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837)
마존현세강림기-838화(836/2125)
마존현세강림기 34권 (17화)
4장 구타하다 ⑵
“몸으로 느끼고 있으니, 부정할 수도 없고……
방진훈이 황당한 눈으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조금 전까지는 아픔 때문에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 데, 말을 듣고 나니 기운이 폭포처 럼 흐르는 게 느껴진다.
“이게••••••
방진훈은 알 수 있었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물론 지금 그의 몸에 흐르는 기 운이 완벽하게 그의 것이 될 수는 없다. 운동을 통해 크게 키운 근육 은 지속적인 운동이 이어지지 않으 면 결국 쪼그라들기 마련이니까.
강진호의 추궁과혈이 아니면 같은 수련을 반복할 수 없다. 방법을 모 르고 알아도 시행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이 기운 중 반절만 남는 다고 하더라도 굉장한 진전을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건 거의
치트키 수준인데
위긴스 역시 고개를 절레절레 젓 고 있었다.
그 역시 이 수련의 효과가 얼마 나 대단한 것인지 이해한 것이다. 오히려 방진훈이나 바토르보다 그가 더 정확하게 이 수련의 이점을 이해 하고 있었다.
분석은 그의 특기니까.
“이런 방법이 있었다면 대체 왜?”
“말하지 않았나, 이건 알고 있다 고 해도 시전하기가 힘들다고. 절정 의 고수라도 단 한 사람을 타혈하고
나면 진이 빠져 쓰러지기 마련이다. 여럿을 이리 타혈한다는 이야기는 나도 들어본 적이 없다. 전설상의 고수들도 하루 한 사람이 고작일 텐 데.”
‘그거로군.’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강진호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던 외기. 그 어마어마한 기운들이 전투 의 와중에서도 강진호의 몸으로 빨 려 들어갔다. 그리고 그 기운들이 고스란히 강진호의 내력을 채운 것 이다.
“허……
아무리 강한 고수라 해도 한 사 람의 타혈이 고작이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말은 강진호에게만은 적용 되지 않았다.
내공이라는 것은 쉽게 말하면 자 동차의 연료통과 같은 것이다.
무학을 처음 익히면 새끼손톱만 한 단전을 가지게 된다. 그걸 반복 적인 수련으로 키우고 또 키운다.
운공을 통해 그 연료통에 내력을 쌓고, 전투를 하며 소모한다. 소모된 내공을 다시 운공을 통해 보충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과정이다.
자동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주유소 에 가서 기름을 넣듯이, 무인들은 내력이 떨어지면 운공을 통해 내력 을 보충한다. 기름을 넣으면서 달릴 수 없듯이, 운공을 하면서는 싸울 수가 없다.
그런데 강진호는 그게 된다.
‘생각하면 할수록 말도 안 되는 능력이로군.’
강진호는 차로 비유하자면 주유소 연료 주입기를 꽂은 채 달리는 차 같은 것이다. 엔진에서 기름을 미친 듯이 소모하는 와중에도 연료통 안 으로 기름이 쭉쭉 들어온다.
그러니 보통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짓을 할 수 있다.
연료통의 크기야 고정되어 있고, 엔진의 출력이야 한계가 있으니 더 빨라지거나 더 강해지지는 않지만, 삼 일 밤낮을 달리고 또 달려도 기 름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소리다.
‘그러니 세 명이고, 네 명이고 타 혈을 할 수 있겠지.’
사라진 내공이 실시간으로 보충되 니까.
“그만한 내력의 소모를 감수하면 서도 우리의 실력을 높이려고 한 것 이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
나?”
“잘••••••
위긴스의 둔한 반응에 바토르가 눈을 찌푸렸다.
“주인이 생각하는 총회의 발전에 우리가 걸림돌이 된다는 뜻이다. 지 금 우리의 실력으로는 자신의 구상 을 이룰 수 없으니, 일단은 단계적 으로 우리의 수준부터 높이겠다는 게지.”
바토르가 이를 드러냈다.
“그 말인즉, 우리가 주인의 발목 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위긴스가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그리 해석할 수 있었다. 전격적으로 총회를 뒤집을 것 같던 강진호가 일단 자신들부터 손댄다는 것은, 자신들이 지금 총회에서 가장 큰 문제라는 뜻과도 다르지 않았다.
“그렇기에 주인은 그 고생을 해가 면 우리를 타혈했다. 그런데 너희는 불평이나 늘어놓고 있군. 멍청한 놈 드 ”
위긴스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
웬만해서는 바토르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을 위긴스이지만, 지금은 창피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찾아 들어가고
싶다.
“주인의 관용과 은혜를 잊지 마 라. 그 누구도 너희에게 이런 은혜 를 베풀지 않는다. 나 역시 마찬가 지고. 너희도 알고 있겠지. 고수라고 해서 하수에게 베풀지는 않는다. 오 히려 실력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자신에게 남의 것을 주지 않는다.”
“예.”
방진훈과 위긴스가 반성하는 얼굴 을 하고 있을 때, 문이 천천히 열렸 다.
끼이이익.
방 안에 있던 셋의 시선이 문 쪽
으로 쏠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열린 문 뒤 로 장민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새하얀 백발을 리젠트로 멋들어지 게 올린 장민이 아니다. 늘어진 머 리가 새하얀 미역처럼 얼굴에 더덕 더덕 붙은 장민이었다. 그 꼴만 보 더라도 이 양반이 얼마나 처 맞았는 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고, 고생했다, 영감!”
“고생하셨습니다!”
장민에게 경쟁심을 가지고 있는
바토르마저 화들짝 놀라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덜덜대는 고개를 억지로 들어 바 토르와 시선을 마주친 장민이 힘겹 게 입을 열었다.
“……바, 바토르.”
“영감, 괜찮은가?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일단 침대로 가 는…”
“너 오래.”
“••••••응?”
장민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 표정에서 느껴지는 장민의 생 각은 조금 전에 바토르가 했던 그것
과 다르지 않았다.
“마존께서…… 너 다시 오란다. 낄낄낄.”
쿠웅.
장민이 바닥으로 쓰려졌다.
노인이 젊은이에게 얻어맞아서 기 절을 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 졌지만, 그 누구도 젊은이를 탓하거 나 노인을 동정하지 못했다.
‘끝난 게 아니었어?’
‘또 해? 이걸 또?’
위긴스와 방진훈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아니, 미친 이걸 하루에 두 번 한
다고? 두 번?
한 번으로도 뼈가 다 아작나는 것 같았는데, 그걸 또 한다고?
둘의 시선이 바토르에게로 향했 다.
도살장으로 끌려온 소들이 먼저 끌려갈 소를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 이었다. 안타까움과 서글픔, 그 와중 에 아직은 내 차례가 아니라는 안 도.
그 모든 감정을 담은 눈빛이 바 토르를 간질였다.
“위긴스.”
“예, 바토르 님.”
바토르가 당당하게 어깨를 폈다.
“……가서 나 아프다고 말 좀 해 줘라.”
소용없는 시도를 하는 바토르였 다.
인생이란 B(Birth)와 D(Death) 사 이의 C (Choice) 이다.
이 말은 인간의 삶이 선택의 연 속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사
람은 살아가며 항상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때,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다.
그리고 지금, 이현수는 자신이 얼 마 전에 내린 선택이 얼마나 위대하 고 정확한 선택이었는지를 절절히 실감하고 있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종교 따위 믿어본 적이 없지만, 지금 그게 뭐가 중요한가. 하느님이 든 부처님이든 알라신이든 일단은 감사하고 싶은 이현수였다.
그럴 수밖에.
그리 머지않은 시기에 이현수는 마공을 본격적으로 익혀보는 것과 자신이 잘 하는 업무에 집중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스스로 무력을 갖추지 못했기에 겪는 설움과 불편함이 어디 한둘이 었겠는가. 과거의 이현수였다면 당 연히 첫 번째를 선택했을 것이다.
당당한 무력을 갖춘 이현수라니.
이건 거의 슈퍼맨과 동의어였다. 세상에 못할 것이 없어 보이지 않는 가.
하지만 이현수는 두 번째를 택했 다.
그가 무력을 키워 완전해지느니, 행정에 전력을 집중하고 무력을 다 른 이들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고 생 각했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안위를 먼저 챙기던 과 거의 이현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다. 이 모든 것은 강진호와 총회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 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영남회처럼 쓸 모가 없어지는 순간 버림받거나 숙 청당할 위험은 없으니까.
그 결정이 이현수를 살렸다.
‘뒈질 뻔했네.’
만약 이현수가 마공을 본격적으로 익혀서 강진호의 수련 대상에 포함 되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바토르나 위긴스쯤 되니까 저걸 버티는 거지, 이현수였다면 강진호 가 날린 첫 주먹에 돌아가신 할아버 지를 영접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혼까지 바스러졌거나.
저거 봐라, 저거.
“느려.”
쿠우우우우웅!
“끄으으윽!”
강진호의 주먹이 바토르의 목젖을 강타했다. 바토르의 몸이 순간적으 로 움츠러든다.
“아프다고 숙이면 죽는 거지.”
강진호의 주먹이 바토르의 턱을 올려친다. 그 거대한 바토르의 몸이 허공으로 부웅 떠올랐다.
“예전만 못하군. 평화에 젖었나, 바토르?”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평화에 젖어요?
바토르가 총회에 투신한 이후로 과연 ‘평화’라는 말을 쓸 만한 순간 이 있었는가를 고민해 본 이현수는
강진호가 가진 ‘평화’의 개념이 잘 못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싸우고, 치고받고, 홍왕에게 걸려 서 죽을 뻔한 게 언제 일인데, 지금 평화라는 말이 나오는가.
물론 바토르도 이현수와 같은 생 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바토르는 입을 열 수가 없었 다. 입을 잘못 열었다가는 혀가 잘 려 나갈 판이니까.
“여전히 느려.”
쿠우웅!
사람의 다리가 사람의 배를 걷어 찼는데 이런 소리가 나면, 그건 뭔
가 잘못된 거다.
바토르는 이 잘못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바닥을 나뒹구는 바토르 의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착각하는 모양인데, 힘을 강하게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무리 강해도 맞아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 다. 강하다는 것은 파워가 세다는 걸 의미하지 않아. 종합적으로 봐야 지.”
고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린 바토르 가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공을 익히는 게 끝이 아니다. 네가 익힌 마공을 어떻게 활용할지
를 생각해라. 너는 최고의 육체를 가졌다. 하지만 그 최고의 육체 덕 분에 다른 이들이 신경 써야 할 것 을 신경 쓰지 않고 살았지.”
강진호가 냉정한 눈으로 말을 잇 는다.
“타격을 버티려 하지 마라. 피하 고 홀려라. 그리고 전력을 다해 공 격하려 하지 마라. 최강의 일격을 헛 치느니, 최약의 일격을 격중시켜 라. 그게 우선이다.”
“며, 명심……
바토르가 입을 틀어막는다.
아아…… 저거, 토하겠는데.
뭐가 꿀꺽대는 소리가 들리고, 바 토르가 고개를 격하게 끄덕인다. 강 진호가 그 광경을 보며 가볍게 미소 를 지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가, 감사……
쿠웅!
바토르의 상체가 바닥에 처박히며 먼지가 풀풀 피어올랐다. 이현수는 그 모습을 보며 무학에 재능이 없던 자신에게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시는 겁니 까?”
재빠른 걸음으로 강진호에게 다가
가 어색하게 손을 모으고 선 이현수 가 만면에 미소를 담았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음, 그래야지.”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하고 말했 다.
“첫날이니 좀 가볍게 해야 하지 않겠어? 내일부터 제대로 수련을 해 야 할 건데, 미리 진 빼면 안 되니 까.”
……가볍게요? 이게?
그럼 내일부터는 무슨 일이 벌어 지는 건데요?
묻고 싶다. 하지만 물을 수가 없
다.
쭈욱 기지개를 켠 강진호가 이현 수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 정리해.”
“••••••예.”
“내일부터는 더 격해질 테니까.” 그냥 차라리 죽이는 쪽이 빠르지 않겠습니까?
마지막까지 묻지 못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