가.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지만.’
이현수가 고개를 돌려 아직까지도 올라오고 있는 이들을 보았다. 대기 조로 뽑아온 이들의 수가 만만치 않다.
‘애초에 대기조가 아니었으니까.’
강진호가 다른 인원은 필요 없다 고 해서 대기조로 돌렸을 뿐이지,
원래는 이들도 모두 전투원으로 투 입할 생각이었다. 이현수의 계산으로는 이들까지 모두 투입해야 큰 부 상이나 전력의 낭비 없이 상황을 정 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마염들이 그걸 홀로 해내 버린 것이다.
강진호씨에게 수련을 받았다는 것도 알고, 마공을 익혔다는 것도 알았다. 그 마공을 번역한 사람이 이현수다. 그가 이해한 대로 얼마나 강해졌을지를 대충 유추해서 병력 구성을 했는데, 그놈들이 이현수의 계산을 완전히 벗어나 버린 것이다.
‘마공이란게 이렇게 무서운 거구 나.’
단순이 마기가 뿜어져 나오고, 인 상이 더러워지는게 다가 아니었다. 실력조차도 과할 정도로 강해졌다. 강진호가 없다면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말이다.
‘정 안 되면 바토르 님에게 부탁 하면 되겠지.’
바토르의 딱밤을 한 대씩 맞으면 집 나갔던 개념도 돌아오게 될 테니 까 말이다.
“그런데 부장님.”
“응?”
“병원 더 수배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반도 안 들어갈 겁니다.”
“……그러네.”
이현수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부상자가 발생할 걸 계산해서 병 원을 잡았다. 사실 병원을 넉넉히 수배해 놔서 딱히 부족할 리는 없지 만, 경상자가 거의 없고 극심한 부 상자가가득하다는게 문제였다.
중환자실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내가 병원은 더 잡아볼 테니까, 일단 너는 앰뷸런스 좀 더 불러라. 보통 차로는 못 옮기겠다, 이거.”
“예. 사설로 좀 불러놓겠습니다.”
“그래, 부탁한다.”
공영길에게 지휘를 맡긴 이현수가 고개를 돌려 저택을 바라보았다.
“끄아아아악!”
그 순간, 창문이 깨지며 사람 하 나가 밖으로 튕겨 나왔다.
“답도 없네, 진짜.”
이현수의 손이 얼굴을 덮었다.
마지막으로 총회의 불순분자들을 청소하겠답시고 시작한 일이다. 그 렇다고 정말 저렇게 사람을 청소해 버릴 필요는 없잖은가.
‘강진호씨의 판단이 옳았네.’
미리 전화를 해서 달아날 놈은
달아나라고 말해놓지 않았다면, 아 마 지금쯤 병원을 수배하는게 아니 라야전병원을 열어야 했을 것이다.
‘다른 쪽도 다 처리됐다니 다행이 지.’
과연 바토르, 그리고 나이트 위긴 스였다.
이쪽이 워낙 중요하기에 다른 곳 에는 인원을 많이 할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바토르와 나이트 위긴스 에게 많은 롤을 부여했는데, 걱정한 것이 무색할 만큼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상황을 마무리했다지 않은가.
“강진호씨가 오기 전에 해외에서
공격해 왔으면 답도 없었겠네.”
강진호가 해외와의 갈등을 촉발한 측면도 있지만, 덕분에 총회가 강해 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리고…….
이현수가 고개를 돌려 저택을 바라보았다.
이제 아마 두 사람이 서로 조우 할 것이다. 과거의 총회를 씻어내고 새로운 총회를 만드는 마지막 과정 이 지금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