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825)
마존현세강림기-826화(824/2125)
마존현세강림기 34권 (5화)
1장 각성하다 (5)
“꽤나 곤란한 상황에 처해 계신 것 같습니다?”
“……말할 틈이 있으면 좀 도와주 지.”
“돕고야 싶습니다만, 방법이 조금 애매하군요.”
사내.
위긴스가 강진호를 보며 씨익 웃 었다.
“게다가 지금 로드께서 발휘하시 는 무시무시한 힘을 보고 있으니, 제가 과연 도울 자격이나 되는가 싶 기도 하고.”
강진호의 눈썹이 꿈틀대자, 위긴 스가 이크 하며 손을 내저었다.
“농담 한 번 해봤습니다.”
“농담할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뒤쪽 은 다른 아이들이 갔으니까요. 추가 피해는 없을 겁니다. 그새 무슨 문
제가 생긴 건 어쩔 수 없지만요.”
강진호가 뚱한 얼굴로 위긴스를 바라보았다.
사람이 여유가 있는 건 좋지만, 이건 너무 여유롭지 않은가?
하지만 위긴스는 위긴스 나름대로 할 말이 있었다.
‘사람도 아니네, 진짜.’
강진호가 저지르는 일을 보며 경 악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이제는 익숙해질 때도 되었다. 실제로 이곳 으로 오면서 위긴스는 강진호가 수 조 안에 들어가 고래와 세세세를 하
고 있어도 놀라지 않겠다고 다짐하 고 왔다.
하지만 이건 좀 정도를 넘었다.
보인다.
기운들이 강진호를 향해 빨려 들 어가는 것이 말이다.
그는 검사이자 마법사.
마법사란 내부에 기운을 쌓아 움 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외부의 기운 을 이용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일 반적인 무인들보다 외기(外氣)에 민 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강진호의 몸으로 기 운들이 빨려 들어가는 광경이 똑똑
히 보였다.
‘이게 가능이나 한 일인가?’
축적과 발현은 동시에 이뤄질 수 없다. 하다못해 자동차라고 해도 연 료를 주입하는 과정과 달리는 과정 이 동시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지금 강진호는 그 말도 안 되는 일을 자연스레 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경악할 수밖에.
현상을 이해할 수 없으니, 결과도 이해할 수 없다.
지금 강진호가 위기를 겪고 있는 지, 아니면 여유로운 와중인지도 파
악할 수 없다. 그러니 당황스러운 것이다.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제가 도와야 하는 상황입니까?”
“그럼 왜 왔어?”
위긴스와 강진호가 서로 뚱한 얼 굴로 마주 보았다.
“일단 도우라니 돕겠습니다. 그런 데 어떤 방법을 써야 할지……
위긴스가 진지한 눈으로 빠져나오 는 물을 바라보았다.
물이 마치 포탄처럼 쏘아지고 있 었다.
‘절단기 같군.’
위긴스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슬 쩍 물러났다. 강진호쯤 되니까 저걸 버티고 있는 거지, 위긴스가 저 수 압에 휩쓸린다면 잘 다져놓은 고깃 덩어리 꼴이 될 것이다.
강력한 수압은 다이아몬드도 쪼갠 다.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이 버 틸 수 있는 게 아니다. 산산이 부서 져 나간 주변만 보더라도 알 수 있 지 않은가?
“로드.”
“……로드고 나발이고, 도우라고.”
“방법이 애매합니다.”
위긴스가 볼을 긁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주변을 얼 려 버리는 겁니다. 수압을 버티려면 꽤 두껍게 얼려야겠지만, 가능은 합 니다.”
“그럼 얼려.”
“그게 좀 문제가 있는 게 다른 사 람들이 곧 들이닥칠 텐데, 수조가 얼어 막혀 있는 모습을 보면 난리가 날 겁니다.”
“ O 99
■司..•
“이현수 그놈이 절대 우리가 개입 했다는 게 알려지면 안 된다더군요. 누가 누굴 가르치려 드는 건지. 여
하튼……. 그래서 딱히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랬다가는 수조 안의 물고기들이 다 얼어 죽을 텐데, 동물 보호론자의 입장에서도 반대하고 싶습니다.”
강진호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남은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무 슨 놈의 동물 보호인가.
“그럼?”
“소수의 희생으로 막아야겠죠.” 위긴스가 안쪽을 가리켰다.
“보이십니까?”
“••••••음?”
위긴스가 가리킨 곳에는 유영을
하고 있는 고래상어가 있었다.
“동물을 괴롭히는 주의는 아니지 만, 아니면 다 죽을 판이니, 희생할 녀석은 있어야겠죠. 저 녀석을 불러 다 입구를 막겠습니다.”
“찢겨나갈 텐데?”
“그냥은 안 되겠죠. 그래서 강화 를 걸 생각입니다. 운이 좋다면 녀 석도 살 수 있겠죠. 다른 사람들에 게 발견되더라도 운 좋게 뚫린 수조 에 고래상어가 틀어 막혀 수조가 완 전히 박살 나지는 않았다고 둘러 댈 수 있을 겁니다. 그게 가능한지 불 가능한지는 중요하지 않겠죠. 눈으
로 본 상황이고, 고래상어가 얼마나 단단한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 니까요.”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뭐가 옳은 방향인지는 잘 모른다. 위긴스가 그렇다니 그런 거 겠지.
“……그럼 빨리 좀 하지?”
“문제가 하나 더 있는데…… 강진호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바토르나 이현수 등은 한 번씩 군기를 잡아서 다들 빠릿하게 움직 인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위긴스는 총회에 들어온 이후로는……. 아니,
총회에 들어오기 전부터 강진호에게 맞아본 적이 없다.
‘한 번 패야겠어.’
자신의 앞에 있는 자가 무슨 생 각을 하는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는 위긴스가 멋지게 웃었다.
쏟아져 내리는 물과 부서진 수족 관, 차오르는 물과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미중년.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곧 호러로 변할 장면이었지만 말 이다.
“고래상어를 이쪽으로 유인해야 하는데, 테이밍을 걸려니 거리가 너
무 멉니다. 제가 안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수압이 너무 강 해서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위쪽 에서 들어가야 할 것 같으니, 그동 안 로드께서 버텨주셔야 합니다.”
“고래를 이쪽으로 끌어와야 한다 고?”
“……저건 상어입니다. 로드.”
“여하튼.”
위긴스가 살짝 불만 어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고래와 상어는 개 와 원숭이만큼 다른 존재다. 그 사 실을 확실하게 주지시키고 싶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예. 저걸 이쪽으로 끌어와야 합 니다.”
“기다려.”
“예?”
강진호는 말없이 손을 벌어진 아 크릴의 틈 사이로 밀어 넣었다. 물 이 사방으로 튀며 위긴스의 얼굴을 덮쳤다.
“크악!”
갑자기 죽빵을 얻어맞은 위긴스가 그 자리에 철퍼덕 엎어졌다.
“미안.”
일부러 같은데?
저거 일부러 한 거 같…….
막 따지려 들던 위긴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손을 뻗은 강진호가 물 안에서 손을 움켜쥐자 헤엄을 치 고 있던 고래상어가 당황한 둣 뻣뻣 하게 굳는다.
그리고 손을 끌어당기자 마치 자 석에 딸려오는 쇠처럼 이쪽으로 쭈 욱 당겨져 왔다.
“됐어?”
수조의 바로 앞에서 발버둥을 치 고 있는 고래상어를 보며 위긴스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깝치지 말아야겠다.’
이제야 위기감을 느끼는 위긴스였 다.
“대충 된 것 같습니다만.”
위긴스가 영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턱을 쓰다듬었다. 짧고 하얗게 자라난 그의 턱수염이 손길에 따라 이지러졌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수조를 바라보았다.
뻣뻣하게 굳은 고래상어가 수조에 껴 있다. 고래상어의 몸으로도 완전 히 가릴 수 없는 틈으로 물이 뿜어 져 나오고 있었지만, 딱히 큰 문제
는 아니었다.
어차피 뒤쪽은 이현수가 해결했을 테고, 강진호는 적당한 구실만 만들 어주면 되니까.
“수조가 얼마나 버티지?”
“대충 두어 시간을 버틸 겁니다. 강화 마법이 계속 되는 건 아니라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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丁그 •
두어 시간이라.
위긴스는 수조에도 강화 마법을 걸었다. 강진호가 손을 떼는 순간, 수조가 붕괴할 건 너무도 당연하니 까.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위험하지 않을까?”
“로드.”
위긴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들의 사정까지 일일이 고려 할 수는 없습니다. 이곳에서 로드가 하 신 일만 하더라도 충분합니다. 적어 도 몇 백의 목숨은 살리셨을 테니까 요. 그 하나하나를 모두 돌보려 하 시면 결국 로드는 아무것도 하지 못 하게 될 겁니다.”
강진호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 다.
이미 경험한 일이니까.
“그럼 끝이군.”
“고생하셨습니다.”
위긴스가 눈을 찡긋했다.
“대신 미리 언질은 두겠습니다. 아이들도 두엇 붙여서 혹시 문제가 생기면 사람은 구해내라고 해두죠.”
“편한 대로.”
강진호가 몸을 돌렸다.
이곳에서의 일은 끝났다. 남은 것 은 다른 이들이 대처할 것이다.
후들거리는 양 손의 감각을 느끼 며 강진호가 자신도 모르게 살짝 웃 었다.
이렇게 완전히 탈진해 본 게 얼
마만인지 모르겠다.
홍왕과의 전투에서도 탈진하지는 않았다. 내력이 완전히 바닥난 느낌 은 정말 수십 년 만에 느껴보는 감 각이었다.
그리고 그 비어버린 단전은 지금 도 빠르게 차오르고 있었다.
그 속도에 강진호도 놀랄 지경이 다. 적어도 세 시간 이상은 운공을 해야 채울 수 있었던 단전이 딱히 운공을 하지 않는데도 저절로 차오 른다.
‘새로운 경지라고 하기는 애매하 지만.’
확실히 한발을 딛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런 사건이 없었다면 외기를 받 아들여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조금 죄 스럽기는 하지만, 이 사건 자체가 강진호에게는 확실한 도움이 되었 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쓰 는 건가?’
강진호가 살짝 감회에 젖어 있을 때, 위긴스가 강진호를 재촉했다.
“구조대가 오기 전에 빠져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 곳에 사람이 있는 게 이상한 상황이 니까요.”
“흠.”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아이들이 멀쩡한지도 확인해야겠 고.’
몸만 멀쩡하다고 다가 아니다. 이 만한 일을 겪었다면 머릿속에 혼탁 해졌을 것이다. 트라우마로 고생하 는 애들이 생길 수도 있다.
그전에 탁기를 뽑아내서 아이들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 달은 강진호가 이제는 발목까지 낮 아진 물을 밟으며 좁은 입구로 향했 다.
“그런데 그 외기를 받아들이는 무 학은 원래 가지고 계셨던 겁니까?”
“음?”
위긴스가 따라붙자 강진호가 고개 를 내저었다.
“방금 생각했다.”
“……이 상황에서 말입니까?”
“그래.”
사람이 아니다.
이제 확실해졌다. 이 양반은 사람 이 아니다.
최소한의 인간미라는 것이 느껴지 지 않았다. 웬만해서는 격동하지 않 는 위긴스지만, 강진호라는 인간은 볼 때마다 그를 놀랍게 했다.
‘정말 어디까지 강해질 생각인 거 지?’
어찌 생각하면 그는 좁은 곳으로 자신을 유배시킨 사람이다. 총회는 원탁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곳 이니까. 그런데 그 총회의 안에서 그는 자꾸만 개안을 하고 있다.
한 사람의 존재가 조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몇 번이고 실 감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타인을 위해 몸을 던 질 줄 알고, 스스로의 힘으로 남을 강압하지 않는다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재미있는 사 람이 다.
별것 아닌 일일지 모르지만, 위긴 스는 이 일로 커다란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이 사건을 해결했다는 보람 이 아니라, 총회에 뛰어들기를 잘했 다는 보람 말이다.
“그런데 그 팔.”
“예‘?”
강진호의 시선이 위긴스의 팔로 향했다.
비어 있어야 할 팔에 의수가 장 착되어 있었다.
“그건 괜찮은가?”
“아, 예.”
위긴스가 팔을 들어올렸다. 쇠로 만들어진 의수가 기잉기잉하며 움직 인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당히 세팅은 됐습니다. 제 손인 것처럼 편안합니다.”
“그래?”
“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로드.”
이 보라.
부하를 생각하는 마음마저 있지 않은가?
그때 강진호가 흐뭇하게 웃으며 주억 거렸다.
“그럼 마음 놓고 저질러도 되겠 군.”
“예?”
“차렷.”
싸늘하게 홀러나오는 강진호의 목 소리에 위긴스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너무 늦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