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769)
마존현세강림기-770화(768/2125)
마존현세강림기 31권 (24화)
5장 발전하다 (4)
“식량이 부족합니다. 정확하게 말 하면 식량 자체는 풍족하게 주어지 고 있지만, 대부분의 식재료가 한국 의 것이라 저희들이 음식을 먹는 게 영 불편합니다.”
“……중국산 재료를 들여 달라는 건가?”
“중국산이라기보다는 중국의 식재 료가 필요합니다.”
“ 알겠다.”
“그리고 일단 천막을 치고는 있지 만, 천막만으로는 수용이 불가능합 니다. 임시 숙소를 삼을 만한 컨테 이너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컨테이 너가 아니라도 뭐든 좋습니다. 바람 을 피하고 비를 피할 곳이 필요합니 다.”
“그것도 일단은……
“천막이나 컨테이너가 들어온다고 해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전기선을 끌
어와야 합니다. 이곳에 전기선을 끌 어오는 일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지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지자체 의 허가가 필요한지, 만약 필요하다 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강진호가 슬슬 뒤로 물러났다. 하 지만 장민은 한 번 물꼬를 텄으니 이제 끝장을 보겠다는 듯 물러나는 강진호에게 따라붙으며 끝도 없이 주절거렸다.
“잘 곳을 마련했지만, 사람이 잠 만 자고 살 수는 없습니다. 식수대 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고, 간이 화
장실도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저번 부터 말씀드린 건데, 이게 왜 해결 이 안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 마존이시여!”
“ 으응?”
“저희는 옷 한 벌 걸치고 바다를 건넜습니다. 갈아입을 팬티 한 장도 없습니다. 대의를 위해서 고난은 얼 마든지 감수하겠지만, 최소한 인간 답게는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 필품이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애 들한테 냄새가 나서 살 수가 없습니 다.”
“……안 씻어서 그런 게 아닐까?”
“바로 그겁니다. 말씀 잘하셨습니 다. 씻기라도 하면 좀 나을 텐데, 지금의 샤워장은 너무 부족합니다. 좀 더 많은 수도 시설이 필요합니 다. 정 안 되면 일단 살수차라도 동 원해서 물을 좀 공급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장민.”
“예, 마존이시여!”
“……목록 작성해서 결제 올려.”
“결제는 이미 한참 전에 올렸습니 다. 그런데 이게 아직 처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존이시여, 이 모든 것을 결제하고 처리해야 하실 분은
오로지 온당한 우리의 주인이신 마 존이 아니십니까. 서류는 쌓이고 있 는데 지금 왜 여기에 계시는지 소신 은 알 수가 없습니다. 마존…… 마 존이시여?”
강진호가 몸을 돌려 바쁘게 다리 를 놀렸다.
“마존이시여! 저희를 버리지 마십 시오! 마존이시여!”
“이, 이현수 보내줄게!”
“마존이시여!”
강진호가 다급하게 달려 장민의 눈에서 멀어졌다.
“뭐가 불만인데, 이 새끼들아?” 천태훈이 입을 삐쭉 내밀었다.
“짱깨 새끼들이 너무 설치지 않습 니까.”
“아니, 짱깨야 원래 설치는 거고, 빨리 움직여야 배달 한 번 더할 것 아냐.”
“헐? 지금 직업 비하하신 겁니 까? 이사님, 실망입니다.”
“농담 한 번 한 것 가지고, 인 마!”
방진훈이 소리를 버럭 질렀다. 하 지만 천태훈은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중국집 배달부와 저 짱깨 새끼들 을 동일시하지 말아주십시오. 배달 하시는 분들은 한국인이잖습니까.”
“……이 새끼가 언제부터 그렇게 애국심이 있었다고?”
“저 새끼들 때문에 생겼습니다.”
“하?”
방진훈이 얼굴에 짜증을 잔뜩 담 아 말했다.
“뭐가 문젠데?”
“저 새끼들…… 너무 설칩니다. 저희 숙소에 있는 화장실을 제 마음 대로 쓰고 샤워장에서 빨래를 해 대 느라 애들이 씻지도 못합니다. 벌써
몇 번 시비가 붙었습니다.”
“ 맞았냐?”
“개 패듯이 팼습니다.”
“잘했…… 아니, 이 새끼들아, 사 이좋게 지내라고!”
“저 새끼들이랑 어떻게 사이좋게 지냅니까!”
방진훈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 망할 놈들. 진짜.’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다. 이번에 유입된 마인들의 수는 총회 의 무인들보다 더 많다. 전국에 있 는 회원을 모두 합하면야 저들만 못 하겠냐마는, 지금 당장 총회에 거주
하고 상시 출근하는 인원만 치면 마 인들에 가져다 댈 수준이 아니었다.
주인보다 손님의 수가 많으니 문 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손님이면 다행이지. 손님이 라면 금방 제집으로 돌아갈 테니 잠 시만 참으면 된다. 하지만 저들은 손님이 아니라 앞으로 같이 살아야 할 식구였다. 총회의 입장에서는 당 장 도움도 안 되는 군식구가 늘어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러니 문제가 생긴다.
“좀 다독여 가며 잘 지내보면 안 되겠냐?”
“말귀를 알아 처먹어야 다독이든 말든 할 것 아닙니까. 이 새끼들이 뭔 말만 하면 중국어로 씨부리는데, 딱 한마디 알아들었습니다.”
“뭐?”
“왕팔단.”
“그게 뭔데.”
“우리말로 하면 개새끼쯤 됩니 다.”
방진훈이 얼굴을 주물렀다.
하, 거, 새끼들…… 진짜.
혈기왕성한 두 집단이 만났다. 게 다가 한쪽은 한국인이고, 다른 쪽은
중국인이다. 패싸움이 일어나지 않 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절을 해 야 할 판이다.
지금 당장은 마인들도 강진호의 눈치를 보고, 총회의 무인들도 강진 호의 눈치를 보느라 커다란 충돌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그것도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이러다 대형 사고 난다.’
아무래도 중재가 한 번쯤은 필요 할 것 같았다.
“야, 천태훈.”
“예.”
“내가 어떻게든 해결한다. 최대한
빠르게 해결해 준다.”
“예.”
“대신 너도 애들 모아서 똑똑히 전해라.”
“예?”
“내가 이거 해결하는 동안 사고 치는 새끼는 벌거벗겨서 강남대로에 던져 버릴 거야. 절대 가만히 안 놔 둘 테니까, 절대 사고 치지 말라고 해라. 알았어?”
“그 새끼들이 먼저 시비를 거는데 어떻게 참으라고 합니까?”
“시비를 건다고 싸우면 그게 사람 이냐, 새끼야? 짐승이지. 사람은 시
비를 걸면 피하는 게 정상이야, 이 대가리에 근육만 찬 새끼들아!”
“……예.”
방진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 다.
“이제부터 같이 살아야 할 식구들 이니까, 너희가 좀 참는 한이 있어 도 최대한 살갑게 지내. 알았어?”
“예.”
“식구다! 알았어? 식구!”
“……알겠습니다.”
불만 어린 천태훈의 얼굴을 뒤로 하고 방진훈이 몸을 돌렸다. 강진호 를 만나야 한다.
“분리해.”
“••••••예?”
“분리하고, 양쪽 서로 격리시키라 고.”
“••••••예?”
“내 말이 어렵나?”
방진훈은 멍한 얼굴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강진호…… 아니, 회주님. 저 짱 깨…… 아니, 중국인들은 이제부터 총회의 회원이 되어서 같이 지내야 할 사람들 아닙니까?”
“ 아냐.”
“아닙니까?”
방진훈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 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아니, 근데 이 양반…… 뭐가 이 리 즐거워?’
이렇게 그를 살갑게 맞아주는 강 진호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제 손으 로 커피까지 타 주지 않는가. 지금 도 목소리는 삭막한 반면, 표정에서 는 즐거운 기색이 역력하다.
“같이 살 수 있을 리가 없지.” 강진호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사고방식 이 다르다. 문화가 다르고, 목적이
다르다.
적당히 섞어놓고 융화되기를 바란 다?
핵융합이 벌어져 싸그리 다 죽을 거다.
“무슨 말씀이신지 저는 잘 모르겠 습니다. 저놈들을 총회에 받아들이 시려는 것 아닙니까?”
“아닌데?”
“……아냐?”
방진훈의 입에서 익숙한 반말이 튀어나왔다.
“아, 아차, 죄송합니다. 제가 당황 해서.”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전력상 필요해서 데리고 오기는 했지만, 총회에 합류시킬 생각은 없 어. 받아들일 수 있는 이들이 아냐. 총회에도 독이 될 거고, 저들 역시 납득하지 못할 거다.”
“그럼 왜 애들 숙소에 섞어 넣으 셨습니까?”
“잘 데가 없으니까.”
상상도 하지 못한 현실적인 이유 에 방진훈이 헛기침을 했다.
“소 닭 보듯 지내라고 해. 지금 생활 반경이 겹쳐셔 생기는 문제점
은 최대한 빨리 해결할 테니까. 그 때까지만 참아달라고 해주고.”
“그렇다면야 불만도 사그라들겠 죠. 그런데 이게 옳은 방향인지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이것 역시 문화의 차이다.
중원이었다면 당연히 받아졌을 일 이 한국에서는 어색한 일이 된다. 한 민족, 한 집단이라는 감성적 공 유가 있는 한국인들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연합의 형태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같은 곳에서 일하면 친구가 되어야 한다.
“마교는 마교일 뿐이다. 총회의 일부가 될 수는 없지. 최상위의 명 령 체계는 동일하겠지만, 총회와 동 등한 지위를 가질 거다.”
“그게 가능합니까?”
“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법무 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은 다 같은 장관이고 대통령의 명을 받지만, 서 로 독립되어 있잖아.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 중에 누가 더 높은 사 람이 지?”
“외교부 장관이요.”
“맞습니다. 외교부 장관.”
“서열이 있어?”
“당연히 있죠. 장난하십니까!”
“예시가 좀 잘못된 것 같은데
할 말이 궁해진 강진호가 어색하 게 웃었다.
“여하튼 그런 거야. 뜻은 알겠 지‘?”
“알기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러 려면 좀 더 명확한 생활권의 분리가 필요합니다. 이대로 뒤섞여 있다 보 면 살인 날 겁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살인 납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적인 중국인과 한국인을 저 수로 섞어놔도 사고가 터질 것이다. 그런데 호전적인 무인을 섞어놓으 면? 한둘 죽어나는 걸로는 끝나지 않는다.
“빠르게 해결할 테니, 조금만 기 다려.”
“네. 뭐,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야……
방진훈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향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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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가던 방진훈이 씨익 웃 으며 말했다.
“제가 회주님에게 뭔가를 해결해 달라고 이런 식으로 말씀드리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위에 선 분 티가 좀 납니다?”
“……하루 종일 도망만 다녔는 데.”
“ 예‘?”
“아무것도 아냐.”
“네, 그럼.”
방진훈이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 자 강진호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이것도 쉽지는 않군.’
이현수에게, 그리고 위긴스에게 수도 없이 충고를 들었다. 예전에 조규민에게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
그는 사람을 믿지 못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남에게 맡기는 대신 다른 일을 하는 법을 모른다. 할 수 있는 일이 적은 만 큼,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든 스스로 하려 든다.
하지만 그건 가장 위에 선 자의 방식으로는 부적합했다.
그렇기에 이제는 저들에게 맡겨야 할 것을 맡기고, 강진호는 그가 해 야 할 일을 찾는 중이었다. 쉽지 않
고 불편하지만, 이것 역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다.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까.’
적천마존은 그에게 말했다.
지금까지 벌인 일들이 스스로의 목을 조여올 것이라고. 그는 결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질 것이 라고 말이다.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말을 인정하는 동시에 부정한다.
강진호는 혼자가 아니니까.
‘나 혼자 감당할 필요는 없어.’
모두가 함께 도와줄 것이다, 모두
가.
벌컥!
그 순간, 이현수가 문을 열고 들 어오면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남들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인데, 여기서 놀고 계십니까?”
우득!
강진호의 입에 물린 담배가 부러 져 나갔다.
“……농담인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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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
강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웃었 다.
“알지.”
“하하, 그럼 그렇……
“그러니까, 지금부터 내가 하는 것도 다 장난이다.”
“네?”
장난이 아닌 것 같은데요?
강진호의 주먹에 돋아난 핏대를 보며 이현수가 눈을 감았다.
적당히 깝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