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63)
마존현세강림기-63화(63/2125)
마존현세강림기 3권 (13화)
3장 — 과시하다 (1)
대학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처음에는 수업을 찾아 듣는다는 것이 신선하고 조금은 신기했지만, 그 것도 한번, 두 번 반복되다 보니 고등학교와 그리 다를 것이 없었다. 수업 사이의 비는 공강 시간은 휴식 시간이 되기도 했지만, 강진호에게
는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오늘처럼 박유민이 있는 날에는 그 래도 괜찮지만, 박유민이 학교에 나 오지 않는 날은 꽤나 지루했다.
딱히 혼자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상하게도 그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덕분에 혼자 있을 틈은 잘 없었지만, 그들과의 대화나 관계는 강진호에게는의미 없는 시간 떼우 기에 불과했다.
“오늘 영화 보러 안 갈래?”
“음?”
어느새 그에게 다가온 진미희가 말을 걸었다.
“ 영화?”
“그래. 영화 보러가자, 마치고.” 강진호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 별로.”
“왜〜!가자. 영화 재미있을 거야.
지금 엄청 인기 많던데?”
“영화관이란 곳을가본 적이 없어.”
“ 진짜?”
“응.”
진미희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 강진호를 위아래로 훑고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거짓말. 태어나서 영화관을 한번도 안가봤다고?”
가보기는 했다.
오십 년 전에.
하지만 그 말을 누가 믿어주겠는가.
“응.”
“야, 너 진짜 천연기념물이다. 어떻게 영화관을 한번을 안가보냐? 내가데리고가줄게. 한번가자. 응?”
강진호는 고민에 빠졌다.
이것도 나름 경험이라면 경험일 수 있었다.
과거와 다르게 TV를 꽤나 즐기게 된 강진호 아니던가. 영화관은 색다른 묘미가 있을지도 몰랐다.
“다음에.”
하지만 대답은 같았다.
영화관은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과가는 것은 불편 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시 간을 내 어딘가로 간다는 것은 부담 스러웠다.
“재미있을텐데. 그럼 어쩔 수 없지. 다음엔 꼭가야 돼?”
“ 알았다.”
진미희가 그 말을 남기고가버렸다. 박유민은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영화관 안가봤어?”
“응.”
“야, 신기하다. 너 영화관도 안가봤냐?”
“홈, 넌가봤어?”
박유민이 피식 웃고는 말했다.
“아니.”
“……”
“내가 사람들 많은 곳을 별로 안 좋아하잖아.”
“그런데 그가본 듯한 말투는 뭐 냐?”
“미안.”
“영화나 보러 갈까?”
“너랑 나랑?”
“왜?”
그게 뭐 어떻다는 거지?
박유민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 진호야.”
“ 응?”
“미안. 우린 친구지만…… 그래, 친 구지만 그것만은 함께해 줄 수 없을 것 같다. 그건 너무 우울해.”
“……이해할 수 없군.”
“넌 모를 거야, 그런 미묘한 감정.” 강진호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때, 그들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강진호!”
“ 응?”
한세연이 강진호의 얼굴 바로 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왜?”
“너, 차 있지!”
“ 차?”
“그래, 차! 차 있지?” 강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 내일 나 태우러 와.”
“왜?”
“됐으니까 태우러 와! 아니면 나 진 짜 미쳐 버릴지도 몰라.”
“흠…..”
강진호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한세 연을 바라보았다.
박유민이의자를 뺐다.
“진정하고 좀 앉아.”
“하아……
한세연은 심호흡을 하더니 자리에 앉았다.
“자, 차분하게 말해보자고. 왜 그 래?”
“너 김철중이라고 알아?”
“김철중? 그거 선배 이름이잖아?”
“그래, 김철중 선배!”
“그 선배가 왜?”
“그 미…… 아니, 그 선배가 자꾸
나 태워준다고 집에데리러 온다잖 아!”
박유민이 미소를 지었다.
“그 선배 인기 많잖아. 잘생기고, 돈도 많고, 매너도 좋다고 하던데?”
“인기가 많아?”
“응.”
“그 기름통에서 금방 뛰쳐나온 것 같은 남자가 인기가 많다고?”
박유민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감 쌌다.
이 여자도 뭔가 기준이 잘못되어 있 었다.
기준이 강진호면 세상 모든 남자들
이 말 많고 느끼한 남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인기 많아.”
“그럼 지 좋아하는 애들한테 들이대 면 되지, 왜 자꾸 나한테 껄떡대!”
“꺼, 껄떡……
“태워주면 좋은 거 아냐?”
강진호의 태연한 물음에 한세연이 열이 받았는지 강진호의 귀를 잡았다.
“야! 넌 내가 아무 남자 차에나 타 면 좋겠냐?”
“……놓고, 우리 말로 하자.”
한세연은 한참을 씩씩대더니 말했
다.
“필요 없다고 했더니 차 타고 등교 하면 편하대. 내가 차가 있다고 하니까 자기 차가 아우디라면서 타보 면 생각이 달라질 거래. 세상에, 무 슨 그런 놈이 다 있어!”
‘너 같은 여자가 없는 거지.’ 경영학부 내에 김철중의 차를 한번 못 타서 안달인 여자가 몇이나 되는 줄 알면 절대 저런 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알아도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나는 태워줄 사람 있 다고 했어! 그러니까 너 내일 아침
에 나 태우러 와!”
“ 내가?”
“응.”
“내가 왜?”
“……너 지금 그럼 나더러 그 사람 차를 타란 이야기야?”
“그건 네가 정할일이지만, 내가 왜 너를 태우러……
한세연의 눈이 점점 날카로워졌다.
“야, 친구가 부탁하는데 그거 한번
못해주냐!니가 친구야?”
“음……”
“그 선배 얼마나 느끼한 줄 알아? 한번씩 날 보는데, 소름이 다 돋아!”
강진호는 박유민을 바라보았다.
“나 내일 대회 때문에 학교 안 나 와.”
“그래?”
강진호는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알았다.”
“시간 맞춰 와.”
“그런데……
“또 뭐!”
“자전거로 태우러가면 안 되나?”
“ 괜찮아.”
“그래?”
“대신 넌 앞으로 일년 동안 내가 얼마나 사악해질 수 있는지를 몸으로 느껴야 할 거야.”
강진호는 즉시 자신의 생각을 수정 했다.
“차를 타고가지.”
그제야 한세연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은 선택이야.”
“그런데……
박유민이 딴지를 걸었다.
“세연이, 너 진호 차 타본 적 있 어?”
“아니.”
“나 예전에 주행 연습할 때 뒤에 잠 시 타본 적 있거든?”
“그게 왜?”
박유민이 뭔가 말하려다 고개를 내 저었다.
“아냐. 그건 말로 설명 못하겠다.니가 직접 타봐야 해.”
“무슨 소리야, 대체?”
“아냐, 아니야.”
박유민은가엽다는 눈으로 한세연을 바라보았다.
다음 날.
한세연은 초조한 눈으로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왜 안 와!”
벌써 십 분째 기다리고 있는데도 차가도착하지 않았다.
한세연은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야! 왜 안 와!”
[가고 있다.]“빨리 와!”
[……그래.]한세연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게 대체 무슨 꼴이란 말인가. 빵빵.
바로 그때,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한세연이 고개를 들자 저 멀리서 아 우디 A6가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문이 열리고 깔끔하게 생긴 남자가 내렸다.
“기다렸어?”
“아뇨.”
“기다렸구나. 얼른 타. 춥다.”
“선배 기다린 거 아니에요.”
김철중은 웃음을 터뜨렸다.
“태우러 올 사람 있더다니, 진짜인가 보네? 그 친구가 늦는 모양인데, 내 차 타고가는게 낫지 않겠어?”
“생각 없어요.”
“한번 타봐. 내가 편히 모실 테니 까.”
“생각 없다니까요.”
김철중이 미간을 찌푸렸다.
뻣뻣한 것도 정도가 있지 이건 무슨 대나무도 아니고…….
“친구 차가 좋은가 봐?”
“전 차 안가려요.”
“좋은 차는 타보면 느낌이 다르다니 까.”
“저는 차보다 기사를가려요.”
“내가 영 못한 기사인가?”
“예.”
김철중은 슬슬 열이 받았다.
이 정도로 대시를 했으면 적당히 넘 어올 만도 한데, 이건 무슨 열 번을 찍어도 안 넘어오는 수준이 아니라 기스도가지 않는 수준이 아닌가.
‘얼마나 대단한 놈이 모시러 오는지 한번 보자.’
만약 성에 차지 않는 수준이면 마음 껏 비웃어줄 용의가 있었다.
여자는 잘 모른다 해도 남자라면 수 준 차이를 알 것이고, 김철중은 한 세연을 공략하는 대신 그 남자의 자 존심을 꺾어버릴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효과는 확실할 것이다.
“진짜 괜찮겠어?”
“ 예.”
“누가 모시러 오는데?”
“ 친구요.”
“친구 누구?”
“강진호요.”
“강……진호?”
김철중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다가 입을 열었다.
“주신 강진호? 동명고 삼인방?”
“동명고 친구는 맞아요.”
“유명하던데? 술고래라고.”
“술 안 좋아해요.”
“고등학교 친구라서 같이 차 타고
다니는 거구나. 난 또 남자 친구라도 되는 줄 알고 걱정했잖아.”
“선배가 왜 그걸 걱정해요?”
“아냐, 아냐. 그래, 강진호라…… 김철중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강진호.
학부에서 요즘 꽤나 유명해진 동명 고 삼인방 중 하나. 그중에서도 주 신이라는 별명과 잘생긴 얼굴로 유 명한 녀석이었다.
외모에 자신이 있는 김철중이지만, 객관적으로 강진호보다 얼굴이 떨어 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남자는 외모가 다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건 능력이다.
아직 새내기라 잘 모르는 모양인데, 남자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곧 알게 될 터였다.
‘강진호라……
강진호가 잘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옷은 추레하게 늘 같은 것을 입거나 싸구려 브랜드를 입고 다녔다.
결코 돈이 많은 녀석은 아니라는 뜻 이다.
그렇다면 김철중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걔 차는 뭔데?”
“몰라요.”
“너 차종을 잘 모르는구나?”
‘짜증 나.’
한세연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 랐다. 차종을 알긴 하지만 강진호의 차를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오늘 처음 탄다고 대답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그냥가세요.”
“아니, 그 친구가 안 올 수도 있잖 아.”
“온다고 했어요.”
“혹시 모르지. 그리고 너무 늦으면
내 차 타고가야 지각 안 할걸?”
“택시 탈 거예요.”
“이젠 늦었을텐데?”
“지각하죠, 뭐.”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한세연은 능글맞게 맞받아치는 김철 중의 말투에 진력이 났다.
‘아, 왜 안 와!’
그때였다.
그녀의 집 앞 골목으로 새하얀 스포 츠카가 빠르게 들어오더니, 그녀의 바로 앞에 멈춰 섰다.
‘이건 또 뭐야?’
빵빵.
경적이 울렸다.
한세연은 짜증이 나 말했다.
“차 빼달래요.”
“지나갈 수 있는데? 그런데…… 이 거 아벤타도로? 이거 돈이 얼만데…… 세상에! 우리나라에 몇 대 없다던데, 이걸 눈으로 보네.”
“좋은 차예요?”
“……이게 좋은 차냐고? 아, 이걸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건지 모 르겠네.”
그때, 차 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밖으로 나왔다.
“왜 안 타?”
강진호였다.
한세연과 김철중은 동시에 멍한 얼 굴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왜 저 차에서 강진호가 내린단 말인가.
“타.”
“응? 으응! 지금 탈게.”
한세연은 아벤타도르의 보조석을 향 해 뛰어갔다.
“근데 이거, 문을 어떻게 여는 거야?”
강진호가 운전석에 앉더니 보조석 문을 열었다.
한세연은 신기해하며 차에 탔다.
한세연이 일부러 크게 말했다.
“ 진호야.”
“응?”
“저 앞에 차 비싼 거야?”
“몰라.”
“이 차보다 비싸?”
“몰라.”
“넌 별로 신경 안 쓰네?”
그 말이 김철증의 자존심을 우르르 무너뜨렸다.
“가자. 역시 죻은 차가 승차감이 좋 다니까.”
한세연이 결정타를 날리자 차가 출 발했다.
김철중은 넋이 나간 얼굴로 멀어져가는 아벤타도르를 보고 또 바라보 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