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848)
마존현세강림기-849화(847/2125)
마존현세강림기 35권 (3화)
1장 계획하다 (3)
[매출을 올려주니 좋기는 한 데…… 이거, 주문이 너무 큰 거 아 닙니까?]“필요하다니 뭘 어쩌겠어?”
[재고가 모자랍니다. 생산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데, 일주일 내로 입고 맞추면 됩니까?]“조규민이.”
[네?]“일주일 뒤에 받을 거면 너한테 말도 안 해.”
이현수가 짜증 난 목소리로 말했 다.
“내가 너한테 주문하는 이유가 뭐 라고 생각하나?”
[우정?]“우정 좋아하시네.”
이현수의 짜증이 고조되었다.
“대충 주문해서 받을 거면 너 말 고도 해줄 사람 천지야. 당장 아무 대리점에만 가서 주문하면 나올 때
길을 혓바닥으로 청소해 줄 거다.”
[에이, 그건 좀…….]“하루라도 빨리 받아보겠다고 너 한테 이야기하는 건데 일주일이라 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 [물량이 없다니까요. 재고가 그만 큼 항시 유지되면 그게 회사 망한 거지.]
“그럼 만들어, 새까!”
[공장 돌리는 게 그렇게 쉬운 일 이 아닙니다, 형님.]“야, 됐어. 너한테 안 시켜. 내가 알아서……
[에헤이, 우리 형님 왜 이렇게 성격이 급하실까. 그게 참 어렵고 힘 든 일이지만, 제가 누굽니까! 조규 민 아닙니까. 제가 못하는 일이 있 겠습니까?]
“……지랄한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이놈과 통화만 하면 열이 뻗친다. 어쩌다가 이런 놈을 알아 가지고.
‘능력은 있으니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매번 조규민을 구박하는 이현수이 지만, 능력은 확실하게 인정하고 있 었다. 저 젊은 나이에 재경이라는 거대한 기업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뒤에 강진호가 있다 해도 마찬가 지다.
기업가들은 합리적인 사람들이다. 아무리 강진호가 밀어준다고 하더라 도 조규민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다면 직접 강진호를 상대하고 말지, 그만한 권한을 새파란 젊은이에게 줄 리가 없다.
물론 지금 가진 권한이라든가 사 회적인 영향력을 따진다면 총회를 직접 운영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이현수가 뒤질 리가 없다. 오히려 압도적으로 이현수 쪽이 앞선다.
하지만 이현수 역시 조규민과 같 은 상황에 처했을 때, 저만큼 기어 올라갈 자신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 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제가 형님이니까 특별하게 해드 리는 겁니다.]“야! 내가 아니면 안 파냐? 안 팔 아? 야! 때려치워! 나 삼전에 주문 할 거야!”
[에헤이! 속 좁게 왜 이러실까!]이현수의 이마에서 증기가 피어올 랐다. 할 말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 지만, 더 말을 섞고 싶지가 않다.
“여하튼 빨리 준비 좀 해. 삼 일 내로 가능하지?”
[솔직히 좀 어렵지만, 가능하게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래그래.”
이현수가 전화기를 끊고는 의자에 등을 기댔다.
‘이 새끼는 뭐가 이렇게 의지견정 해?’
욕도 해봤다. 때려도 봤다. 그럼 에도 조규민의 태도는 전혀 달라지 지 않았다.
보통은 의지견정하다는 게 칭찬이 되겠지만…….
‘마왕 입장에서 볼 때, 포기를 모 르고 달려드는 용사가 얼마나 지긋 지긋할지 알 것 같군.’
무슨 수를 써도 변하지 않고, 포 기하지 않고, 일변도로 달려든다는 게 목적이 되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이놈을 보고 있으니, 새삼 마왕이 불쌍하게 느껴지는 이현수였다.
“쯧.”
이현수가 인터폰을 누르고는 빠르 게 말했다.
“천태훈이 들어오라고 해.”
“부르셨습니까?”
“어.”
천태훈이 사무실로 들어오자, 이 현수가 살짝 업된 목소리로 말했다.
“스마트패드는 삼 일 내로 들어올 거야.”
“삼 일이요?”
“어. 최선을 다해봤지만, 더는
“생각보다 빠르네요.”
“어?”
이현수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 천 태훈이 말을 이었다.
“생산량을 생각하면 재고가 없을
텐데, 길면 보름까지도 걸린다고 생 각했거든요.”
“……어, 그래?”
그럼 진짜 능력치를 발휘한 거였 나?
조규민의 쓸데없는 너스레라고 생 각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수업은 당장 이틀 뒤에는 들어가 야 한다면서?”
“폰으로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스마트폰 하나씩은 다 들고 있겠죠. 그게 없 는 애들이야 컴퓨터로 보면 되구
요.
“그럼 패드는 왜 지급하라고 한 건데?”
“아무래도 동작 시범이 있으니까 큰 화면으로 보고 따라 하는 게 낫 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렇지.”
“조금 무리한 부탁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필요합니다. 부탁 좀 드리겠 습니다.”
“아니, 뭐, 부탁이라고 할 건 없 고……
이현수가 머리를 긁었다.
그가 하는 일은 총회를 운영하는
일이다.
단순하게 말하면 그렇지만, 실제 로 그가 해야 하는 일은 총회가 가 지고 있는 사업체들을 관리하여 자 금줄을 원활하게 만들고, 총회 내의 수련하는 이들을 지원하여 그들이 순탄히 무력을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이 일은 그런 일환이니, 당연히 이현수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현 주도 불만 없이 자금 승인을 해주었 고 말이다.
“그보다 몇 가지 묻고 싶은 게 있 는데.”
“예, 말씀하십시오.”
“ O.”
M” •
이현수가 볼을 긁었다.
‘불편하네.’
이명환 등과 다르게 천태훈과는 여전히 불편한 이현수였다. 김석일 의 오른팔이던 그와 방진훈의 제자 였던 천태훈이다.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다.
묵은 옛 원은 잊고 새로운 시대 에 발맞춰 손을 잡아야 한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다. 하지만 어디 세 상이 이상론대로 홀러가던가.
머리로는 알아도 찝찝함은 어쩔
수가 없다. 게다가 그보다 천태훈이 더 불편해하는 기색이다 보니 선뜻 말이 나가지 않는다.
“요즘…… 애들은 어때?”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 다만.”
“분위기라든가, 그런 것 있잖아.”
“당연히 좋지 않습니다. 아시겠지 만.”
“•••••♦그래?”
조금 더 자세한 말을 원하는 반 웅이다. 천태훈이 한숨을 쉬고 말을 이었다.
“좋을 일이 없죠. 수련 잘하고 잘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기저기가 뒤집히고, 동료하고 생각하던 이들 이 쏙쏙 빠져나가 새로운 뭔가를 배 운다고 의욕에 차 있고.”
“그래도 참아보려고 했더니, 떼놈 들이 떼로 들어와서 여기저기 민폐 끼치고 다니고.”
“……그건 미안하다.”
“우리는 산 밑의 기숙사에서 바퀴 벌레랑 친구하며 살고 있는데, 굴러 들어온 짱깨 새끼들은 새 건물 올리 고 있고.”
“뭐, 그래도 괜찮습니다. 다 총회 의 발전을 위해서 하는 거니까요. 그렇게 잘 참고 있습죠.”
뭔가 큰 죄를 지은 느낌이다.
“다만, 그런 느낌 있잖습니까.”
“어떤 느낌?”
“어느 세상이나 목소리 안 높이고 묵묵히 일하면 그냥 호구 취급이나 받는구나. 뭐, 그런 거죠. 물론…… 물론 뭐, 불만이 있으니 뭔가를 바 꿔 달라는 건 아닙니다. 물어보시니 대답을 드리는 거죠.”
이현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고개를 끄덕였다.
강진호나 그나 치고 올라오는 쪽 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이런 부분을 제대로 짚지 못했 다. 그나마 방진훈이 이 문제를 알 고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회주님한테 말해서 방 이사님 보 너스 드려야겠네.’
어차피 돈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 니지만, 그래도 최소한 뭔가라도 해 야 할 것 같다.
“그, 음••••••
이현수가 머리를 소리 나게 벅벅 긁고는 말했다.
“안 그래도 그 문제 때문에 너한
테 부탁할 게 하나 있는데.”
부탁이라는 말에 천태훈의 눈썹이 꿈틀했다.
“부탁이요?”
“어, 그래. 이런 말이 좀 이상하 지만, 사실 위에 있다 보면 그런 불 만이 전해지지가 않거든. 이게 한국 사람 특성이라고 해야 할지, 불만은 많은데 불만을 이야기를 안 한단 말 이야. 그냥 속으로 삭이지.”
“예.”
“그러다 보니 생기는 문제를 해결 하기가 힘들어. 네가 그런 부분을 내게 좀 전달해 주면 좋겠는데.”
“한국인의 특성이 아닙니다.”
“••••••응?”
“그거, 한국인 특성이 아니라구 요.”
천태훈이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대통령 마음에 안 든다고 전 세 계적으로 유례없는 시위를 하는 게 한국인입니다. 불만을 속으로 삭일 일이 뭐 있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이라서 그런 게 아닙니다. 군대에서 마음의 편지함을 만들어둬 도 찌르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 는, 어차피 찔러봐야 바뀌는 것도
없고, 피해는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협회 상부에 뭔가를 건의했을 때, 제대로 해결되는 게 없으니, 그냥 말을 안 하는 거죠. 귀찮고 시간낭비이니까 요.”
인으..”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상부가 바뀌었으니까.”
“그래서 기대도 좀 했죠. 그런데 바뀐 게 없잖습니까. 지시는 일방적 으로 내려오고, 너희 중 따를 애들 은 따라라. 다른 애들은 예전과 다
른 게 없다.”
천태훈이 어깨를 으쓱했다.
“영남회 놈들이랑 감정이 극한까 지 갔을 때도, 딱히 돌아온 대책 같 은 건 없었습니다. ‘그냥 잘 지내봐 라’가 전부였죠. 결국 그거 해결한 건 말씀하시는 아랫사람들 아닙니 까.”
이현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 다.
천태훈의 말은 하나 틀린 게 없 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일반 총회의 회원들에게는 거의 관심을 주지 않 았다. 머릿수를 채우는 기초 전력
취급했을 뿐이다.
‘확실히 불만이 안 생길 수가 없 겠군.’
반성해야 할 일이었다.
이현수가 지금까지 놀고 있던 건 아니다. 그 역시 정신없이 바빴다. 하지만 그건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바쁘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 것의 변명이 될지언정 면피가 되지는 못한다.
“그래. 그건 내가 놓친 문제다. 미안하다.”
이현수가 고개를 숙였다.
“저한테 사과하실 건 없습니다.
저는 그래도 그 애들보다는 나으니 까요. 사부님 잘 둔 대가로 저는 잘 먹고 잘살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말을 좀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
“이해를 못하시네요.”
천태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상부에서 애들을 생각하고 뭔가 조치를 취하려 한다는 기색만 보여 도 여기저기에서 말이 나올 겁니다. 굳이 제가 취합할 필요가 없을 정도 로.”
“그래도 창구는 필요한 법이지.”
“괜찮겠습니까? 저는 폐족인데
요?”
“ 폐족?”
이현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전대 회주가 파워 게임에서 밀려 났으면, 원래는 싸그리 숙청되어야 하는 법이죠. 그게 실장님 스타일 아닙니까? 목숨은 붙여주시는 자비 를 베풀었으니 숨죽이고 살아야죠. 다음에 거슬리면 진짜 목 날아갈 테 니까요.”
이현수의 눈빛이 살짝 날카로워졌 다.
비꼼은 아닌 것 같다. 불만에 대
한 토로에 가깝다. 그럼에도 기분은 상한다.
“내가 옛날같이 굴지 않는다는 건 너도 알고 있을 텐데, 굳이 그런 말 을 꺼내는 건 감정 싸움을 해보자는 건가?”
“아니요.”
천태훈이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실장님은 혼자 그리 생각하시고 결론을 내리면 끝입니다. 하지만 저 는 그 결론을 전달받아야 하는 입장 이죠. 저는 얼마 전까지도 밤에 잠 들면 아침에 눈뜨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상부에서 정한 게 아래로 내려오 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위로만 올라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현수가 입을 몇 번 뻐끔거릴 때였다.
“확실히 그런 면이 있군.”
강진호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두 사람이 급하게 강진호에게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