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873)
마존현세강림기-874화(872/2125)
마존현세강림기 36권 (3화)
1장 기습하다 (3)
“왜 그러십니까?”
“아니••••••
대체 어디부터 딴지를 걸어야 할 까?
일단 다른 걸 접어두고서라도, 해 양경찰이나 해군에 협조를 구한다는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
다.
“총회에 그만한 힘이 있다는 건 가?”
“아, 살짝 오해를 하신 모양이네 요.”
이현수가 어색하게 웃었다.
“물론 총회에 군대를 움직일 힘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힘이 있다고 해도 결코 휘둘러서는 안 되죠.”
“그렇겠지.”
“해양경찰의 협조를 구하는 방법 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제보를 하면 그만입니다.”
“제보?”
“예. 대형 여객선이 밀입국을 시 도하고 있다고
“아!”
강진호가 그제야 이해를 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밀입국은 범죄다. 그리고 해경은 범죄를 막기 위해 존재한다. 만약 그 제보가 신빙성이 있다면 움직이 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 말을 믿는다고?”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 라서 다른 겁니다. 제가 가서 지금 일본에서 천 단위의 사람이 밀입국 을 시도하고 있다 하면 집에 가서
애나 보라고 하겠죠.”
“애 없어 보이는 얼굴인데……
“……그게 지금 중요합니까?”
갑자기 걸려온 태클을 물리치며 이현수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게 현직 국회의원의 입 에서 나온다면 중요도가 전혀 달라 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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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말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대응이 달라진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는 일이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방 법이 있다면 사용하지 않을 수 없 다.
“줄이 닿아 있는 국회의원을 움직 였습니다. 그리고 배 안에 마약을 비롯한 밀수품들이 있을 수 있다고 도 언질해 뒀습니다.”
“그러다 배 안으로 뛰어들기라도 하면 큰일 나는 것 아닌가?”
“찾아내기만 하라고 신신당부해 뒀습니다.”
“그래서?”
이현수가 담담하게 말했다.
“해경이 지금 동해 전체를 뒤지고 있는 중입니다. 찾아낼 겁니다.”
“그렇군.”
강진호가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권력이라는 건 정말 무서운 거로 군.’
강진호는 인원을 어떻게 뿌려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가 이 일에 대처를 했다면 최대한의 인원 을 동해에 흩뿌린 다음, 어디로 상 륙하는지를 알아냈을 것이다. 그러 고 나서 대책을 다시 생각했겠지.
민간에서는 그게 한계였다.
그 외에 든 생각이라 봐야 배를 최대한 수배하여 자체 수색에 나선 다거나, 그게 아니라면 드론이라도 뿌려서 정찰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데 국회의원의 말 한마디로
그 모든 것이 해결되고 있었다.
왜 사람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 노력하는지, 왜 남부럽지 않은 부를 모은 사람들이 자리 하나 더 얻기 위해서 온갖 굴욕을 감수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럼 군은?”
“군은 나서지 않을 겁니다. 군대 가 나서게 되면 문제가 커집니다.”
“음?”
“일단 저들은 명목상 민간인입니 다. 제아무리 곰도 맨손으로 때려잡 는 이들이라고 해도, 민간인인 이상 군대가 개입할 수는 없습니다. 어설
프게 움직였다가는 자위대의 개입 여지를 줍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그럼 배재?”
“일단 언질을 해두었으니, 사태를 주시할 겁니다.”
“알긴 안다는 건가?”
“별수 없는 일입니다. 결국 아는 사람은 무인계의 존재를 알지 않습 니까. 군의 최상부에게까지 숨길 수 는 없습니다. 정말 어떻게 할 수 없 는 사태가 벌어지면, 그들이 움직일 지를 고민해야 할 테니까요.”
“……어렵군.”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해 온 무인계와 현실 세계가 알고 보면 나름의 커넥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굉장히 의외이면서도 당연하게 느 껴진다.
‘관과 무림도 그런 사이였으니까.’
과거 중원에서도 관과 무림은 서 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 었지만, 그 불문율이 지켜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관은 어떻게든 무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 했고, 무림 은 힘만 생기면 관을 먹어 치우려 했다.
그 관계가 지금과 비슷하다.
“일단은 이 메시지가 사실인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뒤의 대책을 논의해야……
벌컥!
그 순간, 문이 열리고 이현주가 굳은 얼굴로 뛰쳐 들어왔다. 그러고 는 이현수에게 일직선으로 달려가 그의 귀에 뭔가를 속삭였다.
“……알았다.”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현 주가 물러나 한쪽 끝에 앉았다.
“지금 막 들어온 소식입니다. 수 상한 여객선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 벌써?”
“출항 시간을 바탕으로 노선과 거 리를 역으로 추산했습니다. 출항 자 체가 도쿄 항에서 이루어졌으니, 한 국으로 오는 노선도 빤한 법이죠.”
“ 으음.”
이현수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이게 맹점이라면 맹점인데, 제아 무리 무인들이 은밀히 일을 하고 싶 다고 해도 배를 움직이는 이들은 기 존의 항해사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그들은 결국 원래 존재하던 노 선을 바탕으로 운항을 하게 됩니다. 그럼 빤해지는 거죠.”
강진호가 눈을 찌푸렸다.
머리로는 이해했다. 하지만 영 와 닿지가 않는다.
“일이 너무 쉽게 풀리는 것 같은 데……
위긴스가 입을 열었다.
“로드,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음?”
“이 모든 일은 우리가 지금 일본 에서 침략군이 한국으로 오고 있다 는 사실을 먼저 알았기 때문에 가능 한 겁니다. 만약 배 내부에 존재하 는 폭로자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다 들 퇴근하고 집에서 TV나 보고 있
었겠죠.”
“그렇습니다.”
이현수가 빠르게 부연했다.
“그렇기에 그쪽에서도 나름 전격 적으로 움직이며 보안에 신경을 쓴 모양입니다만…… 내부자 쪽에서 배 신이 이뤄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한 듯합니다.”
“그렇군.”
납득이 간다.
그러면서도 새삼 메시지를 보내온 내부자에 대해 생각이 미쳤다.
‘굉장한 일을 해줬군.’
이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까의 문
제가 남아 있지만, 어쨌거나 덕분에 늦지 않고 대비를 할 수 있게 됐다.
“그 여객선이 메시지에 나온 여객 선인 건 확실한가?”
“모릅니다.”
“••••••음?”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규모와 항 로로 봤을 때는 99% 확신합니다만, 일단 이 메시지의 진위 여부부터가 문제라……
이현수가 말끝을 흐리자 강진호가 단호하게 재촉했다.
“그래서 네 의견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 이유는?”
“모든 정황이 맞아떨어지는 경우 는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 난 메시지가 올 수는 있습니다. 그 리고 신원 미상의 여객선이 한국으 로 향하는 것 역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두 가 지 일이 우연히 동시에 벌어질 확률 은 높지 않습니다.”
“추가로 확인해 볼 방법은 없나?”
“아직 딱히 생각이……
그때, 위긴스가 입을 열었다.
“이 실장.”
“예, 이사님.”
“지금 일본에 우리 정보원이 얼마 나 있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겨우 인 원이나 이동을 파악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이 움직임은 포착하 지 못한 것 같습니다.”
“거꾸로 가보지.”
“예?”
이현수가 위긴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다.
“들쑤시라고 해. 그리고 그들의 인원을 파악해 보라고 해. 자리에 있어야 할 이들이 비었다면, 그 인 원들이 배에 타고 있을 것이라고 합
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지 않겠나?”
“아!”
이현수가 탄성을 내질렀다.
“지금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음, 그래. 그리고……
위긴스가 고개를 돌려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해프닝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일 입니다. 하지만 해프닝으로 끝난다 면 더없이 좋은 일이기도 합니다. 모든 사태는 최악을 상정하고 대처 해야 하는 법이지요.”
“저 배에 일본의 정예들이 타고
있고, 그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 는 상황입니다. 어찌하시겠습니까?”
강진호가 소파에 등을 기댔다.
‘침략이라……
뭔가 기분이 묘하다.
총회와 영남회는 일통되었다. 그 말인즉, 한국 무인계가 일통되었다 는 뜻과 같다. 자잘한 소규모 문파 나 일인전승의 문파들이 아직 모두 통합된 것은 아니지만, 원래 현실적 으로 한국 내의 모든 문파들을 한 지붕 안에 밀어 넣는다는 건 불가능 한 일이다.
그러니 한국은 일통되었다고 자평
해도 무리가 없다.
그 순간부터 중국, 일본과의 문제 가 시작되었고, 언젠가는 저들과 자 웅을 겨뤄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렇기에 총회를 어떻게든 발전시키 고, 전력을 강화하려 하지 않았는가.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빠르기는 하 지만,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은 아 니다.
하지만 뭔가…….
“이 현수.”
“예, 회주님.”
“브리핑해 봐. 저들이 쳐들어온다 는 상황으로.”
“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여객선 안에 일본의 구미들이 타고 있고, 전해져 온 메시지가 모두 사실이라 는 전제하에……
이현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여객선 안에 있는 전력은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각 구미에서 고르고 골라 뽑은 이들 이라면, 그 수 이상의 힘을 발휘할 겁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 무사 천 명과 정예 무사 천 명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저들이 이 일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각파의 도움을 얻어 진짜 정 예들만 싣고 나르고 있다면, 그 전 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상대할 수 있나?”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도 있습니다.”
“더 쉽게.”
“예. 저들의 힘은 저희를 압도합 니다.”
이현수는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 고 있었다. 최근 총회가 발전하면서 나름 자신감을 얻었지만, 지금은 그 런 자신감을 모두 접어두고 객관적 으로 봐야 하는 시점이다.
“애초에 일본은 한국보다 강했습 니다. 그것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 도로 강했습니다. 일본이 마음만 먹 는다면 한국의 무인계를 정복하는 건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홍•왕계와 맞닿는 것이 찝찝하 고, 내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그동안 좌시한 겁니다.”
“그런 이들이 마음을 먹고 달려드 는 상황입니다. 물론 저 여객선에 타고 있는 이들과 지금의 총회가 전 력 대 전력으로 맞부딪친다면 이쪽 이 필승할 겁니다. 하지만 저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일은 벌어 지지 않습니다.”
“그럼?”
이현수가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개개인의 강함. 소규모 교전에서 의 우위를 바탕으로 곳곳을 쑤셔 대 려 할 겁니다. 그럼 총회는 비대한 몸집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지거 나, 저들에게 손발이 잘리지 않기 위해 움츠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끝이죠.”
어떻게 들어도 좋지 않은 소리밖 에 없었다.
바토르가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말
했다.
“나쁜 소리밖에 없군. 쪽발이 놈 들이 그렇게 강하다는 건가?”
“물론 여기 계신 분들이라면 저놈 들을 압도할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나머지입니다. 마염들이 아닌 이 상, 총회에는 저들보다 강한 이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꺼해야 마교 의 장로들 정도인데, 그것도 확실치 느..”
이현수가 살짝 말꼬리를 흐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없 는 건 아닙니다. 저들이 어디에 상 륙하는가를 미리 확인하고 흩어지기
전에 처리할 수만 있다면,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강진호의 입꼬리가 살짝 말려 올 라갔다.
“강제로 배수진을 치게 만들겠다 는 건가?”
“예. 그럼 전력 대 전력으로 맞부 딪칠 수밖에 없으니까요.”
“좋지 않은 전략이군.”
“•••••♦예?”
이현수가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말려 올라간 입꼬리가 섬뜩 하게 보인다.
“등 뒤에 바다를 두고 싸우게 만
들면 저들도 달아나기 힘들겠지. 하 지만 전장으로 더 좋은 곳이 있잖 아?”
“어딜 말씀하시는 건지?”
“사면이 모두 바다인 곳.”
이현수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강진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제 야 알아챈 것이다. 사면이 모두 바 다인 곳은 섬밖에 없다. 하지만 섬 에서 싸우자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설마?”
“수온은 따뜻한지 모르겠군.”
강진호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바다 위에서는 도망칠 곳이 없거 든 ”
그 말이 모두를 전율시켰다.