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680)
마존현세강림기-681화(679/2125)
마존현세강림기 28권 (7화)
2장 지원하다 (2)
“중국이라고 하셨습니까?”
“음.”
이현수의 대답에 이명환이 눈을
찌푸렸다.
다짜고짜 이게 무슨 말인가.
“회주님께서 중국에가 있는 건
알고 있지?”
“처음 듣습니다만?”
“그래?”
“ 예.”
미묘한 침묵이 방 안을 감돌았다.
“그럼 그냥 어디 좀 다녀온다고 하고가셨나?”
“그런 말씀도 없으셨습니다만.”
이현수가 소파에 등을 쭉 기댔다.
‘큰일이다. 생각보다 더 제정신이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애들을가
르치는 입장에서 자리를 비운다는 말도 없이 중국으로가버리다니. 아 무리 시대가 자율을 중시하는 시대 이고, 그가 배울 때와는 다르게 강 압적인 분위기가 줄었다지만, 이건 거의 직무 유기급이 아닌가.
“그럼 너희는 지금 뭐 하고 있는데‘?”
“일단은 공력을 늘리는데 집중하 고 있습니다.”
“회주님이 자리를 비우셔서 생기는 문제는 없나?”
“애초에 계실 때도 그리 자주 찾 아오시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없는 줄도 몰랐죠.”
이현수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 이명환이 먼저 물어 왔다.
“대충 눈치로 어디에가셨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딱히 문제가 될 것도 없구요. 평소에도 별일 없으면 2주씩 안 오시는게 일상이 라……
“아, 그럼 다행……이 아니고! 그게 더 문제 아닌가?”
“에이, 뭐, 저희는 잘 배우고 있 으니까요.”
뭘 배우는데?
가르치는 사람이 2주에 한번 오는데 뭘 배워?
“그럼 바토르 님과 같이가신 겁니까?”
“그건 어떻게 알아?”
“영길이 놈이 바토르 님이 자리를 비우시면서 뭔가 지시를 잔뜩 내려 놓고 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 바토르 님이 어디가셨구나’ 했는데, 우리 회주님도 같이 갔을 줄 이야.”
“딱히 이런 부분에서 불만을 늘어
놓고 싶지는 않지만, 뭔가를 배우는 입장에서 스승의 능력이 아니라,의 욕에서 차이가 나버리니까 좀……
“그래, 그럴 만하지. 내가 어떻게 잘 이야기해 볼게.”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뭐, 그럴 만하니까.”
보통 스승은 어버이와 같다고 한다. 그만큼 스승을 믿고 따르라는 말이기도 하지만, 스승 역시 제자들을 자식처럼 보살피고가르치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꼴이라니.
옆집 친구들을 쉬는 날 아버지랑
같이 놀이공원가서 맛있는 것도 먹 고 잘 놀고 오는데, 우리 아버지는 러닝셔츠 바람으로 아침부터 라면 끓여먹고게임 돌리는 걸 보는 기분 아닐까?
그런 환경에서 자란 것치고는 다 들 잘 커주었다.
다 큰 놈들에게 자랐다는 말을 쓰는게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만약 정말 이놈들이 어린아이였다 면 강진호는 아동학대범으로 체포되 어도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저희도 중국으로가는 겁니까?”
“음, 그래. 안 그래도 그 이야기를 좀 해야겠는데. 아무래도 회주님을 노리는 이가 있는 것 같……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이명환의 육체에서 숨 막힐 듯한 마기가 거칠게 뿜어져 나왔다. 그 진득한 마기 에 짓눌린 이현수가 말을 잇지 못하 고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누굽니까?”
“일단 진정 좀 해라.”
“……아, 죄송합니다.”
이명환이 서둘러 마기를 회수했다.
이현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전의 대화만 없었더라면 회 주님이 참 충성심 높은 친위대를 키 워냈구나 하며 기뻐했을 일이지만, 모든 상황을 보고 나니 뭐라고 해야 할까…….
‘젖 떼려는 부모를 따라다니는 새 끼 강아지들을 보는 느낌인데?’
그나마 개는 젖을 떼기 전까지는 새끼를 핥고 빨기라도 하지. 강진호씨는 영…….
‘그 사람은 부모가 되면 안 되겠 어.’
애들이 불쌍해진다.
어쩌다가 생각이 강진호의 부모
자격까지 홀러갔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 사람이 자신의 애를 돌보 며 사는 모습이 상상이가지 않는 이현수였다.
“노리는 이들이 있으면 저희가 갈게 아니라, 회주님이 복귀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그런데…… 오시겠냐?”
“안 오시겠죠.”
이현수도, 이명환도 이제는 강진호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게 문 제였다.
“그래서 지원을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회주님이 위험에 빠지는 모습
이 상상이 잘 안가기는 하지만…… 사람은 언제나 최악의 사태에 대비 해야 하는 법이니까.”
“그런데 저희만으로 되겠습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회에서가 용한 최상의 병력이 너희들이다.”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것 같은데.”
“과대평가라……
이현수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너희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거겠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물론 총회 내에 이들보다 강한 자
들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호법이나 원로라는 직위를가지고 있고, 계파가 나뉘어 있다.
그들 중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이 중걸파는 이미 대부분 지리멸렬해 버렸다. 남아 있는 이들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들을 강진호의 지원에 투입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고려해야 할 조건은 확실했다.
명령 체계가 잡혀 있는 단일 조직 일 것.
그리고 강진호씨에 대한 충성심
이 높을 것.
그리고 만일의 사태가 터졌을 때 강진호씨가 지휘하기 편하며, 그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율성을 갖 출 것.
그 모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 그가 보내야 할 이들이 누군지는 너무도 확연했다.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조직에 안 되는게 어딨습니까? 시키시면 불구덩이에라도 뛰어들어야죠.”
“그런 대답 말고,가고 싶지 않냐 고?”
“음……”
이명환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제가 녀석들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지원자 스무 명 정도 추 려내는 건 금방가능할 겁니다. 아니, 어쩌면 서로가겠다고 싸우는 놈들 중에 우수한 놈들 골라내다가 폭력 사태가 터질 수도 있겠네요. 이건 좀 조정해 주셔야 합니다.”
“네 수준에서 정리 안 되냐?”
“그 새끼들, 사람 아닙니다.”
“……알겠다.”
이현수가 조사한 대로라면 이명환 이 마염들을 웬만큼은 장악하고 있
었다.
하지만 지금 이명환이 하고 있는 말도 엄살은 아니다. 왜냐면 이명환 이 마염을 장악한 이유가 그가 강해 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공을 익힌 마염들의 특성상 강 한 힘으로 누르려 하면 반발한다. 힘으로 서열을 나눴다면 마염 내부의 권력 투쟁으로 총회가 바람 잘 날이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누군가 대표성을 띠는 이가 필요했고, 개중 그나마 강진호와 안면을가장 많이 튼 이명환 이 선택되었다.
적당한 수준의 강함과 적당한 수 준의 능력, 그리고 적당한 성격.
그 모든 부분에서 큰 트러블을 만 들지 않을 능력이 있었기에 이명환 이 마염을 이끌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이명환이 강압적으로 뭔가를 하려 한다면?
‘그런다고 뭐, 별일이야 있겠냐마 느..’
이놈들은 힘으로 누르는데에 극 단적인 반발심을가지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강진호에 대한 공포심이 컸다. 늑대처럼 으르렁대던 것들이 강진호가 목소리를 내자마자 겁먹은
개처럼 꼬리를 마는 모습을 이미 보 지 않았던가.
이명환에 대한 불만이 극도로 치 솟은 순간에도 그들은 강진호의 눈 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명환을 끌어내려도 강진호가 언짢아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없다면 결코 움직이 지 못한다.
‘물론 이놈에게 그걸 알고 이용할 만한 배짱은 없어 보이지만.’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이명환은 뛰어난 인재이지만, 스스로 뭔가를 꾸미는 능력은 없었다. 이를테면 돌 쇠형 인재다. 시키는 건 잘하는데,
시키지 않으면 구석에서 밥이나 퍼 먹는.
“여튼 한번 짜보고 문제 있으면 말해줘.”
“언제 출발합니까?”
“빠르면 내일, 늦으면 3일 내.”
“알겠습니다.”
이명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그럼.”
“으 휴”
이명환을 내보낸 이현수도 커피 잔을 싱크대에 내려놓고는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지금가봐야 할 곳이 있다.
우우웅.
우우우웅.
‘기이하네, 이거참.’
이현수는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낯설었다. 생각해 보면 낯설어야 할 일은 아니다. 이건 수련이니까. 그도 반은 무인인지라 평생에 걸쳐 다른 이들이 수련하는 모습을 보며 지냈다. 그중 반쯤은 그 역시 그 수련에 어울렸다.
무인에게 있어서 수련이란 삶에서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니까.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이질감이 심하다.
지금껏 그가 봐온 수련과는 그 궤를 완전히 달리하기 때문이었다. 동 양적인 수련에 익숙한 만큼 다른 수 련을 보며 느끼는 괴리가 심했다.
“ 왔는가?”
“아, 예.”
이현수가 얼굴을 붉혔다.
먼저 인사를 했어야 하는데 타이 밍을 놓쳤다. 수련에 정신이 팔려 윗사람이 먼저 아는 체를 하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명백한 실책이다.
“죄송합니다. 좀 신기해서.”
“신기?”
“예. 우리의 수련 방식과는 다르니까요.”
“후후, 그럴 수도 있겠군. 하지만 신기할 것까지 있겠는가. 어차피 기를 사용하는 건 일맥상통한데.”
“예, 그렇죠.”
다만, 그 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다.
우우우웅.
자리를 잡고 선 이들이 양손을가 슴 앞에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순간순간 그 모인 손안에서 새하얀 빛 들이 뿜어져 나온다.
‘ 다르다.’
아무리 무를 깊이 익히지 못한 이 현수이지만, 저 빛이 그들이 사용하는 내공과 다르다는 것쯤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내공이란 육체 안에 동화된 기운이다.
세상에 흐르는 자연 그대로의 기. 곧 외기(外氣)를 몸 안에 받아들여 내기(內氣)로 만든다. 그 일련의 과 정을 통해 내공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저 빛은 내공과는 달랐다. 보인다.
수련을 하는 이들의 주변을 흐르는 외기가 선명하게 손끝으로 모여
들어 빛을 뿜어낸다.
외기가 육체 내부로 향하지 않고 바로 손끝으로 모여들어 유형화하고 있었다.
“신기하군요.”
“신기할 것 없네. 방법이 다른 것 뿐이니까.”
위긴스가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나 역시 젊을 때는 동양의 무학 과 서양의 무학 중 어느 쪽이 더 우월한가에 대한 고민을 했지. 나름의 자부심도 있었고. 하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그런 건 쓸데없는 생각이
더군.”
“쓸데가 없다구요?”
“그렇지. 중요한 건 무학이 아니 라 사람이지. 회주께서 서양의 무학을 익혔다고 해서 약하셨겠는가?”
“……그건 절대 아니겠죠.”
“그렇다네. 결국 사람이 익히는 것이니, 중요한 건 사람이지. 누군가가 무학을 익힐 때 어느 쪽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는가가 중 요한게지.”
“이해했습니다.”
이현수가 살짝 들뜬 눈으로 수련 하는 이들을 보았다.
“효율은 괜찮습니까?”
“아무래도의욕이 있는데다 그동 안 동양 무학에서 영 효과를 보지 못한 이들이라 그런지, 성장 속도가 빠르네. 낙오하는 이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룻 아니겠는가.”
“물론입니다. 따라오는 이들만이 라도 강해진다면 충분합니다.”
“그래. 감사 결과가 좋다니 다행 이군.”
“ 감사라됴.”
이현수가 송구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이 사람 앞에서는 강진호와
는 다른의미로 몸을 낮추게 된다. 강진호에 대한 감정이 동경이라면, 이 사람에 대한 감정은 존경이라 부를 만했다.
“그럼 무슨 일로 바쁘신 분이 찾 아오셨는가?”
“중국에가 계신 회주님 때문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응? 회주님?”
이현수의 얼굴이 진지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