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833)
마존현세강림기-834화(832/2125)
마존현세강림기 34권 (13화)
3장 추진하다 (3)
“뭐가 대단한 겁니까?”
이현수가 의문 어린 눈으로 물어 오자 위긴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잘 모른다.”
“……왜 모르십니까?”
“이놈아, 나라고 세상일을 모두 알 수는 없잖느냐? 애초에 내 체계
와 저쪽의 체계는 다르단 말이다. 나는 사실 동양 무학에서 말하는 벽 이라든가, 깨달음이 뭔지도 모르겠 다. 나는 그런 걸 겪어본 적이 없 어.”
“아!”
위긴스가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그런 것을 동양의 신비라고 퉁치고 넘어가기는 한다만, 내 개인 적으로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네?”
위긴스가 슬쩍 바토르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무학을 익히는 데 문제가 생긴다 는 것은 그 무학에 허점이 있다는 뜻이지.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생 각해서 말이다.”
“ 호오?”
바토르의 눈썹이 꿈틀댔다.
“그래서 그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무공이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볼 까?”
“하하,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겁니 다.”
살짝 위긴스의 태도가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챈 바토르가 미 간을 좁혔다. 예전의 위긴스라면 이
런 상황에서 능글맞게 한 번쯤 도발 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토르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 을 열었다.
“너, 혹시 한 번 맞았냐?”
대답을 하지 않는 위긴스를 보며 바토르가 낄낄대며 웃기 시작했다.
“내 언제 한 번 그럴 줄 알았지.”
“……같은 처지에 그러지 맙시 다.”
“같은 처지? 내가 언제 맞고 다 니는 것 본……
말을 하던 바토르가 슬그머니 강 진호를 돌아보았다.
아, 맞고 다녔네.
자주 맞았네.
바토르가 시무룩해졌다.
상처만이 남은 대화를 지켜보던 이현수가 입맛을 다셨다.
‘어디서 이런 취급을 받을 양반들 이 아닌데……
이만한 거물들을 모아놓으면 시너 지가 나고, 서로의 격을 올려야 하 는데, 이 양반들은 제 살을 파먹고 있었다. 게다가 강진호가 중간에 떡 하니 앉아 있으니 대단치 않아 보이
는 것도 사실이고.
“정리합시다, 정리. 회의하러 모여 서 뭐 이리 잡담이 많습니까?”
그래도 이사 자리 오래 해먹은 가락이 있는 방진훈이 이야기를 정 리 했다.
“회주님.”
방진훈의 부름에 강진호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
“일단 그 심마인가 뭔가에서 빠져 나오신 게 좋은 일이라니, 먼저 축 하를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그건 그 거고, 이제부터 어떻게 하실 생각입 니까?”
“전수부터 한다.”
“ 전수요?”
강진호가 이현수를 돌아보았다.
“2개월이라고 했나?”
공사의 완료 시점을 묻는 것이다.
“예.”
“2개월이 지나지 않더라도 일단 당장 사는 것에는 크게 문제가 없겠 지?”
“음, 잠시만요……
머릿속으로 뭔가 그려보던 이현수 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도 어떻게어떻게 지내고는 있습니다. 그냥 까놓고 말해 먹고
자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을 했습니 다. 하지만 이게 사람답게 사는 거 라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습니다. 해 결할 수 있다면 최대한 빠르게 해결 해야 합니다.”
강진호가 장민을 돌아보았다.
통역을 들은 장민이 어깨를 으쓱 했다.
“저희는 지금 당장이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 괜찮은가?”
“마존께서는 너무 너그러우셔서 탈입니다.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고 난을 마다하지 않을 아이들입니다.
이 정도는 고난이라고 할 수도 없겠 지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련장의 확보는?”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이게 실 내에 이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게 힘이 듭니다. 그렇다고 외부에다 만 들자니 노출의 위험성이 있어서
“어차피 사유지라 보통 사람들은 못 들어오지 않나?”
“감시하고 막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사유지라고 팻말 박 고 펜스 쳐놔도 송이 따겠다고 굳이 넘어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다 막는다는 건 불가능합 니다. 게다가……
이현수가 고개를 돌려 창밖을 슬 쩍 바라보았다.
“요즘은 워낙에 하늘이 열려 있는 동네라 말입니다. 지금까지야 슬쩍 슬쩍 압력을 가해서 헬기들이 이쪽 으로는 못 지나가게 만들고 있었는 데, 요즘은 드론 같은 것들도 워낙 에 많다 보니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 다.”
“그렇군.”
강진호가 턱을 괴었다.
이현수의 말은 일리가 있다. 일만
에 가까운 이들에게 실내 수련장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게다가 마공을 익힌다면 더더욱 그렇겠지.’
이들이 지금까지 익히던 정공에 비해서 마공은 그 파괴력이 더 크 다. 단순한 수련만으로도 건물이 무 너질 위험성이 있었다.
지금 당장도 백여 명에 불과한 마염들 때문에 건물이 무너지겠다고 항의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데, 일 만이 수련을 한다?
건물이 날아가지나 않으면 다행이
었다.
“야외 수련장으로 해.”
“걸리는 부분은?”
“무시한다.”
“예.”
이현수가 깔끔하게 물러섰다. 강 진호가 선택했다면 그걸로 끝이다. 혹시나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는 그가 최대한 방비를 하고, 문제 가 터지더라도 잘 수습해 보면 된 다.
쉽지야 않겠지만, 언제는 쉬운 일 이 있었던가.
“그럼 그렇게 알고. 바토르.”
“말하라, 주인.”
“수련은?”
“아직은 이들이 직접 가르칠 수준 이 되지 못한다. 생각처럼 올라오지 않는다.”
“그렇겠지.”
강진호도 생각하던 부분이다. 마 염들이 처음 익힌 무학은 그들이 익 히기 쉬운 마공을 선별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익히는 마공은 그렇지 않다.
당연히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소성을 달성하는 데 도 한참 걸릴 것이다.
“더구나 내 성취가 아직 깊지 못 하다.”
“흐 ”
r□” •
강진호가 바토르의 몸을 응시했 다. 시선은 몸을 보고 있지만, 그가 진짜 보고 있는 것은 몸이 아니라 바토르의 안에 흐르고 있는 마기였 다.
‘더디군.’
객관적으로 보자면 빠른 수준이라 고 해야 한다. 마공을 익힌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저만큼 선명한 마 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충분히 놀 라운 일이다.
마공을 익힌 이가 바토르가 아니 라면.
“어려운가?”
“……끙, 큰소리친 입장에서 이런 말을 할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쉽 지 않다, 주인. 충돌을 억제하는 것 때문에 더딜 수밖에 없다.”
강진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 다.
바토르의 무학은 정공이다.
몽골 출신인데다 초원의 무학을 익혔다는 이미지 때문에 정통 무학 에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토르의 육체 안에 흐르고 있는 기
운은 완벽한 정공의 것이었다. 정공과 마공은 서로를 배척한다.
강진호조차 지금의 경지에 올라서 고 나서야 둘 모두를 어느 정도 수 용할 수 있었다. 어떠한 무학을 베 이스로 깔고 그 위에 다른 무학을 올리는 것과 두 무학을 공존시킨다 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물과 기름을 한곳에 밀어 넣으면 결국은 층이 나뉘게 된다. 그렇게라 도 공존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바토르는 그 물과 기름의 층을 가로 가 아닌, 세로로 바꾸는 중이다.
쉬울 리가 없다.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겠다. 주인의 계획대로라면 내가 좀 더 치 고 나가야 하는데, 그래야 그놈들에 게 빠르게 전수할 수가 있을 텐데.”
“괜찮다.”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래도 다른 방법을 한 번 구 상해 봐야……
“아니.”
강진호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 다.
“그건 생각해 놓은 게 있다. 그러 니 걱정 안 해도 된다.”
생각해 놓은 게 있다고?
살짝 의문이 들었지만, 바토르는 수긍하고 넘어갔다. 강진호가 그렇 다면 그럴 것이다.
강진호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그가 가진 힘이나 지위에 비 해서 허세가 없다는 것이니까.
“방 이사.”
“예, 회주님.”
“창안은?”
“못 나가고 있습니다.”
방진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적당한 것 하나 만들어내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만들다 보니 욕심이 생
기고, 추가해야 할 것이 많아집니다. 그러다 보니 이게 잡탕이 되어버립 니다.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제가 그걸 잡을 실력이 안 됩니다.”
방진훈이 살짝 열의에 찬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저번에 말씀하셨듯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하지만 마공적인 색채는 배 제해야 합니다.”
“마공이라는 게……
“아니요, 회주님.”
방진훈이 강진호의 말을 끊었다.
“무슨 말씀을 하실지 압니다. 그 리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 마
공이라는 것이 무작정 배척할 것도 아니고,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강진호가 흥미로운 얼굴로 방진훈 과 시선을 마주쳤다.
“그런데?”
“그래서 고민도 해봤습니다. 이게 욕심인가? 사실, 한국의 무학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중국에서 넘어온 것 인데, 우리의 무학을 지킨다는 게 뭐 그리 의미가 있는가. 고민했습니 다.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그래 서 결론이 났습니다.”
방진훈이 목이 탄 듯 생수를 벌
컥벌컥 마시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만들어지는 무학은 오로지 정공이어야 합니다. 마공의 색이 섞 여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그게 마 공과 관련이 없던 한국의 전통을 지 키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회 내에 마공을 익힐 수 없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
이현수가 탄성을 터뜨린다.
“이건 기본공입니다. 총회에 드는 이들은 모두 익힐 수 있어야 합니 다. 그러기 위해서는 범용성이 있어 야 합니다. 마공은 강하지만, 모든
이들이 마공을 잘 활용할 수는 없습 니다. 설사 그 위력이 낮아지더라도 모두가 익힐 수 있는 무학이 필요합 니다. 강함을 좇는 놈들이라면 기본 공을 익힌 후에 다른 무학을 찾거나 마공을 익히거나 제가 알아서 하겠 지요. 그러니까 제 말은!”
방진훈의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 렸다.
“무학은 그 문파의 정체성을 대변 합니다. 저는 총회를 대변하는 무학 을 만들고 싶습니다. 쉽지 않은 과 정이란 것은 압니다. 그러니 도와주 십시오.”
방진훈이 고개를 푹 숙였다.
강진호가 그 모습을 보고는 가볍 게 웃었다.
‘이 사람만이 달라지지 않았구나.’
모두가 변했다.
모두가 변했지만, 방진훈은 딱히 달라지지 않았다. 과거, 그를 찾아온 방진훈도 이랬다. 오로지 총회의 발 전과 미래만을 걱정하던 사람이지 않은가.
“돕지.”
“회주님!”
“나도 그리 생각은 했어. 무엇보 다……
강진호가 볼을 긁었다.
“마공을 여기에 모두 가르치면, 그건 마교가 되니까. 마공을 익히고 싶으면 마교에 입교하겠지, 뭐.”
“환영합니다. 마교는 인종과 파벌 을 가리지 않고……
“전도는 나중에 해라.”
“예, 마존이시여.”
그새를 못 참고 전도를 하려던 장민이 입맛을 다시며 물러났다.
“안 그래도 그쪽으로도 생각해 놓 은 게 있어.”
“아, 그러시다면……
“회의 끝나고 저녁에 시간 좀 내
지.”
“알겠습니다.”
강진호가 위긴스를 돌아보았다.
“계획하던 것은?”
“아직은 말씀드릴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완전해지면 다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 알겠다.”
강진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꽤 시간이 걸려 버렸군.”
이건 이들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 다.
강진호 스스로에게 하는 선언이었 다.
“그간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길 은 명확해졌다. 그럼 문제들을 하나 하나 해결하다 보면 결국에는 모든 것들이 나아지겠지. 다시 시작할 테 니, 잘 따라와 주길 바란다.”
“예!”
단번에 튀어나오는 대답 속에 이 현수가 눈을 살짝 빛냈다.
‘잘 따라오라니.’
과거의 강진호라면 하지 않았을 말이다.
‘진짜 재미있어지겠는데?’
하지만 이현수는 몰랐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가 재미있
어질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걸. 안타깝게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