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850)
마존현세강림기-851화(849/2125)
마존현세강림기 35권 (5화)
1장 계획하다 (5)
“그렇게 만들 거라면 차라리 음성 인식 통역 서비스를 추가로 넣는 게 낫지 않나?”
“돈이 엄청 들 텐데요. 시스템 개 발에도 시간이 엄청 걸립니다.”
“굳이 그걸 우리가 개발할 필요가 없지. 외부에 서비스되는 시스템을
끌어오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 대 형 포털이나 아이티 기업에서는 자 동 번역 시스템을 서비스하고 있는 데.”
“제 말이 그 말입니다. 그런데 굳 이 어플 안에 서비스를 넣어 링크를 열 필요가 없다는 거죠. 필요하다면 그걸 켜버리면 그만인데.”
“동선의 단순화라는 측면에서 필 요할 것 같은데? 어플의 목적은 편 의성 아닌가. 클릭이 한 번이라도 줄어든다면 해볼 가치가 있지.”
“……으음, 그건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그 점은 생각하지 못했습
니다.”
“일반에 공개되는 무료 서비스 말 고도, 아마 기업이나 유료 사용자에 게 제공하는 고급 서비스가 따로 있 을 걸세. 그 부분을 파악하고 적절 한 사용료 협의가 된다면 추가해 볼 만하겠어.”
“옳으신 말씀입니다.”
이현수는 둘 사이에서 통역을 하 느라 바빴다.
직접 노동을 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이들이 말하는 통역 서비스라 는 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게 휴대폰으로 되는구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지만, 이들이 사는 세상과 그가 사는 세상은 너무 다르다. 사람이 얼마나 변화에 적응 하느냐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의 차 이가 벌어진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강진호는…….
‘이백서른여섯, 이백서른일곱.’ 천장의 무늬를 세고 있었다.
들어도 모르고, 들어봐야 소용도 없고.
한국말로 대화가 오가고 있는데, 제3세계에 떨어진 것 같았다. 차라
리 아프리카에 떨어진다면 몸짓과 손짓으로 어떻게 대화를 해보려 시 도라도 하겠지만, 들어도 모르는 것 을 뭐 어찌하겠는가.
그냥 무늬나 셀 수밖에.
“전담 부서가 필요할 것 같은데. 개발이야 외주를 줘서 어떻게 해결 할 수 있다고 쳐도 이만한 어플을 운용하는데, 서버까지 외주를 줄 수 는 없잖아. 서버 돌리는 부서가 따 로 있어야 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총회 내에 그런 쪽으로 배운 이 들이 있나?”
“아마 전무할 겁니다.”
“흐음, 그럼 외부인을 들여야 한 다는 건데, 총회 내에 외부인을 들 인다는 게 조금 껄끄러운데……
장민의 말에 이현수가 통역을 마 치자마자 끼어들었다.
“그건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아는 프로그래머라도 있나?”
“아니요. 그것보단 총회 내에 서 버를 둬야 한다는 데 집착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서버를 외부에 구축하고, 관리만 이쪽에서 하면 되 니까요. 그럼 직원은 외부 직원을 뽑고, 관리직으로 한 둘 이쪽 사람
을 앉혀두면 됩니다.”
“좋은 생각이군. 하지만 보안의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현재 총회 내에는 관련 기술이 있는 사람들이 없지만, 외부로 나간 이들 중에는 총회의 존재를 알면서 도 IT 쪽에 종사하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그들을 관리로 앉히고 적당 한 아이들 두엇 보안요원으로 박아 두면 깔끔하게 해결됩니다.”
“과연, 그러면 되겠군.”
강진호는 더 외로워졌다.
그나마 그와 함께한다고 생각한 이현수마저 외계어를 늘어놓기 시작
했다. 서버를 외부에 둔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아니, 그전에 서버 가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겠다.
‘ 외롭구나.’
이 많은 사람이 있음에도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다. 중원에서 느 낀 외로움이 여기서도 반복되는 것 같아 울적하다.
천태훈이 감탄한 눈으로 장민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이리 정통하신지, 정말 대단하십니다.”
“정통이라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 다.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을 아는 것
뿐이지.”
“연세도 있으신데……
“늙었다는 말은 나이가 많다는 것 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이가 많든 적든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옛 것만 고수하는 순간, 사람은 늙는 법이지.”
“읋은 말씀이십니다! 감탄했습니 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장민을 바라보 던 천태훈이 고개를 돌려 강진호와 이현수를 보았다.
급격하게 굳어가는 그 표정을 보 고 있으려니, 어쩐지 서러움이 밀려
온다.
‘표정으로 말하지 마.’
‘아이고, 이 늙은이들’이라고 얼굴 에 쓰여 있는 것 같다.
“그럼 관련 부서는 장민이 맡으면 되나?”
“마존이시여, 저는 불가합니다.”
“ 어째서?”
“저는 돌봐야 할 아이들이 있습니 다. 저 역시 마존께서 구상하시는 계획을 온몸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충심은 절절합니다. 하지만 지금 제 가 아이들의 관리에서 손을 뗄 수가 없습니다.”
“ 으음••••••
“다른 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위긴스와 바토르 역시 지금은 손을 뗄 수가 없습니다.”
이현수가 덧붙였다.
“그리고 그분들이 이런 것을 직접 하는 것도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 제는 회에 넷밖에 없는 이사님들이 십니다. 회주님, 제발 직위를 내리셨 으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셔야 합니다.”
“이사까지만요.”
은근슬쩍 자신의 처우를 개선하려
한 이현수가 장민의 방패에 부딪쳐 튕겨 나갔다.
입맛을 다시는 이현수를 보며 강 진호가 다시 물었다.
“그럼 누구에게 맡기는 게 좋다고 보나?”
“ 그게••••••
말이 나오지 않자 천태훈이 슬며 시 입을 열었다.
“의견이 있습니다.”
“음‘?”
자신에게 시선이 쏠리자 천태훈이 살짝 긴장한다. 하지만 이제는 긴장 이 많이 풀렸기에 어려움 없이 입을
열 수 있었다.
“사실 지금 총회에 중간층이 없습 니다.”
“그렇지.”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었 다.
지금 총회는 극단적으로 나뉘어 있다. 강진호의 주변을 보좌하는 이 들이 이사 자리를 꿰차고 있고, 그 외의 이들은 마땅한 직위가 없다.
그리고 총회의 수뇌부가 가장 중 점적으로 육성하고 움직이는 쪽은 바로 젊은 무인들이었다.
“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문제
라……
이현수가 난감한 얼굴을 했다.
원래는 총회의 인력 풀을 채워줘 야 했을 노무인들은 모조리 숙청됐 다. 이중걸 일파와 김석일 일파. 총 회와 영남회를 장악하고 있던 그들 을 모조리 털어낸 결과, 총회는 기 형적인 피라미드 구조가 되어버렸 다.
“장로님들을 다시 불러오자는 말 이 아닙니다. 총회가 아니라 외부에 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활용할 필요 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o으.”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여물지 않은 무인들은 총회 에 나와 수련을 하고, 적어도 총회 에 들르기라도 하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찬 이들은 스스로의 수련과 제 자의 육성을 위해 총회와 거리를 둔 다.
스물다섯 살 무인에게 총회에 나 와 수련하라고 지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마흔다섯 먹은 무인에게 그 런 것을 강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 수가 많지는 않을 텐데……
“그만한 수라도 확실히 도움은 될 겁니다.”
“그렇지.”
이현수가 일리가 있다는 듯이 고 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인력이 부족하다면 외부 에서라도 끌어와야 합니다.”
유 o ”
“무학을 포기하고 바깥세계로 나 간 회원들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아까 IT 쪽 관리를 그런 이로 채우자는 말이 나 오지 않았습니까?”
천태훈이 목소리에 열의를 실었 다.
“다른 분야에도 그런 이들이 많을
겁니다. 활용할 수 있다면 활용해야 죠.”
“그렇지.”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진 호를 돌아보았다.
“그렇게만 된다면 무학을 포기하 는 이들을 진정시키는 효과도 있을 겁니다. 내가 다른 이들을 따라잡지 못해 이 길에서 벗어나더라도 총회 가 끝까지 생계를 책임진다는 느낌 을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웅?”
“……회의 중입니다, 회주님.”
“어, 그래.”
강진호가 정신을 차렸다.
자신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 기가 나오다 보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뭐, 추진해 보지. 뭐든.”
의욕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강진호를 보며 이현수가 고개를 내 저었다. 하기야 그도 적웅하기 힘든 데, 강진호는 오죽하겠는가.
‘여하튼 말이 터졌다는 게 중요한 거지.’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몰랐 지만, 덕분에 젊은 무인들이 가진 불만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과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확실 하게 알게 되었다.
“방 장로님께서는?”
“지금 준비하고 계십니다. 내일부 터는 촬영에 들어가야 하니까요.”
“……그렇군.”
이현수의 입꼬리가 씰룩인다.
동영상 강의라니.
카메라 앞에서 무학을 강의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세상이 바뀌긴 바뀌었구나.’
상상도 못했다.
이래서 젊은 놈들의 파격은 따라
갈 수 없다고 하는 모양이다. 그도 아직은 젊은이를 자처할 수 있는 나 이이지만, 이런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괜찮겠습니까?”
방법 자체는 파격적 진보라 평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이현수는 우려 가 들었다. 무학이라는 것은 섬세하 다. 그렇기에 지금껏 무학은 도제식 으로 전수되지 않았는가.
제자의 특성에 맞춰 하나하나 전 수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런데 이 렇게 대규모로 전수를 하게 된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겠는가.
“ 뭐가?”
하지만 강진호는 뚱한 얼굴이었 다.
‘ 삐치셨나?’
아니겠지, 설마.
“동영상으로 무학을 전수한다는
게 좀 불안해서 말입니다.”
“별 차이 없을 것 같은데?”
“잘못 익히거나 문제가 생기는 경 우를 케어할 수 없잖습니까?”
“차이가 없다니까.”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눈앞에다 몇 백 명씩 모 아놓고 가르치면, 하나하나 케어 못
하는 건 똑같아. 그걸 어떻게 다 하 겠어.”
“그건 그렇습니다.”
“전수의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 라, 방향을 잘못 잡은 이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중요하겠지. 강의만으 로 제대로 익히는 이들은 걱정할 게 없어. 오히려 일을 줄일 수 있겠지.”
천태훈이 맞장구를 쳤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보다 더 좋은 점은 동영상으로 보게 되면 몇 번이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사실 사 부님이 직접 가르친다면 모르는 게
있어도 감히 묻지 못하는 이들이 수 두룩할 겁니다.”
“확실히.”
이현수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도제식은 좋은 방법이지만, 상당 히 비효율적이다. 그리고 스승과 제 자 간의 과도한 예의를 요구한다. 현대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총회는 과도하게 경직되어 있는 곳이다. 어 쩌면 이 강의가 과도한 경직을 해소 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럼 내일부터 방송한다고?”
“예.”
장민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플랫폼은? 대규모 접속이 가능한 플랫폼이 없을 텐데? 업로드 한 동영상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가 나?”
“우선은 그렇게 할 겁니다. 그리 고 긴급 보충같이 생방으로 진행해 야 할 경우는…… 기존 플랫폼을 활 용해야죠.”
“유출 문제가 있지 않을까?”
“비번 방 걸고 회사에 직접 협의 가 들어가면 별문제 없을 겁니다.”
“그래? 그럼……
기존 플랫폼을 고민하던 장민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강의료는 풍선으로 받나?”
오로지 강진호만이 이해하지 못하 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풍선?”
의아해하는 강진호이지만, 아무도 감히 강진호에게 풍선이 뭔지 설명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강진호는 조금 더 외로워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