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618)
마존현세강림기-619화(617/2125)
마존현세강림기 25권 (20화)
4장 대면하다 (5)
“그럼 이제 내가 한마디 해도 되 나‘?”
바토르가 입을 열자 장다징이 열 심히 통역을 했다.
‘쟤도 고생이네.’
그렇다고 바토르에게 한국어를 배 우라고 할 수는 없었다. 괜히 그런
말을 꺼냈다가는 끔찍한 일이 벌어 질 것 같다.
일단 실업자가 하나 생기겠지.
“주군.”
강진호의 시선이 향하자, 바토르가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총회는 문제가 너무 많소. 기본 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중견급 능력 자가 없소.”
“음……”
“교육이 필요하오. 체계적인 교육으로 빠르게 실력을 끌어 올려야 홍 왕계를 상대할 수 있소. 이대로는 상대가 불가능.”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홍왕계의 실력에 대해서는 이 중 바토르가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바토르가 하는 말이니만큼 틀림 없을 것이다.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필요한 것은?”
“지원.”
바토르가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을 굴릴 장소와 장비, 그리 고 돈.”
“돈?”
“식비가 많이 든다. 운동한 만큼 먹어야 하는 법이지. 어마어마하게
든다.”
“……너만큼 먹진 않겠지.”
바토르 밑에서 배우는 이들이 모 두 바토르처럼 먹는다면 총회는 식 비로 파산할 것이다. 바토르가 총회 에 오고 나서 경리부에서 우는소리를 하기 시작했으니까.
“돈은 문제없습니다.”
이현수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이십 년 치 운영비는 확보될 겁니다. 이중걸의 재산과 관련 장로들의 재산을 모조리 확보했습니다. 아직 추징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렇지,
현금화하면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그렇겠지.”
아직도 이중걸이 소유한 산의 위 용이 눈에 선하다. 그게 재산의 전 부가 아닐 테니, 말 그대로 어마어 마한 돈일 것이다.
방진훈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그거 그렇게 마음대로 추 징해도 되는 거야? 손녀가 있잖아. 상속권은?”
“어차피 명의도 자기 명의가 아니 고 분산되어 있습니다. 딴지 걸 곳도 없고, 명분도 없죠. 다른 장로들도 마찬가집니다.”
“……불법적인 재산이니, 불법적으로 꿀꺽하겠다는 건가?”
“인생 다 그런 거죠.”
“독한 놈“.”
방진훈이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여하튼 그 재산만 회수할 수 있 다면 한동안…… 아니, 하아아아〜안 동안 돈 걱정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회주님은 왜 그리 재산이 없습니까? 이번에 이중걸 재산 목록 화해 보니 진짜 입이 떡 벌어지던데, 회주님은 명색이 회준데……
“야, 인마! 나는가진 재산 전부
다 때려 박았잖아. 그게 아니면 내가 무슨 수로 이중걸이랑 맞짱을 떠? 버는 족족 다 때려 박으니까 큰소리라도 쳤지.”
“이중걸이 재산의 십 퍼센트만 썼 어도 발렸을 것 같던데요.”
“걱정하지 마. 그거 안 썼어도 발 렸으니까. 강진호씨가 나 안도왔 으면, 지금쯤 나는야산에 묻혀 있다.”
“은혜 갚으셔야죠.”
“회주 자리 내놓는다고! 그리고 이사로 돌아가서 개처럼 일하면 될 거 아냐, 인마! 이 새끼, 내가 회주
내놓는다고 한 지 5분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맞먹는 거 봐, 이거. 내가 너 때문에 이거 계속할 수도 있어.”
이현수가 입을가리고 웃었다.
‘그래도 여기가 낫지.’
육체적으로는 이곳이 더 힘들다. 과거 영남회에 있었을 때와는 비교 하기 힘들 정도로 업무량이 늘어났 으니까. 김석일은의심이 많은 성격 이라 이현수에게 모든 일을 주지 않았다. 정말 중요하다 싶은 일은 자 신이 직접 처리하는 타입이었다.
반면에 방진훈은 일단 일을 맡겨 놓고 다른 수작 부리면 뼈를 갈아버
리겠다고 협박하는 타입이었고, 강진호는 그냥…… 그냥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로드.”
나이트 위긴스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수준이 너무 떨어지더군요. 젊은 이들이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만, 장로들마저 그 정도 수준일 줄은 몰랐습니다.”
“거, 미안하게 됐수다.”
방진훈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를 욕한 것은 아니지만, 그를 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뜻은 아닙니다.”
“뭐, 됐수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니까.”
방진훈이 콧김을 훅 뿜어냈다.
‘수련을 좀 빡세게 하든 해야지.’
그도 한국에서는 나름 힘 좀 준 다는 사람인데, 저 바토르나 나이트 위긴스와는도무지 엉겨볼 자신이 없었다. 그동안 좁은 한국 땅에서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는 지 실감하는 중이었다.
‘그 슈발리엔가 뭔가 하는 놈들은 좀 상대해 볼 만한 것 같았는데, 어디서 저런 괴물 같은 양반이 나타나
서는.’
스물이 넘는 장로를 혼자 쓸어버 렸다. 방진훈의 능력으로는 세 명이 한계였다. 그것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혼자서 스물이 넘는 장 로를 상처 하나 없이 제압하다니.
평생을 살아오던 세계가 붕괴하고 있었다. 저 강진호가 나타난 이후부 터 말이다.
“나는 우물 안이 행복했어. 넓은 세계 같은 건 보고 싶지 않았다고.”
“네?”
“에이!”
방진훈이 역정을 내자 이현수가
고소를 머금었다. 저 사람이 있으면 분위기가 밝아진다. 강진호가 아니 라 방진훈을 모셨어도 재미는 있었을 것 같다. 스트레스도 두 배로 받 고 말이다.
“체계적인 수련을 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지금 하고 있는 수업을 좀 더 확장해야겠습니다. 저는 수강생을 늘릴 생각입니다.”
바토르가 맞장구를 쳤다.
“나도 좀 늘려야겠소. 원래는 체 격 조건이 되는 이들만 받으려고 했는데, 이대로 두면 제 몫 하는 놈이 없겠더군. 상승으로가기 힘들어 보
이는 이들도 일단가르치기는 해야 겠소. 그래서 말인데, 내가 알고 있는 이들이 몇몇 있는데……데리고 와도 되겠소?”
“알고 있는 이들?”
“초원에 내 부하를 자처하는 놈들 이 몇몇 있소. 나 혼자서 모두를가 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니, 그놈들을데리고 와 교관으로 부려야겠소.”
“실력은?”
“물론 확실하지.”
“허가한다. 되도록 빨리데려와.” 강진호가 나이트 위긴스를 돌아보 았다.
“저야 슈발리에들이 있으니 일단은 괜찮습니다. 그들이 프랑스로 돌 아가면 저도 영국에 있는 몇몇 지인 들을데리고 와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때 일이지요.”
“아니. 미루지 마라.”
강진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때가서 일을 처리하려 들면 공백이 생긴다.데려올 생각이면 미 리데려와.”
“음, 일리 있는 말씀입니다. 그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계획을 세 우고 보고드리겠습니다.”
“좋아.”
강진호가 이현수를가리키며 말했다.
“필요한 지원은 저쪽 통해서 받아가.”
나이트 위긴스와 바토르의 부리부 리한 시선이 이현수에게로 꽂혔다.
“그럼 끝났나?”
“ 일단은.”
“저는 끝입니다.”
다른 말이 더 나오는게 없자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변화를 해야 할 시기다. 한 동안은 바쁘고 복잡하겠지. 그래도 반드시 해야 할일이니, 긴장 늦추
지 말고 잘해보지.”
“음.”
다들 느끼고 있었다.
이제 고작 한 발을 내디뎠을 뿐 이다. 이중걸을 제거한 것은 변화의 시작을의미하지, 변화의 완성을의 미하지 않는다. 이제 내부의 우환을 제거하고 총회의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
“한가지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이현수가가만히 손을 들었다.
“아, 꼭 끝나려고 하면 저러는 놈 이 있다니까. 꼭!”
방진훈이 대놓고 핀잔을 주었지 만, 이현수는 꿋꿋했다.
“말해봐.”
“이걸로 정리가 끝난게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현수의 목소리는 지금까지와 다 르게 심각했다.
“이중걸이 반란을 준비했다면, 이 정도 전력일 리가 없습니다. 그 사람도 계산을 할 줄 아는데, 이 전력으로는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음.”
나이트 위긴스가 볼을 긁었다.
“확실히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 소.”
“……아뇨. 그건 그냥 장로들이 약한 거구요.”
이현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중걸은 계산이 정확한 사람이 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가 강진호씨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게 뭔지를 모르겠습니다. 조 이사도 이 부분만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더군요. 다만……
“ 다만?”
“김석일이 이 일에 연관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강진호가 흥미롭다는 얼굴을 했다.
“김석일이라……
“몇몇 장로들이 김석일을 봤다고 합니다.”
“그 장로들은 지금 어디에 있지?”
“ 그게……
이현수가 곁눈질로 바토르를 보았다.
“먼지가 되어버렸죠.”
“……”
강진호가 뚱한 얼굴로 바라보자, 바토르가 헛기침을 했다.
“살려둘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들은 무인이 아니다.”
“무인이 아니면 죽어야 한다는 사 고방식은 좀……
“너도 무인이 아닌 모양이지?”
바토르의 말에 이현수가 바로 입을 다물었다. 저 사람은 건드리면 안 된다.
“없어졌다면 어쩔 수 없지. 이 부 분에 대한 조사를 다시 해봐.”
“예. 김석일의 특성상 강진호씨의가족을 노릴 확률이 높습니다. 일단 경계를 강화하겠습니다.”
가족이라는 말이 나오자 강진호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확실하게.”
“ 예.”
“그럼 일어나지.”
강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강진호를 중심으로 한 체계가 완전히 잡혀가고 있었다.
강진호는 회의실을 빠져나와 아래 로 향했다.
‘쉬운 일이 없군.’
하나의 일이 끝나면 또 하나의 일이 이어진다. 그리 힘든 일은 없 지만, 하나하나가 까탈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이제는 큰 산 하나를 넘은 기분이다. 실제로도 그렇고.
한쪽에 대놓은 차에 오른 강진호가 바로 출발하지 않고 담배 한 대를 입에 물었다. 불을 붙이고 천천 히 연기를 빨아들인다.
‘조금 쉬어야겠는데.’
최근에는 휴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강진호였다. 과거 중원에 있을 때는 육체를 혹사하는 수준으로 수 련을 했다. 하지만 이제 그는 육체의 혹사로 경지를 높이는게 불가능 하다. 그런 경지는 이미 옛적에 뛰
어넘었다.
“오늘은 쉬어야겠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말이다.
방에 처박혀 명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될 것 같았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돌아가지는 못해도 천천히 걷는 법 이라도 익혀야 한다.
담배를 쭉 빨아 당겨 모조리 태 워 버린 강진호가 재떨이에 남은 꽁 초를 던져 넣고는 시동을 걸었다.
그의 람보르기니가 유려하게 산길을 달리기 시작한다.
‘자, 이제……
강진호의 눈이 차게 빛났다.
내부 정리의가장 큰 산을 넘었다. 이제는 내부 정리가 아니라 외 부로 시선을 돌려야 할 때였다. 그 러기 위해서는 일단 정보원의 확충 이 중요하다.
안그래도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굳이 이 일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다 싶어서 입을 다물고 있었지만, 강진호의 마음속에는 이게 일순위였다.
일단 장다징이 정보원 출신이니 그를 따로 한번 만나 이야기를 들 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 전화가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를 꺼낸 강진호가 뜻밖이라는 얼굴을 했다.
‘이 시간에?’
최 연하.
그녀의 전화였다.
이상한 일이다. 최연하는 보통 저녁 시간이 되어서야 그에게 전화를 하니까. 낮에는 촬영이 있어서 전화를 잘 하지 않는 편이었다.
강진호가의아해하면서 전화를 받 았다.
“ 여보세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화기에서 귀를 찢어버릴 것 같은 목소리가 터
져 나왔다.
[야아아아아아아! 너 중국 올 거야, 안 올 거야!]“가, 갑니다!”
얼떨결에 대답을 해버리고 만 강진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