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68)
마존현세강림기-68화(68/2125)
마존현세강림기 3권 (18화)
3장 — 과시하다 (6)
“그래?”
강은영의 말은 간단했다.
강은영이데뷔하기로 되어 있는 그 룹은 모두 다섯 명으로 이루어져 있 었다.
문제는 강은영을 제외한다른 넷은 모두 배경이 튼실하다는 것이다.
덕분에 문제가 있으면 다른 아이들의 잘못도 강은영을 나무라는 일이 벌어졌다. 직접 혼내기 뭐하니 에둘 러 혼내는 것이다.
게다가 배경이 튼실하다 보니 나름 후원금도 들어오는데 반해 강은영은 아직 단 한번도 그런 것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예전에는 돈이 없 었고, 돈이 생긴 이후에는 그런 것을 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결국 강은영이 참다못해 저번에 강진호에게 말을 꺼냈건만, 되레 꾸지 람만 받고 만 것이다.
“그래?”
“……”
“애들은? 애들은 괴롭히거나 하지 않고?”
“애들은 착해, 오빠.”
“음……”
“진짜야. 애들은 착해. 그런데 걔들도 사장님이나 선생님한테 뭐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형적인 ‘알아서 기는’ 모습이었다. 그룹 하나를 교육시키고데뷔시키는데까지 한 사람당 억대의 돈이 든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동생이 지망생이니만큼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던 것이다. 하지만 그건 소속사에서 성공을 위 해 부담해야 할 투자금이지, 그 투 자금을 그런 식으로 충당할 줄은 몰 랐다.
“다들 그래?”
“아냐. 보통은 안 그러지.”
“그런데?”
“우리 그룹에 이상하게 그런 애들이 몰려 있어. 그러다 보니까 나만 튀 어.”
“애들이랑도은연중에 거리가 있는 것 같고, 어떨 때는 정말 내가 혼자
외톨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사장님은 자꾸 그러다가 너 짤린다는 소리 만 하고……
강진호가 눈살을 찌푸렸다. 사장이라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연습하고 열심 히 하려고 하는데…… 너무 지쳐. 나 이러다가 진짜 노래도, 춤도 싫 어질 것 같아.”
“알았다.”
“오빠.”
“알았으니까 일단 자. 남은 건 내가 알아서 할게.”
강진호의 단호한 목소리.
강은영은 오빠가 보여주는 모습에 안도감과 기이함을 동시에 느꼈다. 자신의 오빠가 이런 사람이었던가?
“아니, 오빠. 나는……
“됐어. 얼른 자.”
그 목소리에 담겨 있는 단호함에 그 녀는 알 수 없는 편안함을 느껴야 했다.
이게가족이라는 건가? 이게 오빠라는 건가?
“응.”
강은영은 터덜터덜 걸어 방으로 들 어갔다.
강진호는 그것을 지켜보면 눈을 빛 냈다.
‘그게 다가 아니겠지.’
강은영은 속이 깊은 아이다.
설움에 복받쳐 말을 꺼냈다고 하더 라도 모든 걸 다 말해 그를 걱정시 키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강진호는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고 그가 아는가장 확실한 정보 통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십니까?]조규민.
지금이야 그저 한량처럼 보이지만, 그는 재경 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했
고, 지금은 황정후의 측근 중의 측 근이다.
그가 마음먹어서 얻지 못하는 정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알아볼게 있습니다.”
[말씀하십시오.]“제 동생이 다니고 있는 기획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모조리 알아다 주세요.”
[동생분 말씀이십니까?]“ 예.”
[알겠습니다. 내일 오전까지 조사해 서가져다 드리겠습니다.]“부탁드립니다.”
[별말씀을요.]강진호는 전화를 끊었다.
만약 정도를 넘었다면가만히 있지 않을 생각이었다.
‘늦었어.’
더 빨리 알아봤어야 했다.
조금만 더 기다린다는 방심이 이런 사단을 낳게 했다. 강진호는 오랜만 에 찾아온 후회라는 감정에 얼굴을 굳혔다.
“그래서요?”
“스타위즈(Starwiz)는 꽤 유명한 기 획사라고 할 수 있지만, 최근 연이
은 투자 실패와 소속 그룹들의 부진으로 경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흠……”
“동생분이 속한 그룹은 아마도 그러 한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일환?”
“동생분이 그룹에 속한 것도 아마도 돈 때문일 겁니다.”
“돈? 뭘 보고?”
“기획사의 정보력을 얕보지 마십시 오. 기획사가 아니라도 마음만 먹으 면 한 사람의 집안에 돈이 얼마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일도 아닙니
다.”
“그렇겠죠.”
“동생분이 이번 그룹에 합류한 것도 적당히 돈을 후원 받아보겠다는의도 같습니다.”
“실력이 아니라?”
“실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다른 목적이 더 컸을 뿐 이지요.”
“만약 돈이 없었다면 다른 그룹에 속했겠죠. 하지만 돈이 있기에 이 그룹에 속한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모두 우리 집에 돈이 있으면 서 기획사에 후원을 하지 않았기 때 문이다?”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그렇군요.”
강진호의 눈이가늘어졌다.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서은영이가 말한 이야기가 전 부인지는 확인했나요?”
“그 외에도 그룹 내에도 불화가 있 어 보입니다.”
“불화?”
“사소한다툼이나 알력이 있지만, 그 나이 또래의 여자애들이라면 그
런게 없는게 더 이상하죠.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그 외에는요?”
“소속사 사장이 막말을 했다는 ……”
“ 막말?”
강진호의 눈이가늘어졌다.
“어디가서 후원자라도 물어오라고 했다는군요. 몸이라도 바쳐서.” 강진호의 얼굴이 굳었다.
딱히 그리 큰 변화는 아니었다. 그 저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이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모습을 지켜보는 조규민
은 등골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껴야 했다.
뭐라고 할까.
낮잠을 자며 늘어져 있던 호랑이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사냥감을 바라 보았을 때의 눈빛이라고 말하면 이 해가 쉬우려나?
지금 강진호의 안에서 무언가가 변 했다.
“그런데 이상한게, 그런 상황이면 보통 집에 돈을 달라고 말을 할텐데 말이죠.”
“그 말이 나왔으면 그만두게 했겠 죠.”
“그럴 수도 있군요.”
강진호는 강은영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소속사는 돈을 원한다.
하지만 돈을 줘야 한다는 말이 나오 면 아버지나 강진호의 성격상 당장 그 소속사에서 나오라는 말부터 했을 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강진호의 말대로 실력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테니, 얼마나 힘들었을 것인가.
강진호는 화가 끓어올랐다.
전에 황정후 회장 이야기가 나온 것도 그저 투정이 아니라 투정으로 포 장한 구조 신호였다.
강진호가 멍청하게 그걸 캐치하지 못한 것이다.
“소속사가 어딥니까?”
“직접가실 겁니까?”
“예.”
“언제가실 생각이십니까?”
“지금 당장.”
강진호의 말에 조규민은 고개를 끄 덕였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강진호는 조규민의 옆자리에 탔다. 평소에는 남이 모는 차를 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강진호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조규민은 그런 강진호의 기분을 아는 지 거칠게 차를 몰았다.
“곧도착할 겁니다.”
“예.”
강진호의 얼굴이 차게가라앉았다. 조규민은 불길함을 느꼈다.
저런 강진호의 얼굴을 보는 것은 처 음인 것만 같았다.
‘가족은 소중하다는 건가?’
당연한 말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강진호의 또 다른 일면을 알 고 있는 조규민으로서는 새삼스럽기도 한 일이었다.
끼이이익!
“여깁니다.”
추레해 보이는 건물.
입지가 입지이니만큼 이런 건물도 굉장히 고가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좋아 보이지 않는 건물이 었다.
건물 앞은 이런저런 낙서로가득했다. 아마도 팬들이 남긴 낙서 같았다.
“들어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죠.”
“안내하겠습니다.”
조규민은 차에서 내려 입구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아무래도 기획사다 보니 몰래 들어오려는 팬들에 대한 대 비가 철저한 모양이었다.
“잠시만요.”
조규민이 전화기를 꺼내 전화를 걸 었다.
뭔가 몇 마디를 하고 전화를 끊자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리고 사람
이 나왔다.
“들어가시죠.”
문을 연 사람은 이곳 직원 같았다. 그럼에도 조규민의 말을 듣는 것을 보니 나름 손을 써둔 모양이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강진호는 두말없이 건물 안으로 걸 어 들어갔다. 외부와는 다르게 내부는 꽤나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런 걸로 강진호의 마음이 풀릴 리가 없었다.
“무슨 일로 갑자기 방문하셨는지?” 조규민은 말을 거는 사내를가만히 바라보았다.
“ 누구죠?”
“예? 저는 로드 매니저입니다.”
“연습실로 안내하세요.”
“예? 예.”
사내는 앞장서면서 힐끔 강진호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저 사람은 분명히 재경 그룹 사람 인데……
그것도 그가 알기로는 매우 높은 곳 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이가 이 렇게 모시는 이 젊은 사람은 대체 신분이 뭐란 말인가.
그로서는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사람의 신분이 뭔지, 그리고 그런 사람이 이곳에는 왜 왔는지 말이다.
강진호는 연습실로 향했다.
끼이익.
문이 열리자 새하얀 조명 아래 보이는 나무 바닥과 사방을 둘러싼 전면 유리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한구석 에 지친 듯한 얼굴의 강은영이 앉아 있었다.
“내 잘못이 아니잖아!”
강은영이 소리쳤다.
그러자 강은영의 앞에 서 있는, 어 려 보이는 여자가 태연하게 말했다.
“네가 박자 틀린 거야.”
“너희가 틀린 거지!”
“야, 그럼 우리 넷이 다 틀렸다는 거야?”
“그래.”
“너 웃긴다? 너 진짜 잘났구나? 얼 마나 잘났는지 넌 후원금도 필요 없 지?”
“그럼 더 잘해야지. 실력 하나로 버 티는 앤데, 눈물 나게 잘해야 할 것 아냐. 안 그래? 그런데 왜 혼자 틀 려? 왜? 너, 그거밖에 안 돼?” 강은영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강진호는 그 광경을가만히 바라보 았다.
아마도 이게 일상이리라.
강은영은 지금까지 이런 대접을 계속 참아냈을 것이다. 중간에서 중재를 해야 할 사장과 선생들은 눈치를 보느라 되레 강은영에게 화를 냈을 것이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 기분을?
가족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미 오십 년 전 인연이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가슴으로는 와 닿지 않는다고 느낀 적이 몇 번
이었던가.
하지만 지금 강은영이 울고 있는 모 습을 보자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뚜벅.
뚜벅.
강진호는 천천히 걸어 강은영에게로 향했다.
“누구세요?”
강은영에게 독설을 내뱉던 여자가 당황한 듯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강진호는 그 여자를 슬쩍 바라보고는 강은영에게 말했다.
“일어서.”
강은영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오, 오빠!”
강은영이 놀라 소리쳤다.
여기 왜 오빠가 있단 말인가.
“집에가자.”
“……오빠, 나는……
“이제 됐어. 너는 할 만큼 했다. 이 제 그만하면 됐어. 집에가자.” 강은영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를 고개 숙이게 만든 것은 무엇 일까?
자괴 감?
미안함?
아니면 슬픔?
그게 무엇이든 강진호의 마음에 드는 감정은 아니었다.
오라비를 보며 그런 감정을 느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언제부터였더라?
강은영이 잘 웃지 않게 된 것이. 으득!
강진호가 이를 갈았다.
“누구세요? 여기 마음대로 들어오시 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